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will make you the best soccer player RAW novel - Chapter 59
59
15. 프리 시즌 – 새 팀 (3)
다음 날 잠에서 깨자마자 나는 크리스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제 경기 보고 제안들이 더 들어왔어. 정리하는 대로 보여줄게.”
-알았어요. 어··· 끝이에요?
크리스의 목소리에 의문이 깃들었다. 아침에 전화까지 할 내용은 아니어서 그럴 거다.
“당연히 아니지. 하나 보내줄 게 있어서. 메일 좀 불러줄래?”
-뭔데요?
바로 메일 주소를 불러준 크리스가 물었다.
“밀월 감독님 기억하지?”
지난주 경기 끝나고 크리스를 붙잡고 따로 얘기했을 정도니 당연히 기억할 거다.
-당연하죠.
“그분이 널 꼭 영입하고 싶다고 보고서를 보내와서. 나 혼자만 보기는 좀 그런 것 같아서 보낸다.”
-내용이 어떻길래···.
“좋아, 엄청 좋아. 너를 제대로 꿰뚫고 있더라고, 그 감독님 아래로 가면, 네가 노력하는 것보다 훨씬 더 성장할 수 있을 거 같더라.”
-아··· 읽어볼게요. 그런데 밀월이었죠···?
가볍게 떠봤는데, 역시나 떨떠름한 반응이 나왔다.
밀어붙이면 안 될 것도 없었지만, 동기부여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돼 더 얘기하지 않았다.
“응 맞아, 가볍게 읽어만 봐. 꼭 밀월으로 안 가더라도 너한테 많이 도움될 것 같아서 보낸 거니까. 그건 그렇고 카디프 감독님이랑은 무슨 얘기 했어? 아침 먹고 카디프시티 훈련장에 가보기로 했거든.”
-제가 꼭 필요하다고 카디프시티에 와 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웨일즈 선수도 많고 팀 분위기가 좋은 거 하난 자부한다고, 오면 재미있게 축구할 수 있을 거라고 얘기해줬어요.
괜찮네.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겠단 얘기는?”
-그런 얘기는 없었어요.
“오케이.”
밀월에 대한 생각은 접고, 오늘 방문할 카디프시티에 집중해야 했다.
나는 크리스가 미처 확인하지 못한 내용을 메모했다.
*
카디프시티는 한 마디로 괜찮았다.
런던까지 찾아왔던 단장은 훈련장 앞까지 나와 우리를 맞이했고, 내일 프리 시즌 경기가 있는 관계로 선수들과 코치진이 전부 훈련장에 나와 있어 훈련 참관도 할 수 있었다.
그 말은 헬퍼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훈련 후에는 단장이 점심을 대접하겠다고 해 감독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식사 후, 계약에 대한 개략적인 얘기도 들었다. 카디프 시티의 주급 예산이 한도에 달했지만, 크리스에게는 무리해서라도 카디프시티 주전급 이상의 주급을 보장해주겠다고 했다. 부상이 없다면 미출전 시 수당 조항까지 넣어준다고 했다. 운 좋게 헬퍼를 통해 그 말이 사실이란 걸 알았고, 계약 내용에는 만족하며 다음 이야기로 넘어갔다.
가장 중요한 건 크리스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였다.
감독은 준비했다는 듯이 장황하게 설명했는데, 말 그대로 장황했다. 열심히 한 것 같기는 한데 크리스에 대한 분석이 미흡했고, 핵심만 탁탁 짚어낸 비토리아 리찌의 보고서에는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아쉬움이 컸지만, 정성만큼은 확실했고 어제 크리스의 통화내용처럼 훈련 내내 팀 분위기도 화목해 보여 적응도 수월해 보였다.
그리고 카디프 선수들의 정보가 헤어질 때 악수했던 감독의 정보와 합쳐져 금빛 정보가 만들어졌는데, 이 정보도 카디프 시티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크리스 앨런은 카디프 시티에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카디프에서 런던으로 돌아오자마자 첼시의 스카우터와 토튼햄의 디렉터를 연속으로 만났다.
첼시 스카우터는 긍정적인 얘기를 하다가 콘테 감독과 통화해 보고 싶다는 말에 난색을 보였고, 그 말에 첼시 소속으로 각국을 임대 다니는 유망주들의 모습과 크리스가 겹쳐져 에린을 조종해 둘러대고 빠져나왔다.
