We will make you the best soccer player RAW novel - Chapter 31
31
8. Project revival (5)
화요일 오후, 크리스는 스페인으로 떠났다. 크리스는 세바스티앙의 집에 도착해서야 연락을 했는데, 세바스티앙의 집 크기에 많이 놀란 것 같았다.
수요일에는 1차 테스트 대상자 발표가 있었다. 당연하게도 크리스는 그 안에 속해 있었고, 나는 크리스의 보호자 자격으로 연락을 받았다.
테스트는 챔스 이틀 뒤에 열린다고 했다.
나는 그 소식을 알리기 위해 크리스에게 전화를 걸었다.
-때에요?
세바스티앙이 전화를 받았다.
-크리스는 훈련 중인데.
“아아, 알겠어. 그런데 세바, 크리스랑 말은 잘 통해?”
-기본적인 건요. 어려운 건 손짓 발짓이나 구글 번역기로 대충.
“그래그래, 고맙다.”
-그런데 왜 전화했어요?
“테스트 일정이 나와서. 혹시 크리스 바꿔줄 수 있어?”
-어··· 지금 좀 그런데.
“무슨 훈련하는데?”
-스프린트 훈련 중이요. 집중하고 있어서 흐름 끊기가 좀 그래요. 얘 진짜 지독해요. 쉬지를 않네요.
세바스티앙이 이렇게 말할 정도면 정말 독하게 훈련 중인 모양이다.
“네가 보고 적당히 자제시켜 줘. 그리고 훈련 끝나면 나한테 전화하라고 해줄 수 있어?”
-얼마든지요. 아 그런데요···.
“응?”
-얘 골키퍼 했던 거 맞아요? 나한테 거짓말한 거 아니죠?
무슨 소리지?
“나 거짓말 안 했어.”
-흠···.
세바스티앙은 뜸을 들인 뒤 말했다.
-이상하게 능숙해서요. 때가 말한 대로 드리블도 투박하고, 패스도 엄청나게 정교한 건 아니고 발이 엄청나게 빠른 것도 아닌데··· 템포가 빨라요. 가끔 저도 놓칠 때가 있어요.
“잘한다는 거지?”
-솔직히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뭔가 있는 건 확실해요. 가끔 보면 케빈 캄프보다 더 나아 보일 때가 있거든요.
케빈 캄프는 브라이튼의 주장이자 별 다섯 개 짜리 선수였다.
세바스티앙의 말을 들으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헬퍼 정보에만 의존하기 그랬는데, 세바스티앙의 말이 확신을 더해주는 느낌이었다.
-나중에 직접 와서 보세요. 아 맞다. 안 그래도 내가 먼저 전화하려고 했었는데.
“왜?”
-일단 크리스 테스트 날짜가 언제에요?
“6월 6일인데.”
-휴가 내 줄까요?
“무슨 소리야?”
-클라이언트 자격으로 때를 초청하려고요. 대표님이랑 같이 다니고 싶어 하는 거 같으니까, 겹치지만 않는다면요. 챔피언스리그 결승만 딱 보고 가는 것보다는 며칠 더 여유 있게 지내다 가는 게 더 좋잖아요? 겸사겸사 크리스 테스트도 보고 가고.
생각지도 못한 제안이었다. 어차피 에이전시 내에서도 약간 겉돌고 있어,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팀이 없다 보니 지금은 거의 잡무만 처리하고 있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 이후라고만 들었는데···.”
-그럼 잠깐만 기다려 봐요.
세바스티앙은 제멋대로 전화를 끊었다. 나는 머리를 긁적이고 앞에 놓인 차 한 잔을 천천히 마셨다. 잔이 다 비워질 때쯤 휴대폰이 울렸다.
그런데 화면에 뜬 이름은 ‘윌리엄 보일’ 그러니까 대표였다.
“네, 대표님.”
-세바스티앙한테 연락받았어.
“어떤···.”
-자네를 초대한다고 하더군. 6월 3일부터 6일까지 푹 쉬게. 나랑 같이 다닐 한 달 동안은 휴일이 없거든.
“···.”
-어차피 스페인 첫 일정은 마드리드였으니까 6월 7일에 만나지.
대표는 내 감사하다는 대답을 듣더니 바로 전화를 끊었다.
나는 화면을 끄지 않고, 세바스티앙에게 바로 전활 걸었다.
“야! 이게 무슨···.”
