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Happens When the Second Male Lead Powers Up RAW novel - Chapter (563)
서브 남주가 파업하면 생기는 일-563화(563/920)
#563
이 원작을 봐, 대박임 (3)
긴 이야기를 줄이자면?
그리하여, 명망 높은 뒤엠 후작가의 세 아가씨에게는 임시 마부가 생겼다.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매트 경, 진짜로 황도에 적을 둔 기사님이에요? 진짜?”
“네.”
“그런데 어쩌다가 우리 집 뒷마당을 헤매고 계셨어요? 이런 일이 있다고 듣긴 했는데 실제로는 처음 봤어요!”
그중 둘째인 마리아 뒤엠은, 궁금한 것을 참아 넘기는 성미가 아니었다.
호기심이 나면 무조건 그 자리에서 해결해야 했으며, 한번 마음에 품은 일은 반드시 끝장을 보았다.
두말할 것도 없이 첫째 오라버니에게서 물려받은 성격이었다.
한편으로는 맷집이 좋고 근력도 강하며, 제가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진득이 기다릴 줄도 알았다.
그것은 둘째 오라비를 빼닮았다.
남매들과는 다른 꽃분홍색 눈동자가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다.
아무렇게나 눌러쓴 밀짚모자에선 기분 좋은 보리밭 냄새가 났고, 주머니가 많은 여름 바지와 부츠엔 흙탕물이 튀어 있었다.
한눈에 귀한 댁 영애라고 알아볼 만한 차림은 아니었다.
“물론 경의 신분을 의심하는 건 아니에요. 큰오빠가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기사님은 찢어진 옷도 비싸 보이고 잘생겼거든요!”
그러자 반대편에 앉아 있던 앙투아네트가 경악했다.
그녀의 어깨에 자리한 구구도 조르륵 혀를 쏟았다.
“맙소사, 마리아. 어서 사과드려!”
-히힝!
“죄송해요!”
아직 스무 살 생일을 맞지 않은 마리아는, 유독 어리게 느껴지는 구석이 있었다.
마부석의 요한은 능숙하게 고삐를 다루며 목을 울렸다.
뒤엠 가문의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거울처럼 똑 닮은 세계이건만, 이곳 사람들은 그를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계절이 달랐으며 흘러가는 공기 또한 색달랐다.
차녀가 그에게 엄청난 호기심을 보이며 합석하겠노라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보호자로 나선 장녀가 좌석 한편을 차지한 참이었다.
귀한 막내딸 테레즈는 하인과 마부와 함께 찻간에 남았다.
앙투아네트는 요한의 겉옷을 무릎에 접으며 차분하게 말했다.
“부디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경. 제 동생은 아직 교양이 부족하답니다. 사교계 데뷔가 코앞인데 어찌하면 좋을지······.”
“괜찮습니다. 저야말로 황도까지 숙녀분들을 모시게 되어 영광이네요.”
“어머나.”
예상보다 정중하게 돌아온 답변에, 앙투아네트가 고운 웃음을 지었다.
마리아는 두 다리를 퐁당거리다 말고 그녀를 돌아보았다.
소녀의 무릎엔 커다란 간식 바구니가 놓여 있었다.
“조슬린은 좀 어떻대, 언니?”
“······이제 나이도 있는데, 우리를 데려다주려고 더운 날씨에 무리했나 봐. 의식은 돌아왔어. 무테 백작저에 도착하는 대로 의원을 부를 거란다.”
“미셸 경한테 부탁드리지 않고?”
“그래 주시면 감사하겠지만, 그분은 바쁘시니 어떻게 될지 몰라서.”
“아! 하기야 약초 캐러 나가셨을 수도 있겠네. 여름이니까.”
“응. 조슬린이 괜찮아지는 걸 보고 나서, 네 드레스도 시착하러 가자. 저녁은 두 분 무테 경과 함께 들고.”
“좋아! 근데 언니, 루비 머리장식은 그냥 안 하면······.”
“······.”
두 자매의 대화를 들으며, 요한은 묵묵히 상념에 잠겼다.
그가 어렴풋이 짐작한 대로 이곳은 황도에서 그리 멀지 않은 땅이었다.
정확히는 그도 몇 차례 와본 적이 있는 지역이었다.
황도 교외에 자리한 유서 깊은 뒤엠 후작저와, 명문가의 드넓은 봉토.
하인들은 배불리 먹고 평민들이 자유롭게 사냥하는 곳.
-다각, 다각, 다각······!
“얘는. 그 보석을 구하려고 큰오빠가 몇 달 전부터 공을 들였는데. 제후국산(産) 스타루비가 얼마나 귀한지 모르니?”
