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154)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154화(154/405)
등수 발표를 질질 끌던 MC가 드디어 10위를 발표했다. 그 뒤로 참가자의 수상 소감과 주변 사람들의 축하가 이어졌다. MC는 그 뒤로도 느릿하게 다음 순서를 발표했다.
-와 개쫄린다 이제 몇 명 남음?
˪5명ㅠㅠ
-ㅅㅂ 제발. 그냥 22명 전부 활동하게 해줘라 미친놈들아 한소절씩 부르면 될거아니야
끝까지 유리의 이름이 불리지 않았다. 마침내 1등과 2등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태가 됐다. 유리는 옆의 참가자와 손을 잡고 무대 위로 올라갔다. 둘을 비추는 조명이 어지럽게 빛났다.
-인터넷 투표수 봐 (유리 투표수 캡처.jpg) 빼박 김유리 1등임
˪와 개쩐다… 이걸 어케이겨
˪엥 문투합산ㄴ하면 모르지; 시하 1화부터 대중픽이었는데ㅋㄱㅋㅋㅋ
-예령 그렇게 바이럴 하더니 결국 탈락이네ㅋㅋㅋ 잘됐당
―마지막 1위와 2위만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다들 결과가 궁금하시죠? 저 역시도 정말 궁금한데요….
“으아아아 유리야!!!”
“다람쥐 씨, 걱정하지 마요. 내가 분석해봤는데 이건 백 프로야. 너~무 확실해. 커뮤니티 버즈량부터 해서 직캠 순위부터 다르거든.”
“확실하죠?! 확실하죠?!”
“그럼! 확실하지!!!”
…언제 직캠 순위를 확인해 본 건데요. 난리 치는 나연이 옆에서 침착한 척 다이아수저가 더 난리를 치고 있었다.
―오래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작진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청자분들께서 투표를 해주시는 덕에, 집계에 시간이 조금 더 걸렸습니다. 대국민 프로젝트, 나만의 프로듀서님들이 뽑아주신. 우리의 2등은…!
축하합니다. 박시하 참가자!
“아아아악!!!”
누구라 할 것 없이 괴성을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다.
“와하하하학!!!”
아, 돌고 있는 게 맞구나. 강제로 나한테 어깨동무를 한 상태에서 나연이와 다이아수저가 빙글빙글 돌았다. 뭐. 어찌 됐건 좋다. 2등의 수상소감을 배경음악 삼아 우리는 한참을 돌았다.
그리고 드디어, 내 귓가에 꽂히는 익숙한 이름.
―처음 1성부터 성실하게 올라와 1등의 자리를 거머쥐게 되었는데요. 네, 대망의 일등은 점점 성장하는 모습으로 응원하는 마음을 이끌어 낸 김유리 참가자!
팡-!
반짝이는 컨페티가 휘날렸다. 유리만을 위한 황금색 종이들이 무대를 채울 듯이 온통. 떨리는 걸음으로 유리가 무대 중앙으로 나섰다.
마이크를 잡은 유리를 비추는 스포트라이트는 유난히 강한 모양이었다. 주변이 온통 반짝반짝거렸다.
―어…. 일단은, 이렇게… 저에게 소중한… 투표를, 해주신 나만의 프로듀서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소탈하게 팬들을 향해 감사의 말을 전하는 목소리가 맑게 들려왔다. 윤슬의 뿌연 시야 너머 덤덤한 표정의 유리가 마이크를 고쳐 잡았다. 그리고 말했다.
―그리고 저를 되게 많이 믿어준 친구들이 있는데요. 뭐든지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배울 점이 많은 친구들이거든요.
처음엔 조금 머뭇거리다가 점점 물 흐르듯이.
―여기도 그 친구들이 나가보라고 말해줘서 나온 건데, 그땐…. 잘 몰랐지만 나오길 참 잘한 것 같아요. 저도 이렇게 뭔가에 열심히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여기에서 많은 언니 동생들에게 귀한 가르침 받으면서 알았습니다.
마치 계속해서 머리 안에서 몇 번이고 되뇌어 말한 것처럼.
―누군가의 믿음에 꾸준히 보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세상 누구보다 저를 믿어주는 우리 할아버지… 사랑해요.
‘이제 끝났다….’
봄부터 여름까지, 한 계절이 바뀌는 동안 유리를 온 마음으로 응원했다. 이제야 긴장이 풀렸다. TV 속 11명의 참가자들은 앞으로의 활동을 약속하며 웃어 보였다.
“아…. 진.짜 길었네. 재미… 하나도, 없었다.”
“윤슬아. 이제 그만 울어.”
“아니, 무슨 콧물을 이렇게.”
아, 진짜 <프로젝트 111> 감동 하나 없고 재미 하나 없었다. 진짜로.
* * *
프젝이 끝났던 날 새벽, 집으로 돌아가는 나와 나연이의 핸드폰이 사이좋게 울렸다.
[나 보고싶었어?♥٩(๑ˆOˆ๑)۶♥]유리였다. 핸드폰을 돌려받자마자 할아버지한테 연락하고, 그다음에 바로 우리에게 연락한 것이라고 했다.