토튼햄 또한 크리스를 중용해 줄 수 있다고 확언하지 못했다. 단장이나 포체티노 감독이나 크리스를 탐내긴 했지만··· 손흥민 선수와 가끔 마주칠 수 있다는 사실이 몹시 끌렸지만··· 사심은 빼야 했기에 에린의 구두를 툭 건드렸다.
“제안 잘 들었습니다. 생각해보고 연락해 드리겠습니다.”
다음 날 오전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에서 온 직원들을 차례로 만났다.
두 팀도 토튼햄이나 첼시와 다를 것이 없어 자리에서 빨리 빠져나왔다.
오후에는 유력한 후보인 풀햄의 훈련장으로 찾아갔다.
여기서는 단장이 엄청나게 파격적인 제안을 해 왔다.
“7만 파운드(약 1억)라고요?”
에린이 놀라서 물었다.
“원래도 최고 주급을 줄 생각이었고, 크리스 선수가 이 팀에 오며 생기는 마케팅 효과까지 생각해 좀 무리했습니다. 좋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부 리그에서도 상위권에 속할 주급에 풀햄이 크리스를 얼마나 원하는지를 확실하게 느꼈다.
이쪽 감독은 카디프시티 감독처럼 전화 요청을 하진 않았지만, 역시나 크리스를 어떻게 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자료도 준비해놨었다.
당연하게도, 리찌 감독의 보고서와 비교하면 수준이 떨어졌다.
이곳에서 금빛 정보는 얻을 수 없었다. 하지만 헬퍼 없이도 풀햄에 대한 평가는 충분히 내릴 수 있었다. 나는 휴대폰을 켜 메모 앱에 풀햄에 대해 적었다.
-최고의 대우를 해주는 팀, 팬들도 얌전한 편이고 무엇보다 런던임.
오전에 리버풀과 맨유와 짧은 시간 동안 얘기한 덕인지 간만에 저녁 시간이 비었다. 나는 에린에게 맛있는 저녁을 사겠다고 차를 몰아 런던의 번화가로 가고 있었다.
“주급이··· 7만 파운드···.”
에린은 택시에 타고 나서도 7만 파운드를 중얼거리는 중이었다.
크리스가 3부 리그에서 정식 계약을 했을 때 받는 연봉과 비슷한 금액을 주마다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나 또한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이만큼이나 파격적인 대우를 하면 그 선수를 안 쓰고는 배길 수가 없다.
좋은 제안이다.
그래 좋은 제안이다. 그런데··· 확 와 닿지가 않는다.
빅클럽들의 제안은 어쩔 수 없다고 치고, 원래 생각했던 카디프시티와 풀햄의 제안은 결코 나쁘지 않았다. 팀 내 환경도 괜찮은 편이었다.
그런데 자꾸 비토리아 리찌의 보고서가 눈앞에 아른거렸고, 크리스의 사용법에 관해 30분이나 떠들던 열정적인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크리스가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이번 이적의 목적은 ‘성장’이었다.
내가 카디프시티와 풀햄을 좋게 보고 있는 이유도 한쪽은 좋은 분위기를 통해 축구에 집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고, 다른 한쪽은 최고의 대우를 통해 크리스에게 출전 기회를 보장해준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두 팀의 감독 모두 크리스를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생각한 흔적이 보였다.
다만, 똑같이 출전시간을 보장받았을 때, 크리스가 이 두 팀에 갔을 때보다 밀월에 갔을 때 훨씬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현대 축구에서 감독의 역량은 그저 그런 선수의 역량을 단숨에 리그 톱으로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절대적이다.
지금 브라이튼에서 세바스티앙을 누구보다 잘 쓰고 있는 로이 브래들리처럼 말이다.
밀월 서포터들이 반만 얌전했어도 크리스에게 적극 제안하는 건데···.
아쉬워하고 있는데, 에린에게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에린은 화면을 보더니 바로 받지 않고 내게 말했다.
“리찌 감독한테서 연락 왔어요.”
고민의 대상이었다.
나는 차를 잠깐 세우고 전화를 받은 후에, 에린에게 말했다.
“미안한데 저녁은 다음에 사줄게. 밀월로 가야겠다.”
에린은 아쉬워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
“오오! 천사가 찾아온 줄 알았습니다. 미스 앨런. 만나서 영광입니다. 제 방이 좀 더운 편이라 날개를 달고 있긴 무거울 겁니다. 제가 들어 드리죠.”
에린은 가디건을 달라는 리찌의 몸짓에 가디건을 넘기면서도, 리찌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나를 보고 있었다. 이탈리아 특유의 느끼한 말을 그대로 통역해줘야 하는 건가 고민하고 있는데, 리찌가 내게도 말을 걸어왔다.