“예뻐서 좋지만, 그거 하면 정수리 근지럽단 말이야.”
“오, 신사분 앞에서 못 하는 말이 없구나.”
“······.”
문득, 폴로 경기가 열리던 어느 여름의 기억이 떠올랐다.
성기사의 눈동자가 삽시에 어둡게 가라앉았다.
저주받은 양 멋대로 들썩이던 입술의 감각이 선연했다.
지금까지도.
‘괜찮아요. 아프지 않게 해드릴게요.’
‘헤인스 경. 도대체 왜,’
‘-휘이익!’
‘-카가가강!’
······이 근처는 아니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나아가면 ‘그곳’이 나올 터였다.
요한의 손등에 울룩불룩 핏줄이 돋았다.
목덜미가 꼿꼿하게 서고, 이마에는 차가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별안간 욕지기가 나며 내장이 뒤집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매트 경도 가세요?”
“······네?”
그를 그늘 속에서 끄집어낸 것은, 다시 마리아였다.
요한은 조금 커진 눈으로 그녀를 돌아보았다.
갑자기 현실로 돌아온 감각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그럴 자격조차 없다고 느꼈던 나날이, 아득하게 느껴질 만큼.
눈앞의 아이는 그저 순진무구한 얼굴이었다.
“선상 무도회요! 황도에서 지내면 아시지 않아요? 요즘 그거 초대장 구하려고 황궁 사용인들까지 난리래요!”
“······처음 듣네요. 큰 행사인가요?”
선상 무도회?
추기경은 빠르게 자신의 머릿속을 더듬어 보았지만, 마리아가 스물이 되지 않은 여름에 그런 정보를 들은 기억은 없었다.
옆자리의 앙투아네트가 바구니에서 음료를 꺼내며 웃었다.
“올해 처음 열리는 행사이니 모르시는 것도 당연하답니다. 황자 전하의 탄신일을 맞아서, 황도의 오페라 극장 주인이 파티를 연다고 합니다.”
“앙드레 자작 가문요. 돈이 엄청 많다고 소문이 자자해요!”
남자는 양옆으로 우아하게 시선만 움직이며 두 사람의 말을 경청했다.
이쪽은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이었다.
오페라 극장주인 쥐디트 앙드레 자작이라면, 실제로 만난 적도 있었다.
한창 <파드트루아의 유령>이 성황리에 상연되고 있을 무렵이었다.
아탈 오페라단 배우들이 유령에게 홀려 쓰러졌다는 풍문이 돌았고, 그의 주인과 제자님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사건에 휘말렸다.
요한은 하급 마수 에스프리를 이용하여 스스로를 해쳤는데······.
-달카당
그때, 잠잠하던 찻간의 앞창이 열렸다. 남자는 또다시 상념에서 깨어났다.
마부 조슬린을 살피던 테레즈가 그들을 내다보고 있었다.
곧이어 사근사근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번에 약혼을 발표하지 않을까? 그 댁 도련님에게 호재가 있었잖아.”
“아! 그렇지. 전하의 생신을 축하한다는 핑계를 댔지만, 사실 자작의 목표는 그쪽일 거야. 황도 사교계를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라면 전부 그렇게 생각할걸.”
앙투아네트가 장미휘석 귀걸이를 흔들며 예리하게 지적했다.
그사이 마리아는 바구니에서 잘 익은 블루베리를 한 줌 꺼내 요한의 손바닥에 올려주었다.
남자는 그것을 어정쩡하게 쥔 채 목을 기울였다.
이렇게까지 사교계 흐름을 속속들이 알아야 할까 싶었지만, 한편으로 그에게는 주인과 제자님들을 찾기 위한 정보가 필요했다.
지금은 당연히 많을수록 좋았다.
그래서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약혼이요.”
“네! 백만장자 앙드레 자작가와 명예로운 바카리 자작가의 약혼이요!”
음······?
“앙드레 공자가 이번 마수 대토벌에서 준우승한 덕에, 가문의 이름이 크게 높아졌거든요. 선상 무도회엔 황자 전하께서도 오신다고 하니, 자작에겐 이만한 무대가 없을 거랍니다. 분명히 오래 준비했겠지요.”
“······아.”
앙투아네트가 전문적인 목소리로 해설했고, 요한은 아무런 표정 없이 고개만 끄덕여 보였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서는 이제 폭풍이 불고 있었다.
조금도 예상치 못한 첩보에 용병의 본능이 강렬하게 꿈틀거렸다.
“그렇다면 혹시······.”
-따그닥, 따그닥, 따그닥······
그리고 덕분에, 남자는 문제의 ‘그곳’을 무사히 지나칠 수 있었다.
