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153)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153화(153/405)
일요일 저녁. 커뮤 고인물은 물론이고 가볍게 인터넷을 하는 일반인들까지 침대에 누워 아쉬운 주말 밤을 잡고 있을 때.
[이슈게시판/ 열폭에 미친 악플러의 사과문…ㅠㅠ 프젝 갠팬 실체.jpg]게시판을 달굴 뜨거운 글이 올라왔다.
익명게시판에 있던 글을 이슈 게시판으로 옮겨 온 것이었다. 익명 게시판의 댓글은 이미 이천 개가 넘어가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여러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던 회원입니다. 얼마 전 제가 루머 유포를 하고 다녔던 분에게 고소를 당했는데,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한다면 선처해주신다기에 용기 내어 글을 씁니다….
이렇게 시작한 글에는 본인이 작성한 게시글의 온갖 캡처본이 함께 들어가 있었는데.
[익명게시판/ 아니 근데 아이돌 와꾸가 아닌데;;ㅋㅋ] [익명게시판/ 인튜버 ㄴㄹㅂ 졸사 보니까 숙연해진다… 본판 불변의 법칙 ㄹㅇ임] [익명게시판/ 스슈에서 너무 나댄다 싶은 애들 보면 다 똑가틈]그나마 가장 가벼운 건 이 정도. 작성한 글이 아닌 댓글들은 더욱 수위가 거셌다. 익명 게시판은 물론이고 닉네임이 보여지는 게시판에서도 다를 건 없었다.
상당한 양의 악플과 루머 생성을 한 글쓴이는 아래에 이유를 밝혔다.
그냥 글을 쓸 때는 화가 좀 났습니다. 인플루언서나 인튜버나 솔직히 이 정도 찬양받을 급은 아닌데…. 그런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고, 말을 심하게 했던 점은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중 몇 개는 분위기를 타서 심하게 말한 것도 있고….
자기변명과 자기 연민으로 둘러싸인 글은 어설픈 사과로 마무리했다. 그 덕에 사람들은 제대로 분노했다.
-와 뭐임?ㅋㅋㅋ 하긴 익게 새벽만 되면 존나 가관이긴 했음
-익게 평균 저거지ㅇㅇ 얘네 남의 SNS캡쳐해서 까달라고 들고오잖아
˪ㄹㅇ 새벽에 존나 조리돌림 해달라고
-와 글 연달아 올린거봨ㅋㅋㅋ 물타기 제대로 했구나 무섭네
-갤창은 제발 갤에만 처박혀있어 아득바득 양지로 기어나올 생각하지 말고ㅠ
˪여기도 갤 못지 않은데ㅋㅋㅋ 그게 그거임
익명 게시판에 나타난 사과문은 빠르게 이슈 게시판으로, 다른 커뮤니티로, 유스타로, 에이스북으로. 그리고 드디어 종착지!
@웃짤아카이브
익게 평균… 꾸미면 프젝참가자들보다 예쁘다고 주장하던 익순이들 수준ㅠㅠ
리트윗 3.1만회 인용 1.1만회 마음에 들어요 3백
사이버불링의 본고장, 트리터까지 도달했다. 분위기는 순식간에 역전되었다.
* * *
“힘내라, 바이럴 군단.”
이제 대부분의 <프로젝트 111> 시청자들은 소속사와 바이럴, 그리고 천사의 편집과 악플러에 대해 열띤 토론을 시작했다.
-아니 근데ㅋㅋ 솔직히 익게악플러도 소속사 센애들은 못건드렸잖아
-익게에서 물타기로 분위기 만드는거 누가모름..; 천사편집+익게 등에 업은 애들중 순위 낮은 사람? 응 없어~
-ㄱㅇㄹ 불쌍하다 초반부터 ㅇㄹ이랑 비교당하면서 과하게 쳐맞음
˪ㅇㄹ은 소속사에서 물관리했고 ㄱㅇㄹ는 못했으니까…ㅋ 이슈게 들어가봐 기레기들 글쓴거 정리본 나옴!
‘이제 예령 소속사에서 유리 담그려고 했다는 게 확실시됐다.’
일부러 은주 반성문에 유리가 많이 언급되도록 써놨다. 유명 인튜버, 유명 인플루언서, 그리고 김유리. Let’s go.
그리고 난리가 난 건 한국뿐만이 아니지.
“완벽해….”
이제 중국인들이 자주 쓰는 틴톡에는 #Fyp #Foryou #foryoupage 태그 외에 하나가 더 등장했다.
#Prayforyuri
그렇다. 윤슬이 직접 만든 틴톡용 영상은 영상 설명과 태그를 함께했다.
(땀 흘려 연습하는 유리, 구석에서 잠시 시무룩하게 힘이 없는 유리, 냉정한 심사위원들, 완벽했던 무대 교차편집.mp4)
여기까지는 보통의 틴톡 영상과 다름없지. 하지만 그 뒤의 결정적인 것들이 있었다.
