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Happens When the Second Male Lead Powers Up RAW novel - Chapter (358)
서브 남주가 파업하면 생기는 일-358화(358/920)
#358
태자와 성녀와 옷장 (8)
세계가 나를 정말로 의지하고 있다면, 이토록 강렬한 예감은 일종의 힌트겠지.
주신이 나를 도와주려는 것일지도 몰라.
‘······그러니 제가 직접 친구들을 찾고 싶습니다.’
모두의 시선이 오롯이 내게 쏟아졌다. 눈앞에서 떡밥을 놓치고 싶진 않았다.
‘설령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가서 확인해 볼 가치는 있다고 믿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나는 결연히 말을 맺고 좌중을 돌아보았다.
오찬장에 모인 어른들은 대개 신중했지만, 결정이 필요한 순간에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어쩌면 그것이 리에스테르를 지탱하는 기둥 일부일지도 모른다.
판단은 신속했다.
“이러! 하!”
-히히힝!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거대한 황실 마차가 가을의 야음을 뚫고 질주했다.
말들의 뜨거운 호흡이 찻간까지 닿는 것 같았다.
급한 대로 짐을 싸고, 최소한으로 인원을 꾸렸더니 벌써 해가 넘어간 시각이었다.
우리는 순식간에 황궁을 벗어나 르고 종합 무역소로 향했다.
잠깐 숨 돌릴 틈이나 창밖을 구경할 시간 같은 건 없었다.
스승님의 생신이 이토록 긴박한 날이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지만, 어쩌면 두 주인공이 실종된 순간부터 이는 예정된 전개였을 것이다.
나는 뱅자맹이 챙겨준 가가방을 빠르게 뒤졌다.
언제든 눈동자 색을 가려줄 마석 안경을 찾아 쓰고, 대륙 전도를 꺼내 펼쳤다.
-부스럭, 부스럭!
사아아! 프랑수아가 잽싸게 마법 조명을 밝혀 주었다.
환해진 차내에서 다섯 사람과 세 신수의 머리가 둥글게 모였다.
나는 즉시 작전 브리핑을 시작했다.
개요는 모두가 들었지만, 세부까지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하니 틈나는 대로 서로의 지식을 보충하는 게 좋았다.
먼저 지도 한편을 손가락으로 척 짚었다.
‘스타티아 평야’.
“이곳의 포털 수색은 계속하는 게 좋겠습니다. 태자님과 크리스텔 경, 디오프 공녀가 정말로 땅 밑의 고대 마법식에 휩쓸렸을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황제 폐하께도 그렇게 전해주십시오, 전하.”
“맡겨 두렴. 전령이 두어 시간 안에 출발할 거야.”
부티에 추기경의 베이지색 눈동자가 예리하게 빛났다.
스승님은 황궁을 지키고 국정을 돌보셔야 하기에 당연히 우리와 동행하지 못했다.
그래도 좋은 마음으로 배웅해 주시겠다는 것까지 말릴 수는 없어, 오늘은 함께 나온 참이었다.
나는 다음으로 지도의 우측 상단을 가리켰다.
‘달’.
“그리고 저희는, 달의 위상 변화에 따른 미지의 현상을 파헤칩니다.”
덜커덩, 덜커덩! 돌부리에 걸린 마차가 잠시 흔들렸다.
몸이 크게 기우뚱거리는 상황에도 우리의 집중력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내가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제 이론은 이렇습니다. 제국군이 화성 대접근에 맞춰 태자님의 신술을 준비하는 동안, 신국군은 달이 숨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래서 추기경들이 끝까지 나오지 않은 거예요. 아군은 천체 하나에 집중하느라 다른 천체엔 미처 신경 쓰지 못했고요. 실제로 기록을 보시면······.”
“9월 3일. 스타티아 전투가 벌어진 밤엔 그믐달이 떴어요. 달무리가 져서 시계도 나빴다고 하네요.”
보스락! 요한 경이 기민하게 다른 자료를 열어주며 말했다.
나는 재깍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달이 모습을 감춘 삭(朔)은 그로부터 3일 후인 9월 6일이었습니다. 스승님?”
“응. 제국 사람들은 태양을 숭상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신국 사람들은 반대로 달을 경애한단다. 주신께서 밤하늘의 은반에 많은 권능을 베푸셨다고 믿지. 예서가 한때 신국의 달이라 불린 것도 같은 맥락이야.”
추기경의 쉬운 설명이 이어졌다. 그러자 파브리스 베랑 공작이 조용히 손을 들었다.
