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Happens When the Second Male Lead Powers Up RAW novel - Chapter (347)
서브 남주가 파업하면 생기는 일-347화(347/920)
#347
금환(錦還), 일식(一息) (9)
와락! 정신없이 달려가 에바와 헤릿을 끌어안았다.
나는 다급히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도닥도닥 작은 등을 쓸어주었다.
다행히 아무도 성지 밖으로 나가지 않아 무사했다. 손이나 무릎에 까진 곳도 없었다.
그동안 요한 경은 내가 피부로도 느낄 수 있을 만치 기세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위협적인 바람이 이끼와 수풀을 거칠게 할퀴고 지나갔다.
긴 카디건 자락과 에바의 호박바지가 너펄너펄 흔들렸다. 휘우우우―!
“헤릿, 왜 그래? 마수가 있었어?”
도리도리. 금빛 속에서 활짝 웃은 소년이 밀림 저편을 가리켰다.
후다닥 시선을 들어 어슴푸레한 숲을 살폈다.
찢어진 커튼처럼 이곳저곳 드리운 덩굴, 꼭대기가 보이지 않을 만큼 키가 큰 고목들.
산밑에선 쉬이 볼 수 없는 형형색색의 새들.
뿌연 안개 너머 기괴한 모습으로 자라난 나뭇가지와, 귀를 세우고 달아나는 산토끼 가족 사이로······.
-사아아아······
“우와······.”
밀림의 심장부, ‘수목의 신궁’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우리는 잠시 입을 벌리고 신성한 풍경을 감상했다.
-졸졸, 쫄쫄······
어딘가에서 희미한 시냇물 소리가 들리고, 일행을 발견한 살쾡이며 다람쥐가 바쁘게 몸을 숨겼다.
빽빽한 잎사귀 틈으로는 한낮의 밝은 햇살이 줄기줄기 쏟아졌다.
오색의 나비들이 날갯짓할 때마다 ‘사르르, 사르르’하고 꽃가루가 반짝거렸다.
성스러운 제단처럼 비어 있는 숲의 중심에 웅장한 노목 한 그루가 서 있었다.
초가을의 이파리는 대체로 푸르렀고, 군데군데 성급한 녀석들이 노란 옷을 꺼내 입었다.
아파트만큼 커다란 몸통 한가운데엔 휘황한 초록 보석이 자리했다.
착각이겠지만 신물이 우리를 상냥히 맞아주는 느낌이 들었다.
한 번 와본 적이 있는 장소인데 그때와는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지금 이곳은 한 폭의 동화 같았다.
“······그때도 이렇게 멋있었던가?”
내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에바는 나를 흘겨보며 한곳을 가리켰다.
“저기 그날의 흔적이 있네요. 보십시오, 말썽쟁이 후작님.”
“아.”
그제야 1년 전의 자취가 눈에 들어왔다.
신물 근처엔 골렘의 거대한 자국이 남아 있었다. 무슨 공룡 발자국 화석처럼 말이다.
분해된 놈의 몸통은 다시금 자연으로 돌아가 바위가 되었다.
다만 그사이 마탑주의 숲에는 이끼며 고사리가 무성하게 자라, 사정을 모르는 이는 한눈에 알아보기 힘들 듯싶었다.
공작과 내가 빠졌던 구렁텅이 역시 고대의 흙과 나무뿌리로 메워져 있었다.
요한 경이 기척 없이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어떻습니까?”
“공격적인 에테르는 아니에요. 거부하는 기운도 느껴지지 않네요. 그보다는······. 환영과 흥미에 가까운 것 같아요.”
그가 내 질문에 답하자, 에바의 낯이 환해졌다.
“저를 알아보나 봐요! 헤릿, 두 눈 크게 뜨고 구경해.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보여줄 테니까.”
“흐흐흥.”
소년이 코트 소매를 흔들었다.
이건 새 친구 파스칼에게 선물 받은 옷인데, 시종장 로라가 직접 수선해 주겠다는 것을 헤릿이 한사코 사양했다.
어떤 마음으로 큰 옷을 입는 건지 알 듯해서 우리는 더 권하지 않고 넘어갔다.
커다란 호주머니엔 프랑수아를 꼭 닮은 폴로 선수 목각 인형이 들어 있었다.
파스칼에게 준 것과는 다른데, 이쪽은 목에 우승 메달을 걸었고 제비 꼬리 같은 코트도 훨씬 화려했다.
한정판 액션 피겨 같은 걸까.
