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100)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100화(100/405)
-언니 스슈에서부터 좋게봣는데…ㅜㅜ 목적 있엇다는게 뭐에요?
-착한 줄 알았는데 척이어서 실망…
-패드받으려고 팔로워 단물빨아먹고 튀다니ㅋㅋㅋ 요즘 업로드 없었던 이유가 패드 확정되서 그랫던거에요?
-엥 진짜라면 실망이네요ㅋㅋ 협찬받으려고 한거 눈에 보여서…ㅠㅠ 애잔
이렇게 티 나게 작업을 치다니. 물타기 하는 게 눈에 뻔히 보이는군.
‘초반부터 분위기를 만들면 일반 팔로워들도 분위기를 탈 거라고 생각했나 본데.’
어림없다. 왜냐면 말투가 누가 봐도 비슷하거든. 그리고 전부 가계정이거나 사진 한두 개 올린 계정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일단 분위기만 만들면 될 거라고 생각 했구나….’
아이디어 자체는 칭찬해주겠다. ‘스슈에서 니도 한번 욕먹어 봐라’라는 목적을 갖고 노력하는 자세도. 어제 새벽부터 오늘 점심까지, 아주 부지런하다.
“얘네 미친 거 아니야?!”
“괜찮아. 살다 보면 한 번씩 이런 일 있는 거지.”
나중에 뒤집어엎을 수 있으니까…. 일단은 신경 꺼야겠다. 이것 때문에 시간 쓰면 당장 해야 되는 일들을 제대로 못 할 테니까.
“괜찮아. 아…. 나 이제 슬슬 가야겠다.”
“가면서 우는 거 아니지?!”
“뭘 울어. 내가 애야?”
나연이는 화가 안 풀리는지 씻고 머리를 말리는 내내 옆에서 조잘거렸다. 드라이기 바람 소리에 절반은 묻혔지만.
연말 파티라고 해봤자 별 건 없다. 그냥 맛있는 거 먹는 정도. 물론 장소는 별게 있다.
[그날 우리 집 비어.] [추운데 집에서 놀까.] [(촛불 부는 바보멈 이모티콘)]재언이네 집이거든.
나연이네 집에서 멀지 않아 늦잠을 잤는데도 늦지 않게 도착할 수 있었다.
입력: 백휘는 어디쯤이야?
입구에서 만나서 같이 가려고 했는데, 예상외의 답이 돌아왔다.
[난 이미 도착했어. 다 왔으면 데리러 갈까?]…넌 왜 먼저 가 있어?
* * *
가위바위보라는 건 세상에서 가장 민주적인 방법이었다. 연말 분위기는 레드 앤 골드라고 주장하는 최백휘에게 화이트 앤 핑크를 납득시킬 수 있는 건 역시 가위바위보의 승리였다. 재언은 이번엔 남자지만 가위를 낸 자신의 선택이 자랑스러웠다.
“자. 불어.”
풍선은 너의 선택을 믿지 못하겠으니 자신이 가져오겠다는 최백휘의 말에 그러라고 고개를 끄덕인 재언이었다. 한가득 풍선이 든 봉투를 털어 하나 입에 물고 공기를 불어 넣고 있을 때였다.
“…내 건?”
“입 뒀다 뭐 해.”
저 녀석이 본인 것만 펌프를 가져왔다. 우아하게 펌프를 쥐고 풍선을 끼우는 최백휘의 모습에 어이가 없어 잠시 손에 힘이 풀린 재언이었다. 그 손가락 틈 사이로 풍선이 날아올랐다.
푸쉬쉬-
풍선이 안에 든 공기를 내뱉으며 두어 바퀴 돌더니 날개 잃은 비행기처럼 추락했다.
“진짜…. 치사하다.”
“힘내.”
어느새 최백휘는 빠르게 손에 쥔 펌프를 조작해 풍선을 하나 완성했다. 깔끔하게 끝을 묶어 하나를 바닥에 살포시 던져두며 두 개째를 집었다.
“하기 싫으면 내가 다 해도 되고.”
“나 풍선 부는 거 좋아해….”
