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Happens When the Second Male Lead Powers Up RAW novel - Chapter (444)
서브 남주가 파업하면 생기는 일-444화(444/920)
#444
악마의 발톱, 나락의 난파선 (8)
“뭐야! 누구냐! 네놈들이 감히, 아아악!”
-퍼억! 푹! 퍼어억!
“으아아악!”
-와장창! 쨍그랑쨍그랑!
“꼼짝 마! 양손 머리 위로 올려! 움직이면 쏜다!”
-우당탕퉁탕!
“뭘 쏘겠다는 거야! 크허억!”
분홍 머리칼의 여인이, 쩌렁쩌렁 외치며 좁은 실내를 날다람쥐처럼 쏘다녔다.
향료 가게는 순식간에 난장판으로 변했다.
찬장의 향수병이 와르르 깨지며 온갖 독한 향을 뿜었고, 소녀와 토끼 조각상은 보기 좋게 쪼개져 바닥을 굴렀다.
‘쿠당탕!’ 까만 도관에 매달린 천장 조명들이 위태로이 흔들거렸다.
‘와아아악!’ ‘와당탕퉁탕!’ 부나방처럼 입구로 달려간 이들은 죄다 시커먼 사내에게 걷어차여 나가떨어졌다.
시종 날쌔게 움직이는 여인과 달리, 남자는 가게 한복판에 떡하니 중심을 잡고서는 저에게 달려드는 자를 맨손으로 때려눕히고 있었다.
사색이 된 몇몇이 다급히 알리카를 돌아보았다.
‘퍼억!’ 그녀는 이미 긴 머리 침입자에게 붙들려 있었다!
-쩽그렁! 뗑거덩!
“젠장! 이거 안 놔!?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움직이면 쏜다고 했지!”
애티 남은 목소리가 짜랑짜랑 울렸다.
알리카는 등에 매미처럼 붙은 여자를 떼어내고자 안간힘을 썼다.
동시에 계산대 아래 숨겨놓은 단추를 누르려고 발버둥 쳤다.
‘우르르!’ 선반에선 온갖 동물 뼈와 코르크 상자가 떨어져 내렸다.
마수 피로 물든 투실한 손끝이 책상 끄트머리를 벅벅 긁어댔다.
이제 거의 다 됐다! 새끼손톱만큼도 안 남았―
-쩌저저적!
아뿔싸!
“요즘 강도를 우습게 보시네, 사장님!”
알리카의 양손이 그대로 계산대에 얼어붙었다!
그녀는 이를 박박 갈며 어린것을 홱 돌아보았으나, 침입자는 이미 펄쩍 솟구쳐 가게 뒤편으로 향하는 자들을 거꾸러뜨리는 중이었다.
풍차처럼 돌아가는 다리에 무력한 자들이 속절없이 쓰러졌다. ‘퍼억! 털퍼덕, 털썩!’
고통 어린 비명도 잇따랐다. ‘아아악, 내 옆구리! 배가 터질 것 같아!’
“도, 도대체 정체가 무엇이냐! 주제도 모르고 이런 짓을 벌이는 이유가 무엇이야!”
“신이 되실 분이 두렵지 않으냐!”
“신도 안 무서워하는 판에 지망생이 왜 무서워! 세상에 무서울 것도 많다, 등신아!”
분홍 머리가 기절한 성도를 질질 끌며 폭언을 했다.
가면 아래 희게 질린 얼굴들은 당장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 껄떡거렸다.
여자는 로브가 검었고, 남자의 로브는 붉었다.
둘 다 흑색의 반가면을 쓴 것으로 미루어 분명히 이쪽 사람이었다.
‘세 번째 사도’라느니 ‘살아있는 실험체’라느니, 내부인이 아니고서는 알 수 없는 단어도 자연스레 언급했다.
거기다 한쪽은 물을 다스리는 능력이 있으므로 필시 성기사이거나, 주군의 실험 대상으로 선정되어 은총을 받은 자일 터였다.
그런데 어찌―
어찌!
“이럴 수가! 배신이냐! 어찌하여 주군을 저버리는 것이냐······!”
“누구의 사주를 받고 이리 구느냐! 어서 회개하거라!”
“결국 네놈들의 앞길엔 죽음뿐이야!”
“죽음? 아주 그, 냥? 죽여! 줘? 요!”
‘샤, 방샤! 방!’ 여인이 갑작스레 목청을 높였다. 알리카는 제 고막을 의심했다.
음은 제멋대로에 박자도 기이한 데다, 뜻을 알 수 없는 조흥구까지 붙은 것이―누가 들어도 끔찍스러운 고대의 저주였다.
‘으아아아!’ 상황을 파악한 연장자들이 허겁지겁 귀를 틀어막고 바닥에 엎드렸다.
