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127)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127화(127/405)
띠링-!
아침에 눈 뜨자마자 미션 주기 있냐.
나는 침대에 누워 상태창을 바라보며 일부러 느릿느릿 글자를 읽었다.
「▶System
【미션: 메인】
▶궁금해 죽겠어!
어느 정도 SNS에서 유명세를 얻은 당신! 지난 달 [Youstastory]로 유입된 팔로워 ( 818 )명을 얻었군요!
하지만 아직은 부족해요. 당신의 하루, 일거수일투족, 감정까지 궁금해하는 팔로워들을 넘쳐나게 만들어봐요.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질까 달려오는 팔로워들을 만들어봅시다.
[현재의 팔로워 수]의 절반인 ( 92,182 )명이 스토리를 확인해야 합니다.♥역대급 보상준비♥
보상
○랜덤 협찬 뽑기X2
○유명세 상승
○어쩐지 이 사람, 자꾸자꾸 보고 싶어…. 상대방의 마음을 끌 매력 능력이 10% 이상 상승합니다(상승률 랜덤: 1~10%).
○어쩐지 부러워….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당신을 동경할 확률이 20% 이상 상승합니다(상승률 랜덤: 1~20%).
“하트 꺼져!!!”
나는 소리를 질렀다. 말이 되냐? 상태창 너…. 유스타 아이디 없어? 10만 명 가까운 사람한테 24시간 내에 내 스토리를 보여주라고?
띠링-!
상태창은 내 유스타 계정을 펼치더니, 그래프를 그리기 시작했다. 팔로워의 유입 시간, 국가, 성별, 나이 등이 주르륵 뜨더니 스크롤이 내려갔다.
「가장 유입이 많았던 달
▶ 10월」
‘스타일 슈어 서포터즈 할 때다.’
누군가가 커뮤니티에 스타일 슈어 열사님으로 글을 올려서 덕분에 한 번에 크게 땡겼지. 10만이 안 되던 팔로워가 순식간에 늘어났었다. 며칠 사이에 4만이 추가되더라고.
‘그래. 팔로워 때문에 돈 안 되는 서포터즈 간 거니까.’
고등학생이고 대학생이고, 서포터즈나 무슨무슨단을 하면 쥐꼬리만 한 활동비가 끝이다. 아무리 좋은 성과를 가져와도.
‘나이의 한계….’
그래도 마지막 날에 가련한 열사님이 되어 또 팔로워를 한 번에 크게 가져갔고. 그 뒤로도 스타일 슈어에서 내 계정을 ‘오늘의 추천 계정’ 따위에 자주 띄워줬다. 그 덕에 유스타 유입이 돼 지금 내 팔로워는 18만.
“서포터즈를 하나 더 해야 하나.”
일단 단기간에 팔로워를 늘려야 될 것 같다. 서포터즈가 팔로워는 모으기 쉽지만 시간 대비 돈은 안 돼서 싫은데.
팔로워가 18만이면 좋아요는 그거 반의반도 안 된다. 눈으로만 보고 가는 사람이 훨씬 많으니까. 스토리는 가볍게 눈으로 보기만 한다고 해도 3~4만 명이 끝이다.
“좋아요는 내가 먼저 누르고 다니기라도 하면 되지.”
스토리…. 난관이다. 그나마 보상이 잔뜩 있는 게 유일한 위로가 된달까.
채린은 스토리에 자신의 하루를 생중계하는 쪽에 가까웠다. 매일 집 밖을 나가야 하는 학생의 특성상 공감할 만한 콘텐츠가 많았으므로.
[Youstastory] [목걸이 골라줄 사람! 왼Vs오] [신발도 골라주ㅎㅎ 왼Vs오] [가방 ㅊㅊㅈ◟(∗❛ᴗ❛∗)◞ 공주라면 해주지?]일단은 참여형. 스토리는 본 사람과 답장하는 사람 수 차이가 압도적이다. 가볍게 슥슥 스크롤을 옆으로 넘기며 보는 사람은 많지만, 굳이 말을 거는 사람은 소수이므로.
