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139)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139화(139/405)
“혹시 SNS 하세요? 유스타라던지.”
“응? 당연히 하죠. 나… 그렇게 나이 많아 보여?”
심각한 표정으로 요즘 애들은 일진이 된 아빠짱을 진짜 몰라? 따위의 말을 중얼거리는 다이아 수저의 상태창을 확인했다. 어느새 인가부터 나는 돈이 되는 것들만을 기억했다. 가령, 스킬이라든지.
“유스타 공개예요, 비공개예요?”
“비공개. 왜, 우리 맞팔할까요?”
“왜 비공개예요?”
“흐음…. 왜 그런 게 궁금할까….”
다이아수저는 치익- 시원한 소리가 나는 맥주 한 캔을 딴 다음 비싸 보이는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았다. 그리고는 관리가 잘 된 머리카락을 한 번 쓸어 올렸다.
“우리 윤슬 씨가 나한테 관심이 많네. 당연히 개인 계정은 비공개죠. 나 같은 사람은 무슨 발언 한 번만 잘못하면 전부 회사에 타격이 가니까, 내가 곧 회사다 이거지. 아! 에이스북은 공개. 외국에서는 에이스북 필수야.”
맛없는 건강 주스를 마시며 나는 다음 질문을 골랐다.
“내가 누구 아는 사람인데- 이거 중요하거든요. 미국이 프리할 거 같지? 돈 많은 사람들은 어디를 가나 다 똑같아요. 부의 연결고리. 이게 최고의 신뢰거든.”
“남자친구는요?”
“응? 갑자기?”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자 별거 아니라는 듯 다이아수저는 산뜻하게 답했다.
“없지, 일 처리도 그따위…아니, 내 앞가림도 못하는데 무슨 남자친구.”
“썸남은요? 고백 많이 받아요? 아니면 주변에서 짝사랑을 많이 한다든지?”
“요즘 그런 거 관심 많이 생겼구나?!”
다이아수저는 유학 시절부터 회사를 물려받을 준비를 하느라 바빠서 그런 거 전혀 없다고 대답했다. 나에게 바짝 당겨 앉으며 이제 진짜 고등학생답다며 요즘 애들은 어떻게 사귀는지 일진들은 진짜 아빠짱 같은지 물었다.
참고로 즐겁게 떠들고 있는 다이아수저의 스탯은.
「<상태창>
체력: 333HP/999
매력: 999/999
사진촬영: 170/999
사진보정: 270/999
화술: 300/999」
매력이 999다.
* * *
사실 다이아수저를 처음에 만났을 때는 일단 무제한노동력제공참말사건 때문에 열이 많이 받은 상태였다. 50만 원이라는 충격은 어떻게 해서든 천만 원어치 주식을 받아내야겠다는 다짐으로, 그리고 처음으로 조각 합체도 했었고, 랜덤 스킬까지 신경 써야 해서 기본 스탯은 신경 안 썼지.
‘…돈이 안 되니까.’
나에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니까. 매력이 높으면 뭐? 돈 더 주나? 극한의 좋좋소에서 살아남기란 언제나 목표지향적인 태도여야 한다.
미션 완수하라며? 했잖아? 이거면 되는 거지.
‘기본 스펙까지 다 챙기려고 하면 사람 죽거든.’
그리고 현장에서 자주 만난 다이아수저는 충분히 매력 있는 사람이었다. 밝고 쾌활하고, 친근하게 대해주는 데다가 일도 나름 잘했다.
‘그래서 매력이 높은 줄 알았지.’
그에 비해 매력이 높아야 할 연예인 하진의 상태창은 어땠나.
「<상태창>
체력: 287HP/999
매력: 333/999
사진촬영: 770/999
사진보정: 10/999
화술: 210/999」
다이아수저가 만렙인데 비해, 하진은 매력을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그렇다면 상태창의 매력은… SNS에서 영향력을 뜻하는구나.’
하진은 누구나 그를 보면 고개를 끄덕일 만한 천상 연예인이다. 일단 겉보기에 절대 일반인은 아니거든.
말이 많지 않고 일반인에 가까운 성격 덕에 그룹에서 주목받지는 못 했지만, 분명 매력 있는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소탈한 성격, 다정한 태도. 성실한 모습.