“너도 알다시피, 난 위대한 블랑케르 공작가의 후계자거든. 장수의 축복을 받았으니까 백 살 넘도록 건강하게 살 거야. 우리 조상님 중엔 백서른한 살까지 살다 돌아가신 분도 있어.”
“와아.”
“뭐어. 네가 지금처럼 누나 말을 잘 들으면, 그때까지 든든한 뒷배가 되어줄 수도 있고.”
나는 에바의 말에 방시레 웃어버렸다.
뒷배라면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싶지만, 당사자인 헤릿이 문제없다는데 내가 지적할 부분은 아니―
아.
“······.”
소공작을 보는 헤릿의 낯이 살짝 흐려졌다.
에바는 뽐내느라 눈치채지 못한 것 같지만, 두 아이를 동시에 내려다보는 나는 분명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찰나였다.
소녀가 소년에게 눈을 돌릴 즈음, 헤릿의 입꼬리는 곱게 올라갔다.
그제야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아 숨이 턱 막혔다.
나는 주변 탐색에 바쁜 요한 경을 일별했다가, 다시 아이를 바라보았다.
앳된 민트색 눈망울이 나를 따라왔다.
차르르르······! 성지의 금빛 에테르가 파도처럼 솟아 꼬마들을 끌어안고 스러졌다.
“······기대된다, 헤릿. 그치?”
“응?”
“그즈음의 너도 멋진 어른이 되어 있을 테니까.”
내가 밝게 말했다.
이런 어쭙잖은 소리밖에 해줄 수 없어서 미안했다.
헤릿이 또래보다 약하고, 성장이 느리고, 말을 하지 못하는 것에 우리는 아무런 불만도 없다.
그저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고 편안하게 지내길 바랄 뿐이다.
더 아픈 곳 없이 씩씩하게 자라주길 기원할 뿐이다.
하지만 이 애가 ‘당장’ 그런 상태를 벗어나고 싶어 한다면······.
품이 한참 남는 파스칼의 옷을 입고 싶어 하거나, 프랑수아처럼 멋지게 말을 달리고 싶어 한다면.
그리고 그게 좌절되었을 때 아이가 상처받는다면.
그때 나는 삼촌으로서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까.
누구도 답을 가르쳐 준 적이 없어서 어려웠다.
어른스럽게 보호해주고 싶은데 나도 아직 어설퍼서 미안했다.
“······헤헹.”
그러자 헤릿이 답삭 나를 끌어안았다. 그게 고마워 머리를 쓸어줄 무렵,
-삐르르!
뚝심이가 알람처럼 나를 불렀다. 움찔 고개를 드니 신궁 앞의 요한 경이 보였다.
“마수의 기척은 전혀 없네요. 계획을 실행하셔도 되겠어요, 후작님.”
성기사가 눈웃음을 지으며 손짓했다.
동시에 우리 뒤를 따르던 전단 뭉치가 높이높이 떠올랐다.
*
잠시 후. 우리는 신궁의 그늘에 빙 둘러섰다.
산림욕을 하니 갈수록 정신이 또랑또랑해지는 것 같았다.
나는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아시다시피 계획은 단순합니다. 수목의 신궁에겐 다른 신물과 마찬가지로 세 가지 능력이 있고, 저희는 그중 하나이자 저 친구의 자랑인 ‘신궁(神弓)’을 빌릴 겁니다. 그전에 먼저 신물의 축복을 받은 에바가 접근해서, 우리가 공격하거나 괴롭힐 의사가 없다는 점을 알려야 해요.”
-삐삐삐
나는 어젯밤 폰으로 읽은 부분을 곱씹었다.
전자기기는 정말 중요한 내용을 확인할 때만 켜서 사용하고 있는데, 그마저도 한계라 이제 배터리는 3%뿐이었다.
전기 속성 마석을 구해서 밑에 깔았더니 은은한 충전 효과가 있기는 했다― 아무튼,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
“질문 있으시면 손을 들어주세요. 네, 요한 경.”
-삐삐삐
“신궁은 주인을 택하는 기준이 까다롭다고 들었는데요. 소공작님은 주인이 아닐뿐더러 활을 쏘기로 한 저는 신물과 초면이죠. 이에 대한 대책이 있으신가요?”
“대책은 없는데요. 파악해 놓은 허점은 있습니다.”
내가 씽긋하자 에바가 미간을 구겼다.
또 정강이를 걷어차일까 봐 잽싸게 표정 관리를 했다.
“신궁이 주인을 고르는 데 까탈스럽다는 전제 말입니다. 그것부터 틀렸거든요.”
-삐삐삐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녀석은 제국의 네 신물 중 가장 자비로운 성정을 지녔고, 그렇기에 외려 까칠하다는 오해를 받아 왔어요.”
