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Happens When the Second Male Lead Powers Up RAW novel - Chapter (374)
서브 남주가 파업하면 생기는 일-374화(374/920)
#374
독성(瀆聖) (3)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것은 절규에 가까운 외침이었다. 유딧 카밍하는 천천히 발을 멈추었다.
멀리서 왕세녀가 언덕을 달려오고 있었다.
흡사 어미의 뒤꽁무니만 보고 내뛰는 망아지 같았다.
험한 돌부리에 걸리고, 추기경답지 않게 비틀거리고, 호흡을 전혀 정돈하지 못한 채.
절박하게.
“대공 전하!”
유딧의 외눈이 느릿느릿 돌아갔다.
안개 사이로 희게 질린 엘리서 페네티안의 얼굴이 비쳤다.
조금 더 기다리자, 화려한 은빛 갑옷과 보석 같은 눈동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노인은 빠르게 다가오는 청년을 보며 생각했다. 아직 새파랗게 어린 나이라고.
새로이 무언가를 습득하기에 전혀 늦지 않은 계절이라고.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과연 이자가 버틸 수 있을까.
“조금 전에 하신 말씀, 더 듣고 싶습니다.”
“······.”
일생에 걸쳐 체화한 신국 왕실의 신념과 사상을 내려놓고, 대공가의 믿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유딧이 보기에 젊음의 가장 위대한 장점은 경이로운 탄성(彈性)이다.
젊은이들은 극심한 충격도 중장년보다 쉬이 흡수하며, 고무로 만든 공처럼 금세 튀어 오르는 활력을 보여준다.
상처 회복과 망각이 쉬우니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하기에 적절한 시기다.
아직 머리가 덜 여물었으므로, 과거를 떨치고 새로운 길을 익히기에도 늦지 않은 시절이다.
하지만 모든 청년이 그런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외풍을 견디지 못해 부러질 것이요, 누군가는 미아가 되어 무너질 것이다.
당연하게도.
“······각오는 되어 있소?”
게다가 왕세녀는 거리의 필부가 아니다.
오랫동안 여러모로 강력한 주입이 이루어졌을 터였다.
“예?”
엘리서가 즉시 되물었다. 유딧은 흐린 태양 같은 그녀를 보며 무덤덤히 말을 이었다.
“오늘의 대화는 없던 일로 하는 게 나을 수도 있소. 모두의 이익을 위해서지.”
“······.”
“나는 대공령의 영지민을 지키고, 그대는 이대로 왕가를 보전할 수 있을 거요.”
“······아니요.”
‘저는 기회를 원합니다.’ 언제나 굳건하던 저음이 벌벌거리고 있었다.
엘리서 자신도 스스로가 얼마나 약해 보일지 알았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나면, 저에게는 영영 어떠한 가능성도 주어지지 않으리라는 직감이 들었다.
그러니 속이 뒤집히고 온몸이 차가워져도 용기를 내야 했다.
하나뿐인 남동생을 살리고자 적국으로 보낼 꾀를 내고, 망설임 없이 최전방으로 뛰어들었던 순간처럼 말이다.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했지만, 동생이 죽는 것보단 낫다는 무모한 확신으로 행동했던 그때처럼.
아니. 오늘은 그보다 더욱 굳센 마음으로.
“왕녀를 지키고 신국을 살릴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도와주십시오.”
“이해하지 못하는군.”
대공이 다시금 왕세녀를 밀어붙였다.
주름 깊은 얼굴엔 일말의 감정도 비치지 않았다.
“평생을 살아온 천지가 뒤바뀌고, 그대는 마침내 스스로의 처지를 깨달을 것이오. 어쩌면 자신이 길바닥의 걸인보다도 초라하다고 느끼겠지. 오히려 그네의 인생이 더욱 진실함을 알게 될지도 모르고.”
“······.”
“그날에 치받는 수치심과 괴로움을 홀로 이겨낼 수 있겠소? 마냥 곱게 자란 왕손이라면 버티기 힘들 것이오. 후회는 불지옥 같고, 슬픔은 통렬할 테니까.”
‘그대로 달아나고 싶을 수도 있겠지.’ 이는 연장자의 마지막 경고였다.
어중간한 다짐으로는 덤비지 않느니만 못하니, 잘 생각해서 물러나라는 조언이었다.
게다가 두 사람 사이엔 혈족의 정이나 인연 같은 것이 없었다.
제대로 된 대화는 이번이 처음이나 마찬가지였다.