매일같이 난민을 보살피는 선인이자, 로메로 선황의 친우였던 잉그리드 베랑의 손자.
스승님의 급보를 받고 부랴사랴 입궁한 그는 상황을 공부하고자 매 순간 노력하는 중이었다.
정말 고마운 분이다.
“전하. 신국에서는 보름달을 가장 강력한 위상이라 일컫는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달이 기우는 시기엔 신성한 힘도 마땅히 약해지지 않겠습니까? 그것에 어떤 이용 가치가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바로 그겁니다, 공작님.”
내가 그를 보며 싱긋했다. 남자의 눈이 동그래졌다. 요한 경이 부드럽게 말을 받았다.
“신국에서 달이 없는 밤이란 공포를 상징합니다. 월광이 사라져 별조차 보이지 않는 암흑이 드리우면, 이날만큼은 배움이 짧은 이들도 바깥출입을 삼가죠. 광인과 유령, 마수와 도적. 온갖 사특한 존재가 자유롭게 지상을 돌아다닌다고 믿거든요.”
“그러면······.”
파브리스가 거의 흐름을 따라잡았다. 나는 지도를 톡톡 두드리며 밝게 웃었다.
지구에도 달에 관한 미신은 수없이 많았다.
현대엔 그런 믿음이 약해졌다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보름을 길조로 여기거나 삭을 흉조로 여기는 풍습은 흔했다.
거기다 원작에서 예서 왕자가 전사한 날 역시 달이 뜨지 않았다.
어엿한 독자인 내가 이걸 놓치면 안 되겠지.
“우리는 모르고 신국만이 아는, 평야와 달에 관한 비밀이 있는 겁니다. 가령 초하루 어둠이 내릴 때 이곳 사람들이 흔적도 없이 실종된다든지요. 이게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사건이라면, 군사 작전에 활용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어쩌다 왕세녀 전하와 대공이 얽혔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주신 맙소사. 그래서 스타티아 평야에 관한 기록을 찾으신 거군요.”
공작이 조모님의 일기장을 쥔 채 중얼거렸다. 나는 빠릿빠릿 반응했다.
“맞습니다. 프랑수아, 스타티아 확대도를 좀 보여 주시겠어요?”
“귀하신 분의 뜻대로!”
후작이 재바른 손놀림으로 고지도 한 장을 꺼냈다.
군데군데 녹고 찢어진 종잇장은 몹시 위태로워서, 손끝 하나 대기도 까다로운 상태였다.
이는 뒤엠 후작저의 소장품으로 삼백 년도 더 된 물건이었다.
정확히는 신국의 지방도 묶음 중 한 장이라고 했다.
나는 깃펜의 털 부분으로 종이를 살살 건드렸다.
“여기 보시면, 위에 ‘스타티아 백작령’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습니다. 흐리지만 철자는 충분히 확인 가능하죠. 평야가 스네이더르 공작가로 넘어가기 전에 제작된 지도입니다. 마을 이름들도 조그맣게 나와 있습니다.”
“그렇군요. 얼추 보입니다.”
“네. 저는 공작님의 조모님이, 여기 어딘가에 율리터의 유해를 뿌리셨으리라 추측하고 있습니다.”
내가 차분하게 말했다. 그러자 공작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사실입니다. 할머님께서 스타티아 백작령까지 홀로 나아가 보내주셨다고······. 그리 기록하셨습니다.”
짧은 침묵이 흘렀다. 나는 뒷말을 이었다. ‘제 결론은요.’
“죽은 율리터의 영혼이 평야를 떠돌며, 삭이 찾아올 때마다 기현상을 일으키고 있다는 겁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
히히힝―! 창밖의 말이 길게 울며 발을 굴렀다.
파브리스가 장탄식과 함께 느릿느릿 얼굴을 감쌌다.
일행은 이미 들은 이야기인데도 심란한 낯빛이었다. 나는 개진을 멈추지 않았다.
“신국 측은 사전에 이를 알고 이용하고자 했을 공산이 큽니다. 산트와 요한 경은 관련 소문을 듣지 못했다고 하니, 왕실이나 스네이더르 공작가에서 철저히 숨긴 것이겠죠. 태자님과 크리스텔 경은 여기에 휩쓸린 거고요. 근거는 충분합니다. 율리터는 한때 최연소 추기경급 신관의 자리를 넘보고 있었습니다. 아주 촉망받는 성직자였다고 책에서 읽었어요. 그만큼 뛰어난 신력을 품은 채 죽었다면, 그리고 그곳에 미련이 남았다면······. 사후에 기적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것도 놀랍지 않습니다.”
