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Happens When the Second Male Lead Powers Up RAW novel - Chapter (787)
서브 남주가 파업하면 생기는 일-787화(787/920)
결전 (1)
신병 받아라아아아!
-콰과과과앙!
[큿!]-쩌저저저적······!
충격이 클 것이라 예상하고 입을 악다물었지만, 천만다행히 요한 경의 바람이 나를 보호하고 있었다.
오히려 그의 힘이 나를 밀어주면서 공격력이 더욱 증가한 느낌이었다.
나는 왕성을 둥글게 보호하고 있는 막에 성장을 꽂은 채로 가쁜 숨을 내쉬었다.
하늘의 달보다도 강한 빛을 뿜어내는 지팡이 아래로 경악한 왕성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표정까지 확인할 수야 없었지만, 다들 창검을 든 채로 얼음처럼 굳어 있으니 절반은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천지 사방에서 군사들의 함성이 고막을 때리는 데다 ‘녹틸루카’의 황금빛 광채까지 쏟아지고 있어, 실은 나로서도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와아아아아!”
-쏴아아아······!
“궁주님, 여기 금 갔습니다! 보호막에 진짜로 금 갔어요!”
“아, 네! 봤습니다!”
나는 지상을 향해 활짝 웃고서 큰 소리로 대답했다.
가인 씨의 분홍빛 머리카락과 양팔이 좌우로 몇 번씩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밤하늘의 공기는 도심의 공기보다 훨씬 차갑고 빠르게 불었다.
드높은 곳에 올라와 있으니 도심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며 속이 탁 트였다.
비록 발렌틴이나 스네이더르 가문의 군대가 남쪽에서 올라오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펄럭, 펄럭펄럭!
“아아아아······!”
“리에스테르! 리에스테르! 리에스테르!”
우리 작전이 언제 작전대로만 흘러간 적이 있던가. 이 정도면 근사한 시작이다.
나는 여섯 장의 날개를 크게 퍼덕여 왕성으로 모여드는 리에스테르 기병대에 인사를 보냈다.
선두에서 무기를 치켜들고 함성을 지르며 말을 달리는 기사들의 기세가 든든했다.
하늘로 점점이 퍼져 나가는 신등을 보니, 문득 에이츠 마을에서의 기억이 떠올라 입꼬리가 올라갔다.
“돌겨어어억!”
“야아아아아······!”
“가자, 데미!”
-끼핫!
나는 품속의 신수에게 속삭이고서 있는 힘껏 성장을 빼냈다. 쩌저적! 그렇지 않아도 금이 생긴 보호막에 더욱더 깊은 생채기가 났다.
왕성은 누가 뭐래도 왕성이었다.
리에스테르 황궁에서 모든 마법사의 마나 사용이 불가능하듯이, 페네티안 왕성에서는 모든 성기사의 특수 에테르 사용이 불가능했다.
거기다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성을 완벽하게 보호하는 돔 형태의 에테르 결계 또한 존재했다.
통칭 ‘보호막’이라고 불리는 이것은 평상시에는 완전히 투명하여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으나, 방금처럼 강력한 충격을 받으면 이렇듯 본래의 모습을 드러냈다.
판테온에서 듣기로는 초대 국왕인 유리 페네티안의 의지이자 그가 남긴 힘의 일부라고 하던데······. 말하자면 고대의 추기경이 여전히 자신의 후손들을 보호하고 있다는 뜻이다.
혹은 절대로 부서지면 안 되는 무언가를 지키고 있거나.
하지만 세계수의 뿌리로 만든 성장의 전력(全力)마저 막아낼 수는 없었다.
“가인 씨! 세드리크!”
-탓!
나는 심장의 힘을 오롯이 지팡이로 집중시키며 빠르게 착륙했다.
성장 꼭대기의 초승달이 다시금 환한 빛을 토해내자, 일행을 공격하려던 몇몇 군사가 대경실색하여 우르르 달아났다.
