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111)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111화(111/405)
“저 SNS 업로드하면 반납할 때 삼천 원 더 주시는 거 맞죠?”
“네~ 맞습니다. 업로드할 때 태그 걸어주시면 돼요.”
「♡[100]%」
「▷만족도가 백프로에 도달했습니다.
▷진심이 담긴 미소를 획득했습니다
100%의 만족도 [97/100명]」
나는 오늘도 만족도 사냥꾼처럼 손님들의 웃음을 사냥했다.
라몽드 팝업 스토어에서만 스마일이 카운트되는 게 아니더라고.
다행히 개학하고 나서도 라몽드의 무료노동꾼이 될 일은 없었다. 교복 대여점 손님들의 만족도를 수집하는 게 우선이기도 했고.
「♡[87]%
-이 교복대여점(을)를 오려고 한참 동안이나 기다렸어요」
「♡[62]%
-대기줄(은)는 정말 기네…」
「♡[100]%
-이 교복대여점(은)는 제일로 훌륭해!」
게임 캐릭터들처럼 머리 위에 만족도를 띄우고 걸어 다니는 손님들을 바라보는 건 내 또 다른 낙이 되었다.
내가 준비한 공간에 사람들이 이렇게 들어차다니. 다시 봐도 기분이 좋군.
“피드에 써진 대로 태그 다 걸어야 해요?”
“다는 아니고~ 몇 개만 걸어주시면 돼요.”
나는 새로 제작한 우리 교복 대여점의 SNS 계정에 새 이벤트를 열었다. 바로 이렇게.
[Youstagram]꿈을 찾는 소녀들의 바로 그 교복♥( ღ’ᴗ’ღ )♥ 바로 오늘교복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나도 참가자가 된 듯한 기분으로 회전목마 앞에서 인생샷을 남겨보세요.
#롤데월드 #롤데월드교복대여 #잠실교복 #잠실교복대여 #롤데월드데이트 #잠실데이트 #프로젝트111
회귀 전 서바이벌 프로의 교복 디자인을 대충이라도 기억해놓고 있어서 다행이다. 1화 방영이 핫한 만큼 교복 대여점도 핫했다.
“여기 <프로젝트 111> 교복은 없어요?”
“아, 죄송해서 어떡하죠…. 오전에 다 대여되었어요.”
너무 핫해서 놀이공원이 오픈하자마자 다들 그 교복부터 집어 가더라. 마치 전쟁터를 연상시키는 장면이었다.
“야 뭐래? 없대?”
“어…. 아 그거 입고 싶었는데.”
“그냥 재킷 색만 바꿔서 입어. 그 김유리? 처럼”
“그럴까?”
똑같이 핑크색의 체크무늬 리본과 그레이 컬러의 스커트에 네이비 재킷 조합은 김유리 교복으로 불리고 있었다. 바람직한 이름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증명사진을 찍을 때 유리의 교복 조합을 찾는 사람이 요즘 부쩍 늘어났다.
김유리는 1화 방영 이후 가장 언급량이 높은 참가자가 되었다.
[김유리, 놀라운 가창력 선보여… 일반인 참가자의 반란은 이뤄지나] [순간 시청률 체크: <프로젝트 111>의 최고 시청률은?] [아이들의 간절함을 무기 삼아… 쇼 비지니스의 세계는 어디까지인가] [<프로젝트 111>, 아이돌 산업의 새로운 방향일까, 새로운 몰락일까]일단 대형 소속사 출신도, 타 서바이벌 프로의 참가자도 아닌 일반인이 기사까지 났고.
-오랜만에 듣는 기교없는 목소리 너무좋다ㅠㅠㅠㅠ 비음도 없고…ㅠㅠ 김유리만 부른 버전 들어보고싶어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한 참가자…?! 링크) 이거 00:37보면 고음 올라가는게 표정 찡그리는거 하나도 없이 개편안하게 올라감
˪진짜네 근데 두달 연습했다고?ㅋㅋㅋ
-비주얼이 메보감이다…? 일단 가둬 절대 풀어주지마
일단 유리의 실력은 좋은 방향으로 여론이 흘러가고 있었다. 문제는 서사가 부족하다는 거지.