따각, 따각, 따각! 어느덧 도심에 접어든 마차가 날래게 달리고 있었다.
근위대원들이 인파를 물리는 소리가 들렸다.
한참 만에 적막을 깬 것은 스승님이었다.
“하난 폐하처럼 말이야.”
“······네. 그분처럼요.”
물론 하난은 당대 최강의 추기경이었고, 성기사였다.
무려 천 년간 문드러진 원한이 사막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다는 점도 달랐다.
이번 건은 비교적 최근의 비극이었다. 게다가 율리터는 국왕에 비하면 몹시 약했다.
만약 내 추리가 전부 사실이라면, 모르긴 몰라도 그녀의 혼에는 숱한 제약이 따르고 있을 것이다.
“공작께서 유해의 위치를 찾는 데 도움을 주신다면, 친구들과 디오프 공녀를 구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파브리스가 나의 손등에 입을 맞추고서 답했다.
스승님은 나의 매무새를 정리해 주며 끊임없이 당부하셨다.
“전투 지역엔 얼씬도 하지 말렴. 아무리 궁금증이 나도 요한 옆에만 있어.”
“예.”
“네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언제나 안전을 우선해야 해. 약속해 주겠니?”
하하하. 늘 생각하고 있는걸요.
“약속드립니다. 벌써 일곱 번째네요.”
“열 번도 부족해. 너를 보내는 게 잘하는 일인지 모르겠구나.”
“하지만 제 에테르가 두 분을 찾기엔 제일 확실하잖아요.”
“한마디도 안 지는 것 봐. 정말 알렉상드르 같네.”
‘신수들보다 궁주가 더 걱정이야.’ 한숨 쉬며 혀를 차시는 모습에 웃음이 났다.
그사이 요한 경은 바깥의 달을 확인했다.
“일주일 안에 만월이 되겠네요. 만일 왕자 전하의 가설이 모두 맞는다면, 원혼은 신성한 힘이 차오르기 전에 목표를 이루고 싶어 할 거예요.”
“아.”
젠장, 그게 문제였다!
대강 작전은 세웠고 든든한 동행도 있는데, 이제는 그놈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본래 큰 뜻을 품고 행동하는 귀신들은 마감일도 칼 같이 지키는 편이다.
일정 자체를 빡빡하게 잡아서, 주인공이 마지막까지 죽자 살자 뛰어다니게 만드는 경우도 많다.
이건 귀신 나오는 영화 몇 편만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럼 주인공도 아니고, 이제 ‘서브 남주’도 아닌 나는 어쩌지?
“요한 경.”
대륙 횡단 열차도 없는 판에, 언제 사막 건너고 신국 진출해?
그사이 주인공들이 귀신에게 홀려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그전에 스타티아 평야까지 닿을 수 있을까요? 제발 그렇다고 해주십시오.”
‘필요하다면 지금이라도 아드님께 양해 구하고 뚝심이를 데려오겠습니다.’ 내가 맞은편에 앉은 성기사를 보며 간절하게 랩을 했다.
그가 나지막이 웃는 사이, 해답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튀어나왔다.
“그러고 보니 왕자께서는 저의 순간 이동 특기를 자세히 모르시겠군요.”
“······프랑수아?”
단숨에 모든 눈길이 파워 연예인에게 쏠렸다.
남자는 쏟아지는 관심을 만끽하며 끈적한 윙크를 날렸다. 잘생긴 거 알겠으니까 좀!
“한 번이라도 가본 곳이라면 언제든 다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네?”
당신이 그렇게 먼치킨이라고?!
“그것이 저를 8급으로 만드는 위대함이지요. 거리에 따라 마나 소모량의 차이가 극심합니다만, 어쨌든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지역은 없습니다. 아, 역시 놀라시는군요!”
“나는 네 겸양이 가장 놀라워, 프랑수아.”
“마담 전하, 무한한 영광입니다.”
어느새 무역소에 다다른 마차가 속력을 낮추고 있었다.
나는 못나게 발을 구르며 그를 독촉했다.
“그래서 어디까지 가보셨는데요? 프랑수아, 웃지만 말고 빨리요!”
-히히히힝!
“······까지 가 봤습니다. 꽃다운 나이 열다섯이었지요.”
비록 말 울음에 묻혔지만 놓칠 수 없는 단어가 있었다.
내 입이 함지박처럼 벌어졌다!
“대박!”
-끼이이!
-꾸르르!
