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Happens When the Second Male Lead Powers Up RAW novel - Chapter (271)
서브 남주가 파업하면 생기는 일-271화(271/920)
#271
랑부예 카라반과 침입자들 (1)
엉망진창이었던 주신 강림 대축일로부터 이틀이 지났다.
‘그러니 태자님을 데리고 중립 지대에 다녀오겠습니다······.’
-빠스락!
단정한 필체로 쓰인 서신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널따란 황제궁 거실에 불려온 이들이 어깨를 움츠렸다.
금장과 성화(聖畫)로 꾸민 천장은 꼭 그들을 짓누르는 것만 같았다.
제국에서 가장 고귀한 자의 눈동자에, 열불이 붙었다가 꺼지기를 반복했다.
황제는 방금 침실에서 나온 듯한 가운 차림이었다.
앉아 있는 사람도 그녀뿐이었고, 나머지는 주뼛주뼛하며 서 있었다.
좌중은 눈치를 보느라 바빠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못했다.
황제의 유일한 고삐인 부티에 추기경이 어쩐 일인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 더욱 무섭고 어려운 자리였다. 윗전이 진노해도 말릴 사람이 없었으니까.
“흠, 흠.”
헤릿을 옆구리에 낀 프랑수아가 작게 헛기침하며 팔꿈치로 동생을 밀었다.
에르베는 당혹스러운 눈빛으로 형님을 내려다보았다.
후작이 열심히 입 모양을 움직였다.
미남은 세 살 어린 동생의 등을 떠밀 만큼 뻔뻔한 구석도 있었다.
‘우리 중 폐하께 제일 신임받는 인물은 네가 아니냐. 먼저 사죄해다오.’
“······.”
근위대장은 잽싸게 황제의 기색을 살폈다가, 형님을 향해 머리를 저었다.
아무리 봐도 지금 말을 올렸다가는 보검 뒤랑달의 오라를 정통으로 맞을 것 같았다.
사내는 책임질 황실 근위대가 있는 사람이었다.
봄을 앞두고 갑자기 운명하는 건 후임인 엘리자베트에게 못 할 짓이었다.
그가 진지하게 입술을 달싹였다.
‘형님이 해주시지요. 제국의 후작 아니십니까.’
‘나는 걸머져야 할 가문이 있지 않니. 이 아이도 있고.’
으음. 그것도 맞는 말이었다.
형님을 믿고 바지런히 살아가는 영지민들을 생각하면, 함부로 목숨을 걸긴 힘들었다.
게다가 지금 그는 꼬마 헤인스의 보호자 노릇을 하고 있었다.
그뿐이랴.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앙투아네트, 마리아, 테레즈가 스트로다 궁에서 전전긍긍하며 두 오라비를 기다렸다.
지은 죄가 크긴 하지만 형제는 반드시 살아서 귀환해야 했다.
두 남자는 슬쩍 고개를 돌려 한곳을 바라보았다.
염치없는 눈길을 받은 엘리자베트가 와락 인상을 썼다.
‘······설마 저보고 검대 메라는 말씀이세요?’
‘조르주, 네가 우리의 희망이다.’
프랑수아가 간절하게 벙긋거렸다. 소백작은 어이가 없어 헛숨을 뱉었다.
작금의 사태에 책임감을 느끼는 건 사실이었다.
귀하디귀한 황태자가 한밤중에 적국의 왕자에게 납치를 당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세드리크는 이번 작전에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그게 아니고서야 친구들이 녀석을 데리고 그토록 조용히 황궁을 빠져나갔을 리 없었다.
요컨대 이것은 어린 황족의 반항이요, 엄청난 돌발 행동이었다. 여기 모인 이들은 전부 그를 도왔고 말이다.
엘리자베트는 묵묵히 주먹을 쥐었다 폈다. 그래, 정면 돌파 하자.
폐하의 화를 부를 것이야 익히 예상하지 않았던가.
“폐······.”
그때, 뱅자맹이 점잖은 손짓으로 그녀를 말렸다. 부근위대장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시종이 잔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저의 죄가 가장 큽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뱅자맹 님······! 모두가 찡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쥘리에트 궁 시종 총괄인 그는, 예서 왕자님의 오른팔로서 이번 계획을 처음부터 끝까지 감독했다.
충분히 말릴 수 있는 위치였는데도 그러지 않고 왕자님의 뒤를 지켰다.
게다가 이제는 자기 한 몸 희생하여 폐하의 욕받이, 뒤랑달받이로 나서려 하고 있었다.
어른의 숭고한 정신에 진정으로 감동할 무렵이었다.