-애들 간절함 가지고 장사하는 거 같아서 크리피하다… 방긋방긋 웃으면서 선택해달라 하는 거 좀 학대같아
˪??재밌게 보고 있는데 왤케 초쳐ㅠㅠㅠㅠ
˪초치는게 아니라 그냥 내 생각이 이렇다는거야 안맞으면 지나가
˪2222 애들 다 열심히 하는데 주목받는 몇명만 붙고 몇명은 떨어진다는게 벌써부터 마음아프다 무한경쟁사회의 축소판같아
-그냥 쇼프로인데 다들 너무 심각하네 나만 재밌게 봤나ㅋㅋ
-예령이는 인생 절반을 연습생에 올인했는데 누구는 두달 연습하고 나오네ㅋㅋ… 아이돌이란 직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서 씁쓸하다
˪ㄴㄷ 간절한 애들이 잘됐으면 좋겠어…
유리의 두 달짜리 연습 경력은 반사판이 되어 다른 참가자들의 간절함이 빛나고 있었다. 가장 연습생 기간이 긴 참가자와는 대척점에 서 있게 된 듯했다. 마침 그 연습생도 메인보컬 롤이라 비교하기도 좋아 보였다.
-그냥 주위에서 노래 잘한다는 소리 좀 들어서 이때다 싶어 참가한 느낌?ㅋㅋ 나도 간절함은 전혀 모르겠음
-아이돌 데뷔하고싶었던 마음이 있었으면 춤연습을 하고오든가… 난 처음에 장난치는 줄 알았어ㅋㅋㅋ
-심태주 표정으로 많은 말 하는중ㅋㅋㅋㅋ (유리의 춤을 바라보고 있는 트레이너 짤)
˪눈빛에서 많은게 읽힌닼ㅋㅋㅋㅋㅋㅋ
˪저기에서 웃참했으니까 성공했지 저렇게 독해야 성공하는구나 싶다
‘이건… 어쩔 수 없다.’
지난 1화 방영분, 유리의 뚝딱거리던 춤을 목격한 트레이너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와….
말문이 막힌 형.
―뭐지? 뭐지? 뭐지? 뭐예요?
세상에 이럴 수가 형.
―연습…을… 나름 한 것 같긴 한데요.
그래도 좋은 점이 있다 형.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댄스 트레이너의 반응이었다. 유명한 아이돌들의 포인트 댄스라고는 모두 이 사람이 만들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심태주 트레이너는 어떤 반응도 없이 뚫어져라 유리를 바라보다 마지막 차례에 마이크를 들었다.
―웃기려고 한 거 아니죠?
그 말은 짐짓 심각한 음악과 함께 편집되었다. 다른 참가자들도 유리를 한심하게 여기는 것 같은 장면이 이어졌고.
―네…. 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하지만….
―그런 말은 됐고. 무대 올라가면 말로 표현하는 거 아니에요. 관객들은 무대 위 모습만 봐요.
―…….
―나 연습 두 달 차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이런 말?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돼. 사정이 어떻든 관객들은 그거 신경 안 써요.
―…….
―할 수 있겠어요?
―네. 많이 배우겠습니다.
그리고 긴장한 유리의 얼굴과 함께 심사위원들이 등급을 발표했다.
‘다시 생각해도 짜증나네.’
유리의 등급은 1성이었다. 가장 낮은 등급. 물론 이렇게 바닥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는 언더독 서사가 드라마틱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얘보다 춤만 잘 추고 노래는 훨씬 못하는 애들도 많았는데.’