최악의 경우가 닥치면, 유딧은 분명 엘리서가 아닌 대공령을 택할 터였다.
일평생 은둔자로 살아온 대공이 그녀와의 끈을 잘라내는 일이야 손바닥 뒤집기보다 쉬웠다.
노공의 땅은 일각에서 공국(公國)이라 부를 만큼 독립되어 있었다.
요컨대 신뢰의 초석을 쌓자면, 엘리서는 전부를 걸어야 했다.
“제가 무능하여 예서를 잃었습니다.”
노인은 묵묵히 청년을 바라보았다.
먼바다처럼 푸른 눈에, 뜨거운 불씨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추기경급 성기사의 힘을 품었고, 쌓인 금은보화와 왕세녀의 지위가 있는데도 그리했습니다. 눈앞에서 그토록 허망하게 떠나보냈습니다. 다시는 그 아이를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팔다리가 묶인 허수아비라, 동생의 시신조차 거두지 못했습니다.”
“······.”
“홀로 가슴 치는 날은 이미 숱하게 많았습니다. 하루하루 빛이 들지 않으니, 제게는 낮과 밤이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래도 제가 이대로 좌절하면 아니 되지 않습니까.”
“······.”
“막내까지 잃을 수는 없습니다, 전하.”
백옥 같은 뺨으로 낙루 한 줄기가 흘러내렸다. 왕세녀는 순식간에 물기를 닦아냈다.
“코르넬리서가 공작의 손에 놀아나는 일은 제 목숨을 바쳐서라도 막겠습니다. 스네이더르가 신국을 집어삼키는 꼴도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
“폐하의 딸인 제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부디 가르침을 주십시오.”
대공은 한동안 답이 없었다.
다만 왕세녀를 보는 시선은, 지표 깊숙한 곳에 자리한 힘처럼 뜨겁게 요동치고 있었다.
“2왕녀는 어찌하고 왔소?”
“마르티어 제일스트라 경이 곁에서 지키고 있습니다. 제 평생에 유일하게 직접 얻은 수하이자 벗입니다. 믿을 수 있습니다.”
“그밖에 신임할 수 있는 자는?”
“······저의 세력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엣자르트 로세하르더 궁정백이 왕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스네이더르 공작과는 자주 부딪히는 편이라 들었고 성향도 판이합니다. 왕성의 시종장 역시 믿음직합니다. 파우먼 백작의 동생입니다.”
“파우먼?”
대공의 한쪽 눈이 커졌다. 이는 상당히 격한 반응이라 엘리서도 놀랐다.
파우먼은 가세가 대단치 않은 가문인데, 변방의 친척 어르신이 알고 있다는 점도 의외였다.
“······아네마리 파우먼의 혈족인가.”
“예?”
“아니오. 시종장도 그만하면 되었군.”
그러고는 잠깐 침묵이 흘렀다.
유딧은 가만히 엘리서를 들여다보더니, 땅이 꺼지도록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렴 이 청년이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의 선언에 모래알처럼 많은 목숨이 달려 있다는 사실을.
저 하나의 변화에, 앞으로 수백 년의 세월이 통째로 바뀔 수 있다는 진리를.
“대공령으로 가지.”
“······지금 바로 말입니까?”
왕세녀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녀는 여기가 어디인지도 몰랐고, 대공령은 동부 해안을 낀 벽지였다.
어른이 가볍게 핀잔했다.
“그러면 나중에는 기회가 있겠소? 빌헬미나 스네이더르에게 같은 수법을 두 번 쓸 생각은 마시오. 로이 백작도 당분간 몸을 사릴 게요. 하늘이 잠잠한 것을 보면 지금쯤 양국이 휴전에 들어간 모양이니······. 이만한 사건은 최대한 활용해야지.”
그리고 등을 돌려 저벅저벅 멀어졌다.
당혹한 엘리서는 잠시간 굳어 움직이지 못했다.
제가 누워 있던 모닥불 쪽을 일별했다가, 하늘의 달을 찾기도 했다.
그러나 망설임은 길지 않았다.
“······전하! 동행하겠습니다!”
청년은 서둘러 노인의 뒤를 따랐다. 나이 든 입꼬리가 설핏 올라갔다.
이윽고 두 인형이 무해(霧海) 너머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
내가 어디까지 했더라?
-까악, 까악, 까악······!
아, 그래. 거대한 석성(石城)!
“제가 알기로 아네마리는 율리터의 하인이었습니다. 조모님의 기록에 그리 쓰여 있지요. 여기를 보십시오, 랑부예 경.”