채린은 투표를 올려, 말을 걸지 않아도 팔로워들이 스토리에 참여하게 만들었다.
[Youstastory] [공주들이 골라준거 입었오 (。˃ ᵕ ˂ )♥]손가락 한 번을 클릭하면 팔로워가 많은 사람이 내가 고른 걸 선택한다. 이건 팔로워들에게 은근한 친근감을 만들어줬다. 점점 투표에 참여하는 팔로워들이 늘어남에 채린은 뿌듯했다.
오늘도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도착 인증샷과 함께 곤약 젤리를 찍어 올렸다. 윤슬은 그런 채린을 빤히 바라봤다.
‘…이제 거리를 둬야겠다.’
아침에 등교하며 윤슬은 채린이의 스토리를 모두 확인했다. 그리고 윤슬은 100%에 가까운 확신이 들었다.
‘곧 공구하겠다고 올리겠군.’
공구 직전이 되면 SNS 스타들은 제일 먼저 일상을 미친 듯이 팔아 재낀다. 이 물건이 내 하루에 얼마만큼 녹아들어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그거 때문에 여행 가는 사람들도 있고.’
바닷바람에도 그대로인 뿌리 고데기! 여행 가서 폭식했는데도 살 하나 안 찌는 효소! 페스티벌을 다녀왔는데도 예쁘게 무너지는 쿠션!
그럼 소비자들은 혹할 수밖에 없다. 지금 시대라면 일반적인 광고는 광고, SNS는 ‘진짜’ 일상이라고 믿는 사람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물론 전 국민이 인튜버를 꿈꾸는 대(大) 인튜버의 시대가 시작되고 나서는 좀 덜했지만.
‘괜히 공구로 엮여서 좋을 게 없다.’
채린이의 집안이 어려워졌다는 얘기를 듣고 협찬받는 법이나 단가 등을 자세하게 알려주긴 했지만, 공구까지 도와줄 생각은 없는 윤슬이었다.
‘하경이 먼저 신경 써야지.’
당분간은 방송부 일이라고 말한 다음 주현이, 하경이와 급식실에 갈 계획을 세우는 윤슬이었다. 이제 채린이는 도와줄 만큼 줬다. 그런 생각에 마음이 놓였다. 어느새 채린은 다른 반 친구들과도 알고 지내는 사이가 됐으니까 괜찮겠지.
* * *
팔로워가 늘어난 채린에게는 이전보다 협찬을 권유하는 브랜드들도 많아졌다.
-안녕하세요 채린님! 예뻐지는 시간 에뛰앙입니다. 이번 신제품으로 나온 틴트를 단순 선물로 보내드리고 싶은데요.
-채린님~. 일전에 협찬 진행했던 쁘퓨띠걸입니다. 협업 가능하실까요?
물론 아직 브랜드측에서 협찬에 더해 원고료까지는 받지 못하고 있었지만. 신생 업체 측에서는 원고료를 제시해 오기도 했다.
“윤슬아. 십만 원이면 어떤 거야?”
“음…. 그냥 딱 평균?”
초반의 채린은 윤슬에게 상담했고, 윤슬은 어디에서도 쉽게 들을 수 없는 조언을 해주고는 했었다.
‘오연지한테 물어봤을 때랑은 진짜 딴판이었지….’
처음으로 협찬 제의를 받았던 날, 채린은 기쁜 마음에 연지에게 가장 먼저 말했지만 돌아온 연지의 반응은 비웃음이었다.
“엥? 그 브랜드 진짜 처음 들어봐. 그거 스팸 아니야? 협찬해줄 테니까 주민번호랑 전화번호 달라고 하는?”
“공식 계정 있던데….”
“원고료 진짜 적게 준다. 난 기본 10 부르는데 왜 여긴 5만 원만 준대? 너 팔로워 적어서 그런가…. 흠 모르겠네? 아무튼 받고 싶으면 해봐~”
“난 첫 협찬이니까 잘 몰라서. 근데 경험이니까 한번 해보려구!”