‘아닙니다.’
또 다른 중년인이 고개를 내저으며 나섰다. 다비드였다!
‘다비드 님, 당치 않습니다.’
뱅자맹이 그를 만류했다. 하지만 로메로 궁 시종 총괄은 뜻을 꺾지 않았다.
그의 눈동자가 번쩍번쩍했다.
‘제가 한 일을 아시면 그리 말씀하시지 못할 겁니다.’
현묘한 입술이 빠르게 움직였다. 일동은 그의 소리 없는 웅변을 넋 놓고 경청했다.
‘저는 왕자님께서 태자 전하의 침실을 찾으시도록 방향을 알려드렸습니다.’
‘그때 오실 것도 미리 알고 있었습니다. 다 방법이 있지요.’
‘전하께서 침수 드시기 전에 미리 짐을 싸두기도 했습니다. 잘 부탁드린다는 의미로 신수님 간식까지 챙겼습니다.’
‘일찍이 침실을 떠나신 것을 알고도, 폐하께서 아드님을 찾으실 때까지 윗전에 고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시종의 설명이 조곤조곤 이어졌다. 그에게 집중하던 청중의 안색이 차츰 굳어갔다.
이분은 왜 이렇게 열심히 하신 거야? 그냥 진짜 감옥 가셔야 하는 거 아니야······?
“적당히 해라.”
으악! 모두가 혀를 깨물고 경악하며 정자세로 섰다.
프랑수아는 주인과 정면으로 눈이 마주치자마자 후다닥 속눈썹을 내리깔았다.
언뜻 본 은빛 머리카락이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나른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제국의 황위 계승자가 내게 일언반구도 없이 국경을 넘었다. 아직 배워야 할 게 많은 녀석이, 위험하다는 어미의 말을 무시하고 스스로 황제의 책임을 짊어졌지. 에테르에 홀린 건지 사춘기가 늦게 온 건지 모르겠군.”
“······.”
“한데 그를 말리기는커녕 옆에서 부추기고 방조한 자가 있어. 한둘이 아니며 아랫자리 놈들도 아니다.”
그녀가 한 박자 말을 쉬었다.
엘리자베트 곁에 조용히 붙어 있던 베레니스는 숨을 몰아쉬었다.
이렇게 될 줄은 알았지만, 상상만 했던 장면이 현실로 들이닥치니 무섭고 또 무서워서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빠는 지금쯤 옆방에서 차나 들고 계실 터였다.
멀리서 한숨을 내쉬는 고모님이 보였다. 소백작은 떨리는 영애의 등을 가만히 쓸어주었다.
“에르베.”
“예, 폐하.”
황제의 날카로운 시선이 그를 꿰뚫었다.
근위대장은 사냥꾼 앞에서 최후를 예감한 수사슴처럼 눈을 감았다.
“네가 열과 성을 다하여 마차를 수색하였다고 맹세할 수 있느냐?”
“······아닙니다. 죽여주십시오.”
그가 차분히 답했다.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는 건 아니지만, 충성하는 주군에게 죄를 고하려니 역시 마음이 좋지 않았다.
‘허.’ 황제가 짧게 헛웃음을 흘렸다.
그녀는 생각할수록 기가 막혀 제대로 화를 내지도 못했다.
처음엔 분명 눈앞이 붉게 물들 만큼 노여웠다.
맹렬한 본능이 앞서 오렐리를 침실에 가두고, 지금껏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간 국정은 오롯이 혼자 돌보았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으나 자꾸만 폐에 헛바람이 차는 건 막을 수 없었다.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혼을 내야겠군.”
티끌 한 점 묻지 않은 진심이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추기경까지 한통속으로 황제를 속이고 도운 일이 태자의 가출이라는 사실에 배꼽이 웃었다.
자신의 후계자가 벌써 이렇게 세력을 일구었다는 점도 은근히 기꺼웠다.
아들 녀석을 당장 눈앞에 끌어다 놓고 경을 쳐야 한다는 생각과, 대담한 일을 벌인 꾸러기들에게 포상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이 충돌했다.
세드리크에게 너무 큰 과업을 맡긴 듯해 불안하면서도, 스물다섯에 이만한 일은 해낼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 팽팽히 맞섰다.
그러니 적절한 벌을 찾기 어려웠다.
“태형이 좋을까.”
“으으······.”
지레 겁먹고 똥강아지처럼 떠는 꼴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이만한 보상은 필요했다. 프레데리크는 짐짓 정색하며 커피잔을 들었다.