“태, 라고 했죠? 반갑습니다.”
리찌는 아까의 통화에서 어제 보낸 보고서는 압축된 거라고, 시간 나는 대로 자세한 얘기를 하며 자기가 얼마나 크리스를 원하는지 들어달라고 말했다.
마침 리찌에 대해 고민하던 나는, 쉬는 것보다는 크리스에 대한 분석을 얻고, 헬퍼로 리찌와 밀월 선수들, 스태프들을 확인해 보기로 결심한 거였다.
리찌 감독의 방은 로이 브래들리의 방과는 꽤 다른 느낌이었다. 로이 브래들리의 방이 각종 포지션 종이들로 난잡해져있는 것과 달리, 리찌 감독의 방은 무척 깔끔했다. 그렇다고 해서 자료들이 없는 건 아니었다.
“어제 전화로는 제대로 얘기할 수가 없어서 말입니다.”
리찌 감독은 파일 철 하나를 꺼냈다. 파일 철 표지는 ‘크리스 앨런’이라고 적혀 있었다.
20쪽의 자료가 압축됐다는 게 사실이었는지 파일 철 내에는 크리스에 대한 분석 데이터로 수십 장이 정리돼 있었다.
“B플랜과 C플랜에 대한 설명이 미흡했거든요. 제 말을 시뇨리나(Signorina, 이탈리아어로 미혼 여성을 부르는 호칭)에게 전해주시겠습니까.”
“네 얼마든지요.”
“그러니까 제가 크리스 앨런이 골을 넣는 과정을 보고 생각한 건데···.”
우리나라의 모 유명 야구 선수처럼 말이 끊이질 않았다. 장장 30분에 걸쳐 B플랜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들었고, 에린이 하품을 참지 못하게 됐을 때, B플랜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고 C플랜으로 넘어가겠다고 했다.
C플랜에 대한 자료를 꺼내는 사이 리찌 감독의 정보를 확인했다.
[비토리아 리찌]-현재 능력 : ★★★★★★
-크리스 앨런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크리스 앨런이 영입된다면, 이번 시즌 승격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크리스를 얼마나 원하는지 한눈에 보였고, 더불어 생각지도 못한 정보를 얻었다.
감독의 현재 능력도 볼 수 있구나.
헬퍼에서 다른 방식으로 능력치를 매길 수도 있었지만,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 같았다. 에린의 여자 축구 능력치도 비슷한 방식이었으니 아마 선수와 같을 거라고 예상할 수 있었다.
나는 나와 가장 가까운 별 여섯 개짜리 선수를 떠올려봤다. 세바스티앙 로드리게스. 세바스티앙은 홀로 2부 리그를 부술 수 있는 선수였다.
그렇다면, 이 감독도···.
“준비됐습니다. 이제 C플랜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에린은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축구 얘기는 언제든지 환영이다. 나와 에린은 리찌가 쏟아내는 크리스 활용 방안에 파묻혀갔다.
나는 리찌 감독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었다.
*
한밤중에도 밀월의 훈련장은 시끌벅적했다.
“밤에도 훈련하나요?”
에린의 물음을 전해주니 옆에서 진지한 얼굴로 훈련을 지켜보던 리찌 감독이 한순간에 친절한 얼굴로 변해 설명을 시작했다.
“매일은 아니고, 피지컬 코치와 조율해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합니다. 프리 시즌이 아니면 이렇게 훈련할 기회가 없거든요.”
내게 말을 전해 들은 에린이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까딱였다.
코치의 휘슬에 선수들은 기진맥진해 쓰러졌고, 몇몇 선수들이 우리 쪽을 바라봤다.
리찌 감독이 선수 몇을 가리키자 선수들이 기듯이 다가왔다. 훈련장에 나오자마자 리찌 감독에게 다가온 통역이 목을 가다듬었다.
“피터, 내가 훈련 전에 뭐라고 했지?”
통역 또한 리찌 감독처럼 낮은 목소리로 피터라는 선수에게 말했다.
“어··· 생각하고 움직이라고···.”
“그래! 생각! 머리는 대체 왜 달고 있는 거야? 지금 하는 건 일대일 마크가 아니라 지역 방어라고!”
“옙!”
우리를 대할 때와는 판이한 온도차였다. 선수들은 번갈아가며 혼나는 것 같기도 하고 지도받는 것 같기도 한 대화를 마친 후 우리를 빤히 바라봤다. 특히 에린을.