재언은 놓쳤던 풍선을 손에 쥐고 재빨리 폐에 힘을 줬다. 기계 대 인간의 외로운 싸움이 시작됐다.
* * *
“와, 이게 다 뭐야?”
윤슬이 부담스럽지 않게 ‘Happy Birthday’라는 문구 대신 ‘Happy New Year’이라는 문구의 가랜드로 붙인 건 좋은 선택이었다.
“연말 파티 준비 너네 둘이서 다 하면 어떡해~. 미리 말해주지.”
‘연말 파티가 아니니까….’
‘내년이야 오든 말든.’
사이좋은 척 웃어 보이는 둘은 풍선 더미에 파묻혀 있었다.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채워 낸 풍선은 두 사람이 다 해냈다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양이었다.
“풍선 둘이서 다 한 거야?”
“하하, 내가 많이 했어. 여기 팔에 힘줄 봐.”
불쌍한 척 팔을 걷어 보이는 최백휘의 농간에 재언은 얼이 빠졌다. 풍선을 다 불었을 때까지만 해도 자신의 얼굴 역시 빨갰었는데, 슬쩍 어두운 TV 화면에 비친 자신의 얼굴은 이미 원래의 색을 되찾아 있었다.
“진짜네. 야 고생했다~”
윤슬은 드러낸 팔목을 몇 번 만져보더니 백휘의 어깨를 두드렸다. 재언은 옆으로 다가가 자신도 칭찬해주길 기다렸다.
“쟤는 손으로 한 거고…. 나는 다 입으로 했어. 펌프 안 줘서.”
만행을 일러바치기도 할 겸. 최백휘에게 배운 것을 실행했다. 간사한 자식 덕에 거친 세상을 이겨낼 수 있는 법을 일찍 터득한 것 같았다. 발등에 무게를 실은 발이 올라왔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나 하다가 쓰러지는 줄 알았어….”
“그래그래. 재언이도 고생했어~. 너무 이쁘다.”
똑같이 어깨를 두드려주는 윤슬에게 재빨리 고개를 숙여 보이자 머리까지 쓰다듬어줬다. 바닥에 있는 분홍색 풍선들이 모두 하늘 위로 두둥실 떠오르는 것 같았다.
“추울 텐데 얼른 앉아.”
‘너네 집이냐….’
자연스럽게 윤슬을 낚아채 거실 소파에 앉히고 가방을 들어주는 백휘였다. 셋은 거실에서 주문한 피자를 먹으며 크리스마스 영화를 배경음악처럼 틀어놓고 얘기했다.
“그래서, 다음 어플 업뎃…. 어, 저 장면 나오네. 나는 기숙사 들어갈 때가 제일 좋더라.”
“나는 첫날에 밥 먹을 때….”
“아, 뭔지 알아. 그 닭다리 먹을 때!”
신나서 영화를 보고 있을 때 소파에 바른 자세로 앉은 백휘는 말이 없었다.
“백휘는? 무슨 장면 제일 좋아해?”
“어…. 난 이거 책으로만 봐서.”
“뭐???”
그러자 둘은 난리가 났다. 어떻게 이 영화를 안 보고 살 수 있냐며, TV만 틀어도 맨날 나오는 게 이거인데 대체 어디 살았던 거냐며, 학교에서도 보지 않았냐며….
쉴 새 없이 어떻게 이 영화를 안 보고 살았냐는 질문들에 영화의 소리마저 묻힐 지경이었다. 백휘는 대충 책의 내용을 회상해 한 장면을 말했다.
“음, 나는 경기 장면 좋아했어. 금색 공 쫓아다닐 때.”
“그것도 재밌지….”
“맞아! 나 진짜 일곱 살 때 맨날 창문 밖에 부엉이 있나 없나 살펴보고 그랬어.”
동그란 원형을 그렸던 피자가 군데군데 사라지고, 마침내 박스가 텅 빌 때쯤 영화는 마지막을 향해갔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했으므로, 50점을 수여합니다.
“야, 저거…. 어릴 땐 몰랐는데, 어른 되고 보니까 너무 비리 아니야? 마법사도 학연 사회야.”