그래도 1성이 뭐냐, 1성이. 그거 때문에 더 유리가 가벼워 보이는 것도 있었다. 나는 어딜 가나 <프로젝트 111>뿐인 커뮤니티에서 벗어나 다른 앱을 켰다.
‘스슈는 잘 되고 있나 볼까.’
스타일 슈어에는 최근 라몽드가 입점을 마쳤다. 뷰티 카테고리가 따로 만들어졌는데, 라몽드가 입점하니까 작은 브랜드들도 함께 따라왔다. 그렇게 구매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니까 스타일 슈어 이용자가 덩달아 늘어난 것 같다.
‘그 덕에 좋아요 좀 늘어났지.’
스슈 좋아요는 물론이고, 유스타까지 타고 들어온 회원들 덕에 내 유스타 좋아요도 늘어났다.
‘…하제인만큼은 아니지만.’
이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계속해서 하제인과 나를 비교하는 건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하제인이 주고 갔던 그 수표는 아직 내 방 책꽂이에 그대로 꽂혀 있었다. 구깃구깃한 흰 봉투 안에 담겨서.
‘에이, 됐어.’
나는 습관처럼 하제인을 떠올리는 걸 멈추려 고개를 붕붕 도리질했다. 제품창을 클릭해 보니 라몽드 증명사진을 찍을 때 유리가 조합했던 컬러는 오늘도 역시나 품절이었다.
>가을 뮤트 키트 (품절)
>Q&A 1071
‘와…. 문의글 미쳤네.’
나는 잠시 배송 팀 직원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대체 언제 재입고 되는거죠?ㅠㅠㅠㅠ 나 저 립 꼭 발라야쓰것는디
˪안녕하세요 고객님. 라몽드입니다 🙂 해당 키트는 주문 폭주 상태로 입고일이 명확하지 않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얼른 재입고해줘요!!! 얼른 바르고 싶으니께
˪안녕하세요 고객님. 라몽드입니다. 해당 키트는 주문 폭주 상태로 최대한 빨리 재입고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배송한척 하지 말고 얼른 보내줘요 립스틱이 필요해
˪오늘 발송됩니다… 배송조회는 오후부터입니다… 감사합니다
점점 지쳐 보이는 건 기분 탓이 아니겠지.
“저 반납하러 왔는데요.”
“네네! 대여증 한 번 보여주시겠어요~?”
그때였다.
「▶System
【미션: 메인】
▶미소를 모으세요 스마일 🙂
당신을 따라오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군요! 팔로워들의 미소로 당신이라는 브랜드가 조금 더 반짝이기 시작했습니다.
( 100 )명에게 ( 100 )%의 만족이 담긴 미소를 모았습니다.
―성공적으로 진행이 완료되었습니다.
보상이 수령됩니다.
보상
○소원석 뽑기 (Random!) ☜ Click」
드디어 100명이 되었다!
나는 평소보다 더욱 웃는 얼굴로 손님을 배웅한 후 소원석을 뽑았다.
빰-!
「▶[보상: 많이 힘들고 버거워도 쓰러지지 않는다는 걸 알려주는 소원석 획득!]
○♣‘괜찮아질 거야’ 소원석 (등급 하)
폭발할 수 있는 감정을 일시적으로 눌러줍니다. 어떤 감정이라도 말이죠!
축하합니다!
[지금 사용하기] [인벤토리에 넣기]」아, 불길하다.
지난번과 비슷하게 이 소원석을 쓸 일이 없기를 바라며 나는 ‘괜찮아질 거야’라는 글자가 빛나는 소원석을 인벤토리에 넣었다.
* * *
이제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고 일주일의 적응 기간이 지났다. 그 시간 동안 반장선거를 한 번 했고, 2학년의 1학기 반장은 주현이가 됐다. 방송부도 부장을 뽑긴 했는데 나는 부장 자리엔 욕심이 없어서 방송부 부장 역시 주현이가 하게 됐다.
“진짜 아까운데…. 윤슬이 너 생기부에도 좋을 거고.”
