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128)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128화(128/405)
드디어 금요일이 다가왔다.
두둥-!
익숙한 로고가 떠오르고, <프로젝트 111>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단체 무대가 방영된 이후 시청률은 고공행진 중이었다. 오늘이 첫 무대 공연이라 그런지 사람들의 이목이 더욱 집중돼 있다.
-오늘 몇팀이나 보여줄까?ㅠㅠㅠㅠ
˪악마같은 프젝놈들 한두개 보여주고 말 듯
-지난화처럼 마녀사냥 없었으면 좋겠음… 하연이 팬도 아닌데 내가 다 마상입음
˪22 솔직히 과했어
˪2222 나 다 걸고 팬 아닌데 과열된 분위기 솔직히 맞지 않음?
[드디어 시작된 두 번째 무대 체크]“내가 보기엔 아무래도…. 제이가 센터 하는 게 맞는 거 같다.”
―저는 다른 친구들보다는 경험이 많고, 아무래도 인지도 면에서 차이가 나니까… 센터까지 가져가는 건 욕심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저는 처음부터 제이가 하기를 바랐거든요. 곡에 딱 맞는 느낌이라서. 지금이라도 다시 열심히 해봐야죠 뭐!
―제가… 흐끅… 부족.해서…. 흑…. 센터 자리에서 밀려난 느낌이라…. 팀원들한테 너무 미안하고….
-엥 제이가 양보했었네ㅋㅋㅋ 분량 너무 많다고 욕먹지 않았었나
˪ㅁㅈ 그 글 나도 봄 공방후기에서 너무 편파적으로 썼던데 ㅇㄹ팬인 듯
˪궁예금지
-심태주가 냉정해보이긴 해도 실력충임 센터 바꾸라는 팀마다 다 잘맞음ㅋㅋㅋ
˪22나도 일케 생각ㅋㅋ
[무대까지 며칠 남지 않은 시간, 참가자들은 다들 잠잘 시간도 아끼는데]―이제 너무 잠을 안 자니까 순서 다 까먹겠어요.
―그래도 조금만 더 해보자~
―저 딱 삼십 분만 잘게요. 그때 깨워주세요.
[팀장의 눈치를 보는 팀원들…]*아슬아슬한 BGM
―그냥 아쉬웠죠…. 다들 피곤해서 으쌰으쌰 하는데. 좀 따라와 주면 좋았을 텐데.
―저도 막 눈이 감겨서~. 걔 잘 때 아 나도 잠깐 따라갈까? 그런 생각 했었어요. 흐흐흐. 근데 너무 무서워서. (가만있었죠.)
―하…. 어쩌려고 이러는지….
시청자들은 편집된 영상 그대로 웃고, 울고, 공감하고, 분노했다.
-솔직히 쟨 임팩트도 없고 다른 팀원들한테 업혀가는 거면 고마운 줄이라도 알아야 하는거 아닌가; 보자마자 확 기분 나빠짐 처음 팀원으로 뽑히고 나서도 다른 애들 위아래로 스캔할때부터 알아봤는데ㅋㅋㅋ 그냥 저 팀이 마음에 안드는 듯
˪ㅇㅇ이거다 기분파인거 티남
[한편, 트레이너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한 팀…!]“자, 힘들어도 조금만 더 해보자 얘들아-!”
[지칠 줄 모르는 이 조!]―언니이~ 물 마셔요!
―우리 화면에서 너무 꼬질꼬질하게 나오겠다.
―카메라 사각지대 어디 있어, 사각지대.
―우리 진짜…. 처음 만날 때는 다들 예뻤던 거 같은데.
‘빌런 나왔다 사이다캐 나왔다 퐁당퐁당이군.’
시청자를 한 명이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과 그럼에도 매운맛을 보여 주고 싶다는 제작진들이 정성이 가득 들어간 편집이었다.
