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125)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125화(125/405)
-프젝 걍 빨리 하지 광고 미쳤다
-자꾸 배만이 흐름 끊는거 짜증나서 여기요에서 시킴ㅋㅋㅋ
˪그냥 치킨 먹고싶었다고 솔직히 말해
-아 개떨려 누가보면 내가 데뷔하는줄 알겠네
-지원쌤이나 많이 보여주면 좋겠다
-프젝 끝나고 나서 또 관련글 줄줄이 올라올거 생각하면 벌써 피곤하다ㅠㅠ에휴 보지도 않는데 내용 다알고있음
˪ㄹㅇㅋㅋ
˪나 하도 글 올라와서 캡쳐로 다 봄ㅋㅋ
이제 <프로젝트 111>이 방영되는 날에는 몇 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해당 프로와 관련된 제품은 얼마 전에 30%나 판매량이 늘었다는 기사도 났다. 그걸 접한 광고주들이 가만있을 리 없지.
[지친 연습 중에도 간식은 놓칠 수 없는 소녀들!]―춤 추느라 힘들지? 선생님이 가져왔어~
―와아! 곤약젤리!
―저 복숭아맛 진짜진짜 먹고 싶었어요.
―음! 상큼하다!
-이 ㅅㅂ 미친놈들이 뇌절을
-지난번 립밤 봐줬더니 이꼴이 나는구나
-맛있긴 한데ㅋㅋㅋㅋ 아 애들 연기 진짜 못한다
-근데 연예계에 인맥 있는 사람이면 어느정도 알걸 저거 체중관리 하는 연예인들이 많이 먹음ㅋㅋ
˪엥 진짜?
-지원쌤 젤리먹는거 존나귀여워 ㅠㅠㅠㅠㅠ 아 아저씨!!!!
윤슬은 익숙한 패키지에 진저리쳤다.
‘미친 젤링핏…. 이 프로에 나왔었구나.’
젤링핏이 한번 제대로 대박을 친 다음에 그 맛을 못 잊고 연예인과 인플루언서, 인튜버에 목을 맨다고 하던데 이때부터였음이 분명했다. 윤슬은 제안서마다 #연예인이먹는 #체중관리템 #가방안에쏘옥 젤링핏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래… 이때 팔아먹었으면 달달한 연예인의 맛을 못 잊었을 법도….’
PPL 타임이 지나가고, 드디어 예고편에 나왔던 단체 무대가 나왔다.
“유리야!!!”
아주 잠깐, 찰나의 시간이었다. 유리가 스쳐 지나간 건.
윤슬의 바람과는 달리 드라마틱한 등급 상승은 이뤄지지 않았다. 1성이었던 유리는 3성에 올라갔을 뿐이었다. 사람들의 주목은 2성에서 5성으로 간 참가자가 가져갔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윤슬은 화면 너머 땀 흘리며 눈을 빛내는 유리를 보고 어쩐지 그런 생각을 했다.
―Pick it! Pick it! Pick it! up
유리는 자신의 자리를 잘 찾아갔다고.
[무대에서 내려오자 그제야 하나둘 진심을 내비치는데…]―흐어엉-
―야, 왜 울… 울어어…
―언니도 울잖아요오. 흐어엉…
[터져 나오는 눈물을 흘리는 소녀들]―그래. 얘들아. 잘했어! 첫 무대 진짜 성공적이었어.
―다들 떨렸을 텐데 기특해 죽겠다. 으구~
―…그래도 1성. 너네는 앞으로 더 노력해야 하는 거 알지?
―아, 태주 쌤은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뭐 그런 얘기부터 해요~ 애들 힘 빠지겠다. 선생님은 너네 너무 자랑스러워. 알지?