“아, 대박······.”
이곳이 어디인지는 몰라도, 마음 놓을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일단 제국 땅이 아닌 건 확실했다.
빌딩만큼 크고 귀곡(鬼谷)처럼 음산한 바위 절벽 하며, 그것을 정교하게 깎아 만든 성은 누구의 눈에도 평범해 보이지 않았다.
멀리서 보면 건물이 암석에 완벽히 묻히는 모양새였다. 그린 듯한 보호색이었다.
웅장한 성채는 사람을 압도하는 느낌이 있었고, 머나먼 하늘에선 까마귀들이 빙빙 돌며 불길하게 울어댔다.
초가을 치고는 공기가 너무 찼다.
여전히 안개가 자욱해 주변 지리를 파악하기도 어려웠다.
다른 친구들은 소리를 한껏 죽인 채, 망크란스 마을에서의 경험을 퍼즐처럼 짜 맞추고 있었다.
“그러니까 제가 정리해 볼게요. 일단 망크란스엔 수많은 성기사가 묻혀 있었어요? 에테르가 잔뜩 고여 있었다는 뜻이죠. 요컨대 언제든 시공간이 뒤틀릴 만한 잠재력이 있었다. 거기다 마을엔 율리터의 유해가 뿌려졌다고 합니다. 즉, 율리터가 과거의 시간선······? 거기서 균열을 만들고······. 그 뭐냐. 후작님이 뭐라고 하셨죠?”
“가공간.”
“아, 네! 가공간을 열 만큼 적당한 장소였다는 겁니다. 근데 그것과 별개로, 성기사들이 묻혀 있으니까 달무리초가 엄청나게 피었고. 그래서 환각 안개가 일어났고. 이게 신관의 에테르를 흉내 내는 성질을 지녀서 저희는 내내 불쾌했던 거고. 여기서는 사람들이 행방불명되고······.”
“예. 결과적으로 후작님의 달 위상 이론이 맞았습니다. 헤인스 경의 설명에 따르면, 달무리초는 보통 삭일 즈음에 개화하여 꽃가루를 뿌린다고 합니다. 주신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서였겠으나, 그 무렵에 실종 사건이 발생한 것 역시 우연이 아니라······.”
엘리자베트 경의 침착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나는 일행과 몸을 숨긴 바윗돌 너머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다시 한번 성새를 관찰하기 위해서였다.
레서판다들이 질세라 곰작거리며 어깨를 등반했다.
“······진짜 조용하네. 내다보는 사람은 고사하고 보초 한 명도 없어.”
-낏
-끙
-꾸
신수들이 심각하게 말을 받았다. 녀석들이 보기에도 어딘가 수상쩍은 모양이었다.
“그치. 버려진 성인가? 그러기엔 너무······. 뭐가 있어 보이는데.”
내가 미간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우리는 요한 경 말대로 얌전히 숨어 있는 중이었다.
성기사는 한두 시간 전쯤 프랑수아와 문제의 성을 정찰하러 갔다.
나는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후작이 함께 남았으면 했지만, 본인이 끝까지 고집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
생각해 보면, 가는 길에 은근슬쩍 헤릿의 대부 이야기를 하려던 거 아닌가 싶다.
그것도 잘 풀렸으면 좋겠고 둘이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겠다.
어디까지 잠입했으려나.
“어우. 날 춥네.”
나는 부르르하며 다시 몸을 말았다.
본래 더위나 추위를 크게 타는 편이 아닌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곳 날씨는 9월이 아니었다.
잘 봐줘도 10월 말이나 11월 초였다.
두 주인공과 엘리자베트 경 등은 멀쩡해 보였지만, 남부 사람인 파브리스만 해도 입술을 떨고 있었다.
균열을 넘으면서 아주 북쪽까지 훅 올라온 건가? 대체 왜?
어쩌다 이렇게 꼬였지?
-툭!
어? 때마침 세드리크 태자가 대례복을 벗어 내던졌다.
나는 반색하며 흘끔 눈치를 봤다.
이쪽으론 시선도 주지 않는 걸 보니, 그냥 더워서 팽개친 듯싶었다.
역시 F/W 시즌엔 불 속성이 최고지!
“앗싸.”
싱글벙글 코트를 주워 걸치고, 뜨끈한 레서판다들에겐 다른 이들의 보온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페리가 파브리스 공작에게 달려가 냉큼 안겼다.
