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146)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146화(146/405)
유리의 이번 메이크 오버는 그동안 화려함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정말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이었다.
‘회귀 전 트렌드였지. 이런 내추럴한 메이크업.’
부드럽고 촉촉한 피부 결을 살리고, 그리고 여기에 적당히 깔끔한 누드 톤의 음영 섀도, 살짝만 깔아 둔 샴페인 골드 글리터.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헤어 컬러와 맞는 예쁜 눈썹.
수많은 참가자 사이 가장 눈길이 가는 유리의 메이크 오버는 차분한 데일리 메이크업과 백금발이었다.
‘그동안은 무대 메이크업이 제일 화려했으니까.’
아마 아티스트들도 메이크업을 하면서 신이 난 건지 펄을 올리고 올리고 또 올렸었다. 그 덕에 글리터 제품이 급부상하기도 했지만 이번엔 제품 대신 유리를 올렸어야 했으니까, 얼굴에 포커싱을 맞추는 게 제일 중요하지.
‘그리고 염색모에서 제일 중요한 건 아이브로우다.’
밝은 머리일수록 눈썹 컬러가 조금이라도 삐끗할수록 어딘가 균형이 무너지게 되거든.
[일상게시판/ 눈썹 진한 사람은 염색 안하는게 나아?ㅠ]나 머리카락도 그렇고 눈썹도 쫌 전체적으로 진한? 느낌인데 염색했더니 진짜… 인상 너무 더워져서 당황함
금방이라도 터키아이스크림 줬다뺏었다 해야될거같이 됐음 하… ㅅㅂ 어디서부터 잘못됐지…
-탈색해야함 눈썹 색 아파보이게 뺀다음에 아이브로우 치덕치덕 ㄱ
˪엄청 밝게 염색한건 아닌데?ㅜㅜ
-아저씨 아이스크림 하나요
˪사람이 고민을 말하면 좀 들어ㅅㅂ
이런 글이 자주 올라오는 시기였다. 마침 지금쯤이 헤어 염색이 가장 인기 있을 시기라 잘 됐다. 몇 년 뒤에는 흑발과 자연모가 유행이지만 지금은 아니지. 렌즈도 혼혈 렌즈라고 하는 밝고 튀는 렌즈가 유행할 때다.
‘마침 유리가 염색모가 진짜 잘 어울리는 타입이기도 했고.’
메이크업 제품에서 제일 고정층이 강한 건 바로 아이브로우다. 매일 써야 하기도 하고, 하나 맞는 걸 찾으면 재구매하는 편이니까. 나는 핸드폰을 켜 어플을 확인했다.
Olive1
[best item]아이 / 립 / 스킨 / 기초 /…
온갖 메이크업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쇼핑 앱. 드럭스토어의 대표 주자 올리브일. 여름을 맞이해 화려한 배너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올리브일이 추천하는 이달의 베스트 Pick!]훅훅 바뀌는 립 제품의 베스트 순위와는 달리 아이브로우 제품은 굳건하게 엔지생건이 자리 잡고 있었다.
“아, 씨…. 하필이면 워터프루프를 잘 만들어 가지고.”
립 제품은 소비자들이 신상이네? 새로 사볼까? 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유난히 아이브로우와 브로우마스카라는 아니라고. 다른 제품으로 옮겨가는 소비자의 비율이 유난히 낮다.
“흠. 글리터는 확실히 일 등이긴 한데.”
지난번 버번시 키스 무대 때 협찬이 들어갔던 유리 글리터가 일등이었다.
여전히 품절과 재입고를 반복하며 많은 리뷰가 올라오고 있는데, 좀 아쉽네?
“그럼 이제 아이브로우도 슬슬 작업 쳐 볼까-”
뚜둑-
나는 목을 가볍게 풀었다. 뿌려 놓은 떡밥들을 성실히 수거해 볼 때다.
* * *
나는 유리의 메이크 오버 영상이 업로드되었던 당일, 빠르게 키키 게스트에 하나의 글을 업로드했다.
[<프로젝트 111> 메이크오버 참가자별 제품 궁예 ㅇㅅ(x).jpg]원래 이런 건 속도가 생명이거든. 참고로 유리가 썼던 제품은 이미 전부 알고 있었지만 그게 뭐? 전부 다르게 궁예해 버렸다. 엔지생건 제품을 여기에 은근히 끼워 넣어 버리고. 비슷한 질감의 명품 브랜드도 넣은 글은 이렇게.
