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150)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150화(150/405)
현재 시간은 새벽 한 시. 그러나 다이아수저에게는 초저녁과 다름이 없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늘 새벽까지 손에서 일을 놓지 않는 다이아수저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진동했다.
지잉- 지잉- 지잉-
“응? 이 시간에?”
대부분 새벽에 걸려 오는 전화는 빨간불이다. 다이아수저의 PPL 실패, 커뮤니티 논란 등을 알리는 연락도 새벽에 걸려 오고는 했으니까.
차트가 떠 있던 태블릿을 급하게 내려놓은 다이아수저가 핸드폰을 들자 화면에는 예상외의 이름이 떠 있었다.
[☎우리애기♥]윤슬이었다.
“윤슬 씨? 무슨 일이에요?”
-죄송해요. 급한 일이라….
대충 <프로젝트 111> 사건을 전해 들은 다이아수저는 핸드폰 통화를 스피커로 옮겨 연결했다. 그리고는 자유로워진 두 손을 이용해 모니터링을 했다.
슥슥 넘겨 가며 대중의 반응을 확인한 다이아수저의 머릿속은 의문으로 들어찼다.
‘대체 어떻게?’
몇 년 연습한 사람과 간절함으로 어떻게 비교할 건데? 아무리 생각해도 해결책이 없었다. 심지어 저쪽 키워드는 대한민국에서는 최강이다.
#취준생 #간절함 #갓인성 #노력파 #장기연습생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었다. 뭘 가져와도 김유리가 이길 방안은 없어 보였다.
-지난번에 약속했던 그 바이럴 군단좀 빌려주세요.
“나 자주 빌려주진 못하는데? 흐음~. 잘 생각해요. 어차피 안정권이라 탈락할 일은 없어 보이는데….”
실력 있는 바이럴 군단은 정말 비싸다. 바이럴의 기본. 물타기를 위해서는 아이디가 많아야 하니까.
한국 커뮤니티에 가입할 수 있는 개인정보는 제법 비싸게 팔린다.
-괜찮아요. 유리 일만 맡길 거 아니거든요. 그리고 이제 그냥 안정권 말고….
그다음 말에 다이아수저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일등으로 만들려고요.
“이…일등???!!!”
대체 무슨 수로 일등을?!
다이아수저는 스피커가 고장 난 건가 싶어 두어 번 쾅쾅쾅 두드려보기까지 했다.
“카카오! 지금 전화 연결 상태 확인해줘!”
―현재 ‘우리애기’ 님과 통화 연결 상태입니다.
-…아니 제 저장명 왜 그래요?
“이상하다. 제대로 통화 연결된 거 맞는데?”
충격받은 다이아수저가 받아 낸 지령은 다음과 같았다.
1. 중국어 번역가에게 자신이 보낸 내용을 맡겨 최대한 빨리 퍼트릴 것.
2. 바이럴 군단 중 아이돌 팬 출신(서바이벌 프로면 더욱 좋다)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추가 업무를 시켜줄 것.
생각보다 일이 많지 않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이 두 가지만으로 일등이 된다고? 인지도가 있는 장기 연습생, 타 서바이벌 프로 출신, 모든 능력치가 무난한 갓인성 호감캐들을 다 제치고?
“…어떻게?”
윤슬과의 통화를 마친 그대로 멈춘 다이아수저였다.
* * *
‘서바이벌 프로의 묘미. 얘깃거리가 많다는 거지.’
회귀 전은 진짜 대 서바이벌의 시대가 도래했었다. 아이돌, 가수, 뮤지컬 배우, 댄서, 심지어 불모지로 여겨왔던 트로트까지.
‘전부 시청자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반대로 생각하면 편하다. 시청자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생각을 할 때, 반문을 제기한다.
과연 그럴까?
마침 편집이 미쳐버린 매운맛으로 유명하니 이건 더 좋지.
나는 업로드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활활 불타고 있는 댓글창을 보며 미소 지었다.