하지만 끼가 부족해 언급이 잘되지 않았다. 그의 SNS 역시도.
‘매력에 이성적인 요소가 포함된다고 생각했었다.’
연습실, 현장, 집을 반복하는 집돌이 하진이 대단한 외모와 소탈한 태도로 매력 스탯을 최대치 끌어올린 줄 알았었다. 하지만 이건 내 기준이고.
‘상태창은 다르다.’
상태창은 자꾸만 내게 SNS를 하기 좋은 친구를 만들어 주고 싶어 했다. 생각해 보면 당연했다. 팔로워가 많은 누군가와 함께 있다면 영향력이 커질 테니까.
A를 모르는 사람이 B를 알 수도 있고, B를 모르는 사람이 A를 알 수도 있는 거다.
그렇게 A와 B 둘 중, 누구 한 명이 어떤 사건을 저지른다면?
-너 A 알지? 모른다고? 니가 아는 그 B 친구! 지난번에 같이 사진 올렸었던. 어, 그 바닷가 가서.
A를 모르는 사람도 순식간에 알게 되는 거다.
‘하진은 영향력 있는 사람 중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여돌 중에 아는 사람을 효녀가수 현순을 말하는 사람이니까. 하진이 일반인과 함께 엮어 무슨 사건이 생긴다면, 대중들의 반응은 집중력이 덜하겠지. 하지만….
‘다이아수저가, 같은 재벌들끼리 무슨 사건을 만든다면.’
파급력은 상상 그 이상일 거다. 심지어 이 사람은 외국 재벌도 많이 알고 있으니까. 매력은 그 사람이 가진 고유의 것이 아니었다.
…상태창이 원하는 능력이지.
나는 이상하리만큼 낮은 내 스탯을 떠올렸다. 초반엔 매력이 낮았던 데다가 상태창이 얼굴을 미묘할 만큼만 더 업그레이드해주는 보상을 줬었지.
「●[매력] 스탯을 올릴 수 있는 [눈/코/얼굴형/피부] 중 하나를 골라 세미 커스텀을 할 수 있습니다(스탯 상승률 랜덤: 1~30%).」
그래서 난 매력이 당연하게, 얼굴에서 나오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하진을 보고 아니라는 걸 깨달았고, 성격이 더해진다고 판단했지. 다이아수저를 만나고 나서는 이성 관계까지 포함되는 거라 결론 내렸는데.
‘어쩐지…. 소희의 모든 스탯이 너무 낮더라고.’
주변에서 유일하게 SNS를 안 하는 소희는 모든 스탯이 현저히 낮았다. 그중에서도 매력이 가장. 나는 그게 소희가 공부에 집중하느라 꾸미지 않아 나온 결과라고 생각했다. 여중 출신이니 남사친이 없어 이성 관계도 납득 가능했으니까.
‘아니, 상태창에게 매력 있는 먹잇감은 안 된다는 거겠지.’
어쨌건 하나는 확실히 캐치했다. 그동안 잠겨 있던 매력 스탯이 풀린 이유도, 논란 만들어서 팔로워 잔뜩 모아오니까 이제야 매력 있다 이거군. 어이없어서 헛웃음이 다 나오네.
“윤슬 씨, 듣고 있어요?!”
“그럼요. 주스 맛있네요….”
“더 줄까?”
“아니요.”
맥주를 벌써 세 캔째 따고 있는 다이아수저에게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향. 그리운 맥주의 향….
‘나는 맛없는 거 주고 자기 혼자 맛있는 거 마시네….’
진짜 이 주스. 첨가물이 하나도 안 들었는지 맛이 쓰레기다.
“뭐야 그 눈? 엄마가 머리 세게 묶어줬어요?”
“…아니에요.”
나도 맥주 줘!!! 외치고 싶지만 어쩔 수 없군. 아무튼 우리는 본론에 들어갔다.
“지난번 프젝….”
“장난 아니었죠.”
<프로젝트 111>은 논란이 터지고 나서 며칠 뒤 바로 방영이 됐다. 젤링핏 PPL을 넣었던 것만큼 여파가 거셌다. <프로젝트 111>은 젤링핏이 들어갔던 장면들, 예를 들면 참가자들이 젤링핏을 먹는 것 외에도 구석에 놓여 있다든지 하는 장면들을 모두 잘라야만 했다.