요한 경이 천사처럼 미소하며 검지 끝을 세우고 빙빙 돌리는 동안―그의 손 위에서는 조용한 바람이 태어나고 있었다―지브릴 디오프는 어딘가에서 날아온 자신의 지팡이를 척 붙잡았다!
“보아하니 스네이더르가 머리를 좀 썼어.”
“어떻게 된 건데요?”
-싸르르르······!
내가 심호흡하며 묻자, 녹틸루카로 구현한 황금빛 경계의 신전이 두근두근 맥동했다.
전분처럼 하얗게 물든 백성들은 바닥에 엎드린 채 온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
나는 어떻게든 무섭지 않은 표정을 지어 보이려고 애썼다.
디오프가 그들을 돌아보며 냉랭하게 대답했다.
“성기사 창조 실험, ‘연성’에 실패한 자들을 본인의 저택과 창고 등에 몰아넣고 숨을 붙여놨다가······.”
“타락자를 이용해서 왕도를 뒤엎으려고 했나 봅니다. 공작저에서 일한다는 그 할아범이 일부러 놈들을 풀어놓은 게 맞아요. 그러면 왕도는 당연히 혼란에 빠져 난리가 날 테니까, 그때 스네이더르 가문의 사병들이 나타나 왕도를 구한다는 전략?”
‘한마디로 영웅 만들기 자작극.’ 가인 씨가 등 뒤쪽을 턱짓하며 말했다.
나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녀의 시선을 따라갔다가 흠칫했다.
‘크르릉.’ 로피의 거대한 꽃불 사자가 스네이더르 가문 소속으로 보이는 기사를 입에 물고 있었다.
어떻게 혼쭐을 냈는지는 모르겠으나, 좌우간 내가 하늘에 있는 사이 저자에게서 정보를 뜯어낸 게 분명했다.
마지막으로 세드리크가 혜검의 날끝을 확인하며 덧붙였다.
“더불어 자신들을 쫓는 발렌틴 자작가를 왕도의 적으로 돌릴 계획이었더군. 발렌틴은 카밍하 대공가와 정치적으로 가까우니, 적절히 활용하면 입맛에 맞는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었겠지.”
“······정말로 머리를 좀 썼네요.”
“말했잖아.”
“진작 우리한테 다 털렸지만요.”
내가 씩 웃으며 성장을 고쳐 쥐었다. 그러자 친구들도 피식하고는 왕성의 정문을 돌아보았다.
대열이 완전히 무너진 왕성 친위대 일부가 우리 쪽을 향하여 이를 사리물고 있었다.
성벽을 빽빽이 둘러싸고 있던 군사의 절반 이상은 이미 성내로 투입된 시점이었다.
왕성 안쪽에서는 계속해서 북소리와 함성이 울리며, 벌건 불길과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
그럼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남아 있는 이들을 보니 내심 소름이 끼쳤다.
“과연. 저들은 신앙적인 경외만으로는 조종할 수 없군.”
“이미 스네이더르에게 신앙을 바친 자들일 테니까요.”
세드리크와 요한 경이 짧은 대화를 나누었다.
태자는 스승을 잠시 바라보았으나 더 말을 붙이지는 않았다.
추기경의 손끝에서 발생한 바람은 점점 자라나 징조가 되어가고 있었다.
-휘이이잉······!
-콰아앙! 쿠구구궁!
-둥둥, 둥둥, 둥둥, 둥둥······!
“······.”
나는 아름이의 고삐를 잡은 채로 조용히 정면을 바라보았다.
성문으로 이어지는 다리는 이제 완전히 아가리를 벌리고 있어, 짙푸른 해자를 건너지 않고서는 입성할 방법이 없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일반인에게는 그렇다는 소리였다.
우리에게는 당연히 날개와 바람이 있었고, 대양을 지배하며 항해하는 추기경이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성문을 억지로 열어젖히는 것쯤은 큰일도 아닐 것이다.