-끼응으!
“어이쿠!”
웬일로 얌전하던 레서판다들이, 결국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후작에게 덤벼들었다.
나는 잔뜩 신이 나서 마차 문을 두드리는 직원에게 손을 흔들었다.
손끝으로 프랑수아를 가리켰다가, 요한 경을 콕콕 찔렀다가, 파브리스 공작을 쿡쿡 짚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를 손가락질했다.
“안녕하세요!”
우리 주인공들 찾으러 갑니다, 오늘 바로 사막 건넌대요!
*
사실상 크리스텔은, 혼자 4인분을 경계하고 있었다.
망크란스 주민들의 성화에 끌려 나온 그녀는 거의 죽상을 했다.
“······크리스텔이라고 합니다.”
똥 씹은 표정으로 대충 말했는데, 신관이라는 작자는 그녀의 목소리를 포착하고서 눈송이처럼 곱게 웃었다.
쨍하니 밝은 하늘색 눈동자가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다.
하지만 기이하게도, 마을 전체를 감싼 불쾌한 에테르의 근원은 그녀가 아니었다.
오히려 신관에게서는 이상할 만치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힘을 갈무리하는 솜씨가 대단해 보였다.
“예쁜 이름이에요.”
‘저는 에타라고 해요.’ 그녀가 천사 같은 음성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가인은 최대한 무관심한 표정으로 턱만 까닥여 보였다.
하지만 속으로는 경악하다 못해 360도로 혀를 내두르는 중이었다.
대체 뭐 하는 사람이길래 목소리도 이렇게 간드러지지? 뭐, 천년 묵은 구미호인가?
그럼 이게 전부 간 때문이야?
“마을에서 못 보던 분이시네요. 최근에 오셨나요?”
‘에타’가 살갑게 말을 붙였다.
크리스텔은 지푸라기를 짝짝 씹으며 건달 같은 기조를 유지했다.
사이비 최면술사 구미호에게 연기로라도 굽실거리긴 싫었다.
“예에. 길을 헤매다가 우연히 여기 와서 신세 지고 있습니다. 신관님이 나가는 길을 알려주실 거라기에 기다리던 참,”
“저쪽 신사분은 일행이신가요?”
그리고 말허리가 잘렸다.
가인은 와락 인상을 쓰다가, 싸한 느낌에 후다닥 그녀의 시선을 쫓았다.
“저······.”
흑발의 똥차가 이쪽을 향해 기세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성석은 어디로 숨겼는지 보이지 않았고, 주황색 눈동자엔 뜨거운 적개심만이 가득했다.
야, 지금은 안 돼! 깽판을 쳐도 단서를 뜯어낸 다음에 해야 돼!
“저거는······. 막내예요.”
시발, 당황해서 말이 잘못 나왔다. ‘돼지’만 피한다는 게 그만!
“크리스텔 씨의 동생이란 말씀이세요?”
“예에······. 어쩌다가. 제가 똥 기저귀 갈면서 키웠어요.”
“어머나.”
에타가 풍성한 속눈썹을 깜빡이며 놀랐다.
주민들도 이런 비화는 예상하지 못했는지 술렁술렁하기 시작했다.
‘우지끈, 쿠당탕!’ 황태자 놈이 썩은 탁자를 작살 내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이건 아니었다. 가인은 입 안쪽 살을 깨문 뒤 곧장 본론을 꺼냈다.
자꾸 딴소리를 하다가는 제 입에서 개소리만 나올 것 같았다.
평소처럼 야무지게 가보자고.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요, 신관님. 저희는 급히 돌아가야 할 곳이 있어서요. 마을 밖으로 나가려는데 길을 좀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가인이 딱딱히 말하자, 에타가 ‘아.’ 하고는 사르르 눈웃음을 지었다.
이어 장미 같은 입술이 달싹거렸다.
“하지만 거짓말쟁이는 벌을 받아야 하잖아요.”
······아?
“두 분은 남매가 아니에요. 저분의 피는 귀해요.”
‘나를 속일 생각은 마세요.’ 그렇게 속삭인 에타의 눈이 흉기처럼 번뜩였다.
크리스텔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우뚝 굳었다.
‘자박, 자박, 자박······.’ 신관은 한 폭의 명화처럼 우아한 몸짓으로 가인을 지나쳐 태자에게 걸어갔다.
마을 주민들이 신실한 신자처럼 우르르 그녀를 따랐다.
“······헉, 콜록!”
뒤늦은 숨이 터져 나왔다. 방금 뭐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