“…어른 되고?”
“하하. 일곱 살보다는 어른이지.”
순간적으로 표정이 굳은 윤슬은 어색한 알파카처럼 웃었다.
“어 그치…. 지금. 완전. 내가. 어른이지.”
영화 속 주인공은 박수를 치며 웃고 있었다. 연말의 분위기가 익어 오를 때쯤.
지잉-
핸드폰이 울렸다.
“내 거 아닌데.”
“음, 나도 아니야.”
“…난데, 별거 아니야.”
재언의 핸드폰이었다. 빠르게 메시지를 확인하고 답장을 보낸 재언은 다시 영화에 집중했다.
[형. 나 이제 들어가도 됨?] [ㄴㄴ] [집에 좀 가자 밖에 추워…] [맴매]원래 재언의 집은 오늘 비는 날이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큰형인 승언이 약속 있는 날이었지. 덕분에 태언은 강제로 쫓겨나야 했다….
지잉- 지잉-
“이번엔 내 거 아니야.”
“윤슬아. 연락 오는데?”
[정의는 승리한다! ٩(๑>∀<๑)۶ ] [승리한다~~~~ ٩(๑>∀<๑)۶ ]“…이건 무슨 소리야?”
나연이와 유리였다.
* * *
[STYLE SURE]마음고생하다가 이제야 밝히지만 ㅠ_ㅠ 1차 미션 끝나구 2차때부터 저희 왕따당했어요ㅎㅎ 뭐 대놓고는 아니지만 사람 둘러싸고 압박 준 게 왕따겟죠..? 솔직히 욕도 들어먹엇어요 말 안했을 뿐이지~ 에휴 뒷풀이 있었는지두 몰랐는데 (ू˃̣̣̣̣̣̣︿˂̣̣̣̣̣̣ ू) 이런저런 메시지들이 많이 와서 그냥 시원하게 말해요♥ 고생했지만 그래도 즐거운 추억인 스슈 서포터즈ㅎㅎ
“미친….”
오늘 파티를 즐기고 있던 건 윤슬만이 아니었다. 본격적으로 방학이 시작돼 다들 외국으로 떠나있기 전, 한국에서 마지막 연말 파티를 즐기고 있던 은하의 표정이 굳었다. 파티용 새 원피스를 입고 찍은 사진을 업로드하고 있던 은하에게 익숙한 사람이 보낸 메시지를 확인한 뒤로.
@eunha_fan
-언니언니!ㅠ_ㅠ 급하게 보셔야 될 거 있어가지구 연락드려요…! 언니 나연언니가 언니 저격? 한거가튼데 맞나용…
-혹시 스슈 그만두신 것도 이거때문이에요?
-알려주기 곤란하시면 답 안해주셔두 댑니다…! 그냥 전 너무 궁금하구 걱정되는 마음에 (≡ㅠ∇ㅠ≡)
아직 자신의 SNS에는 별다른 댓글이 달리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라면 어떨까? 은하는 일방적으로 자신을 팔로우해 둔 오연지의 계정에 들어갔다.
-엥 왕따? 찐이에요?
-파도파도 그저 괴담만…ㅠㅠ… 팔로우 취소합니다
-진짜 실망이에요ㅋㅋㅋㅋ 이전부터 어디까지 하나 봤는데 으 정떨;
‘얘 팔로워 몇이었더라?’
이전의 팔로워 수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손가락을 아래로 끌어 새로고침을 할 때마다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팔로워는…. 천 단위쯤 떨어지면 보일 텐데.’
팔로워 수가 많다 보니 몇십, 몇백 명으로는 티가 나지 않았다. 아직 일이 생각만큼 커진 건 아닐지도 모른다 생각한 순간, 오연지의 팔로워 뒤 숫자 하나가 줄었다.
‘그새 천 명이 없어졌다고?’
왜냐면 나연이 열심히 입을 털고 있기 때문이었다. 스타일 슈어를 한번 보자.