레아는 저쪽에 누워 있는 디오프 공녀의 옆구리에, 데미는 카르메 곁에 자리를 잡았다.
나는 열심히 입 모양을 움직였다. 고마워. 너무 착하다.
“그럼 율리터의 분신은 전부 그녀에게 중요한 기억이었네요. ‘율러스’는 유년 시절의 별명이었고, ‘에타’는······. 잉그리드 남작님 기록에 의하면 로메로 선황께서 부르시던 애칭이고. 아네마리 할머니는 신국에서부터 따라온 하인이니까, 정이 깊었겠습니다.”
크리스텔이 손가락을 꼽으며 말을 이었다.
나는 언제 딴짓했냐는 양 시침을 뚝 떼고 대화에 집중했다.
“그렇게 보아야 할 듯합니다. 허나 진짜 인간을 만들 수는 없으니, 달무리초에 환상을 뒤집어씌운 것이겠지요.”
“진짜. 어쩐지 사람 촉감이 꽃하고 똑같더라고요. 서늘한 게.”
절친 두 사람이 사건을 머릿속에 착착 개어 넣고 있었다.
특히 부근위대장은 돌아가서 보고할 사람이 많으니, 더더욱 이런 과정이 필요했다.
나는 친구들의 대화를 차분히 곱씹었다.
기억이라. 율리터 스타티아의 기억 조각들······.
「걱정 마세요, 예서 씨.」
「누님과 동생을 부탁드립니다.」
그럼 내가 하얀 공간에서 만난 예서 왕자도 그의 ‘일부’였을까. 전체가 아니라?
하지만 나는 본능적으로 그가 ‘그’임을 알아보았다.
수호령이나 환상이 아닌, 온전하고 분명한 예서 페네티안이라는 사실을 뼛속 깊이 확신했다.
맹세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다. 무엇이 달라서 그랬을까?
그날의 나는 어떻게 알았지?
“또.”
“응?”
흠칫하며 옆을 돌아보았다.
바위에 기대어 앉은 태자가 날카로운 눈매로 나를 관찰하고 있었다.
“왜 그러십니까?”
“그대는 몽상이 지나쳐.”
······이놈은 내가 퇴계공 생각을 할 때마다 귀신같이 나를 으른다.
뭐를 알고 이러는 건지.
“아니, 그게······. 사람이 살다 보면 생각할 거리가 많을 때도 있잖아요. 마음먹고 멍때리면 뇌 건강에도 좋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멍을 때리면 생각하는 게 아니긴 한데요, 아무튼.”
곧 말할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주라.
“······폭력을 쓴다는 뜻인가? 그대가?”
당황해서 아무 말이나 주워섬겼더니, 주황색 눈동자가 이해하지 못했다는 양 가늘어졌다.
하하하. 나는 성소를 통해 에테르를 흘려보내며 실없이 웃었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한테는 가르쳐 줄 게 많겠다.
나중에 가인 씨랑 이것저것 재밌는 놀이를 잔뜩 알려줘야지.
로판 남주 설정의 이십 대 황태자한테는 뭐가 제일 흥미로우려나?
“아!”
불현듯 번개 같은 깨달음이 머릿속을 밝혔다!
나는 충동적으로 태자의 멱살을 붙들었다. 쇼크를 닮은 감각에 온몸이 전율했다.
“뭐 하는 짓이지? 궁에 갇히고 싶나?”
“미친. 기억이 아니었어. 그 분신들은 율리터의 기억이 아니라······.”
입술만 소리 없이 벙긋거렸다.
그들은 율리터의 기억이 아니라, 그녀의 ‘설정’ 조각들이었다.
“세상에······.”
“세레니테?”
율리터는 <퇴사했더니 이계 공녀> 본편에 등장하지 않는다.
이미 과거에 사망한 인물이라, 여러 사람의 입과 작중 묘사를 통해 전해지는 내용이 그녀의 전부였다.
다시 말해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다. 퇴계공 속 그녀는 수많은 파편의 모음이다.
예서 페네티안과는 다르다.
그는 퇴계공이 휴재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작품 내내 살아 숨 쉬고 있었다.
그래서 내 앞에 완전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었다. 이 가설이 전부 맞는다면······.
원작에 나오지도 않았던 이들이 내 친구가 되는 건,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콰아아앙!
그 순간, 성벽 쪽에서 무시무시한 폭파음이 울려 퍼졌다.
우리는 움찔하며 바위 성을 돌아보았다.
요한 경과 프랑수아가 떠난 방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