“그래. 너 맘대로 해~”
그리고서는 협찬 사진을 찍어 올린 채린의 피드 아래로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았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채린이 귀엽넹
칭찬인지, 비꼼인지 모를 애매한 말로. 채린은 그때 웃어넘겼지만 윤슬과 비교해 보니 확연하게 드러났다. 그때 오연지는 자신을 비웃은 것이다.
‘이제 오연지는 얼마 받을까?’
전학을 왔음에도 채린은 늘 연지와 함께하는 기분이 들었다. 친구들은 하나같이 연지의 소식을 전해주기에 바빴고, 채린은 물물교환하듯 윤슬의 옆에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건네주었다.
하지만 요즘 들어 윤슬과 대화하는 일이 적어 점점 말할 거리가 없었다. 채린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요즘 얼마나 브랜드에서 많은 연락이 오는지, 얼마나 팔로워가 많이 늘었는지 등을 혼자 떠들고는 했다.
입력: 응ㅋㅋㅋ 그때 애들이랑 다 같이 만나자!
입력: 카카오 지도 (청담 코센)
입력: 여기에서 밥 먹장
연지 옆에서라면 은근히 무시당하던 채린은 이제 친구들 앞에서 당당해졌다. 연지보다 팔로워가 적지만, 요즘 훨씬 협찬을 많이 받고 있는 채린이었으므로.
[근데 거기 쫌 비싸지 않나ㅠㅠ] [헤엑 떡볶이 삼만원…]물론 스토리에 올린 물건의 절반 이상은 채린의 돈으로 구매한 것이지만. 이건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신생 브랜드에게서 받은 원고료와 협찬받았던 물건을 되파는 것으로 부족했던 채린은 어릴 때부터 모아왔던 명절 용돈 통장에도 손을 대고 있었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입력: 내가 살게~ㅋㅋ 나 요즘 협찬 많이 받아서 ㅠㅠㅋㅋ 갠차나
[채리니 짱이얌 ㅠㅠ]돈을 자랑하면, 자신을 자랑하면, 그래서 사람들을 모으면. 지금과는 다른 단위의 돈이 들어올 거라는 판단을 마친 지 오래였다.
방송부 후배와 밥을 먹겠다며 빠진 윤슬의 얘기를 듣고 채린은 바로 친구들을 갈아탔다. 특히 소희나 가영은 SNS에 관심이 없어서 대화가 잘 통하지 않았다.
채린은 서포터즈나, 협찬이나, 원고료 얘기를 주로 하는 다른 친구들이 필요했다. 시간이 아까웠다.
“얼른 밥 먹으러 가자. 오늘 스파게티 나온대!!!”
채린은 가방을 뒤져 효소를 꺼냈다. 식판 위에서 효소를 한 번 흔드는 손 모양을 영상으로 올리는 게 채린의 스토리에서 빠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마침 급식실에서 윤슬의 근처 자리에 앉은 채린은 맞은편 1학년을 흘낏 바라봤다.
‘팔로워 많게 생겼네.’
이제 SNS가 얼마나 돈이 쉽게 벌리는지 알게 된 채린의 머릿속은 오로지 팔로워, 팔로워, 팔로워뿐이었다. 친한 척 윤슬과 밥을 먹고 있는 1학년에게도 말을 걸고 싶었지만, 작년에 과하게 친한 척을 했다던 정은주? 조은주? 걔처럼 보일까 채린은 꾹 참았다. 가뜩이나 선을 긋고 있는 윤슬이 도망가면 안 되니.
“채린아. 근데 효소 진짜 효과 있어?”
“당연하지, 나 진짜 옛날 사진 보여줄까?”
돈가스를 입 안 가득 베어 문 채린은 갤러리를 켜 중학생 때 사진을 보여줬다. 통통한 채린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진짜? 뭐야…? 미안. 아니 근데 나 너무 놀라서.”