다른 손으로 뒤랑달을 쥐자 시종장이 하늘에 기도를 올렸다.
로라도 참 대단한 조카를 두었다.
-저벅
그때, 예상치 못한 인물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황제는 드물게 눈을 부릅떴다.
“아······.”
프랑수아의 허리춤을 벗어난 하얀 꼬맹이가, 곤란한 얼굴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접근을 알아차리지 못한 건 아니었다.
다만 상대는 경계할 만한 투지조차 없는 핏덩이였다.
용감무쌍한 행동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대경한 후작이 두 사람 곁으로 종종걸음을 놓았다.
“황공합니다, 폐하. 아이가 아직 법도를 충분히 익히지 못해······.”
-퐁
이어 조그마한 얼음 조각이, 프레데리크의 커피잔에 빠졌다.
프랑수아가 눈을 깜빡였다. 헤릿의 손엔 집게가 들려 있었다.
그대로 몇 초의 침묵이 흘렀다. 황제는 꼬마가 자신의 혀를 걱정해 움직였음을 깨달았다.
커다란 민트색 눈동자가 순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내가 뜨거운 음식에 약하다는 것을 어찌 아느냐?”
“으······.”
지엄한 물음에, 헤릿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그러고는 고사리손으로 탁자 한복판을 가리켰다.
마도구 화병엔 보랏빛 튤립이 곱게 꽂혀 있었다.
“왕자가 가르쳐 주었다고?”
끄덕끄덕. 작은 머리가 분주히 움직였다.
그렇듯 순수한 움직임엔 황제도 내성이 없었다. 그녀는 결국 소리 내어 웃었다.
함께 차를 마실 때면, 왕자는 언제나 저의 잔에 얼음 한 조각을 넣어주곤 했다.
뜨거운 음료에 얼음을 추가하는 건 상상해 본 적 없는 일이었다.
신국에선 이런 식으로 커피를 마시나 싶어 의아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나브로 익숙해졌다. 왕족 신관의 소박한 요령에.
본인에겐 필요도 없는 얼음 그릇을 청하던, 어린 것의 맹랑한 배려에.
“요망하군. 가까이 와라.”
“······.”
황제가 명하자, 꼬마는 머뭇머뭇하면서도 그녀에게 다가섰다.
프레데리크는 드디어 괘씸한 것들에게 내릴 벌을 찾아냈다. 유쾌한 기분이 들었다.
“앞서 말한 죗값으로, 태사의 아들인 헤릿 헤인스가 오늘부터 나의 차 시중을 들 것이다.”
“폐하.”
프랑수아의 부름에 웃음기가 섞였다.
아이가 앙실방실하자 프레데리크는 부러 표정을 굳혔다.
“하루 한 시간이면 열 살짜리에겐 중노동이야. 황제의 음료에 얼음을 넣는 것이 쉬운 일인 줄 아느냐?”
“······.”
“다과도 빛깔별로 놓아야 할 것이다.”
이미 황제궁 시종들이 완벽하게 해주는 일이었다.
그러나 황제와 시종장은 미리 짜기라도 한 것처럼 엄한 낯빛을 해 보였다.
겁먹은 헤릿이 마른침을 꿀떡 삼키며 고개를 주억였다.
후작이 극적인 손동작으로 이마를 짚으며 독백했다. ‘아아! 보아라, 엘리자베트. 어린 헤인스가 우리의 죄를 대속하는구나!’
소백작은 죽을힘을 다해 웃음을 참아냈다.
모두가 광대에 달걀을 끼고 버티는 상황에서 베레니스 혼자 어리둥절했다.
목을 울린 황제가 느른하게 머리를 쓸어넘겼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사실이었다.
“로라.”
“예, 폐하.”
“엠마 코를레오네를 불러올리지. 만일에 대비해야겠어.”
이어 체리색 눈이 날렵하게 뜨였다. 푸딩처럼 녹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시종장은 침착히 허리를 숙였다.
“······명 받들겠습니다.”
“또한 블랑케르 공작령을 포함한 접경지대 전역에 전갈을 보내 양해를 구하고, 국경에 제국군 오천을 추가로 투입하여 대기시킨다.”
황제는 친애하는 후작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마주한 연분홍빛 눈동자가 흔들렸다.
“불길한 소식이 들린다면 곧장 사막을 칠 것이니.”
결연한 음성이었다.
*
그렇게 일주일이 흘러, 우리는 국경을 넘었다.
-끄르르르!
-달그락달그락······
아니, 진짜로! 무사히 검문소를 지나 미지의 대륙으로 빠져나왔다.