“에이 언니. 저 진짜 괜찮아요. 부장은 부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 하는 게 맞죠.”
소영 언니가 진짜 아까워하긴 했는데 방송부에까지 쓸 시간은 없다고. 하지만 오늘은 방송부 때문에 평소보다 등교를 더 일찍 했다. 왜냐면.
“귀여운 테디베어 같이 만들어요!”
“생기부 채웁시다…. 독서 토론부 들어오세요….”
“자!!! 우리가 누! 구! 덕현 댄스부 찬조 많이 가는 거 알죠~?”
이제 동아리 홍보 기간이거든.
나는 교실로 가서 가방을 놓지도 못하고 같이 피켓을 들고 동아리를 홍보했다.
“친구들~ 우리 방송부 들어오세요~”
참고로 내가 든 피켓은 지난번에 찍었던 방송부 증명사진이다.
결국엔 한 명도 빠짐없이 찍어줬었거든.
지나가는 1학년들의 눈길을 붙잡기엔 성공한 것 같다. 내 옆에서 소엽 쌤의 증명사진을 들고 있는 주현이가 크게 소리 질렀다.
“사진 찍는 거 몰라도 됩니다!!! 들어오면 언니들이 다 가르쳐 줘요!!!”
…야. 너 빠른 년생 아니었냐. 쟤네랑 동갑이잖아.
“언니들이 진짜진짜 잘해주는!!! 덕현 방송부!!!”
모르는 사이에 언니병이 단단히 걸려 온 주현이었다. 쪼만한 목에서 어떻게 이렇게 큰 소리가 날 수 있는지 궁금할 지경이었다.
나는 귀에서 피가 날 것 같아 은근슬쩍 반 발자국 옆으로 갔다.
그리고 그때였다. 그런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상태창이 미션을 띄웠다.
띠링-!
「▶System
【미션: 메인】
▶새로운 사람들에게 마음을 사세요
주변인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당신, 하지만 진정한 인플루언서라면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호감을 사는 법.
( 30 )명 이상의 사람에게 ‘♥호감도: 90 이상’인 상태를 만들어보세요
※ 아이템의 사용은 불가합니다.
보상
○랜덤 협찬 뽑기
수락하시겠습니까?
[ Yes ] [ No ]」아, 미친….
“윤슬아 왜 그래?”
나는 상태창의 알고리즘을 알아내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했다. 노트에도 기록해두고…. 하나하나 기억하기 위해…. 노력했다….
“뭐야. 어디 아파?”
뒤에 서 있던 서은이가 내 어깨를 붙잡고 앞뒤로 짤짤 흔들었다. 눈물이 날 것 같은데 마침 잘됐군.
나는 속절없이 흔들리면서 허망함을 떠나보내기 위해 노력했다. 왜냐면 작년엔 호감도를 높여놨더니 [짝짝짝! ‘친해지고 싶은 애’ 칭호 획득!]으로 보상을 줬으니까. 올해도 같을 거라 생각했다….
“얘 아침 안 먹고 나와서 그런 거 아니야?”
“아 맞다. 그 생각을 못 했네. 윤슬아 매점 갈래?”
그래서 학기 초에 처음 보는 애들이랑 최대한 말을 트면서 호감도를 높여놨단 말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미션을 주면. 지금까지의 내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후….”
“얘 한숨 쉬는 거 봐.”
“배 많이 고픈가 보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목을 가다듬었다. 이제 희망의 끈은 오로지 후배들이었으므로.
“덕현!!! 방송부!!! 들어오세요!!! 언니들이!!! 잘해줍니다!!!”
언니가 진짜 잘해줄게. 꼭 들어와줘….
“매점 가자니까 신난 거 봐.”
그거 아니야.
그렇게 목이 터져라 동아리 홍보를 하는 3월이었다. 그리고 며칠 뒤 방송부는 역대급 신청서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