저자는 미쳤다.
고대의 영령에게 단단히 홀린 것이 틀림없었다!
“모! 든 것? 이? 샤방샤! 방!”
“다들 귀를 막고 엎드리게! 어서! 몸뚱이 살리려다 영혼까지 썩어들어가기 전에!”
조금 전 사내와 말을 섞었던 노인이 처절하게 울부짖었다.
절규를 들은 일부 젊은이는 눈물범벅으로 그 옆에 납작 엎더졌다.
그러나 미치광이는 죽음의 무도(舞蹈)를 멈추지 않았다.
사신처럼 까만 로브 자락을 휘두르고, 끊임없이 주문을 퍼부어댔다.
‘얼, 굴은! 브이라! 이이인?’ ‘철써덕!’ ‘끄아아악!’ 채찍을 꺼내 바닥을 내리치기도 했다.
이는 분명 두개골을 ‘V’자로 깎아 살해하겠다는 무시무시한 예고였다.
온몸을 벌벌 떨던 알리카는 끝내 주저앉고 말았다.
동상이 걸릴 듯한 양손은 이제 감각조차 없었다.
“맙소사, 아무리 목숨 귀한 줄 모르는 암시장이라지만······. 내가 이런 데서 미친놈들 손에 죽게 되다니······.”
“어흐흐흑······. 주군, 주군······.”
사실상 밀실 살인이 아닌가!
계산대 단추를 누르지 못했으니 흑마법사들이 도우러 올 순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알리카의 가게는 벽지에 귀한 성석 가루가 얇게 펴 발려 있어, 안팎의 에테르 흐름을 완벽히 차단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지나가는 성기사 나부랭이가 상황을 파악하고 들어오기도 불가능했다!
“저기 한 놈 뒤쪽으로 도망가네. 저 추진력 빌리는 대신 다음번에 홍삼 받는 순서 한 번 양보하겠습니다. 여긴 부수면 안 되니까요. 콜?”
“합리적이군.”
“딜.”
갑자기 두 미치광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대화를 했다.
젊은 성도들은 흘끔흘끔 고개 들어 눈치를 살폈다.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여인이 놀라운 도약으로 폴짝 솟아 그의 팔뚝에 자리 잡고는,
“아! 주그, 냥? 죽여어······!”
-달캉!
그때, 가게 문이 열렸다!
‘딸랑딸랑, 딸랑딸랑!’ 경쾌한 종소리와 함께 세 사람의 인영이 나타났다.
모든 성도가 축축이 젖은 얼굴로 허겁지겁 눈을 들었다.
누군지는 몰라도 이제 살았다.
설령 이곳의 꼴을 보고 줄행랑을 친다더라도, 일단 말이 퍼지기만 하면 한둘은 걸어서 나갈 수 있었다!
“아이고, 아주 격렬했나 봅니다. 다들 괜찮으세요?”
뒤이어 다정한 미성이 들렸다.
희끄무레한 마법 조명의 빛을 등진 채, 가게로 들어온 남자가 그렇게 묻고 있었다.
그는 발에 채는 유리 조각과 하얀 장미에 놀란 듯했다.
다시 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로브 노인은 더듬더듬 눈길을 들어 낯선 자를 올려다보았다.
품에 고양이 새끼를 안고 있으니 십중팔구 흑마법사렷다.
“허억!”
그럼 그렇지, 흑마법사도 광인 남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세상에, 두 분······.”
“아! 아니에요. 오해십니다.”
미친 여자가 부랴사랴 미친 남자의 팔뚝에서 뛰어내렸다.
하지만 새로운 손님은 그들의 행태에 큰 충격을 받은 모양새였다.
‘계 탔다’는 중얼거림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으나, 추측건대 ‘너희들의 야만적인 행동을 개탄한다’는 의미 같았다.
그가 조심스레 물었다.
“저기, 저희는 다시 나갈까요?”
“조용히 앉아.”
맨손 폭력배가 끓는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그러자 청년이 어깨를 늘어뜨리며 고분고분 머리를 주억였다.
어이구, 그러면 안 되는데! 뛰쳐나가서 자경단을 불러오지 않고!
“그럼······.”
청년은 이쪽으로 살며시 걸어오더니, 잠시 로브 노인과 성도들을 둘러보았다.
무리는 멍한 눈빛으로 그를 구경했다.
앉으라는데 빠릿빠릿 움직이지 않고 무얼 하고 섰어?
“제 할 일부터 하겠습니다.”
-파아아아―!
동시에 찬란한 황금빛이 터져 나왔다!
‘크하악!’ 대경실색한 가면 떼가 눈앞을 가리며 비명을 질렀다.
내내 어둑한 곳에 있다가 난데없이 눈을 찌르는 광채와 마주하니, 순간적으로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다 울렁거렸다.