그것도 방금! 막!
“으하하학! 들키는 줄 알고 가슴 철렁했어요!”
“저도요, 크리스텔 경!”
우리의 주인공과 산트가 나란히 수레 바닥에 엎드려 깔깔거렸다.
말이 바닥이지, 푹신하고 두툼한 솜이 깔려 있어서 어디로 누워도 배기지 않았다.
조안은 자신의 심장이 멈춘 것 같다며 꽥꽥 소리를 질러댔다.
흥분한 레서판다들이 커다란 원을 그리며 찻간을 빙글빙글 뛰어다녔다.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는 태자가 미간을 찌푸렸다.
나는 나직이 주의를 준 뒤, 뒤편으로 뻥 뚫린 휘장을 걷고 밖을 살폈다.
잡히지 않았다는 안도와 하마터면 잡힐 뻔했다는 생각이 뒤섞여 가슴이 쿵덕거렸다.
“······.”
-다그닥, 다그닥
뒤따르는 수레와 마차 행렬에 가려, 검문소는 이미 보이지 않았다.
괜스레 실웃음이 나왔다.
국경에 다다를 즈음엔 변장이라도 해야 하나 싶어 안절부절못했는데, 랑부예 자작 부부가 걱정하실 것 없다고 했다.
그러고는 우리를 가장 커다란 수레에 태워주었다.
캐노피 달린 침상이 있고, 작은 탁자와 소파까지 갖춘 그럴듯한 공간이었다.
부부 역시 합승했다. 우리는 두 사람의 계획을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전말을 알게 된 건, 검문소 기사들을 맞닥뜨릴 무렵이었다.
‘마담 랑부예, 이쪽 수레도 보겠습니다.’
‘그건 저희 부모님의 안방이랍니다, 기사님. 혹 신입이신지요?’
이자벨이 난감한 목소리로 물었다.
우리는 휘장 뒤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입을 떡 벌렸다. 그런 설정으로 간다고?
‘그렇다면 안에······.’
‘네, 자작 부부께서 계십니다. 금실이 참 좋으세요.’
그녀가 부드럽게 웃자 기사들이 어물거렸다.
상대는 어중이떠중이가 아니라 황제의 신임을 받는 랑부예 카라반이었다.
철저한 검문검색은 필수였지만, 명예를 목숨보다 귀히 여기는 땅에서 귀족의 사생활을 들추기는 꺼려질 터였다.
‘이자벨, 누가 우릴 찾으시니?’
그 순간 노부인이 벌컥 휘장을 걷고 나섰다.
드레스를 내려 한쪽 어깨를 훤히 드러내고, 머리칼도 잔뜩 흐트러뜨리고, 눈은 반쯤 감은 채였다!
‘으아아.’
며칠 전까지 이런 이미지 아니셨잖아요!
나는 식겁해서 이불로 태자 놈의 눈을 가렸다.
그가 불만스레 신음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벌처럼 날아 요한 경과 산트의 눈길도 차단했다.
크리스텔과 조안이 낄낄대는 소리 역시 무차별 이불 공격으로 묻어버렸다.
당황한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수레 밖 기사들도 어쩔 줄 몰라 하는 목소리였다.
‘아뇨. 됐습니다, 부인. 안방은 확인하지 않겠습니다.’
‘커흠! 으흠.’
그것이······. 우리가 무탈히 검문소를 통과하게 된 배경이었다.
만약에 대비해 단추를 풀던 자작은 부인의 매무새를 정돈해 주고, 깊이 존경한다며 손등에 입맞추었다.
나는 다른 의미로 두 분이 존경스러웠다.
“곧 사막이 시작될 겁니다.”
화들짝 상념에서 깨어났다. 자작 부인이 나를 보며 은은하게 웃고 있었다.
노인은 주섬주섬 몸을 일으키더니, 수레 구석에 달린 고급스러운 술을 잡아당겼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스륵, 스르륵
“우와.”
찻간 좌측을 덮고 있던 천이 죽죽 올라가며, 금빛 모래밭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없는 거 빼고 다 있는 랑부예 카라반엔 블라인드도 있었다!
나는 곧장 뒤를 돌아보았다.
“완전 신기해요!”
예상대로 크리스텔이 눈을 빛내며 굴러왔다.
내 시선이 그녀의 어깨 너머 태자에게 가 닿았다. 무의식이 시킨 일이었다.
시원하게 웃으며 입술을 움직였다.
‘고마워.’
덕분에 내 생일에 가출해서 여기까지 왔어. 무슨 선물 받은 기분이다,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