-아까전 그 설렁이 예령이 팀 가서도 그랬을까? 갑자기 궁금ㅋㅋㅋ
˪절대 안그랬을 듯ㅋㅋ 못그러지 지빼고 다 열심히 하는데
-아 X발 존나게 힘든 상황에서 애기들 열심히 하는거 보니까 괜히 눈물난다… 이모 잘울지
˪이 이모 너무 험악한뎈ㅋㅋㅋ
심지어 트레이너들도 온탕 냉탕을 번갈아 보여 주며 시청자를 야무지게 담갔다.
―너무 잘하고 있어. 근데 끝부분 비음 처리를 좀 빼면 어떨까? 그래. 더 듣기 좋아졌지?
―무대 끝나간다고 해서 몸에 힘 빼지 마. 손 이거 뭐야. 흐느적거리지 마. 이 무대가 마지막일지도 몰라 너네.
-트레이너 생태계 기존나쎔이랑 유리멘탈같음
-어질어질하다ㅋㅋㅋ 나였으면 매일이 눈물바람임 감동해서 울고 서러워서 울고
˪지원쌤을 울리면 어떨까?
˪히익 (입틀막)
˪손 치워봐
[드디어 시작되는 첫 번째 무대…!] [지금 전화를 들어야, 후회하지 않는다] [배달의 만족!]-ㅅㅂ 여기서 끊네
오늘따라 길게 느껴지는 중간 광고가 끝나고 드디어 후반부가 시작되었다. 다들 설레는 얼굴로, 또는 긴장한 얼굴로 무대를 준비했다. 메이크업과 코디를 마친 참가자들을 바라보는 트레이너들도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잘 할 수 있을 거야.
―화이팅 한 번만 해요. 아. 떨려….
무대 위에 올라간 MC는 방청객들에게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고, 마이크를 찬 참가자들은 무대 아래에서 덜덜 떨고 있었다.
“첫 번째 무대! 이제 시작합니다!”
카메라는 방청객들의 웃는 얼굴이 잠시 비추고, 참가자의 가족 몇 명을 잡았다. 핸드폰 화면에 참가자 이름과 하트를 쓴 방청객들을.
‘난 언제 나오려나.’
카메라가 안 잡았을 리는 없다. 무대 위에 있는 건 유리인데 내가 서 있는 것처럼 떨려왔다.
“우리 강아지 친구구나?”
“어우~. 엄마가 다 떨린다. 다들 너무 뽀송하니 예쁘다.”
할머니랑 엄마의 얘기가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화면에서는 트레이너들이 제발 잘하라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기도하는 트레이너들]―첫 무대라 진짜 긴장될 텐데.
―그래도 인사는 잘하네~. 이뻐이뻐.
트레이너들처럼 시청자들도 모두 첫 무대가 잘 끝나길 바랐다. 커뮤니티는 어느 때보다 댓글 달리는 속도가 빨랐다.
-제발 제발 제발 얘들아 화이팅
-ㅠㅠㅠㅠ아 ㅅㅂ개조아
지루한 서론은 제발 끝내줘
No no no no (no!)
몇 번이나 더 들어야 하는 건지
A to Z 이제는 지겨워
[자신의 무대처럼 몰입한 참가자들]―우와아아~
―가자 가자 가자!!! 이대로만 가자!!!
―음정 잘 잡네. 떨리지도 않고.
―근데 이 팀은… 춤이 문제야.
―아직은 괜찮은데요?
그때였다. 마지막 말이 끝나자마자 유리의 파트가 나오더니, 효과음이 나왔다.
[안무를 까먹은 듯 머뭇거리는데…]―어어….
―어떡해….
[입을 막는 참가자들.]그리고서는 유리가 멈칫하고 가만히 있던 그 짧은 순간을, 1초도 되지 않는 찰나의 순간을 카메라는 몇 번이나 다시 보여줬다. 왼쪽에서, 오른쪽에서, 정면에서 유리가 굳었던 그 모습이 담겼다.
―유리 너, 잘할 수 있겠어?
―…네!
심지어는 트레이너와 했던 대화 회상까지.
-아슬아슬하더니 결국 올게 왔구나
-유리야ㅠㅠㅠㅠㅠ
-1차 무대체크때도 한소리 듣지 않았나 연습을 안했나봄
모!르는척 하지마
쿵쾅대는 심장소리
정답은 하나잖아
유리가 한 손을 위로 올리고 자연스럽게 고음 처리를 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되었다.