“네? 무슨 말이 그렇습니까?”
소공작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했다.
나 또한 이 부분을 공부하며 헛웃음을 터뜨렸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퇴계공은 참 재밌는 작품이다.
“신궁의 신술(神術)은 다음과 같습니다. 오랜 세월을 내리는 힘. 상처를 낫게 하는 힘. 그리고 세상의 무엇이든 쏘아 맞히는 힘이죠. 그런데 이 녀석은요.”
-삐삐삐
나는 나무를 가리키며 말을 한 박자 쉬었다.
“그걸 여러 주인에게 축복의 형태로 내려줍니다. 상대에게 에테르가 있든 없든, 출신 성분이 어떻든 개의치 않아요. 그저 ‘영혼이 향긋하면’ 된다고 합니다. 다만 한 인간에게 세 능력을 몰아주는 일은 피합니다. 그건 신궁의 믿음에 반하는 일이거든요.”
-삐삐삐!
“잠깐! 잠깐만요, 그러면 저는―”
“네. 에바와 세실 블랑케르 공작님은 이미 신물의 주인입니다. 이건 저의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신궁은 아마 자신을 지켜주는 공작가에 보답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소가주의 재목이 보이면 대대로 장수의 은총을 내려주었겠죠.”
“세상에. 세상에······.”
대경실색한 에바가 양손으로 입을 가렸다. 놀란 헤릿의 눈이 왕방울만 해졌다.
요한 경은 무척 흥미로워했다.
“그럼 골렘의 준동 당시 신궁이 블랑케르 공작님을 치유한 건, 단순한 변덕이 아니었군요.”
“네. 이미 주인이라 생각하고 도운 거예요. 막상 인간들은 그렇게 여기지 않았지만요. 공작가에 장수 이외의 축복은 없었으니, 당연히 주인을 따로 섬기리라 생각한 겁니다. 게다가 블랑케르는 선대까지만 해도 무척 폐쇄적인 가문이었다고 합니다.”
-삐삐삐
‘외부 전문가가 여러 실험을 해볼 일도 없었겠죠.’ 내가 말을 맺으며 신궁을 올려다보았다.
분명 숲을 지나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축복을 받은 영지민이 제법 있을 것이다.
저 나무는 향기로운 생명에겐 한없이 자애로운 존재라고 하니까.
“그러니 요한 경의 화살도 메길 수 있을 거예요. 성흔 말입니다.”
“······글쎄요.”
자신 있는 답변이 돌아올 줄 알았는데, 추기경은 뜻밖에 난감한 얼굴이었다.
우리는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고개를 기울였다.
“헤인스 경은 맡아줄 만한 냄새가 나니까 괜찮을걸요. 딱히 향수로 만들고 싶은 건 아니지만!”
“에테르가 부족하다면 편히 말씀해주십시오, 요한 경. 저 요즘 쌩쌩합니다.”
-삐삐삐
“으응.”
에바, 나, 뚝심이, 헤릿이 차례로 그를 격려했다. 성기사가 쓰디쓴 미소를 지었다.
금풍에 하얀 머리칼이 나부꼈다.
*
대략 삼십 분 후.
“후작님!”
“네, 에바. 준비됐습니다. 바로 신궁에게 청해주세요!”
-삐삐삐!
내가 침대만큼 두꺼운 가지에 앉아 외쳤다.
그러자 지상의 에바가 양손을 신궁에 척 갖다 댔다.
곁에 선 헤릿이 양팔을 휘저어 우리에게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
아까부터 어깨 위의 뚝심이가 뭐라고 어필을 하는 것 같은데, 정말 미안하게도 녀석에게 집중할 정신이 없었다.
급한 용건이냐고 묻자 그건 또 아니라는 듯이 팽했다.
음식을 먹지 않으니 배가 고픈 것도 아닐 텐데.
진짜 조안 말대로 몸에 벼룩이 생겼나?
“조심하세요, 맹꽁이 후작님!”
에바가 귀신같이 내 정신머리를 잡았다. 나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수목의 신궁은 참말 순한 신물이었다.
마음에 안 들면 칼자루 쥔 인간을 불사르는 뉘 댁 혜검이나, 스스로를 꽁꽁 싸맨 채 나를 바다로 떠밀었던 누구네 방주와는 차원이 달랐다.
나무는 요한 경과 내가 몸통을 기어오르는 내내 얌전했다. 오히려―
“으엇.”
-우드득, 우드득!
내가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자 새로운 줄기를 뻗어 받쳐주기까지 했다.