맞은편에서 커다란 눈으로 채린을 바라보자 채린은 다 먹은 효소 봉투를 가리켰다.
“나 이전부터 다이어트 관심 많아서 온갖 제품 다 먹고 그랬었거든. 근데 곤약이랑 효소가 진짜 효과 좋은 것 같아.”
“아 효소. 와 효소…. 이거 익숙해지면 나도 너만큼 먹고 유지할 수 있겠지? 아, 나도 이거 공구 물어볼까?”
그 말에 옆옆 자리에서 후식으로 나온 요구르트를 하경에게 주던 윤슬은 습관적으로 스킬창을 확인했다.
‘거짓말이지.’
채린의 머리 위에서 스킬이 빛나고 있지 않았다. 거짓말이 아니라 진실이었다.
‘이상하다. 효소가…? 아니 근데 스킬창이 그대로인데…?’
회귀 전, 많은 인플루언서들의 SNS에 올라오는 효소를 보면서 비웃었던 윤슬이었다.
[Youstastory] [New효소! 히히 이 효소 만나고 나서는 그냥 입 터진채로 살아감. 당연함. 지방 분해해줌.]참고로 효소는 판매하기 전 스토리가 중요하다.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찌는 드라마틱한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고칼로리로, 양 많이 그리고 자주. 이 세 가지 공식을 지키는 게 중요했다.
[Youstastory] [트레이너 쌤한테 혼났당 ( •́ㅿ•̀ ) 근데 모ㅋ 내가 오늘도 곱창먹겠다는데 모ㅋ] [다이어트 해야한다고 말했는데 주인님 굶는고 못참는 울댕댕이ㅋㅋ 두시간 기다려서 사왔다는데 어케안먹오?(*´⌒`*) 사랑해♥] [친구들도 나 먹는 거 보고 믿고 산 효소ㅋㅋㅋ 빨리 공구 다시 열라고 다먹었다고 재촉해서 여는 공구… 저 살려고 여는 거니까 너무 싹쓸이 해가진 말아주세오 ( *ฅ́˘ฅ̀*) 제 거 남겨주세요]그렇게 공구를 하기 전부터 내내 마음 놓고 먹는 모습을 보여 주고, 꼭 효소를 챙겨 먹는 걸 강조한 다음 눈바디라고 말하는 몸 사진을 찍어 올리고는 했다.
그거에 사람들은 솔깃해하고, 믿고 구매하게 되고, 후기 중에 몇 명을 골라서 명품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열어 좋은 후기를 받고. 그렇게 다음 공구가 열리면 사람들은 후기를 믿고 산다. 이게 반복되는 것이다.
그럼 그때 윤슬은 효소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지랄허네…. 그렇게 좋은 거면 대학병원에서 소화불량 환자한테 처방해줬겄지.’
㈜스타팅 스마트 애드의 대표. 곽성팔이 명절 선물로 효소를 줬을 때는 집에서 늘 마시던 맥주가 아닌 소주를 깠던 윤슬이었다. 그런 윤슬도 순간적으로 솔깃해하다 정신을 차렸다.
‘아니. 상식적으로 그럴 수가 있냐고.’
하지만 눈앞에서 급식을 두 그릇째 싹싹 비우고, 매점으로 가 초코우유까지 사는 채린을 보면 진짜 효소의 효과가 있다고 다들 믿을 것 같았다. 윤슬은 혹시 몰라 그날 저녁 채린에게 연락했다. 혹시라도 효소를 공구하게 된다면 자신의 이름은 꺼내지 말아 달라고.
지잉-
“어, 여보세요.”
한참 뒤에 온 건 답장이 아닌 전화였다. 절대 그럴 리 없다고 말한 채린은 윤슬을 안심시켰다. 한편으로는 반발심이 생기기도 했다.
‘내가 너 아니면 공구도 못할까 봐?’
채린의 팔로워는 차츰 늘어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