[안도하는 트레이너들]-첫무대라 긴장 많이했나보다ㅠㅠ
-다른 팀원들도 긴장했을텐데ㅋㅋ 연습량 부족같음
˪내 댓 저격하는거야? 긴장 많이했다는 댓은 나 혼자 쓴거같은데
-가수가 노래 잘하면 됏지 난 응원할래 목소리 넘조아ㅠㅠㅠㅠㅠ
무대는 다행히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무대 위에서 꼭 투표를 해달라고 웃는 유리를 보자니 그제야 손에 힘이 풀렸다.
“휴….”
“애가 목소리가 아주 맑구나. 시원시원하니.”
“그쵸 어머니~. 딱 듣는데 귀가 뚫리네요.”
예령의 팀이 나왔고, 내가 봤던 대로 프로페셔널한 무대가 나왔다. 트레이너들은 연신 칭찬했고, 참가자들도 저 팀은 역시 다르다며 감탄했다. 커뮤니티 반응도 다를 바 없었다. 모두가 예령, 예령을 불렀다.
-안무영상 버전도 풀어주면 안되냐ㅋㅋㅋ 발소리 듣고싶다
˪알지알지 발소리 딱딱딱딱 맞는거 개조아
-와 이팀은 편곡도 했네ㅋㅋㅋ
댄스 브레이크 타임이 나오고, 모든 방청객들이 감탄하는 가운데.
“…어?”
내가 나왔다. 감탄한 것처럼 입을 벌리고 있는 바보 같은 내 모습이. 손에는.
[김유리반드시데뷔하게되어있다]
를 들고 있는….
‘아니 X발. 저거 유리 무대 할 때인데?’
예령 무대를 보면서 한 번도 저런 표정 지은 적 없다고! 저거 유리 2절 고음 때인데! 이 미친 방송국 놈들이…. 방청객까지 교활하게 편집할 줄은 몰랐다.
-친구 응원왔는데 전의를 상실한ㅠㅠ
-옆에 있는 애도 플꾸 존나했어 근데 둘이 같이 하지마랔ㅋㅋㅋㅋㅋ
-누구 한명은 말려줬어야지
˪둘이 똑같은데 누가 누굴말려ㅠ
˪만들고 나서 같이 뿌듯해 햇을거같아서 더 골때림ㅋㅋㅋㅅㅂ
@지금 내 눈을 의심함… 저런 플카를 들고 공방에 갈 수 있는 거임? 친구도?
리트윗 1.7천회 인용 30회 마음에 들어요 892개
@디자이너가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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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 그만해라.’
무대에 집중하지는 않고 플래카드로 불태우다니. 김유리 밈으로 떠돌라고 만들어 간 거지 예령 띄워주려고 만들어 간 거 아니거든!
그때였다.
모!!!!르는!척 하지마
가까워진 눈빛 사이
정답은 하나잖아
예령의 삑사리 구간이 드디어 나왔다. 다만 현장과 다른 점이 있다면.
[걱정하던 트레이너들의 아쉬움…]―아이고.
―내가 이럴 줄 알았지.
―예령이 무대 올라가기 직전에도 다른 애들 봐줬죠?
―애가 컨디션 관리를 못 했네…. 2차 때까지만 해도 잘했는데.
이게 트레이너 룸 중계 카메라 너머로만 소리가 들린 거다. 그러니까 삑사리가 그렇게 정확했음에도 불구하고, 삑사리와 동시에 트레이너들의 한탄 소리를 들려주는 덕에 묻혀 버렸다. ‘삑사리’가 아닌. ‘안타까움’에 초점이 맞춰져 버렸다.
-헉 머야 방금 예령임?
-아이고ㅠㅠㅠㅠ 애들 챙기느라 너무 무리한 듯
유리의 회상과는 다르게 예령의 회상은 제법 길었다. 팀원들을 감싸면서 제대로 잠잘 시간도 없던 예령의 모습들이 차례대로 지나갔다.