-김유리 참가자의 섀도우! 네모낳고 하얀 케이스에 은은한 베이지 펄. 이건 당연히 RMC 싱글섀도우 궁예 ㅇㅅ(x)
-하연 참가자의 블러셔! KTX 타고가면서 봐도 DVL 매트피치 궁예 ㅇㅅ(x)
그리고는 커뮤니티에 쫙 풀었다. 이슈 게시판과 유머 게시판에.
마침 <프로젝트 111>의 화력이 지금 최고조니 누가 봐도 바이럴은 아니지. 그냥 인기 있는 주제의 카드뉴스를 빠르게 물어 온 회원1 정도랄까.
‘읽은 사람들이 다른 게시판으로 각각 글을 퍼트리고.’
[코덕게시판/ 봄웜 추정인데 김유리 블러셔 살말?ㅠㅠ] [이슈게시판/ 프젝111에서 가장 메이크오버 성공한 참가자와 안타까운 참가자.jpg] [잡담게시판/ 이번에 프젝 비주얼센터 누구같음?ㅋㅋ]이제 자연스럽게 주말 사이에 버즈량을 더 늘리고, 거짓 정보가 퍼져 나가길 기다린다. 그리고는 바로 정정해 버린다. 어떻게?
[InTube] [프젝 메이크오버 담당! 물결쌤이 알려주는 참가자별 메이크업]조회수 27만회
당연히 오피셜로.
금요일 밤에 <프로젝트 111>이 방영되고, 토요일 잘못된 정보가 퍼져 나가고, 일요일 오후에 슬슬 사볼까-. 고민을 끝내고 구매 버튼을 누르려던 그때쯤에.
[이슈게시판/프젝 메이크오버 제품 오피셜 캡쳐해옴!]PPL을 도맡았던 그 메이크업 담당의 인튜브에 업로드되면 그걸 빠르게 캡처해서 나르는 거다. 원래 퍼져 나갔던 정보글은 어디까지나 추측이니까.
“그걸 왜 며칠 뒤에 업로드해요? 당일에 하는 게 낫지 않나?”
“어허!!! 그럼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마음이 간절하지가 않잖아요!!!”
“…그러다 우리 거 말고 다른 데 거 사면 어떻게 해요!”
“초반부는 그러라고 일부러 떡밥 던지는 거예요. 기다려 봐요, 좀.”
다이아수저 설득하느라 좀 시간이 소요되긴 했지만, 어찌 됐든 내 의견대로 갔으니 문제없지.
-타임라인 정리했어요! 3:05 하연/봄웜톤 제품 클로랜스 립오일…
다들 영상 아래에 댓글을 달아가면서 제품 얘기를 하기 바쁘군. 마침 화력이 좋은 방송이라 다행이었다.
PPL이 역대급으로 들어간 만큼 메이크 오버에서 사용한 제품이 당연히 국내 브랜드 제품일 줄 알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헐 뭐지 근데 명품 많이 썼네ㅋㅋ
-의외다 전부 광고일줄 알았는데 아닌가봐…? 그냥 나만 의심많은 사람됨
-명품이랑 로드샵이랑 섞여있으니까 좋아요 따라하기도 쉽고ㅜㅜ 브러쉬 정보도 같이 써주시면 더 좋을거같아요
그런데 명품 브랜드의 유명한 스테디셀러가 섞이고,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알음알음 사용한다던 해외 로드 숍 브랜드가 섞이고, 거기에 국내 브랜드가 섞이면?
-물결쌤이 진짜 자주 쓰는 것만 엄선하신 듯…٩(๑`ȏ´๑)۶ 외쳐 갓물결~!
어쩐지 광고 같지 않다. 진짜 좋은 것들만 고르고 또 고른 것만 같다. 사람들의 소비 심리는 이렇게 움직이는 거다.
‘자, 캡처 반응 좋고.’
딸칵- 딸칵- 딸칵-
나는 마우스를 쥔 손을 가볍게 움직였다. 그리고는 확실하게 키워드를 검색해 반응을 살폈다.
모두 예상대로 순조롭게 흘러가는군.
그럼 다음번 단계. 엔지생건 족치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쿨톤 마케팅을 끝냄과 동시에 쿨톤 소비자님들의 마음을 어지럽혀 보자.