“황태자 전하, 제국군의 모든 파르티잔이 이곳에 당도했습니다!”
그즈음 제국군의 깃발을 높이 든 어느 기사가, 저쪽에서부터 망토를 펄럭이며 말을 달려 다가왔다.
“왕성 전방은 완전히 포위하였고, 북측인 후방 또한 우리 군이 우세를 점하고 있습니다. 명을 내려주신다면 즉시 전하를 보필하여 입성하겠습니다!”
그녀가 깍듯이 절하고 대답을 기다리는 사이, 우리는 빠르게 시선을 교환했다.
-홰애애앵······!
“······.”
“······.”
“······.”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아군의 수고를 줄이고 시간을 절약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성문이 알아서 열리는 것이다.
이를테면······.
-쌔애애, 쌔애애앵······!
마침내 태풍처럼 거세진 요한 경의 바람이, 왕성에서 뻗어 나온 백색 장벽의 탑들을 건드렸다.
고고한 꼭대기에 자리한 공중정원이 통째 뽑힐 듯 사방으로 나뭇잎을 흩뿌렸다.
아득히 솟은 조각상들은 어둠 속에서 얕게 휘청이는 것처럼 보였고, 군데군데 검게 그을린 상흔은 화염의 파도를 닮아 있었다.
그러나 우리 작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종탑이었다.
좌우대칭으로 서서 왕성의 양옆을 지키며, 매시 정각이 되면 번갈아 종을 울리는 두 개의 탑이······.
-뗑그렁, 뗑그렁, 뗑그렁······!
-땡그랑, 땡그랑, 땡그랑······!
‘동시에’ 울음을 터뜨리는 바로 그 순간.
-콰과과과과과······!
“아아아악!”
‘콰르르르르!’ 별안간 왕성의 성벽 한편이 장난감처럼 와르르 무너지며, 불꽃의 심장처럼 새빨갛고 거대한 발톱이 그 자리를 한껏 움켰다.
왕성에 잠입하여 내내 요한 경의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던 우리의 구구들이었다.
삽시에 친위대의 삼 할이 벽돌에 깔려 스러졌다.
이내 공황에 빠진 나머지 또한 모래성처럼 붕괴하기 시작했다.
친위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선봉에서 무어라 고함을 지르고 있었으나, 이번에는 조금도 통하지 않았다.
“우와아아악······!”
날개 달린 신관과 경계의 신전은 그들을 겁먹게 했을지언정, 죽이거나 협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무척 달랐다.
-타아앙!
[투항하지 않는 자, 신룡(神龍)의 저주를 받게 될 것이오!]내가 성장을 두드리며 신탁을 내리는 순간―
-크러어어엉······!
-우르르릉! 꽈가가강!
거의 완벽한 본신의 모습을 드러낸 규가 커다랗게 입을 벌리며 포효했고, 동시에 밤하늘이 번쩍하고 밝아지더니 날카로운 벼락이 왕성을 향해 내리쳤다.
당연히 지브릴 디오프의 특기였다!
용의 비늘은 온갖 빛깔을 반사하며 황홀하고도 공포스러운 자태를 선보였으며, 규는 문짝만 한 잿빛 눈알을 뛰룩뛰룩 굴려 성벽 바깥의 인간들을 내려다보았다.
더는 어떠한 주신의 힘도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굵고 기다란 용의 수염이 흥미로운 먹잇감을 발견했다는 양 구불거렸다. ‘크르르릉······!’
-뎅그렁!
“아, 아아······.”
새파랗게 질린 친위대장이 넝쿨에 싸인 검을 떨어뜨렸다.
보아하니 대기 속성 성기사인 모양이었다.
우리는 멀리서도 그의 두 다리가 벌벌거리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그것이 신호탄이었다.
“리에스테르, 준비됐습니까―!”
가인 씨가 시원하게 외치며 오른손 주먹을 치켜들면,
-쏴아아아, 쏴아아, 쏴아아아······!
-빠드득! 빠드드듯!