그 뒤로 무대가 하나 더 나왔고, 커뮤니티는 예령의 천사 같은 성격과 완벽한 리더십 캡처본이 떠돌기 시작했다.
[한 프젝 참가자의 리더쉽.jpg] [예령이 삑사리를 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jpg] [조별과제 희망편과 절망편.jpg] [오늘자 너무 비교되던 프젝 리더 둘.jpg]뭐 이런 걸로.
[오늘자 혼돈의 방청객.jpg]…물론 나도 같이 좀 떠돌았다. 그 덕에 SNS 팔로워가 빨리도 늘어나더라. 그래봤자 아직 스토리를 9만 명이 보려면 멀었다.
「▶System
【미션: 히든】
▶짧은 시간 내 최대치 팔로워 달성!
1시간 동안 ( 2,000 )명의 팔로워를 얻었어요! 이 속도라면, 당신은 금방 유명인사♥
[유명세] 스탯이 상승합니다.▶ +10
―축하합니다! [눈이 쨍 선글라스의 조각]을 ( 3 )개 획득하였습니다!」
…그래. 고맙다….
「▶[히든 보상: ‘당신이 웃기는 만큼’ (F) 획득!]
○ +100,000 골드」
잘 쓸게….
“아니 근데 미친. 옛날에 사랑하는 만큼은 삼만 원 주더니 웃기는 건 십만 원 주네.”
이 광대지원금 뭔데. 상태창 잠깐만 나와 봐. 아니 그냥 얘기만 할게. 진짜로.
* * *
“채린아아~”
“야 왜 이렇게 오랜만이야~”
“채린이 잘 지내고 있는 거 같아서 좋다.”
그 말에 채린은 가볍게 코웃음 쳤다. 전학 간다고 말했을 때 그럼 자신은 어떻게 하냐고 물었던 친구였다. 이런 가게는 익숙하지 않다며 주변을 둘러보는 그 친구에게 채린은 메뉴판을 내밀었다.
“뭐 먹을래? 여긴 떡볶이랑 필라프 맛있대.”
“그럼 그거 먹을까?”
붉은 벨벳으로 된 푹신한 소파 위에 앉아 높은 층고와 사람들을 바라보는 친구들의 입은 쉴새 없이 열렸다.
“저쪽. 저기 언니 되게 이쁘다….”
“모델인가?”
“여기 연예인들도 많이 온대.”
채린의 친구들은 연예인에 관심이 많고, 학원에 입고 갈 옷을 새로 사고, 장바구니에 담은 옷 중 엄마가 허락하는 옷만 구매할 수 있는 일반적인 고등학생이었다. 채린은 이전이었으면 재미있었을 친구들의 대화가 시시하고 평범하게만 느껴졌다.
‘얘네랑 노는 게 원래 이랬던가.’
채린은 이제 SNS가 얼마만큼 돈이 되는지 확실히 깨달아버렸다. 단순한 우월감에서 시작되었던 SNS는 금수저를 물 수 있는 가장 쉬운 티켓이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SNS에 사진을 올려 좋아요가 늘어나고, 팔로워가 늘어나면 협찬 브랜드가 늘어날 텐데 생각하자 시간이 아까웠다.
‘얘네랑 찍은 사진은 뭐 올려 봤자….’
어느새 SNS 팔로워를 모을 만한 것들로 머리가 가득 채워져 버린 채린이었다. 차라리 요즘 같이 밥 먹는 애들이랑 같이 올걸. 채린은 후회했다.
지루한 얼굴로 음료를 뒤적이던 채린은 곁눈질로 주변을 바라봤다. 자신도 사실 이런 가게는 처음이지만 티 내지 않으려 애쓰며.
“주문하신 메뉴 나왔습니다-”
키가 훌쩍 큰 웨이터가 손에 정갈하게 담긴 식사들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자, 금방 가득 들어찼다.
찰칵-! 찰칵-! 찰칵-!
친구들은 재빨리 카메라를 켜 동영상으로,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셔터를 눌렀다. 채린은 사진 찍기 급급해 자신을 신경 써주지 않는 친구들이 못마땅해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채린 역시도 자기 옆에 둘 채린이 필요했다. 비위를 맞춰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