구구는 성기사의 기운이 잠잠해지는 것을 느끼며 꼬리를 톡탁거렸다.
*
-뚜벅, 뚜벅, 뚜벅······
-저벅, 저벅, 저벅······
-토도독, 토도독, 토도독!
가나엘의 뒤통수만 보며 열심히 걸었더니, 어느새 1층 식당 근처였다.
복도를 돌아다니는 시종과 하인들은 하나같이 바빠 보였다.
궁을 지키는 병사들 역시 평소보다―내가 기억하는 평소 말이다―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로메로 궁은, 오늘따라 더욱 크고 위협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나는 익숙한 모양의 문짝을 눈으로만 더듬으며 설핏설핏 웃었다.
하다 하다 이제는 촛대 하나, 액자 하나조차 반갑고 정겨운 느낌이었다.
물론 ‘이’ 쥘리에트 궁에는 티테를 위한 카펫도 없고, 꼬마들에게 위험천만한 도자기며 접시가 줄줄이 놓여 있었지만······.
-끼이
어이쿠, 레아! 그거 떨어뜨리면 우리 쫓겨나!
“조심!”
-또박
“······며칠 전, 예서 왕자님께서 황궁 밖으로 나가셨을 때.”
“예?”
갑자기 문 앞에 멈춰 선 가나엘이, 나를 돌아보며 말을 걸었다.
허겁지겁 애물단지를 끌어안던 나는 마른침을 꼴딱 삼켰다.
다음 문장을 예상할 수가 없어 가슴이 콩닥콩닥했다.
왕자님이 최근에 출궁했다면, 뭐지? 역시 크리스텔과의 심야 데이트였나?
“자네에게 큰 신세를 졌다고 하시던데.”
“네? 아하······.”
그쪽이었어? 무슨 구실로 나를 궁에 들였나 궁금했는데, 그렇게 둘러댄 모양이다.
나는 대답 대신 그냥 애매하게 웃고 말았다. 그러자 소년이 눈썹을 늘어뜨렸다.
“······나도 고마워. 세레니테.”
“아뇨, 별말씀을······.”
“왕자님께는 황궁 바깥의 인연이 소중하거든.”
“······.”
“아주 많이.”
그렇게 속삭이는 가나엘은 어쩐지 슬퍼 보여서, 뭐라고 더 말을 붙일 수가 없었다.
내 것이 아닌 애정이었으므로 감히 파고들 마음조차 먹을 수 없었다.
어떠한 맥락에서 나온 문장인지, 대강은 알기에 더욱 그랬다.
-똑똑
“들어와.”
곧 시종이 식당 문을 두드렸고, 안에서 상냥한 대답이 흘러나왔다.
소년은 내가 들어갈 수 있도록 입구를 열어주었다.
그러고는 나에게만 들릴 만치 작은 목소리로 소곤거렸다.
“무조건 맛있게, 많이 먹어. 왕자님의 성의니까.”
······아?
*
왕자와 하인이 단둘이 겸상이라니,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립니까?
“······와, 진짜 맛있어요!”
근데 이게 되네요!
-끼아아!
“하하하.”
나는 다섯 번째 타르타르스테이크 접시를 깨끗하게 비우고, 바닥에 남은 달걀노른자까지 싹싹 긁어 해치웠다.
고소하고 야들야들한 생고기의 풍미가 입안 가득히 축복처럼 퍼져나갔다.
그동안 식탁 한편의 데미는 토실토실한 제철 포도를 두 송이째 작살 내고 있었다.
물론, 정현서를 걸고 맹세하는데 우리가 처음부터 이렇게 먹지는 않았다.
초장에야 당연히 눈치가 보여서, 한 접시씩만(데미는 한 알) 천천히 흡입했더랬다.
그랬더니 저 잘생긴 왕자님이 글쎄······.
‘놀랍네요, 예서 씨. 원래 이렇게 잘 드십니까?’
‘······예? 저 한 그릇씩만 먹었는데요.’
‘세상에. 그럼 더 드실 수 있다는 말씀이세요?’
무슨 진기명기 보듯, 나를 구경하며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다.
복스럽게 잘 먹는다는 칭찬이야 자주 듣는 편이지만, 나의 먹부림이 그에게는 썩 인상 깊은 콘텐츠였나 보다.
왕자는 여러 차례 뱅자맹을 불러 과일과 음식을 새로이 채워 주었으며, 어느 순간부터는 자신의 식기에 손도 대지 않고 나에게만 집중했다.
일이 이렇게 되니 마음에 걸리는 게 한둘이 아니었다.