왕성을 빙 두르고 있던 도랑못의 물이 순식간에 파도치며, 어떠한 형상을 빚어내기 시작했다.
이를 막아낼 만한 불 속성의 성기사들은 이미 저쪽 흙바닥에서 무릎을 꿇고 있거나, 조금 전 규와 눈이 마주쳐 기절했거나, 그도 아니면 일찍이 왕성 안에서 내란을 벌이고 있었다.
에테르가 없는 수십 명의 친위대원들이 마지막으로 무기를 버리고 달아났다.
나는 어느새 대군의 뿔피리 소리가 지척까지 다가왔음을 깨달았다.
“야아아아아······!”
“랑부예! 랑부예! 랑부예! 랑부예!”
뜨거운 함성을 업은 채로 뒤를 돌아보았다.
-뿌우우우! 뿌우우우우······!
“신국군인가요?”
“네.”
요한 경이 오늘의 날씨를 이야기하듯 가볍게 대답했다.
나는 살포시 허공으로 떠오르며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
그러자 민트색 눈동자가 익숙한 호선을 그렸다. ‘물론.’
“황제 폐하의 호통 소리도 들리지만요.”
그 말에는 속없이 함박웃음이 걸렸다. 긴장의 끝자락마저 풀어지는 듯한 감각이었다.
나는 끝으로 지브릴 디오프와 로피를 바라보았다.
“······로피를 잘 부탁합니다. 곧 다시 봐요.”
“이쪽은 걱정 붙들어 매고 소환진이나 확실히 파괴해.”
“······.”
“그런 다음엔 지겹게 보게 될 테니까.”
나쁘지 않은 인사였다. 나는 실웃음을 흘리고는 다시금 왕성의 정문을 겨냥했다.
완벽한 직육면체 얼음의 조립으로 탄생한, 신성 도시에서 가장 아름다운 운하교가 어느덧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왕성 내부로 통하는 길을 훤히 열어둔 채.
-스릉!
화성의 혜검이 하늘을 찌를 듯 치솟았다.
“리에스테르, 나를 따른다!”
암적색 망토가 바람을 받아 휘날리며, 샤를마뉴의 안장 위에서 위엄 있는 명령이 터져 나왔다. ‘척, 척척!’ 왕성을 포위한 군사들이 발을 맞추고 무기를 앞으로 겨누었다.
나는 세드리크와 가인 씨 가운데에서 하늘로 붕 솟아올랐다.
-휘우우우······
새하얀 깃털 하나가 시야 너머로 날아가는 찰나, 모든 소음이 깜빡 꺼졌다.
“······선수 입자아아앙!”
-끼야아아!
“와아아아아아······!”
그리고 크리스텔 랑부예의 고함으로 다시금 세상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섯 장의 날개를 모두 펼치고서, 나는 이를 악물고 왕성의 정문을 통과했다.
*
얼음이 녹은 물처럼, 눈앞에서 빠르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게, 이게 무슨······.”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빌헬미나 스네이더르의 모든 계획이.
공작은 피골이 상접한 얼굴로 바쁘게 창밖을 더듬었다.
그러나 왕도의 꼴은 그녀가 기대했던 어떠한 광경과도 닮아 있지 않았다.
그녀의 마차를 반기는 인파도, 스네이더르 공작가의 깃발을 알아보고 달려와 소식을 전하는 자도 없었다.
“언제부터, 아니······.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이냐?”
이것은 아주 이상하고 기이한 일이었다. 정말로, 몹시······.
말이 되지 않았다.
-히히히힝!
“큿!”
바로 그 순간, 마차가 급정거하며 나이 든 몸뚱이를 사정없이 앞으로 처박았다.
공작은 삐걱거리는 몸을 더듬더듬 일으키며 바깥을 살폈다. 그리고······.
-크르르릉······
“······.”
눈이 마주쳤다.
분노와 복수심으로 활활 불타오르는, 어느 신의 사자(獅子)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