[이슈게시판/ 프젝 상위권 멤버들 편집 시간 비교.jpg]1등부터 정리해옴 확실히 중~대형한테 많이 주긴 한 듯…ㅜㅜ
-이렇게 보니까 편집 시간 많은 애들이 투표수 다 가져가긴 했네ㅋㅋ
-와 진심 불공평 에진다
-이거 전에도 올라왔던 글 아니야? 흠 난 왜 봤던거 같지
˪팬들이 입막음해서 신고당하고 삭제됨ㅋㅋㅋ
이전에도 잠시 말이 나왔던 주제긴 하지만, 워낙 편집점을 다양하게 잡아놔서 논란거리가 많아 금방 묻혔다. 치열한 개인팬이 판치는 <프로젝트 111>인 만큼 라이벌 참가자 논란글이 많이도 올라왔거든.
‘하지만 파이널로 갈수록 참가자가 줄어들지.’
그게 무슨 말이냐 하면, 어그로 끄는 악편 캐릭터가 줄어들고. 많았던 악편 캐릭터가 점점 줄어들수록 어그로의 수위가 세진다!
‘여기서 대부분의 시청자는 재미있게 보지만…. 팬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동안 쌓인 게 많은 팬들이 분노하게 긁어보자. 일단은 유리 대 예령의 구도가 아닌, 논란을 섞어 버린다. 다른 멤버들을 포함해서 ‘상위권 참가자’ 전부를.
“예령아, 이왕 취준생인 척하려면 소속사는 없었어야지.”
키워드 잘 잡아놨으니 내가 먹는다. 이쪽은 소속사도 없고 어리고, 초반에 어느 정도 악편을 받았는 데다가,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건.
“방송 분량도 적거든.”
초반부 눈치 없는 실력충 편집 들어갈 때나 좀 많았지, 중간부터 유리는 캐릭터성에 비해 방송 분량이 부족했다.
‘아마 예령이 반사판으로 계속 쓰려다가 스슈 사건 알려지고 나서 주춤한 듯한데.’
스슈 사건이 학폭 비슷하게 점화되고, 광고로 들어갔던 효소가 엮여서 논란이 생기자 유리는 인지도와 호감도가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방송국 측에서야 달가울 수가 없겠지. 유리 같은 캐릭터는 매운맛으로 편집하기가 제일 좋으니까.
‘무엇보다 소속사가 없잖아.’
이렇게 보니 채린이랑 은주한테 좀 고마워해야 할 것 같기도. 타이밍 맞춰 딱 터져줬군.
아무튼 효소 건이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젤링핏을 비롯해 노골적인 PPL이 많았던 <프로젝트 111>은 부메랑을 처맞고 있었다.
-시발 진짜… 이제라도 말할수 있어서 그나마 낫다. 생각이 있었다면 PPL시간만큼 참가자들 한번 더 비춰주고 서사를 줬어야지. 111명 나온다고 할때부터 불안했는데… 나는 아직도 우리 애 단독 인터뷰 그 몇초가 너무 소중해서 돌려보고 또 돌려보는데…
˪ㅌㄷㅌㄷ… 근데 길게 편집했어도 방송국 농간에 따라 악편 천편 갈리니까..ㅜ 차라리 악편 안 당한다음에 얼굴만 알리고 재데뷔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이렇게 흘러가는 방향에, 다이아수저의 바이럴 군단이 어그로를 끌어준다.
-근데 솔직히 캐릭터성이 있었으면 편집을 어느정도 받았겠지… 초반 실력평가 때 생각하면 그렇게 편집시간 오래 받을만한 애들 별로 없던 거 맞지 않아?
˪22나도 이렇게 생각ㅋㅋ… 안타까운건 안타까운거고
˪333ㄹㅇ 이게 맞말이잖아
방송사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스타성이 없는 니새끼 잘못 아닐까? 를 둥글게 말한 척 신경을 긁었다.