-지원쌤을 더 이상 못 보겠습니다. 지원쌤이 남자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남자를 사랑하게 됐습니다. 이루어질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지원쌤을 사랑하는 심장을 찢어내려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미친넘아 나가
˪ㅋㅋㅋㅋ아 아저씨 취향 아닌데 감긴다 감겨
-심태주 말을 왜저렇게 함; 내가 다 상처ㅠㅠ
-예고편도 그렇고 본 방송도 그렇고… 열심히 했는데 화면에 안 잡힌 참가자들 내가 다 안타깝다
˪이 생각을 못했네 그러고 보면 우리가 보는 참가자는 절반도 안되는구나
˪아… 이렇게 보면 또 마음아프네
이제 방송은 절반을 지나가고 있었다. 화면 안에서는 첫 무대를 성공적으로 끝낸 참가자들이 다시 한번 아이돌을 향한 꿈을 키우며, 열정적으로.
[피 튀기는 한판 승부!]―가위바위보!
―안 내면 진다!!!
게임을 하고 있었다. 같은 곡으로 A팀과 B팀을 나누어 관객 득표수로 승패를 정하는 두 번째 무대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봤던 게 이 무대지.’
윤슬은 예령과 같은 곡으로 무대를 연습하는 유리를 바라봤다. 1군 걸그룹의 무대답게 다들 말을 보태기 바빴다.
‘무대 영상 풀리고 나면 원곡이랑 비교로 또 글 올라올 수 있겠군.’
유명한 곡은 이게 좋다고 생각하며 윤슬은 상상만으로도 흐뭇한 조회수를 생각했다.
-역시 원곡 못이기지ㅋㅋㅋ
-유빈이네 조 어카냐 빌런들 다모였네
˪말조심해 여기 다른참가자 팬은 없는줄 아나ㅋㅋㅋ
˪? 이거가지고 검열을 한다고?ㅋㅋ 내가 뭐 인신공격을 한것도 아닌디 개예민허네
-예령이 리더롤 너무좋아ㅠㅠ 그룹에 저런 맏언니 있음 좋지
˪24이 맏언니라니… 하… 할미 울면서 지나감
편집은 예령의 팀을 살려주려는 것 같았다. 뚝딱거리는 유리와 답답해하는 팀원들의 모습과 반대되게 모든 팀원을 챙기는 예령의 모습이 오래 잡혔다.
―사실 예령 언니랑 같은 조 되고 나서, 되게 행복? 했던 것 같아요.
―언니 믿고 가면 된다! 이런 마음.
―예령 언니랑 끝까지 같은 팀 하고 싶어요…
예령은 춤이 부족한 팀원에게는 1:1로 가르쳐주고, 센터도 양보했다. 그리고 이런 천사 예령과 가장 반대되는 건 파워풀 섹시 콘셉트의 곡을 골랐던 팀의 팀장이었다. 매사 웃는 예령과 달리 점점 표정이 어두워졌기 때문에 반사판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된 것 같았다.
―이 조 상태 왜 이러지? 너네 둘 말고는 춤 제대로 맞는 애들이 없네.
―…….
―너네 이러는 거 민폐야. 너네 팀 봐줄 시간에 다른 팀 한 번 더 봐줄 수 있었는데 시간 낭비시키는 거야.
―죄송합니다.
―기본 안무 숙지 안 되어있는 팀한테 해줄 말은 없고. 하연이 팀이라 좀 기대가 있었는데. 아닌 것 같다.
[무거워지는 분위기의 팀…]-오 심태주 카리스마 장난 아니네요ㅋㅋ후덜덜;
-나이먹은 여자가 저렇게 꼬장꼬장하니까 마냥 멋지게 보이진 않는군요ㅋ
˪동감합니다 어린여자애들 쥐잡듯 잡네요 아이고
˪경멸어린 시선이야말로 업계포상임 헉헉
˪심태주도 팬이잇내ㅋㅋㅋㅋ
-이 팀은 비주얼이 아쉽누
-섹시댄스는 좀 풋풋한 맛이 있어야 진짜인건데… 남자의 시선을 모르는 듯ㅋ
˪ㄹㅇㅋㅋ
초반에 댄스로 주목을 받았던 참가자라 그런지 심태주 트레이너의 마지막 말이 발목을 잡은 것 같았다. 그전까지는 참으려고 하는 게 보였지만 1차 피드백 후 연습 시간에는 확실히 굳은 얼굴로 한숨을 쉬었다.
