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possessed it, it became a ghost story RAW novel - Chapter (108)
“안녕, 꼬마야.”
안녕하세요. 난 꼬마가 아니라 마브카예요.
내 애칭은 ‘키키’예요. 제가 ‘키키’ 하면서 웃는다고 엄마는 절 키키라고 부르세요. 이건 엄마랑 나만 부를 수 있는 이름이니까 키키가 아니라 꼭 마브카라고 불러 줘야 해요.
우리 엄마를 알아요?
음. 역시 모를 것 같았어요. 아, 우리 엄마는 호사퀸 공작가에서 일해요. 이렇게 말하면 무시무시한 사람들이 날 절대 건드리지 못할 거래요. 아니면 돈을 받기 위해서라도 날 살려 줄 거라고 했어요.
이름만으로 못된 사람들을 벌벌 떨게 할 수 있다니 우리 엄마는 엄청나게 대단한 사람이죠? 꼭 동화 속에 나오는 멋진 전사 같아요. 못된 거인을 혼내주는 전사 말이에요.
그런 생각을 하다니 꼬마 같다고요? 아니에요! 난 꼬마가 아니에요. 동화를 읽는다고 전부 꼬마라고 부르는 건…, 그러니까. 맞아! 편함한 생각이에요. 네? 단어가 이상하다고요?
그래요, 편협! 내가 말하고 싶은 게 그 단어였어요. 이런 어려운 단어를 누구한테 배웠냐고요? 푸줏간의 케스타가 얼마 전에 사제님들한테 끌려가면서 그렇게 외치는 걸 들었어요. 뭐라고 했냐면….
‘편협하고 오만한 놈들! 난 주스를 하려고 피를 모은 게 아니라고! 푸줏간에서 피를 빼고 고기를 자르지 않으면 어떻게 장사를 하라고!’
이렇게요. 똑같았나요? 나는 외우는데 재능이 있어서 들은 건 까먹지 않거든요. 엄마는 내가 천재라고 아카데미에 가야 한댔어요.
원래 아이들은 다 천재라고요? 세상에, 피카도요? 하지만 걔는 일, 이… 구 살인데 나보다 바보 같단 말이에요!
나요? 내 나이는 육 살이에요. 얼마 전까지는 한 손만 내밀면 됐는데 이제는 두 손을 몽땅 써야 나이를 말할 수 있어요. 굉장하죠?
육 살이 아니라 여섯 살이라고요? 그거나, 그거나!
흥. 그래서 여섯 살 꼬마가 여기서 뭘 하냐고요? 난 그러니까 비이밀 임무 중이에요. 절대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되는 거지만 특별히 말해 줄게요.
어디 가서 말하면 안 돼요. 약속! 아, 이런 고양이 발로는 약속을 못 하겠네. 대신 악수를 해요. 앗, 말랑거려.
네. 이제 말할게요. 이제부터 무서운 이야기를 할 테니까 발로 귀를 꽉 막고 들어요. 내 임무는 바로 공작가에 있는 악마를 감시하는 거예요. 완전 무섭죠?
아까 푸줏간의 케스타가 사제님들한테 끌려갔다고 했잖아요. 사실은 나도 끌려갈 뻔했어요…. 케스타네 할아버지가 펑펑 울던 걸 보면 하마터면 나도 우리 엄마를 울릴 뻔한 거예요.
근데 사제님들한테 엄마가 호사퀸 공작가에서 일한다고 말하니까 큰 오해를 했다면서 미안하다고 나한테 사탕을 주며 사과하는 거 있죠?
그리고 날 돌려보내 주면서 나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일이 있다고 꼭 내가 필요하다고 했어요. 바로 방금 말한 악마를 감시하는 거예요!
요즘 공작 부인 할머니가 완전 아이처럼 굴잖아요. 사제님들한테 얘기했더니 그게 다 악마 때문이래요. 그래서 공작 부인 할머니가 다른 사람처럼 막 소리도 지르고 사람도 때리고 그러는 거랬어요. 얼마나 무시무시한 악마냐면 성수도 소용이 없대요.
엄마한테는 말 안 했어요. 비밀이기도 하고, 엄마는 사제님들을 싫어하니까요. 말하면 엄청 혼날 거 같아서 무서워요.