-헐 진짜에요?ㅠㅠ 너무 힘드셨겠어요…
˪넹 진짜에요ㅠㅠㅠㅠ
-혹시 자세하게 물어봐도 될까요?
˪윤슬이가 정보 자세하게 줘서 자기들이 욕먹는다구ㅎㅎ 둘러싸고 욕했었어요!ㅠㅠ 윤슬이가 말하지 말라 했는데 휴… 아실 건 아셔야될것 같아서요♥
-혹시 은하언니도 그랬어요?
˪은하가 윤슬이 편들어주려고 한 것 같긴 했어용!
-뭐야 대박이다ㅋㅋㅋㅋ @송희라 야 이거봐
˪어쩐지 유스타 가계 존나티나더만ㅋㅋㅋ 한사람이 쓴듯
-저 사진에 있는 사람들 다 그런거임? 미친;;
˪넹ㅠㅠ 한명도 빠짐없이 다 그랬어요ㅎㅎ
-그래도 패드받으려고 열심히 한 건 맞지 않아요?ㅋㅋ 그거 반납하고 왕따주장하면 이해를 하겟는데… 저엿어도 그랬을거 같긴 해요~…ㅠㅠ… 지금이라도 반납하세용 그럼 편들어드림
˪앗 안돼용♥^^♥
‘그러게. 누가 대놓고 하랬나.’
은하는 자신에게 피해가 오지 않는 걸 확인하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친구들 중에서 좋아요가 가장 적고, 팔로워가 가장 적었던 은하였다. 제인을 비롯해 주변 친구들은 별다른 태그를 걸지 않고 장소만 표시해두어도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 그것 때문에 늘 신경이 쓰였던 은하는 스타일 슈어에서 서포터즈 연락이 오자 한참을 고민했었다.
‘쪽팔리게, 이런 애들이랑 굳이?’
하지만 자신보다 팔로워가 적은 나연에게 연락이 왔다는 걸 듣고, 차마 나연에게 팔로워 수를 따라잡히고 싶지 않은 마음에 냉큼 수락해버렸지만.
‘그때는 뭐….’
팔로워 수가 늘고, 자신을 찬양하는 시녀들이 많이 생긴 건 꽤 괜찮았다. 팔로워 수도 빠르게 늘어났고. 이제는 친구들 사이에서 제인 다음으로 팔로워가 많이 생긴 건 특히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팔로워가 많다는 건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ㅎㅎ 28살 대학생 오빠에요 🙂 대학교 멘토 필요하지 않아요?ㅎ
-(학생증 사진)
-고민 상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해요. 대나무숲이란 이야기 많이 듣는데ㅎㅎ
‘이 미친 새끼는 또 뭐야….’
이상한 남자들의 메시지. 다들 짠 것처럼 너와 친한 오빠가 되어주겠다느니, 가볍게 이야기를 주고받자느니 하면서 접근했다. 고등학생인 자신에게 맛있는 걸 사주겠다고 하는 정신 나간 소리를 잘도 했다.
-언니이… 지난번에 질린 옷들 많다고 하셨는데 기부? 한다고 생각하시고 저 주시면 안될까요ㅠㅠ 제발요…
-메시지 안읽으시네요ㅠㅠ 게시글은 올리시면서..;
-언니는 수저 잘 물고 태어나서 좋겠어요 저는 이렇게 언니가 메시지 읽을까 안 읽을까 눈물흘리면서 기다리는데… 나도 좋은 옷 좀 입어보고 싶다는 게 죄에요?
혼자 메시지로 선을 넘은 부탁을 하고, 서서히 과열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러다가는 더 이상한 일에 휘말릴 것 같아 팔로워를 어느 정도 모았으니 서포터즈를 그만둔 은하였다.
@eunha_fan
-헉 언니 대박! 커뮤에 글 올라왔어요…
-링크: [요즘 10대 유스타스타들이 사람 왕따시키는 법ㅋㅋ]
-이거 언니얘기같은데; 들어가보세요
근데 이제 본격적으로 이상한 사람들이 꼬이게 생겼다. 은하는 재빨리 자신의 팬이 보내 준 링크에 접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