―우리 잘못이니까… 억울하지는 않아요. 언니한테 미안하지.
―서운한 마음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저 아직 연습생 1년 차거든요.
이해가 된다는 의견 반, 저렇게 눈치 주는 건 너무하다는 의견 반으로 흘러가던 때였다. 심태주 트레이너에게 지적을 당했던 팀장의 속마음 인터뷰가 나오고 나서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솔직히… 좀 상처받고. 그런 게 있었어요. 왜냐면 저도 어디 가면 되게 어린 나이거든요. 근데 여기 와서는 맏언니, 팀장, 뭐 이런 역할을 다 해야 하니까. 그게 좀 부담이 되었던 것 같아요….
-엥 23이 어리다고?ㅋㅋㅋ 그건 아니지 사회초년생 나이인데
-연습생 오래해서 사회 물정 모르는듯 스물셋이면 저렇게 표정관리 못 하는 나이 아님
-나랑 동갑인데 틀린 말은 아니지 않음? 아직 스물셋 어리지…
˪22 넷사세 제발좀ㅋㅋ
-친구들 봐라 슬슬 취준하면서 알바할때 누가 저런 표정인지ㅋㅋㅋ
-나이 충분히 많으셔요… 열일곱 열여덟 사이 스물셋? 조상님이심
-연예인도 아니고 그냥 연습생인데 이렇게 사회 보는 눈 어두우면 어캄;
오로지 참가자의 나이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스물셋은 어린 나이인가, 아닌가에 다들 열을 올렸다.
@기분이 태도가 되면 안 된다는 말. 살면서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충분히 알아야 하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미숙함을 모르는 체하는 태도를 보며 다시금 나를 되돌아본다. 숫자 뒤에 숨어 비겁하게 살지 말자.
리트윗 2.1만회 인용 88회 마음에 들어요 1.7천
―그래도 잘 해봐야죠! 첫 도전이니까. 그리고 저희 팀 애들도 다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무대 위에서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뒤의 말은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 * *
“윤슬아 이거 봐. 이거 아무래도 염탐계정 맞는 거 같지?”
“그런가…?”
나는 예원이가 보여주는, 스토리를 본 계정 목록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실 SNS 염탐이래 봤자 공개 게시글을 확인하는 거밖에 없지 않나. 그런데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봤다는 건 저렇게 싫을 수도 있군.
오로지 스토리를 본 사람의 숫자에만 집중하던 나였던지라 계정 하나하나는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이거 조은주 아냐…? 이상하게 너랑 같이 찍은 것만 조회수가 좀 더 높은데.”
“그거 내가 리그램 해서 그래. 내 스토리에도 올라가서.”
“아. 그렇구나. 어쩐지… 이것만 본 사람이 백 명이 넘더라.”
스토리에 계정을 추가하면 상대방의 계정에도 함께 추가할 수 있다. 서로의 계정을 타고 갈 수 있다는 거다. 아직 스토리를 몇 번 써보지 않은 친구들은 서툴렀다. 그에 비해 나는 신나서 스토리를 일기장처럼 쓰고 있었다.
[Youstastory] [오늘 뜯어야 하는 택배들 (귀여운 스티커)] [라몽드에서 보내주신 선물] [요즘 제일 인기있는 가을뮤트 키트! 감사합니다 히히]이렇게 케이스부터 발색까지. 짧은 브이로그처럼 볼 수도 있는 데다가 내 일상 얘기까지 함께 쓰니까 팔로워들 입장에서도 볼거리가 많아진 셈이다. 물론 나는 브랜드와 좋은 관계 유지를 하기 위해 올리는 거지만.