이렇게 되면 탈락한 참가자 팬들은 분노로 커뮤니티를 불태워 준다. 댓글과 파생글이 쏟아진다 이거다.
“역시 비싼 바이럴 군단이야.”
소속사와 방송 분량 비교까지는 내가 생각했지만, 제대로 어그로끄는 건 바이럴 군단의 선봉장 몇이 도맡았다. 아이돌 팬 출신을 말했는데 아직 아이돌 팬을 하고 있는 분이 생각보다 많으시더라.
“오타쿠는 일종의 계시? 라던데요…. 탈덕은 있어도 탈오타쿠는 없대요.”
잘은 모르겠지만 이런 말을 했다고 다이아수저가 그러던데. 하여간 그 바닥에서 최소 10년 이상을 굴렀다는 거지.
‘타이밍 좋게 다음 글 올라왔다.’
내가 손을 쓰지 않아도 이렇게 착착 진행이 되다니 신기하다. 이건 바이럴 군단이 한 일이 아니다. 진짜 타 참가자의 팬이 작성한 듯싶었다.
[이슈게시판/ 상위권 참가자들 천사의 편집 모음.jpg] [이슈게시판/ 수상할 정도로 서사 쌓는 프젝 참가자 세명.jpg]글을 읽은 대중들이 자연스럽게 편집 내용에 대해서도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유리… 악편해줘서 고마워요.’
상위권 참가자들 중 유리를 제외한 거의 모든 인물이 좋은 편집을 받은 만큼 커뮤니티가 불탔다.
-??? 이게 무슨 난리임 프젝 안보는 사람인데 좀 심각한거 아닌가…
-하긴 111명 나오는데 그중에서 소속사 입김 없었을수가ㅋㅋ
-와 진짜 소속사 잘 만나면 언플도 하고 바이럴도 하고 그런거임?
-지금 팬들도 입덕계기 잘 생각해봐야함… 그게 니돌의 진실된 모습이 아니고 소속사랑 방송국에서 만들어준 허상일수도
˪와 띵하다 만들어준 허상이라는게 찐임
공정함을 건드려버리면 근간이 흔들린다.
마침 파이널을 앞둔 시기, 딱 한 주. <프로젝트 111>을 평소에 보지는 않았어도 결과가 궁금해 마지막 화는 볼 거라 생각했던 대중들이 관심을 갖기 가장 좋은 시기였다.
[잡담게시판/ 예령보고 취준생이라 하는거 어이없음…ㅋㅋㅋ]쟤가 뭘 했는데? 쟤보다 일반인들이 훨씬 치열하게 살았음 최저시급 받아가며 토익학원 다니고 컴활따러 다니는 사람 한트럭인데 팬들이 취준생으로 미는거 존나 어이없음ㅜ 막말로 쟤야 서바 떨어지면 효소공구라도 하면 된다지만 일반인들은?ㅋㅋㅋ 도둑맞은 가난도 아니고 일반인들의 노오력까지 도둑맞을 줄이야… 할 말 더 많지만 그팬들 극성이라 여기서 줄임~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말 얹기에 딱 좋은 최적의 상황!
-ㅁㅈ 아니 연예인들 징징대는 소리 듣기 싫어 죽겠는데 팬들 존나 극성임ㅋㅋㅋ
-솔직히 쟤넨 지금의 시련도 나중가선 팔아먹을 하나의 사연이 되는거지… 누가 누굴걱정해 거지가 공주 적선하는것도 아니고ㅅㅂ
˪이게 찐임;
‘오… 역시 고인물들은 다르다, 진짜.’
취준생 키워드를 이렇게 뒤엎어 버리다니. 내가 생각한 건 기껏해야 투표 독려글 도배 정도였는데.
“보는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보다 더 좋은 카드는 없으니까.”
의무감을 강제로 쥐어 주면 어떤 판이건 망하는 지름길이다. 간절함도 오래 보면 구질구질해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원래 인터넷은 무잼유죄, 유잼무죄거든.
‘프젝 편집이 마침 그거랑 잘 맞기도 하고….’