청년이 무려 ‘에테르 서클’을 전개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까지는 그로부터 몇 초가 더 필요했다.
된불을 맞은 로브 노인이 마른 수염을 바들바들 떨어댔다.
“자네, 아니······! 네놈도······!”
[다들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겁니다. 실력은 잘 봤죠?]안경 아래 연분홍색 눈동자가 부드럽게 휘어졌다.
품안의 고양이는 짝짝 하품을 했다.
무리는 때늦은 깨달음에―더불어 강력한 신탁에 송장처럼 굳어버렸다.
모골이 송연해지고 팔뚝엔 오스스 소름이 돋았다.
이어 청년이 들릴 듯 말 듯 소곤거렸다.
[저 두 분 잘 어울리지 않습니까?]“······.”
말문이 턱 막혔다.
바야흐로 미친놈의 가게에, 곱절로 미친놈의 등장이었다.
*
몇십 분 뒤.
“내가 그걸 순순히 말할 것 같······! 커헉, 커허억!”
-털썩! 덜커덩!
황혼의 성도 하나가, 별안간 자신의 목을 잡고 구르기 시작했다.
핏발 선 관자놀이와 쏟아질 것처럼 뜨인 눈알이 끔찍했다.
다른 성도들은 황급히 시선을 내리깔며 입술을 깨물었다.
저 백발의 광자가―인제 보니 저들은 그냥 광인 집단이었다―또다시 무고한 자의 숨통을 틀어쥔 채 성도들을 고문하고 있었다.
물론 티는 나지 않았다!
그는 어찌나 강력한지, 손끝 하나 움직이지 않고도 사람을 골로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향기 나라의 알리카’에 갇힌 모두가 알았다.
여기 1등급 미친놈만 빼고.
“왜 이러는 겁니까? 혹시 공기 중에 독성 향료가 퍼진 걸까요?”
청년이 걱정 묻은 목소리로 물었다.
맨손 광인은 그의 말을 한 귀로 흘렸고, 성도들은 분통이 터져 어금니를 빠드득 갈았다.
왜 이러냐니.
저 하얀 놈팡이가 나섰다 하면 사람이 숨을 못 쉬고 기절해대는데 왜 이러냐니!
정녕 머리가 어떻게 된 것이야?
“그럴 가능성이 커 보이네요. 하지만 파는 물건이라 치사량은 아닐 거예요. 금방 회복할 테니 너무 염려 마세요.”
저, 저 백여우 같은 놈! 주둥이에 악마의 봉밀을 발랐구나!
“향료는 무슨! 네놈의 사악하고 썩은 에테, 커흑! 쿨럭쿨럭! 콜록!”
‘허어어억!’ 다른 젊은이 하나가 참담한 쇳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일등 광인이 놀라서 고양이의 눈을 가렸다.
하지만 장담컨대 저 괭이가, 제 주인보다 작금의 상황을 훨씬 정확히 알 터였다.
거기에 분홍 머리는 한술 더 떴다.
성도들은 석죽색이 저리 광기 어린 빛깔인지 오늘 처음 알았다.
“샘, 아무래도 가게 사장이 수상해요. 이런 위험한 물건을 만들어 진열해두고, 이놈들을 손님으로 맞을 정도면 아는 것도 많지 않겠습니까? 그냥 저쪽부터 공략하시죠. 원래 진짜 진상은 여기 사장 나와보라는 말을 제일 먼저 하거든요.”
“잘 배우셨네요, 제자님.”
“네 이노오옴!”
“말하겠소! 나는 다 말할 거요!”
그 순간, 알리카가 고래고래 찢어지는 소리를 질렀다.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꽂혀 들었다. 가게 안엔 짧은 적막이 흘렀다.
오직 그들을 가둔 서클만이 느릿느릿 회전할 따름이었다.
잠시 후, 다시 소음이 폭발했다.
“오, 알리카!”
“제정신인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당신 오늘만 장사할 거야? 내일은 어찌하려고······!”
“단! 내가 말하고 죽을 수 있는 질문엔 답변 못 하오. 그게 내 조건이외다.”
여인이 날카롭게 덧붙였다.
그러자 묵묵히 팔짱을 끼고 있던 다른 남자 광인이 목을 기울였다.
“주인장, 머리 좀 쓰네. 하지만 그쪽이 일부러 질문을 피하지 않는지는 어떻게 알고?”
“나는 이러나저러나 죽은 목숨 아니오? 아는데 모르는 척하는 티가 나면 여기서 죽을 테고, 촉새처럼 떠벌렸다간 모레쯤 죽겠지. 그저 살고자 악을 쓰는 장사치일 뿐이니 알아서 판단하쇼.”
툭, 그리 내뱉은 여인의 검은 눈동자가 번들거렸다.