* * *
[일상게시판/ 아 짜증나 프젝따라하려다가 그냥 돈날린 사람여기ㅠㅠㅠㅠ]프젝 제품 궁예짤보고 엔지생건 블러셔 샀는데… 쿨이래매 미친아 그냥 채도 높으면 다 쿨인줄아네 컬러 잘 못뽑고 발림성도 그닥임 역시 쿨은 백화점브랜드가 잘뽑긴함
물결쌤 영상 올라올때까지 기다렸다 살걸 아… 돈날림 단종제품이어도 플미주고 어떻게든 구할수 있는데ㅠ
실제 발색사진 올릴게 사려던 사람들 참고해
커뮤니티 아이디 중에서 코스메틱 덕후의 자아를 가진 아이디로 글을 쓴다. 그동안 작성해 둔 글이 많은 아이디는 신뢰를 가져오니까.
발색 사진은 선명하되 사람들이 흔히 본 보정짤과는 전혀 다른, 어딘가 좀 촌스러워 보이는 색으로 업로드한다.
‘은근히 엔지생건 쿨톤 제품 후려치기도 함께 넣었다.’
그러면 이렇게 반응이 오지.
-역시 색조는 비싼값 한다 걍 백화점거 사는게 돈아끼는 길임
˪ㄹㅇ임 자꾸 저렴이 사다가 끝엔 고렴이 삼ㅋㅋㅋ돈아까워ㅠㅠ
-헐 나 이거 사려다가 안샀는데ㅠㅠㅠㅠ 고마워!
-ㅋㅋㅋ쿨톤이라고 바이럴 오졌는데 진짜 웜이네..; 미지근이잖어
갑자기 가만히 있던 엔지생건이 냅다 후진 브랜드가 된다. 명품과 비교하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넘어오거든.
어? 얘네 그 급 아닌 거 맞잖아! 어쩐지 별로더라!
이렇게.
로드 숍 중에서 제일 좋은 것이라는 인식은 만들기 쉽지만, 명품보다 더 좋다는 인식은 만들기가 어렵거든.
그걸 역이용한다. 명품보다 훨씬 급이 떨어짐으로 못박아 버리는 것!
‘지금 당장 쿨톤 이미지를 라모레로 옮겨오긴 시간이 촉박하거든.’
대신 쿨톤 제품은 ‘뽑기 힘들어서 백화점 제품에서 주로 나온다’로 돌려 버린다. 쿨톤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조금 달래보는 거지. 원래 마이너한 쪽 ‘난 이래서 뭘 사기 힘들어.’라고 하는 쪽에는 희소성을 붙여 줄수록 비싼 값이어도 구매하게 되어 있다.
‘다이아수저가 마침 고급화 전략에 눈이 돌아있기도 하니까….’
또 어떻게 고급화 전략 다시 하자고 우길지 모를 노릇이다. 미리 쿠션 좀 깔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딸칵-
여러 개의 반응을 확인하면서, 나는 천천히 덫에 걸린 쥐가 된 엔지생건에게 미소 지었다.
‘이거지.’
[벼룩게시판/ DVL 블러셔 판매 (사용감 없음!)] [코덕게시판/ 근데 진짜 고렴이랑 저렴이는 차이가 남ㅋㅋㅋ] [일상게시판/ 봄웜 걸친 여쿨들아 너네 RMC섀도 어때?]키키 게스트 궁예 글로 올렸던 엔지생건 라인들이 속속들이 처맞고 있다. 로드 숍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명품 제품을 썼다?
‘만족도가 수직 하강하지.’
어느 정도 마음에 들었어도, 전문가의 손길과 연예인의 얼굴. 그리고 팬들의 보정이 합쳐진 완성본을 이기기란 쉽지 않다.
‘거기에 명품의 네임까지.’
이름값. 그야말로 소비자가 그 제품을 가졌을 때 만족도의 값이라 볼 수 있겠다. 로드 숍과 명품의 차이는 여기에서 가장 극렬하게 벌어지니까.
‘이러려고 엔지생건 제품으로 추천해 준 건 전부 명품 브랜드였고.’
중고세상에 올리는 사람도 있고, 괜히 샀다며 돈 날렸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벌써 DVL 제품과 명품의 비교 글을 올리는 사람들도 나오는군. 프젝이 핫하긴 핫하구나.
‘그래도 아직 아이브로우 일등은 엔지생건이네.’
마침 8월이다. 8월은 뭐의 달? 그렇다, 바로 여름휴가.
물놀이가 빠질래야 빠질 수 없는 데다가 유분 폭발, 땀 대폭발의 달이므로 쉽게 지워지지 않는 워터프루프의 인기는 쉽게 떨어질 수가 없다.
‘그간 워터프루프 계열은 엔지생건이 잡고 있어서….’
참고로 엔지생건의 저가 코스메틱 브랜드는 DVL 하나가 아니다.
대표적으로는 De faceshop. 드 페이스샵, 줄여서 드페.