진지함보다는 가볍게, 맵게, 재밌게! 이게 프젝을 보는 대중들의 수요거든. 물론 간절함도 보는 사람의 마음을 울리지. 하지만 그건 한 발자국 떨어져서 바라보기만 할 때고.
여기에 무겁고 절박하고, 무엇보다 주제 의식을 바꿔서 시청자들의 멱살을 잡아 볼까.
“너네가 꼭 해줘야만 해! 안 해주면 너넨 사람도 아니야! 얘가 이렇게 힘든데!”
제일 싫어할 만한 것. 바로 부채감을 줘 본다.
“가라, 바이럴 군단.”
[잡담게시판/ 근데 예령이가 제일 간절한건 맞지 않나…] [잡담게시판/ 인생 절반 가까이 연생에 쏟아부은 애에요 제발 투표좀ㅜㅜ] [잡담게시판/ !필독! 예령이 투표하는 법!]‘세상에서 제일 간절한 예령이, 삑사리는 한 번 냈지만 그건 갓인성으로 남을 도왔기 때문인데 너네가 이걸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 알지? 제발 뽑아줘 여기를 봐 투표 안 해? 투표하라니까!’로 게시판이 뒤덮였다. 그리고 이건 곧 등장할 반성문이 불타오르기에 적절한 불쏘시개가 되어 주었다.
* * *
탁탁탁탁탁….
유채린은 약속한 스터디 센터에 먼저 나와 다리를 떨고 있었다. 흔들거리는 의자 다리가 채린의 심장박동을 닮아 있었다.
채린은 핸드폰 중독 상담을 받을 때를 제외하고는 혼자 있던 시간이 거의 없었다. 늘 가족과 함께 있던 채린이 간절하게 바라왔던 자유였지만 혼자 있으려니 별생각이 다 들었다.
가장 큰 감정은 바로 원망이었다.
‘억울해….’
윤슬 때문에 돈도 날리고, 윤슬 때문에 금수저 미래가 날아가고, 윤슬 때문에 가족들에게 들켰다.
‘다 서윤슬 때문에….’
핸드폰을 하지 못할수록 SNS가 궁금했다. 혹시 사람들이 나에게 아직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 늘 사건이 터지고 나면 어느 정도의 시녀는 남아 있기 마련인데, 그 사람들이 아직 있을 때인 지금 복귀하는 게 좋지 않을까?
‘공구는 효소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
부기 빼기에 좋은 차나, 하얀 피부를 만들어 주는 톤업 크림이나. 마침 식욕이 없어 살이 더 빠진 참이었다.
‘이걸 가지고 뭔가를 한다면…!’
채린은 사건 이후로 어떻게 성공적으로 복귀를 할지만 고민하고 있었다. 범죄를 저질러 논란 있는 연예인들도 얼마든지 복귀를 하는데, 자신이라고 못할 것 없다는 생각들로 머리가 가득 찼다.
이미 모든 걸 잃어버린 차에, 윤슬도 같이 끌어내리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탁탁탁탁탁….
불안하게 흔들거리고 있는 다리는 멈출 줄을 몰랐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채린의 잡생각들도.
“오랜만이다.”
“무슨 일로 부른 건데.”
윤슬의 등장과 함께 채린의 복수심은 한층 강해졌다. 푸석해진 자신과 달리 윤슬의 얼굴은 좋아 보이기만 했다.
채린의 눈동자에 담긴 진심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 화사하게 웃는 윤슬은 무언가를 꺼냈다.
“보이지 채린아?”
윤슬은 핸드폰 화면과 태블릿 화면을 동시에 틀어 보여줬다.
“아무리 너라도… 재벌이 소송에 끼면 어느 정도 스케일이 가는지 알 거야?”
윤슬이 보여 준 태블릿 화면엔 라모레 퍼시픽 다이아수저의 뉴스 기사가 떠 있었다. 그리고 핸드폰 화면엔 카톡 대화들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