…그러니까, 스토리가 한 번 엎어졌으니 더더욱 자극적으로 편집이 됐다.
―진짜 이제 와서 이런 말 하기 미안한데, 저 파트 수정 좀 하면 안 될까요…. 도저히 목소리가 안 올라가요….
―…뭐?
―죄송해요. 근데 저 빼고는 다 안정권인데 저는 어쩌면 마지막 무대가 될지도 모르니까…. 자꾸…. 자꾸 아, 내가 왜 이러지…. 저 꼭 그거 시켜달란 게 아니고요, 한 번만 생각이라도….흑….
[급기야 눈물을 흘리는데…]*주변에서 당황한 팀원들, 눈을 마주치는 장면을 교차편집했다.
-와 대박이기적ㅋㅋㅋ
-자기만 간절한가ㅠ
-베네핏 때문에 저러는 거임?
˪ㅇㅇ 십만표 줌 이기는 팀은!
뭐 이런 식이었다는 거다. 예고편엔 새벽 내내 연습한! 배고픈 소녀들을 위해! 새로 나올 젤링핏 효소 주스 분말 가루를 건 애교 대결! 이딴 게 있었거든. 칼로리가 0이지만 주스보다 맛있고 건강에도 좋아 몸무게를 유지하는 연습생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 뭐 그런 식으로 인지시키고 싶었나 본데.
‘어림도 없지.’
요즘 제일 광고단가가 높은 프로그램에 나락 간 브랜드가 어딜 비빌 수 있겠나. 장기자랑도 아니고 애교 대결이라니 정말 광고에 눈이 멀었군…. 가성비 좋게 장면을 뽑아냈다고 기분 좋아했을 편집팀은 미쳐 버렸는지 지난번은 진짜 미치게 매운맛이었다.
‘시청자 반응을 인식했는지 유리 편집은 좀 좋게 나왔지.’
똑같은 뚝딱이어도 들어가는 자막 하나, 귀여운 효과음 하나면 보는 사람의 마음도 달라진다. 우리의 정의로운 뚝딱이 유리에게는 귀여운 장난감 효과를 넣어주더라고. 그래, 이제 좀 정신 차렸네.
그리고 그다음 주? 우리 유리는 떡상의 아이콘 그 자체가 됐다.
…일단 무대가 너무 잘 뽑혔다.
* * *
―하던 대로! 그대로만 하자!
―다들 무대 즐길 준비 됐지?
새벽까지 땀 흘리며 고생했던 참가자들의 얼굴엔 피곤함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행복감, 설렘, 두근거림, 약간의 긴장감과 고조된 흥분. 그런 풋풋함은 보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찡하게 만들었다.
―자, 첫 번째 무대! 여러분들을 유혹할 밤의 요정들, ‘구미호’입니다!
MC의 소개와 함께 무대가 시작됐다. 다소 음울한 배경음이 깔리고, 화려한 바이올린 연주가 흘러나왔다.
주위를 둘러 봐
이젠 아무도 못 봐
Shh-. 온통 어두운 이 시간에
가시를 밟고 몰래 걸어와-
Shh-. 그런 마음 갖지 마
주저하지 마
그래, 그렇게
-헐 컨셉 바꿨네ㅋㅋㅋㅋ
-ㅁㅊㅁㅊ동양풍 된다 된다 이건 된다
-오 한복이네? 보기좋다 소매 긴거 존예ㅠㅠ
-화장 진하게 안 한게 더 뱀파이어같고 예쁘당
-나만 아쉽나ㅋㅋ 손동작 날려먹는거가틈…
일단은 국뽕이었다. 프릴이 가득 들어간 서양식 블라우스는 한복으로 탈바꿈했다. 길고 화려한 손톱이 포인트였던 안무를 출 때마다 한복 소매가 나풀거리며 신비함을 더했다. 손동작이 많았던 안무가 비교적 심플해졌다. 그 덕에 유리가 한결 잘 따라가는 것 같았다.
두렵다면 뭐든 가려줄게
Woooo-
Twilight Twilight Twilight
살짝만 들춰봐,
그러고 싶지 않아?