나를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는 이곳 뱅자맹이 부담스러웠고(상사에게 찍힌 느낌), 그가 새 디저트를 가지고 돌아올 때마다 하나둘씩 늘어나는 구경꾼도 신경 쓰였으며(아무리 그래도 손뼉은 좀), 고작 아티초크 그라탱 반 그릇 먹고 숟가락을 놓은 왕자님은······.
실례지만 무슨 에너지로 숨 쉬고 말씀하시는 건지?
“잘 드시는 걸 보니 신기하고 좋네요. 이것도 맛보시겠습니까?”
방금 나보고 신기하다고 했어?
“······감사합니다.”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가 넓적한 안초비 카나페 접시를 내 쪽으로 죽 밀어주었다.
뷔페에 가면 집게와 함께 놓여 있을 법한 크기였다.
옆자리에 앉은 페리와 레아가 어서 먹어보라며 성화를 했다.
진짜 이래도 되나 싶었지만, 향긋한 버터와 신선한 토마토 사이에 낀 로랑스표 안초비는 거절하기 힘든 유혹이었다.
바게트도 구운 지 얼마 되지 않아 노릇노릇했다. 아찔하고 복합적인 풍미에 눈앞이 어지러웠다.
어쩔 수 없지. 이건 딱 하나만······.
-바사삭!
“우와······.”
나는 한 입 깨물자마자 넋을 놓고 감탄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왕자가 결국 소리 내어 웃었다. 놀리는 투는 아니었다.
“예서 씨. 저하고는 벌써 큰 차이가 있으시네요.”
“으음······.”
내가 열심히 카나페를 음미하는 동안, 그는 후식으로 겨우 아아 한 잔을 마시고 있었다.
이곳의 크리스텔이 전파한 ‘카페 크리스’가 틀림없었다.
“당신과 제가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서. 그래서 대화해 보려고 식사에 초대했는데······.”
헉, 그런 계산이? 나도 계산기 좀 돌리고 들어와야 했나······?
“······즐거웠습니다. 저를 불편해하지 않고 맛있게 드셔 주셔서 감사해요.”
“아뇨. 저야말로······. 이렇게 귀한 음식을 대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잘 먹었습니다.”
서둘러 냅킨으로 입가를 닦자, 왕자는 손을 내저으며 천천히 더 먹으라고 말해 주었다.
하지만 나는 정중히 그의 제안을 사양했다.
상대가 대화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으니, 더 시간을 빼앗고 싶지는 않았다.
게다가 나는 하인이었다.
이렇게 둘만 오래 있으면 어떤 식으로든 뒷말이 나올 법했다.
“그······. 따로 궁금한 점이 있으십니까? 제가 답변할 수 있는 거라면 가감 없이 말씀드리겠습니다.”
“······글쎄요. 사실 정체성에 관한 고민은 제게 첫 번째로 중요했던 적이 없어서······.”
‘늘 목숨이 먼저였거든요.’ 왕자가 금방이라도 흩어질 것처럼 미소했다.
나는 순간적으로 할 말을 잃고 그를 바라보았다.
“당분간은 이렇게 도우면서, 지켜보고 싶은데. 예서 씨만 괜찮다면요.”
“아······.”
-낑······
꼭 무언가에 홀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때였다.
-똑똑, 달칵!
“왕자님.”
“네, 뱅자맹.”
쥘리에트의 시종 총괄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나는 후다닥 머리를 숙였다.
그런다고 내가 비운 접시들이 뿅 사라지는 일은 없었지만.
“······황자 전하께서 왕자님을 급히 찾으십니다. 연무장으로 나오시라는 전갈입니다.”
“······.”
“······.”
뭐? 나는 놀라서 고개를 펀쩍 들었다.
웬 연무장? 이분은 나와 달리 에테르도 없는데 무슨 용건으로······.
잠깐. 설마!
“왕자님, 가시면 안―”
“바로 가겠다고 전해주십시오. 편한 옷을 입어야겠네요. 가나엘에게 일러 주세요.”
“······예.”
뱅자맹이 깍듯이 턱짓하고는 문밖으로 사라졌다.
나는 한참이나 그가 떠난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내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이건 퇴계공에서도 몇 번 언급된 적이 있는 사건이었다.
왕자에 대한 질투로 눈이 뒤집힌 ‘세레기’가, 그를 연무장으로 불러내 대련을 요구하고,
언제나 가차 없이······.
“예서 씨는 이곳에서 소임을 다해주셨으면 합니다.”
“왕자님, 꼭 가지 않으셔도······.”
내가 진심으로 만류했으나, 왕자는 안개꽃처럼 웃을 뿐 고집을 꺾지 않았다.
“아뇨. 저는 황자 전하께 받을 것이 있습니다.”
그러고는 스르륵 자리에서 일어났다.
······받을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