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opened my eyes, I realized that modern life RAW novel - Chapter 143
143화
무잘알에는 보름 전쯤부터 퍼지기 시작한 소문이 한 가지 있었다. 바로 최강의 부동산 매입에 대산 내용이었다.
워낙에 대규모적인 매입이다 보니 반발은 없었더라도 비밀이란 게 지켜질 수가 없었던 것이다.
여하튼 한번 퍼지기 시작한 부동산 매입에 대한 내용은 투기의 의혹을 비롯한 수많은 구설수를 불러왔다.
-어제 기사 보니까 실제로 건물주가 최강의 이름으로 바뀌었다던데 진짜로 투기인가……? 솔직히 그럼 좀 실망인데.
-고양이가 쥐만 잘 잡으면 되지 인성까지 판단하는 헬조센 클라스.
-아니 그래도 그렇게 선량한 척 언플해 놓고서 가뜩이나 부동산 가격이나 올리는 투기를 하니까 실망하는 것 정도는 자유인 거잖아요.
-오늘 올라온 기사에서는요. 최강이 그날 매입한 부동산의 총액이 300조 가까이는 될 거라고 그러던데.
-와…… 1년 예산이랑 가까운 금액…… 300조요? 찌라시에서는 그거에 2배 3배씩 얹어서 매입했다고 안 함?
-그보다 기사에서는 금액이 중요한 게 아니라 최강에게 그만한 돈이 어디에서 났느냐 하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럼 최강이 무슨 비리라도 저질렀다는 말임?
-네, 아마도요.
-아니 그렇게 똥꾸녕까지 빨아 재낄 때는 언제고…… 그새 기레기들의 선동에 현혹되는 거 봐라…… 조만간 추방 운동이라도 하시겠어? 막말로 만수르도 1,000조 원 비리는 못 하겠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어? 그러고 보니까 그것도 그러네……. 뭐지, 진짜?
-그저 그러려니 해라. 우리에게는 그분을 의심하는 것조차 죄악이다.
무잘알. 근래에는 조중일도 잘 챙겨 보는 곳이었다. 조중일이 무잘알의 채팅방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읊어 주는 무인에게 말했다.
“시킨 대로 올렸습니다.”
“반응은 어떠냐?”
“비리 의혹은 그렇게 사라진 듯합니다.”
조중일이 가소롭다는 듯이 웃었다.
“멍청한 놈들이 그런 가벼운 사고 회로도 못 굴려서야 참 답답하구나.”
“그러게나 말입니다.”
“여튼 잘했다. 추가적으로 이상한 기미가 있으면 말하고.”
“넵.”
방금 전 최강의 비리 의혹에 대한 반론을 제기한 것은 조중일이었다. 조중일이 뿌듯한 얼굴로 바라봤다. 아는 사람만 아는 일이었지만 조중일은 알고 있다. 최강이 부동산을 매입한 사실보다 더 중요한 일을 말이다.
“어디 보자, 이쯤 되면 슬슬 이사가 시작됐으려나?”
최강의 이사라면, 기왕에 라인을 타기로 한 자신이라면 반드시 참석해서 짐을 하나라도 옮겨야 하는 행사였다.
“다녀오마.”
“조심히 다녀오십시오.”
조중일이 최강의 집 근처에 세워 뒀던 차에서 내려서 최강의 집까지 걸어갈 때였다. 역시나 이사가 이미 시작됐는지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보였다. 다섯 살 수준의 여자아이들이 자기 몸보다 2배까지 큰 물건들도 번쩍 들어 올려 열심히 어디론가 뛰어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물론 어린아이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마침 조중일의 눈썹이 일그러지는 것을 봐서는 양쪽 어깨에 짐짝 2개를 짊어지는 그를 본 듯했다. 바로 정대욱을 말이다.
정대욱이 조중일과 눈이 딱 마주치더니 헛기침 한번 하며 모르는 척 돌아섰다.
조중일이 픽 웃고는 마저 걸어가 대충 집 하나를 짊어지고는 정대욱을 따라나섰다. 가는 길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심심하면 한두 명씩 가고 오는 여자아이들이 보였기 때문이다.
“뭐야, 너도 왔냐?”
정대욱이 들고 온 짐을 옆에 서 있던 여자아이에게 넘긴 최강이 조중일에게 그렇게 말했다.
“뭐 그렇습니다만…… 혹시 오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 겁니까?”
“아니.”