‘팔로워 수보다는 실구매랑 이어지는 게 중요하기도 하고.’
십만 명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뭔가를 홍보할 때 그 십만 명이 모두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평소에 이렇게 공감대를 형성해두고 비슷한 취향을 공유하다 보면 팔로워는 실구매자에 가까워지고. 그러다 보면 광고 단가가 올라간다.
‘공구를 할 건 아니지만 단가는 올려야 하니까.’
그리고 앞으로 SNS는 점점 무언가를 가볍게, 짧은 시간에 훑고 넘기는 게 트렌드가 된다. 인튜브의 숏츠부터 유스타의 롤스, 이 모든 건 틴톡에서 시작되었는데 일단 한번 훑어보다 보면 슬슬 피드에 뜨기 시작하고. 이게 뭔 재미냐 싶다가도 멍하니 바라보는 걸 멈출 수가 없게 되는 거다.
‘그러다 보면 아래 링크에 뜨는 제품을 사게 되는 거지.’
막상 배송 오면 바로 뜯어보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안 사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이 들게 하는 게 앞으로의 주된 마케팅이다. 인플루언서들의 피드에 올리는 건 더더욱 효과가 좋다.
익숙한 계정에 들어가 익숙한 집중력으로 익숙한 30초짜리 영상으로 구매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으니까. 시간 대비 비용 대비 아주 상당한 판매량을 자랑한다.
‘나중에 인튜브를 시작하게 되면 라이브 방송도 한번 해봐야겠다.’
나는 그렇게 스토리를 읽은 사람의 수를 오늘도 체크했다. 올렸을 때 가장 반응이 좋은 분야와 빨리 읽는 시간까지 총합해서 기록해 둘 생각이었다.
나는 내 스토리의 마지막이 온 줄 모르고 엄지손가락을 한 번 더 눌렀다. 그러자 내가 팔로우해뒀던 계정의 스토리가 보였다.
[Youstastory] [라몽드 색감 넘예…]“이상하다.”
“뭐가?”
내 옆에 있던 주현이가 조용히 말했다.
“채린이 유스타… 팔로워 수치고 너무 협찬이 자주 들어오는데.”
아, 난 또 뭐라고.
나는 채린이가 협찬을 자주 받는 이유를 말해주려다 도로 침묵을 유지했다. 지난번 나에게 집안 사정을 털어놓을 때, 채린이의 머리 위에 떠올라 반짝거리던 스킬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스킬: 튼튼한 철가면 (B)]
상대에게 거짓말을 할 때 표정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스킬. 거짓말을 하는 상대는 호감도와 무관합니다.
※ 호감도가 높은 상대에게 발각될 경우, 잠시 디버프가 걸려 스킬에 에러가 생깁니다.
※ ♥호감도: ( ??? )부터 해당 스킬의 사용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주의: 호감도는 새롭게 갱신될 수 있습니다.」
사실 나에게 했던 것보다 집안 사정이 더 안 좋을 수도 있다. 나도 처음에 아빠 사업 부도났을 때 어땠던가. 자존심 때문에 나연이한테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고 점점 거리를 두고 그랬지. 거짓말 좀 하면 어때.
“댓글이 많이 달려서 그런 거 아니야?”
“다 어린 애들이잖아. 스슈면 몰라도 유스타에서 이러는데 협찬이 들어온다?”
그렇긴 하다. 주현이는 스슈 앱으로 들어가 채린이의 팔로워 수를 체크했다. 오천 명이 간신히 안 되는 팔로워였다.
“윤슬아. 채린이가 너한테 아무 말도 안 해?”
“왜 자꾸 그래. 뭐 있어?”
“나한테 메시지가 하나 왔는데… 너 이거 일단 봐.”
주현이는 나에게 핸드폰을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