순식간에
넌
이성을 잃어
You can’t move
-와 얘네 센스 장난 아니넼ㅋㅋㅋㅋㅋ
-눈 깜박일때마다 글리터 너무 예쁘다 어디거지
˪222ㅋㅋㅋ나도 그거만 보임
-하 치마 걷는 안무 없앤거 존나 속시원해
-유빈이 센터 미쳤다ㅠㅠㅠㅠㅠㅠㅠㅠ아 유빈아!!!!!
흡혈요정 버번시, 전설 속에서 나오는 요정 같았다. 춤을 추며 사람을 유혹해 피를 빨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다리 쪽은 사슴의 발을 하고 있어 드레스 자락으로 감추고 있다고 한다.
이 컨셉에 맞춰 원작자였던 선배 걸그룹은 치맛자락을 손으로 살짝 걷는 안무를 했었다. 하지만 유리의 팀은 안무를 변형했다.
‘살짝만 들춰봐’라는 가사에 맞춰 한쪽 손을 들어 소맷자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시 팔을 살짝 위로 들어 눈을 마주했다. 물론 유리의 춤 실력은 빠르게 나아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상위권 참가자들 사이에 수납된 유리는 눈빛만큼은 확실했다.
해가 뜰 때까지 계속
멈추지 마
알잖아
이미 늦은 걸
Just kiss me more, Just kiss me more
More more more
그리고 유리가 나왔다. 완벽한 고음 처리였다. 소름 끼칠 정도로 점점 높이 올라가는 음, 유리를 둘러싸고 팔랑이는 소매로 춤추는 흡혈귀들. 붉게 내리쬐는 조명. 모두가 합쳐지자 빨려들게 하는 어떤 힘이 있는 것 같았다.
고음 처리가 끝난 후, 유리가 미소 지었다. 그때였다. 하이라이트 조명과 유리의 반짝이는 눈이 만났다. 투명하고 맑은 글리터가 보석처럼 빛났다.
-야 ㅁ쳤다
-뭐임? 뭐임? 지금 내가본거 뭐임?
-헐 유리야… 해내는군하
―꺄아아악!!!!
―와 진짜!!! 너무 너무…. 와….
―유리야아아아악!!!!!
[흥분의 도가니!]유명한 그룹의 대표곡이었다. 그만큼 커버 무대가 많았지만, 대중들은 늘 그렇듯 오리지널을 최고로 여겼다. VS로 늘 비교당하기 마련인 커버 무대에서, 새로운 콘셉트로 재해석하자 순식간에 시청자들이 불탔다.
같은 콘셉트로 대결했던 뒤의 무대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콘셉트가 오리지널과 동일했기 때문이다. ‘서양의 흡혈 요정’ 그대로. 원곡자의 무대와 콘셉트를 질리게 본 대중들에겐 관심 밖이었다.
―베네핏 십만 표를 가져가는 팀은…!
완벽한 압승이었다.
[올 여름 반짝반짝 글리터 추천!]그리고 윤슬의 키키 게스트 글은 최대치의 클릭률을 자랑했다. 이번 <프로젝트 111>의 Bubanshi Kiss가 화제가 된 만큼 참가자들의 헤메코도 화제가 되었다.
[제품질문/ 프젝 김유리 글리터 어디꺼야?ㅠㅠ] [기타질문/ 프젝 이 참가자 갈웜이라는데 갈웜이 글리터 잘 어울리나…] [제품추천/ 프젝 버번시키스 무대 글리터 발색+추천후기] [제품추천/ 김유리글리터 지속력 개쩐다]어두운 무대 위 별의 조각처럼 반짝거리던 글리터. 마침 타이밍 좋게도 여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소품이었다. 립 제품, 워터프루프 제품, 선크림. 세 가지와 함께 가장 잘나가는 시즌 제품!
[라몽드/ 여름의 화원 글리터] [전체품절]>제비꽃 시럽 [품절]
>장미꽃 물결 [품절]
>아카시아 꿀 [품절]
>벚꽃비 반짝임 [품절]
>수선화 햇살 [품절]
라모레 퍼시픽 계열사 중 가장 이미지가 덜 잡혀 있는, 흐릿한 브랜딩인 라몽드의 가치가 미친 듯이 올라갔다. 다이아수저가 라모레의 모든 브랜드를 올리브일에 입점한 지 한 달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