조중일의 짐을 기다리고 있는 여자아이에게 주자 기다리던 여자아이가 비틀거리더니 뒤로 넘어지는 것이 보였다.
“저거 무거웠나?”
“아니, 그건 아니었습니다만…… 안에서 물건이 이쪽저쪽으로 심하게 흔들리긴 했죠.”
최강이 조중일의 답을 듣고 여자아이를 일으켜 주며 말했다.
“괜찮냐?”
여자아이가 고개를 말없이 두어 번 끄덕이더니 씩 웃었다. 최강이 넘어지면서 쏟아진 물건을 다시 주워 담고 여자아이의 머리에 올려 주자 곧이어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얌전히 지켜보던 조중일이 최강에게 말하려다가 말고 허리를 숙였다. 바닥에 떨어진 무언가를 보았기 때문이다.
“이게 뭡니까?”
조중일이 집어 든 반지는 일전에 크리스가 들고 온 유니크 아이템 중에 하나였다.
“아, 방금 전에 거기서 흘러나온 건가?”
이미 짐을 올려 준 여자아이는 한참 전에 들어간 것 같은데 다시 들어가서 물건을 집어넣기 귀찮음을 느낀 최강이 말했다.
“그거 그냥 가져라.”
딱 봐도 심상치 않아 보이는 반지를 보고 조중일이 말했다.
“제가 말입니까?”
“그래. 어차피 애들이 챙기고 남긴 거라 임자도 없으니까.”
조중일은 그래도 그동안 수많은 장비를 보아 왔다. 때문에 물건을 보는 안목이라면 이골이 나 있었다. 그런데 그런 자신조차도 차마 이 물건의 그 끝이 예상이 안 되었다.
상황 파악이 끝난 조중일이 그 자리에서 넙죽 절했다.
“평생 충성하겠습니다.”
***
두 소녀를 얼떨결에 마을에서 데리고 나와 버린 안토니는 지금 호텔에 들어왔다. 당연히 이목을 피하기 위해 현대의 복장으로 바꿔 입은 덕분에 안토니와 안젤리카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
“아저씨, 여기 침대 엄청 푹신해요!”
“그렇겠지.”
호텔에서 지내본 적은 없지만 가장 좋은 숙소로 배정해 달라고 했다. 좋은 시설이 구비된 것은 당연할 것이었다.
안토니가 도시의 전망이 보이는 호텔 창가로 가서 생각에 잠겼다. 여전히 듀크의 마나가 강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안토니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듀크가 이렇게 대놓고 마나를 뿌리고 다니는 것은 자신을 불러들이려는 생각이라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안토니는 그런 듀크의 의중을 알면서도 나가지 않았다.
‘적어도 이 아이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을 동안만…….’
안토니는 솔직히 책임을 느끼고 있었다. 그날 안젤리카에게 괜한 바람을 집어넣지 않았다면, 조금 가혹한 이야기일 수는 있겠지만 소녀들은 생활에 순응해 밥은 굶지 않고 살아갔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안젤리카라는 소녀는 이미 자신과 함께 도주했고 지금 이 소녀를 두고 자신이 사라진다면 무슨 일이 생길지 감히 장담할 수 없었다. 이런 마을 밖의 생활은 자신만큼이나 낯선 아이들이었으니 말이다.
안토니가 잠시간 생각하고 있자, 신이 나서 방 내부를 이곳저곳 살피던 안젤리카의 기척이 가까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저, 근데 돈은 어디서 나셨어요? 이런 데 비싸지 않아요?”
“비싸더군.”
안토니는 가지고 있던 패물을 팔아서 일단 급전을 마련했다. 안토니 입장에서 본다면 질 좋은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없었지만 암시장 특유의 후려치기 가격에 판매했음에도 꽤나 쏠쏠한 수입이었다.
“죄송해요. 저희 때문에…….”
“그건 신경 쓸 필요 없으니 괜찮다.”
안토니가 괜찮다고 했음에도 여전히 신경 쓰이는 듯한 기색을 떨치지 못하는 안젤리카를 향해 물었다.
“그보다, 전에 물었던 것은 생각해 봤나?”
“전에 물었던 거요?”
“하고 싶은 일 말이다. 말했듯이 나도 할 일이 있어서 계속 너희를 돌봐 줄 수는 없다. 가능하면 빨리 너희가 자리 잡는 게 나로서도 도움이 되는 일이지.”
안젤리카가 말했다.