왜 엄마가 사제님들을 싫어하냐면, 엄마가 나만큼 어렸을 때 사제님들이 엄마의 집을 훔쳐 가 버렸대요. 엄마의 집 위에 신전이 세워진 거랬어요. 근데 신전은 좋은 거라고 했는데….
그래서 악마가 누군지 알고 감시하는 거냐고요? 누굴 바보 멍청이로 알아요? 당연히 누군지 알죠! 전 오늘 종일 악마를 찾아다녔다고요! 수상한 사람은 여럿 있었어요. 공작 부인 할머니도 수상하고, 사실 엄마 빼고 전부 다 수상해요.
아, 하지만 그 새하얀 아가씨는 절대 아닐 거예요. 새하얀 아가씨가 누구냐면 공작 부인 할머니랑 같이 차를 마시던 아가씨예요. 몰래 온실을 훔쳐보다가 발견했어요.
사제님들처럼 새하얀데 훨씬 반짝거리니까 더 대단한 사람이겠죠? 혹시 천사님이 아닐까요?
천사는 아니지만, 사제님보다 더 대단한 분이라고요? 그럴 줄 알았어요.
그래서 내가 찾아낸 악마는, 음…. 바로 말로우 아저씨예요.
말로우 아저씨는 요리사예요. 아주 못된 수염에 눈이 부리부리 찢어져서 날 막 노려보는 무서운 사람이죠. 내가 피망을 남기면 불같이 화를 내면서 머리를 콩 때리는데, 말로우 아저씨가 악마가 아니면 누구겠어요?
그래서 지금 말로우 아저씨를 감시하러 몰래 주방으로 가는 거예요. 고양이님도 같이 갈래요?
“내가?”
네. 고양이님도 배가 고파서 온 거잖아요! 생쥐를 먹는 거죠? 공작가에 생쥐가 많다는 소문이 고양이들 사이에서 멀리 퍼졌나 보네요! 나만 믿고 따라와요.
나랑 같이 주방에 가면 내가 생쥐를 잡아 줄게요. 절대 혼자 가기 무서워서 그러는 건 아니에요.
“그래. 같이 가줄게.”
고양이님 최고!
자, 절대 멀리 가지 말고 날 잘 따라와야 해요. 여기 작은 구멍으로 들어가서…, 저기서 왼쪽으로 돌고…. 힉! 누가 오고 있어요. 고양이님 얼른 숨어요!
“…….”
누군지 보셨어요? 말로우 아저씨인가요? 맞나 봐요. 주방으로 가고 있어요! 빨리 따라가요. 들키지 않게 쉿, 쉿.
“…….”
“…….”
이제 말해도 된다고요? 하지만 말로우 아저씨한테 들리지 않을까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 거야.”
그래요…? 그럼 고양이님만 믿을게요.
자, 이제 주방에 다 왔어요. 원래 이 시간에는 불이 전부 켜져 있는데 오늘따라 왜 이리 깜깜한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난 눈이 좋으니까 괜찮아요. 살짝 문을 열어서 안을 훔쳐볼까요?
문소리가 나지 않게 아주 조용히. 살금살금.
응? 고양이님. 우리가 잘못 봤나 봐요. 주방으로 간 사람이 말로우 아저씨가 아니라 니겔라 언니였어요.
니겔라 언니가 뭘 하는 거지…?
고양이님이 잘 보이지 않는다면 내가 설명해 줄게요.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는데, 니겔라 언니는 뭘 먹고 있는 것 같아요. 아하, 이 명탐정 키키가 무슨 상황인지 알아냈어요.
니겔라 언니는 너무 배가 고파서 몰래 간식을 먹으려고 온 거예요. 들키면 혼이 나잖아요. 휴. 다행히 말로우 아저씨는 지금 주방에 없어요.
혼자서 몰래 먹을 걸 먹다니 니겔라 언니도 완전 못됐어. 그래도 난 착한 아이니까 엄마랑 말로우 아저씨한테 이르지는 않을 거예요.
대신 나도 같이 나눠 먹자고 해 볼게요. 혹시 니겔라 언니가 피망을 먹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뭘 먹는지 우선 잘 봐야겠어요.
니겔라 언니가 먹고 있는 건….
…쥐?
고, 고양이님. 니겔라 언니가 날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