나는 은서 얼굴만 한 이파리를 쓰다듬으며 파안했다.
낯선 인간에게도 이토록 친절한 친구인데, 오랜 세월 어렵고 도도한 존재로만 여겨져 홀로 지냈다는 게 아쉬웠다.
“시작할게요!”
-파아아아!
에바의 신호와 함께, 아래쪽에서 눈부신 금빛 광채가 터져 나왔다.
나는 가지에 상체를 눕힌 채 소공작의 성장을 즐겁게 관찰했다.
확실히 예전보다 성소가 커졌고, 서클의 문양도 한층 아름다워졌다.
헤릿 역시 기쁜 눈으로 누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 표정은 나도 잘 안다.
‘누군가의 순수 에테르가 무척 마음에 든’ 성기사의 얼굴.
“후우······.”
-사르르르······!
신물과 소공작의 교류는 순탄하게 진행됐다.
자신의 힘을 밝힌 에바가 심호흡하며 눈을 감자, 신궁의 보석에서 녹빛 기운이 흘러나와 아이를 끌어안았다.
잠시 걱정했지만 어린 신관의 안색은 평화롭기만 했다.
나는 조용히 변화를 기다렸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소녀의 바람을 들어주기로 했다면, 곧―
-쏴아아아······
선선한 가을바람이 숲을 노닐었다.
뚝심이가 기분 좋게 날개를 팔랑였고, 손에 든 성장은 반작반작 유쾌한 빛을 냈다.
본능적으로 알았다. 이는 요한 경의 힘이 아니었다.
반짝, 에바가 눈을 떴다.
-우지끈!
동시에 높은 곳에서 엄청난 소리가 났다. 나는 퍼뜩 고개 들어 위를 바라보았다.
요한 경이 대기하고 있던 자리에서, 느리지만 분명한 변신(變身)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무의식중에 턱이 쩍 벌어졌다. 허어······.
-와지끈자끈! 오지끈뚝딱!
-빠지직! 쩌적, 우지끈!
거대한 줄기에서 잔가지가 폭포처럼 쏟아지고, 늙은 이파리가 몸을 떨어뜨린 자리에 푸른 잎사귀가 돋아난다.
고작 몇 분 사이 수천 개의 그림자가 나고 지기를 반복한다.
나이테가 늘어나고, 나무겉이 쪼개지고, 나무속은 팽창한다.
풀벌레조차 숨을 죽이고 이슬에 기적을 기록한다.
까드드득! 개중 용처럼 묵직한 것이 구불구불 움직여 천공에 팔을 뻗는다. 첫가을의 잎새는 옹골차고 푸르다.
나는 그것이 활의 궤적을 그리고 있노라 직감한다.
-쩌저저적―!
아······.
“······어요, 후작님! 요한 경! 됐어요!”
-삐르르르, 삐삐!
‘성공했습니다!’ 에바와 뚝심이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황급히 지상의 아이들을 확인하고(둘은 그루터기를 얼싸안은 채 웃고 있었다), 뚝심이를 쓸어준 뒤 시선을 들었다.
코앞엔 그야말로 환상 같은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세상아······.”
눈알이 빠질 것 같았다.
나는 벅찬 심장을 부여잡고 콩콩 뛰는 굴뚝새와 뺨을 맞댔다.
지고한 방주님 앞에서 꺼낼 이야기는 아니지만, 수목의 신궁은 정말로― 내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위대하고 근사한 신물이었다.
나무 꼭대기는 이제 육중한 궁자(弓子) 모양을 하고 있었다.
에메랄드그린의 날카로운 활줄이 햇살 아래 번뜩였고, 빽빽한 나뭇결 틈바구니로 금속성의 녹빛이 반짝였다.
모두 신성한 수액(樹液)의 증좌였다.
나는 아이들의 희소를 들으며 추기경을 바라보았다.
자꾸만 올라가는 입꼬리를 주체하기 힘들었다.
“그럼 요한 경, 시위를 당겨주십시오. 잘 부탁드립니다.”
그러자 그가 명령받은 기사처럼 움직였다. 비록 내켜 하진 않지만 괜찮을 터였다.
그는 우리 가운데 ‘회의’를 맡은 어른이니, 저렇게 반응하는 것도 당연―
-치이이익······!
흠칫. 나는 식겁하며 실눈을 떴다.
아직 상황을 모르는 아이들은 밑에서 환성을 지르기 바빴다.
하지만 요한 경과 가까운 내게는 똑똑히 보였다.
-꾸루루룩, 치이이······
그의 손끝이 닿은 신궁이, 시퍼렇게 썩으며 녹아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