“아니요.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그래, 그럼 어쩔 수 없군. 천천히 잘 생각해 봐라. 돈에 관한 건 신경 쓰지 말고.”
***
주소희는 근래에 고민이 한 가지 있었다. 이상하게 의형기에 대한 숙련도가 발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최강 씨. 한 번만 더 해 주시면 안 돼요?”
“내가 뭐라고 할 거 같냐?”
“…….”
최강과 바짝 닿는 그런 순간이 좋아서, 처음에는 부탁했던 것도 물론 있다. 하지만 근래에는 순전히 수련을 목적으로 두고 있었다. 진심이었다. 그러나.
뭔가 이상했다. 최강이 수련을 도와줄 때는 할 수 있을 것 같다가도, 돌아서면 뭔가 이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근래에는 토대가 되는 유형기마저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었다.
일전에 말했듯이 근본적으로 급속도로 마나가 불어 가는 것을 주소희가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최강이 도움을 주기 시작하자 급속도로 성장해 이제는 ‘원’ 2개는 거뜬하고, 덤으로 의형화 수련도 조금씩 해 나가는 류세란의 성장이 눈에 띄게 보이자 더욱 조바심이 났다.
주소희가 결국 참다못해 자신의 증상을 최강에게 설명했다. 최강이 조용히 주소희를 보다가 말했다.
“너, 내가 매일 하라고 한 거 기억나냐?”
최강에게 수련을 받기 시작하고 얼마 안 되었을 때부터 최강이 매일같이 반복하라고 지시한 것들을 말하는 것이었다.
“아!”
“안 하고 있지?”
최강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말했다. 애초에 이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주소희가 자신의 상태를 잘 모르고 있다는 반증이었으니 말이다. 자신이 매일 지시한 숙제를 꼬박꼬박 했다면 본인이 먼저 진작에 내공에 대해서 눈치챘을 것이다.
“내가 왜 매일 귀찮아도 30분씩은 운기를 해 보라고 했는지 모르냐?”
주소희가 슬쩍 눈을 피하며 말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주소희의 말을 들은 최강이 한숨 쉬며 말했다.
“일단 잔말 말고 운기부터 해 봐.”
“어…… 어?!!”
운기를 하던 주소희가 놀란 눈을 해 보였다. 당연한 것이다. 내공을 일부만 끌어다가 생활을 하다가 내공의 전량을 신체 이곳저곳으로 옮기는 운기를 했으니 차이가 확연히 느껴졌을 것이다.
최강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말했다. 개인 사생활일 수도 있으니 그간 말을 안 했지만 이쯤 되니 궁금했기 때문이다. 비정상적인 내공의 상승. 단기간에 이 정도로 상승한다면 최강이라도 적응하고 수련하기 버거웠을 테니 말이다.
“너 도대체 어디서 뭐 하고 있는 거냐?”
“네? 그게 무슨……?”
“내공이 불어도 너무 불어나잖아. 시간 나면 어디 가서 나 몰래 산삼이라도 캐다 먹고 오는 거냐?”
주소희가 최강의 말에 황급히 변명하다가 입을 멈췄다.
“그…… 그럴 리가 없잖…….”
무언가 생각난 게 있었기 때문이다.
“아……! 알 것 같아요.”
“뭔데?”
주소희가 자신의 추리닝을 검지와 엄지로 집어 보이며 말했다.
“이거 때문인 거 같아요.”
“추리닝이면 천주갑?”
“네…….”
주소희에게 천주갑의 능력을 전해 들은 최강이 주소희의 이마에 꿀밤을 놓았다.
“그걸 왜 이제 말해?”
“저도 설마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단 말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최강 씨가 거북해할까 봐…….”
하기야 신체가 닿기만 해도 정기를 흡수하여 내공으로 정제해 준다는데, 확실히 남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기피할 만한 능력이긴 했다.
최강이 생각했다.
‘그러니까 그런 사기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천주갑을 입고 있는 녀석에게 내공을 들이붓고 내부를 휘저었다는 말인가……?’
그동안 얼마나 헛짓을 했는지 실감이 된 최강이 주소희에게 말했다.
“너, 천주갑 압수.”
“네?”
“그럼 계속 그 상태로 있을 거냐!?”
“그건 아니지만…….”
주소희가 잠시 후 여벌옷으로 갈아입고 와서 최강의 손에 천주갑을 올려놓자 최강이 말했다.
“수련할 때는 제출하고 퇴근할 때 받아 가도록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