이 브랜드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는 없지만, 무난하게 제품이 좋아서 그런지 화장품 계의 강자다.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한 덕에 워터프루프 키워드는 아주 제대로 잡고 있는 브랜드였다.
‘그리고 워터프루프 아이브로우의 고정력 덕에, 일반 아이브로우까지 잘 팔리고 있다.’
잘 지워지지 않는 강력한 아이브로우! 기능성 제품의 이미지는 그대로 일반 제품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간장으로 유명한 브랜드에서 아메리카노를 만들면, 소비자는 과연 그 아메리카노를 바라보며 간장의 맛을 떠올리지 않을 수 있을까?
건강식품으로 유명한 브랜드에서 성분이 안 좋은 음료를 만들면, 소비자는 과연 그 음료를 바라보며 건강에 나쁘다는 생각을 바로 떠올릴 수 있을까?
그렇다. 일종의 무조건 반사였다.
‘한번 이미지를 잡으면, 끝까지 가져갈 수 있다.’
실제로 엔지생건의 일반 아이브로우 품질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다. 발색이 강한 워터프루프용 아이브로우의 성공 덕인지 모든 라인의 발색이 지나치게 강하거나, 지나치게 약했다.
나는 다이아수저에게 받은 이번 수익을 떠올리며 가만 미소 지었다.
‘더 주면 라모레 아이브로우를 완벽하게 일등으로 만들어 줄 텐데.’
지금은 잠깐 반응이 좋아 드페이스샵 바로 아래까지 올라갔지만, 아마 곧 가을 시즌이 시작되면 원래대로 드페의 일반 아이브로우 제품이 올라갈 확률이 높다.
하지만 나는 이걸 완벽하게 굳힐 방법을 알고 있다. 언제 알았냐고?
‘라모레 팝업할 때 깨달은 게 있으니까.’
사람들은 자신에게 100% 어울리는 쪽도 좋아하지만, 자신이 평소에 원하던 것을 쓰고 싶어 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리고 퍼스널 컬러의 유행이 왔을 때, 같이 유행하던 게 있지.’
뭐냐고? 바로 뉴트럴 톤이다.
* * *
neutral.
「중립의・분명치 않은・회색의・중성의」 뭐 그런 뜻이다. 퍼스널 컬러 마케팅에서는 웜과 쿨을 아우르는 색을 뜻한다.
웜톤. 흔히 아는 따뜻한 색깔이다. 주로 노란색을 바탕으로 깔아 둔 컬러로, 오렌지나 핑크, 레드 정도가 대표적이다.
쿨톤. 흔히 아는 차가운 색깔이다. 주로 푸른색을 바탕으로 깔아 둔 컬러로, 연보라나 초록, 블루 정도가 대표적이다.
‘지금 인터넷에서는 이 정도가 나오고 있지.’
봄웜, 여름쿨, 가을웜, 겨울쿨.
네 가지로 나뉘는데. 이 모든 걸 다 사용할 수 있는, 그러니까 어떤 색이어도 잘 어울리는 마법의 톤이 존재한다고 믿어왔다.
“그게 뉴트럴 톤이고.”
왜 그런 거 있잖아. “고객님은 피부가 너무 하야셔서 뭐든 잘 어울리세요. 고객님은 피부가 너무 좋으셔서 뭐든 잘 어울리세요.” 이런 멘트. 이런 게 아마 뉴트럴 톤의 시초지 않았을까.
“쿨톤을 지금 당장 못 뺏어온다면 답은 이거지.”
지금 당장 작업 쳐 주고 싶지만, 받은 거에 비해 많은 노동을 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아직은 두고 보자.
‘다이아수저가 말 꺼내면, 그때 조건을 걸고 해줘야지.’
조건이 뭐냐면. 두 가지를 걸 작정이다.
하나는 바이럴 군단 대여, 그리고 하나는 조은주 고소.
“재벌이 끼면~ 고소 스케일이 달라지겠지~”
한번 족칠 때 제대로 족쳐주자. 미성년자는 처벌도 강하게 받지 않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법과 주먹의 맛을 보여 줄 생각이다.
나는 무난하게 인기 검색어에 안착한 라모레와 아이브로우 키워드를 바라보았다.
Olive1
[실시간 인기 검색어]1. 틴트 (-)
2. 선크림(▼1)
3. 워터프루프(▲1)
…
10. 라몽드 (▲3)
11. 아이브로우 (▲4)
12. 브로우카라 (▲8)
이제 슬슬 1등 자리에 가고 싶어 떡밥을 물어 줄 다이아수저를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