[TeenTok](엥ㅋㅋ? 중국인들이나 좋아할 스타일임ㅜㅜ 동양풍인데 한복 왜 저렇게 고침? 중국옷같잖아 에휴; 어려서 그런가 생각이 짧네 근데 소속사 없을만도ㅋㅋ 춤을 왜저렇게 춰 등등의 악플을 중국어로 번역해 까만 바탕에 띄웠다.mp4)
이렇게 국뽕을 건드려주면 된다.
“가뜩이나 힘숨찐 감성에 열광하니까.”
‘한국에서 소속사도 없이 악플에 시달리고 있는 가련한 유리를 우리가 도와주자! 우리는 세계 일.등. 중국인이니까!!!’로 분위기가 불탈 거라고 생각했다.
딱 맞아 떨어져가는군.
‘참고로 영상 아이디어는 렉카 인튜버에서 얻었다.’
매일 뻑하면 대단한 논란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인튜브 논란… 댓글모음.mp4’를 공장처럼 찍어내는 그들 덕에 어그로의 근본을 제대로 외웠거든.
역시 잘 먹힌다. 이건 어느 나라 상관이 없나 본데.
‘그리고 중국 반응을 커뮤니티에 전달한다.’
[요즘 중국에서도 은근히 논란이라는 프젝 바이럴 사건.jpg]커뮤니티에서 잘나가려면 두 글자만 기억하자. ‘은근’과 ‘논란’을. 마법의 단어니까.
‘여기에 더해서 예령의 소속사는 ‘바이럴로 나라 망신 시킨다.’라는 여론몰이로.’
하다 하다 중국인들한테 욕을 먹게 하냐? 로 가보자고.
나는 아직도 눈치 없는 척 예령을 취준생으로 열심히 밀고 있는 우리의 든든한 바이럴 군단을 바라봤다.
[잡담게시판/ 아 ㅅㅂ 제발 예령이 팬들 불판까서 놀아라] [잡담게시판/ 예령팬들 진짜 한쳐먹은게 찐취준생같음 야 자소서나 써]이제 익명게시판이 아닌 잡담게시판도 저 정도 분위기가 올라왔네. 굿.
나는 프젝 사이트로 들어가 유리의 순위를 검색했다.
김 유 리
투표수: 983,234
주말 사이에 20만이 올라 있었다. 이제 유리의 순위는 2등.
“일등 가야지.”
* * *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프로젝트 111> 마지막 방송 날.
띵-동-
“네~ 나가요~”
다이아수저는 막방을 윤슬에게 같이 보자고 했고, 윤슬은 조금 고민하다 알았다고 했다. 근데 부모님이 걱정하실지도 모르니 믿을 만한 사람이랑 같이 오겠다고 하기에….
“안녕하세요! 저는 윤슬이 친구예요!”
당연히 일로 연관된 사람인 줄 알았다. 비슷한 바이럴 업계 사람이라면 건너 알아두면 나쁘지 않으니 간단히 알았다고 한 게 화근이었을까.
“이건 선물이에요!”
웬… 조그마한 다람쥐와 함께 왔다. 선물이라고 내민 도넛은 지나치게 알록달록했다.
“드, 들어와요.”
“우와아-. 짱이다~”
“그치? 이따가 내가 야경이랑 사진 찍어 줄게.”
다람쥐 옆에서 의기양양하게 말하는 윤슬의 폼이 언니인 척하는 것 같아 웃겼다. 다이아수저는 다람쥐가 사 온 도넛을 접시에 담아 내왔다.
“우와!!! 대박이다!!!”
“그치. 이거 스피커도 크다.”
한쪽 벽면을 다 차지한 빔 프로젝터를 틀어주니 다람쥐가 또 난리가 났다. 옆에서 또 의젓하게 윤슬이 스피커를 가리켰다.
‘…아, 막방 끝나면 어떻게 좀 얼러볼까 했는데.’
다이아수저의 계획이 물거품 됐다. 보니까 윤슬은 돈에 미친 것 같아도 은근히 자기 친구들은 다 챙기는 경향이 있었다. 김유리의 순위가 발표되는, 그 감격적인 순간에 슬쩍 공짜로 뭔가 일을 시켜보려고 했던 다이아수저였다.
‘저 프로 끝나면 데뷔 멤버는 라모레 전속 계약 시작하니까. 후….’
바이럴 군단 중 아이돌 팬(현직)에게 듣기로는 멤버들끼리의 관계성? 그런 게 중요하다고 들었다. 김유리만 좋은 이미지로 만들지 않고 그 주변 멤버 두어 명 더 작업 쳐주면 그룹 이미지도 올라가고, 그룹 이미지가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광고하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가 올라가고.
‘근데 저런 다람쥐를 데려오면.’
감격이고 뭐고 쟤 달래느라 윤슬은 정신이 없을 것 같았다.
잘 알아보지 않은 자신의 실수라고 눈물 흘리며 다이아수저는 또 맛없는 주스를 갈았다. 갈갈갈갈.