“혹시 감독님 조카입니까?”
혈기왕성한 선수들이라 그런지 에린에게 잔뜩 몰려왔다. 에린은 익숙하다는 듯 눈썹만 찌푸리며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통역에게 말을 전해 들은 리찌 감독이 말했다.
“아니야. 크리스 앨런의 동생이다.”
“크리스 앨런의 동생요!?”
“무조건 영입해요! 절대로!”
피터의 되물음에 이은 존이라는 선수의 요청에 에린은 황당하다는 듯 그들을 바라봤다. 나도 마찬가지였고.
리찌 감독은 재밌는 농담을 들었다는 듯 킬킬대며 따라 웃었다.
“까불지 마.”
그때 한 선수가 에린의 얼굴을 한번이라도 보려고 기웃거리는 선수들을 밀쳐내며 다가왔다. 피터와 존은 순순히 그 선수의 말을 따랐다.
밀월에 대해 찾아보며 이름을 익힌 선수였다.
특별할 것 없는 외모에 170 중반의 키, 평범한 체형, 머리도 아스날 시절의 월콧이나 체임벌린처럼 빡빡 깎은 감자머리. 축구밖에 모를 것 같이 생긴, 데이비드 워커라는 밀월의 부주장이었다.
그는 에린과 나에게 사과를 건네며 손을 내밀었다.
“매너 없게 굴어 죄송합니다. 너희도 사과해.”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데이비드 워커는 감독과 훈련에 관해 할 얘기가 있는 것 같았다. 둘이 얘기하는 사이 나는 그의 정보를 살폈다.
[데이비드 워커]-현재 능력 : ★★★★★
-잠재 능력 : ☆☆☆☆☆
-크리스 앨런의 재능에 반해 있다.
역시 직접 부딪혀봐서 그런가.
감독도 부주장도 크리스를 바란다는 게 정보에 떡 하니 나온다.
머릿속에서 밀월로 가야만 하는 이유의 퍼즐이 또 하나 맞춰진 것 같았다.
리찌와의 대화가 끝난 후에 데이비드 워커는 훈련장으로 돌아가지 않고 에린과 내 쪽으로 다가왔다.
“앨런이 우리 팀으로 오는 건가요?”
“그건···.”
에린이 우물쭈물하자 데이비드 워커가 아쉬워했다.
“아, 죄송합니다. 이런 얘기는 쉽게 할 수 없죠.”
다시 모이라는 휘슬이 들려 데이비드 워커는 훈련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다, 우리에게 말했다.
“저 녀석들의 말이 농담 같아 보일지 몰라도, 저 녀석들이나 저나 앨런이 이곳에 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꼭 와주면 좋겠습니다. 앨런이 이곳에 온다면 우리 팀의 퀄리티는 한 단계 올라갈 겁니다.”
데이비드 워커를 보내고, 쉬는 시간마다 다른 선수들과도 이야기를 나누며 정보를 얻었다. 간혹 나오는 크리스에 대한 정보는 호의, 인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리찌 감독과 인사하고 훈련장 밖으로 나오면서도 나는 계속 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팀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
다른 팀으로 갔을 때 2년 동안 할 걸, 이 팀에서는 1년 아니 6개월 만에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밀도 있는 선수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더군다나 크리스의 포지션 관련 정보와 밀월의 선수들, 코치진, 감독의 정보가 합쳐지며 나온 금빛 정보는 내 판단이 옳다는 걸 증명해주고 있었다.
-밀월은 크리스 앨런의 성장을 위한 최적의 구단이다.
나는 금빛 메시지를 한참 보다, 옆에서 흐느적거리며 걷고 있던 에린에게 한 가지를 물었다.
“에린, 내일 네 어머니 바쁘시니?”
“아뇨, 낮에 전화했었는데 내일은 호텔에서 쉴 거라고 하셨어요. 엄마 못 본지 며칠 안 됐는데 괜히 보고 싶네요··· 근데 왜요?”
에린이 걸음을 멈추고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럼 보러 가자.”
“네?”
“어머니 보러 가자고. 내일 점심 같이 먹을 수 있냐고 여쭤봐 줄래?”
“우리 바쁘잖아요.”
“괜찮아. 이것도 필요한 일이거든.”
크리스가 망설이는 원인은 어머니와 에린이다. 그러니까 내일 어머니와 한 번 얘기해보는게 좋을 것 같았다.
물론, 에린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