이번엔 맨손 광인이 무뚝뚝하게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묻지. 네놈들은 전부 스네이더르 공작의 수하인가?”
“손님들 얘기는 할 수 없고, 일단 나는 아뇨. 내가 누군가의 ‘수하’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소.”
“하청을 받는 셈이군. 시신을 거래하나?”
“······.”
사내는 눈치가 몹시 빨랐다. 알리카는 대답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곧장 다음 질문이 날아들었다.
“또 누가 네놈과 같은 일을 하며 그자를 돕고 있지?”
“알게 뭐람? 나는 내 사업만으로도 바쁜 사람이올시다. 추가로 들어오는 거래는 어디까지나 부업이오.”
“과연, 점조직이군요. 공작다운 방식이에요.”
백여우가 예상했다는 듯 중얼거렸다.
성도들은 제발 그가 닥치기를 바랐지만, 차마 누구도 용기 내어 말하지는 못했다.
뒤이어 일등 광인이 질문했다.
“그렇다면 방향을 조금 바꿔 볼게요. 여기는 상급 흑마법사들의 구역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요즘 이곳에 큰일이 벌어지고 있지는 않나요?”
“······.”
“예를 들면 지상에서 어떤 손님이 찾아왔는데, 그 사람 때문에 암시장 내 마석이 씨가 말랐다든지요.”
“······그건 어찌 아시오?”
이번에는 알리카가 되물었다.
이 질문은 정말로 의외였는지, 그녀의 눈자위가 희미하게 씰룩거리고 있었다.
성도들은 어리둥절한 낯으로 그녀를 돌아보았다. 그런 일이 있었나?
“보아하니 이분들은 상황을 모르시는 것 같네요. 맞습니까?”
이런 눈치는 또 귀신같았다. 과연 일급 광인은 종잡을 수가 없었다.
알리카는 입술을 몇 번 깨물었으나, 결국 산발이 된 머리를 흔들며 실토했다.
“알 리가 있나. 이것도 내 부업 중 하나인데. 그쪽이 말한 건 모두 사실이오. 요즘 장에선 하급 마석 하나도 구하기 힘든 판이외다. 나도 창고에 굴러다니는 몇 개를 후한 값에 팔았소.”
“왜 마석이 필요한지도 압니까?”
“정확히는 모르오. 그걸 녹여다가 아주 커다란 무엇을 만드는 모양인데, 나 같은 사람에게 알려줄 정보는 아니니까. 부스러기까지 싹싹 긁어가더군.”
그러자 미치광이들이 잠시 눈길을 교환했다.
“커다란 무엇은, 완성까지 얼마나 걸린답니까?”
“그것도 수수께끼지. 뭐, 오늘 새벽에도 마석 구하는 심부름꾼이 왔으니 재료가 충분한 상황은 아닌 듯하오만.”
“······그럼 마나는요? 마석이 아니라 흑마법사의 마나를 구하는 사람은 없었습니까?”
“그런 놈이야 흔하고. 흑마법사의 제자가 되겠다고 제 발로 찾아오는 것들도 있는 마당에.”
“특별히 수상한 소문은 못 들었다는 뜻이군요.”
예리한 분석이었다. 알리카는 속으로 혀를 차며 눈알을 굴렸다.
“그럼 나도 방향을 바꿔 볼게요. 대광장에 있는 ‘악마의 발톱’에 관해 얼마나 압니까?”
불쑥, 분홍 머리 광인이 끼어들었다. 주인장은 울컥 인상을 썼다.
이게 갑자기 존대를 하네?
“내가 더 알아야 할 게 있나? 불행한 인간들을 꾀어내 하수인으로 삼고자, 악마가 몰래 땅속에 심어놓았다는 발톱 아뇨.”
“······다들 그렇게 알고 있어요?”
“그렇겠지. 나처럼 여기서 삼십 년씩 지낸 사람도······. 아, 저것의 옹이구멍을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된다고는 하던데.”
그녀가 이맛살을 구긴 채 기억을 더듬었다. 그게 뭐라더라······.
“원래 저기에 무슨, 못생긴 돌멩이 하나가 박혀 있었다지? 그걸 만지면 죽던 사람도 살아나고, 앞 못 보던 자도 눈이 뜨인다는 전설이 있었소. 당연히 암시장의 영악한 놈들이 똘똘 뭉쳐서 그걸 훔쳐내려고 했는데······. 그게 그리 쉽게 빠질 리 없고. 한데 마침 저 나무한테 신관 친구가 있었다나. 그자들이 결국 그 신관을 꼬여서 나무를 배신하게 했다더군.”
‘대충 그런 이야기요.’ 알리카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을 맺었다.
“······.”
그런데, 어째 광인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등골이 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