-저 나름 1부 리그 클라이언트라고요. 최근 재계약해서 수수료도 빵빵하게 지급했는데, 담당직원 하나 정도는 빼 올 수 있어야죠. 안 그래요?
세바스티앙의 뻔뻔함에 헛웃음이 나왔다.
그래, 이것도 나쁘지 않겠지. 크리스의 테스트까지 내 눈으로 보고 대표의 이적시장을 따라간다면 더 마음이 편할 것 같기도 하다.
나는 머릿속을 정리한 후 세바스티앙에게 말했다.
“고맙다.”
*
매일 밤마다 크리스의 훈련 현황을 전화로 듣고, 낮에는 주로 해리의 일을 도우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해리가 개인적인 업무를 나갈 때는 한여름이나 다른 직원들을 도와야 했다.
같은 일상을 반복하다 보니 2주가 순식간에 흘렀다.
그렇게 6월 3일이 됐고 나는 비행기를 타고 마드리드로 향할 수 있었다.
택시를 타고 도착한 곳은, 커다란 집이 모여 있는 마드리드의 부유층들이 사는 동네였다.
“때! 오랜만이에요!”
오랜만에 만난 세바스티앙과 포옹한 후에 세바스티앙의 안내를 받아 문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감탄했다. 정원 넓이가 얼마나 넓은지 수영장이 있는데도 녹색 잔디 부분이 훨씬 넓었다.
집 형태도 개인 집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유선형이었다. 저런 건물은 랜드마크로만 짓는 줄 알았는데, 신기하다.
얘 정말 부자구나. 눈으로 보니 훨씬 실감 났다.
“집 좋다.”
“그래요? 헤헤.”
세바스티앙이 기분 좋게 웃었다.
“풋살장은 어디야? 공차는 소리는 들리는데.”
공차는 소리는 꽤 멀리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세바스티앙이 태연하게 답한다.
“뒷마당에요.”
뒤에도 마당이 있구나···. 아, 그만 감탄하자.
“크리스는 거기에 있어?”
“네. 지금 제 친구들이랑 미니게임 중이에요.”
“가보자.”
나는 세바스티앙과 함께 건물을 돌아 뒷마당으로 향했다. 집 뒤에는 정면보다 더 큰 정원이 있었다. 그리고 구석에 풋살장이 있었다.
그 안에서 크리스는 땀을 흘리며 뛰어다니고 있었다.
나는 경기장에 다가갈수록,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크리스가 아니라 상대 선수들의 면면에서 말이다.
“세바야, 내가 궁금한 게 있는데.”
“뭐든 말씀하세요.”
먼저 마르코 로이스 컷으로 포마드 식으로 머리를 넘기고, 멋들어지게 수염을 기른 미남.
“저분 야닉 카라스코 아니냐?”
“맞아요.”
깔끔한 머리에 갈매기눈썹을 꿈틀대는 세바스티앙 만한 남자.
“저분은 앙헬 코레아고.”
“맞습니다.”
마지막으로 금발 머리에 나이들어보이는 얼굴의 남자까지.
“···사울 니게즈?”
끄덕.
“친구들이랑 미니게임 중이라며.”
“쟤네가 제 친구들이에요.”
크리스와 함께 경기하고 있는 선수들은 AT마드리드의 1군 선수들과 2군 선수들이 섞여 있었다. 앙투안 그리즈만이나 코케, 가비 같은 핵심 선수는 없었지만, 절대로 수준 낮은 선수들이 아니었다.
나는 설마 하고 휴대폰을 켜 헬퍼를 열어봤다. 세바스티앙에 이어 생성된 크리스의 ‘오늘의 능력’에는 아무런 변동이 없었다. 별 네 개 그대로였다.
“게임이 돼?”
“크리스가 좀 부족하긴 한데, 임기응변이 좋던데요. 저거 봐요.”
나는 풋살장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침 크리스가 공을 받았다. 동시에 반대쪽에 있던 앙헬 코레아가 중앙으로 뛰어 들어갔고, 중앙에서는 사울 니게즈가 공을 받으러 나와 주고 있었다.
상대팀도 가만있진 않았다.
크리스에게는 AT마드리드의 후보 수비형 미드필더, 토마스 파티의 압박이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짧은 순간, 크리스가 당연히 사울 니게즈에게 패스할 거라 생각했다. 예상대로 크리스도 사울 니게즈에게 패스하는 모션을 취했고.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전개였기에 토마스 파티 또한 그쪽으로 빠르게 반응했다.