* * *
‘…저거, 대충 각이 그려진다. 감동으로 어떻게 버무려서 일 진행 시키려나 본데.’
하지만 이미 회귀 전 정보를 갖고 있는 윤슬이었다. 이 <프로젝트 111>의 데뷔조는 항상 PPL이 들어왔던 브랜드의 전속 모델이 되었으니 대충 이번에도 똑같이 라모레 모델을 할 거라 생각했다.
‘미리 말 안 해주는 거 보면 뻔하지. 돈 안 주면 마케팅 안 한다.’
다이아수저가 곱게 갈아온 오렌지양배추당근쓰레기주스를 마시며 윤슬은 여유롭게 방송을 시청했다.
1번부터 22번까지. 각 참가자들의 투표 번호를 알려주며 방송이 시작됐다.
-진짜 제이 됐으면 좋겠다 이번에는… 오디션 프로만 두 번 한 심정이 어떨지 짐작도 안됨ㅜㅜ
-대충 데뷔조는 다 각 나온 거 같아서 난 마음 편히 보려고ㅋㅋㅋ
막방까지 남은 참가자는 22명뿐이었다. 그 덕분인지 초반 편집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돌아갔다. 각자의 마지막 소감을 말하며.
―제가 아이돌을 하려는 이유요?
[애써 웃어 보이는…]*감동적인 BGM
―모르겠어요. 너무 어릴 때부터 이것만 보고 달려와서 그런가. 이제는 그냥…. 어, 그냥….
(어린 연습생 시절의 사진들.jpg)
―이유가 없어요. 그냥 하고 싶다. 그 마음 하나예요.
-예령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으아아아아아 예령아
-지난번 바이럴논란은…어케됨?
˪조심스럽게 22
˪막방인데 정확하지도 않은 걸로 댓달지 말자ㅜ
“흐윽. 너무 슬퍼….”
윤슬은 옆에서 주먹을 물고 울고 있는 나연에게 티슈를 박박박 뽑아 건넸다.
“초반부 편집 잘해 놨네.”
“그러게요. 오늘 방송 세 시간이라더니. 앞부분 장난 아니다.”
벌써 개개인의 소감을 말해 주는 인터뷰만 20분 정도였다. 중간중간 연습생들의 무대 아래에서의 장면, 연습하는 장면 등을 끼워 넣어 지루하지 않게 편집했다.
-구정환: 울어!!!!!!
나: 네!!!!!!!!
구정환: 감동받아!!!!!
나: 네!!!!!!!
˪ㅋㄱㅋㅋㄱㅋ 아 진짜 뻔하네 프젝 별거없네 (눈물을 닦으며)
-비겁한 놈들 너네가 진.짜. 예능인이라면 부모님 인터뷰만큼은 하지마라 어? 알겠냐?
˪벌써 눈물줄줄 사랑하는 우리 막내딸 ㅇㅇ이…
댓글의 반응도 대부분 감동받은 듯했다.
방송은 빠르게 흘러갔다. 마지막으로 준비한 무대를 보여주고, 덜덜 떨며 옆에 있는 사람의 손을 잡았다.
“으아아아아 떨려. 우리 유리 투표하셨죠?”
“그럼요. 친구들한테도 말해놨어요.”
“은근히 의리가 있으시네요.”
어느새 셋은 손을 잡고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손바닥에서 땀이 흘렀지만 누구 하나 손에 힘을 풀지 않았다.
불이 꺼진 촬영장. 첫 방송과 동일한 그 공간에는 군데군데 빈 자리가 더 많았다. 모두가 탈락한 참가자들의 자리였다.
팟-!
스포트라이트가 들어오고, 무대 가운데에 선 MC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지난 시간 동안, 모두들 열심히. 꿈을 향해 달려온 참가자분들….
늘 장난스럽기만 하던 MC가 목소리를 깔고 진지하게 말했다. 그리고서는 참가자들을 향해 정중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모두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보여준 열정으로 많은 분들이 감동받으시고, 하루를 더 열심히 살 힘을 얻었습니다. 저 역시도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방청객들] [진짜 눈물을 터뜨려버리는 참가자의 부모님]“어흐흐흑.”
부모님 얘기가 나오자 나연이 울음을 터뜨렸고, 다이아수저가 슬쩍 고개를 들었다.
‘이 둘이 이 정도면, 시청자들 난리 났겠는데….’
-아 이러지마… 나 이런거에 약하단 말이야…
-멘트 좋다 뭔가 존중해주는 느낌
˪22 그동안 솔직히 악편이고 어그로고 많았지만ㅋㅋ 끝은 좋게하네
-너무떨려 진짜 내가 데뷔하는것도 아닌데 손이 축축함
―그럼. 순위 발표식….
마지막의 마지막. 순위 발표식이 시작됐다.
―총, 11명의 참가자가 뽑혀 나만의 프로듀서님들 앞에 설 수 있습니다….
*쿵. 심장 떨어지는 효과음
[차마 눈을 뜰 용기가 안 나는…]―그 결과는?! …광고 후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