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possessed it, it became a ghost story RAW novel - Chapter (65)
안드라스는 하품을 쩍 내쉬며 로한슨 저택으로 돌아왔다. 데이지한테 간식 좀 달라고 조르고 에반젤린의 침대 위에서 뒹굴고 있으니 플라우로스가 못마땅해하며 발톱을 세워 안드라스를 할퀴었다. 안드라스는 따끔한 고통에 소리를 지르며 몸을 뒤틀었다.
“에반젤린 님 침대에 개털 묻히지 마.”
“악! 푸딩, 너 이거 동물 학대야 괭이 자식아. 차별 반대! 자기는 맨날 집고양이처럼 주인님 무릎 위에서 냥냥대면서 나는 침대에 눕지도 못하게 하냐?”
플라우로스는 안드라스가 하는 말을 귀담아듣지도 않고 침대 위에 걸터앉았다. 에반젤린이 자리를 비워서 그런지 플라우로스는 실로 오랜만에 사람의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빛이 산개하며 퍼져 눈이 부실 정도라 안드라스는 절로 미간을 찡그렸다.
바닥으로 굴러떨어진 안드라스는 하는 수 없이 다시 사람으로 변했다. 털 묻히지 말라면 사람으로 변할 수밖에. 근데 침대에 사람이 누워있는 쪽이 더 불건전하지 않나? 침대에 뛰어들려고 하는 순간 플라우로스가 안드라스를 제지하며 소파를 가리켰다.
“네 자리는 저기야.”
“진작 말하지. 그냥 난 침대에 눕지 말라는 소리였네.”
하는 수 없이 안드라스는 지정석이나 다름없는 소파에 주저앉아 등을 기댔다. 착한 내가 봐줘야지 뭐. 안드라스의 기분을 풀어주려는 듯 때마침 데이지가 셔벗을 가져다줬다. 스푼으로 한입 떠먹으니 온 세상의 스트레스가 사르르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에반젤린 님은?”
“바로 황궁으로 출발하셨어.”
플라우로스는 에반젤린의 주변에 띄운 눈들을 통해 시야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어휴. 스토커 자식.”
젤리가 혀를 찼다.
“아, 스토커 하니까 후작가 근처에 잠복해 있는 사람들이 이상하리만큼 많더라. 근데 걔들이 대부분 사제들인 거 있지.”
“사제라고?”
마차를 타고 휙휙 바뀌던 전경은 황궁에 도착하고 나서야 멈췄다. 플라우로스는 시야 너머로 보이는 황궁에서 미세한 불쾌감을 느꼈다. 어딘가 잘못된 건지 콕 짚어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정말 미묘한 이물감이었다.
“안드라스. 왜 썩은 내가 나지?”
“나한테서?”
안드라스가 자기 팔을 들어 냄새를 맡아봤으나 상류층의 잘 관리된 실내견 특유의 냄새만 날 뿐이었다.
“황궁에서 말이야. 뭔가 불안한데…. 아무래도 에반젤린 님께 직접 가봐야겠어.”
플라우로스는 시야 너머로 황궁 시종들이 입고 있는 옷을 그대로 따라 해 재현해냈다. 곱슬 거리는 금발에 굳은살 하나 없는 희고 가는 손가락과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 옷차림새였으나 개의치 않았다.
“주인님은 네가 고양이 모습일 때를 더 좋아하실 텐데. 아니지. 너인 줄 몰라보시는 거 아냐?”
안드라스가 낄낄대며 깐죽거리다가 괜히 한 대 더 맞았다. 안드라스가 그 와중에 셔벗을 사수해 내고서는 뿌듯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