하지만 크리스는 스텝을 한 번 더 밟더니 발목을 최대한 꺾어 뒤에 있던 수비수에게로 공을 넘기고 자기가 중앙으로 들어갔다.
토마스 파티를 비롯한 적 팀 선수들의 얼굴에 당혹감이 서리며 움직임이 어중간해졌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얼굴들이다.
공을 받으러 나왔던 사울 니게즈는 크리스와 뭔가 눈빛을 주고받더니 크리스가 있던 공간으로 뛰어들어갔다. 크리스 팀의 수비수는 다시 사울 니게즈에게 공을 건네줬고, 사울 니게즈는 다이렉트 힐 패스로 중앙으로 공을 보냈다.
순식간에 밀집돼 있던 수비진이 깨졌고, 가장 크게 깨진 공간은 당연하다는 듯 크리스가 차지하고 있었다. 사울 니게즈가 건네준 공도 크리스의 어느새 크리스의 발에 있었다.
척추에서부터 시작된 짜릿한 감각이 뒷목을 타고 올라왔다.
“제가 템포가 빠르다고 했잖아요. 계속 부딪혀 보니까 알겠더라고요. 크리스는 축구 지능이 좋아요. 때는 저런 선수를 어디에서 찾은 거예요?”
세바스티앙의 해설을 듣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크리스는 전율이 이는 플레이를 펼칠 줄 아는 선수였다.
“운이 좋았지 뭐.”
“음··· 슈팅 연습은 좀 많이 해야겠지만요.”
나는 크리스의 마무리 슈팅이 공중에 붕 뜨는 걸 보며 피식 웃었다.
*
크리스와 재회의 포옹을 나눈 후, 나는 AT마드리드 선수들에게 사인도 받고 사진도 같이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저녁 시간, 지나칠 정도로 쾌활하신 세바스티앙의 어머니에게 제대로 대접받은 후에, 크리스의 방에 가서 에린과 어머니의 안부를 전해줬다.
그리고 밤새도록 세바스티앙과 그동안 있었던 일을 떠들었다. 크리스는 컨디션 관리한다고 일찍 잠들었다.
크리스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당일에도 훈련하려 했다.
하지만 세바스티앙이 이틀 후에 테스트인데 그렇게 무리하면 좋지 않다고 하며 30분을 딱 세고, 더 훈련하지 못하게 막았다.
저녁에 열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두 골로 레알마드리드가 4-1로 승리했다.
전반전까지는 엄청나게 팽팽했는데, 후반전에 들어서 유벤투스가 순식간에 무너져버리는 바람에 세바스티앙이 길길이 날뛰었다. 나는 세바스티앙과 만나고 처음으로 세바스티앙의 입에서 저런 욕설이 나올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그렇게 하루가 더 흘러 테스트 당일이 됐다.
*
시우다드 레알 마드리드(Ciudad Real Madrid), 알데베바스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이곳은 레알 마드리드의 훈련장이었다.
시즌 종료 후라 당연히 조용해야 할 이곳은 많은 사람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테스트에 참가하기 위해 찾아온 선수들과 친지들, 진행을 돕는 스탭들, 선수들을 찍으러 돌아다니는 카메라들과 방송국 직원들, 그리고 시즌 후의 이벤트를 찾으러 다니는 기자들까지 모여 잠시라도 조용할 틈이 없었다.
크리스는 카메라에 간단하게 인터뷰만 하고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내 도움을 받아 몸을 풀고 있었다.
세바스티앙은 ‘미안하지만 태, 난 거기에는 죽어도 가기 싫어요. 하얀색 물들어요.’ 라고 말하며 이곳에 오는 걸 극렬하게 거부했다. 아무래도 테스트 구경은 혼자 해야 할 것 같았다.
“자신 있냐?”
“해 봐야죠. 그래도 예전보단 훨씬 나아요. 다 태랑 세바스티앙 형님 덕이에요.”
크리스와 세바스티앙은 서로를 bro라고 부르고 있었다. 겉으로만 봤을 때는 크리스가 형 같아 보여서 아직도 잘 적응되지 않긴 했지만, 지들 맘이니 뭐.
[1번부터 22번까지 제 1 경기장에 모여주세요.]크리스의 번호는 57번. 아무래도 곧 테스트가 시작할 것 같았다.
제 2경기장에 모이라는 공지 후에, 곧바로 크리스의 번호를 포함한 공고가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왔다.
[45번부터 66번까지 제 3 경기장에 모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