-야!!! 수상소감 들었어? 감동 쩔지!!!
“아까 서윤슬 휴지로 코 틀어막았다? 너무 울어서.”
“그걸 왜 말해!!!”
오랜만에 영상통화를 하니까 더 반가웠다. 그새 살이 많이 빠진 유리는 씩씩하게 장난쳤다.
-이나연은 안 운 척하네? 눈 다 부어서는.
“솔직히 얘가 더 많이 울었다. 시작하자마자 울던데?”
“넌 그걸 왜 말해!!!”
그동안 마음 졸였던 시간이 모두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나는 나연이와 유리한테 조은주 얘기를 털어놓고, 유리는 앞으로의 계약 문제의 고민을 털어놓고, 나연이는 다 잘될 거라고 웃었다. 완벽한 시간이었다.
바로 내일이 개학인 것만 빼면….
* * *
고등학생의 여름방학은 왜 이렇게도 짧은 걸까. 고등학생도 제발 대학생만큼 방학을 주는 법안이 생기면 안 될까. 아무거나 규탄한다. 이것저것 보장하라.
부산스러운 교실에서 나는 부은 눈을 만지며 모니터링을 했다.
‘개학이 시작된 지도 벌써 일주일이나 됐는데….’
아침 기상은 도저히 적응이 안 된다. 방학이 끝나고 나니 일에 매진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역시 시간이 아까웠다.
‘그래도 이제 슬슬 노동 시간을 줄여야지.’
내년은 고3이니까. 확실하게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금 판을 다 짜고 가야 한다.
나는 여전히 버즈량으로는 원탑인 <프로젝트 111> 글들을 훑었다.
[이슈게시판/ 프젝 마지막 무대 조회수 순위.jpg] [연에게시판/ 너네 프젝 픽 누구였음?ㅋㅋㅋ] [코덕게시판/ 봄웜의 물결쌤 추천템 솔직후기(프젝템 많음)]일단 멤버들 캐릭터 구축이 잘 됐으니 얘깃거리가 많았고, 대중으로부터 긍정적인 이미지를 끌어냈기 때문에 따라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
‘벌써 렌즈 광고 들어왔다고 했지.’
핸드폰을 돌려받은 유리는 하루가 멀다 하고 실시간으로 자신을 중계했다. 우리는 제일 친한 친구니까 비밀이 없어야 된다나. 새벽에 일어나서 음방 준비를 하러 간다는 걸 알게 됐을 때는 기겁했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 애를….’
-근데 솔직히 김유리는 외퀴빨로 데뷔한거 맞지 않나ㅠㅠㅋㅋㅋ
-진짜 정직한 1위는 시하지…ㅎ 반박시 여권색깔 빨강색
외국인들 불러 모았을 때부터 대충 예상하고 있었다. 그래도 일단 데뷔를 하는 게 더 중요했으니까.
‘그래도 이 이미지 굳어지면 안 되지.’
그리고 국내에서도 충분히 유리 인기 많았거든! 이제 와 100% 해외 팬빨로 대충 뭉뚱그리려는 게 어이가 없다.
˪엥?ㅋㅋ 국내 팬들 싸잡아서 지우기 하는 것 같아서 좀 그렇다.. 그래도 난 넘사로 1등한 김유리 팬이니까 파이팅!^^
그새 답댓글이 달렸군.
<프로젝트 111> 관련 글은 뭐든 활발했다. 어그로도, 싸움도, 그냥 유머성 댓글까지.
‘앞으로 들어올 광고랑 라모레랑 뭐 하나 엮어서 터뜨리면 좋겠는데….’
그런 게 뭐가 있을까, 지금 할 수 있는 게.
나는 핸드폰을 만지작대며 고민했다. 그동안 잘 들어가지 않았던 유스타에 들어가 볼까.
서 윤 슬 @seo_yoonesul
Youstagram
팔로워: 321,007명
유채린 사건 이후로 크게 팔로워가 늘지는 않았다.
‘대신 평균 좋아요가 늘어났네.’
팔로워 대비 좋아요가 늘어났다는 건 이 팔로워 중 대부분이 나의 영향력이 될 수 있다는 거다.
‘호감도가 높다는 거지.’
나쁘지 않군. 좋아요도 그렇고 댓글도 그렇고 눈에 띌 정도로 늘어났다.
-언니 요즘 뭐하고 지내세요ㅠㅠㅠㅠ 방학인데ㅠㅠㅠ 사진올려줘
-셀카수혈해줄 때 됐다
-만일 또 스슈즈한테 당한거라면… 당근을 흔들어주세요…
˪나 결심했다 윤슬언니 지키기로
‘저 슬라임으로 바람 풍선 만들고 있었어요….’
걱정 시킨 것 같아 좀 미안하군.
나는 종이비행기 모양의 메시지함을 눌렀다. 옆에 안 읽음 표시가 잔뜩 떠 있는 메시지는 차마 전부 확인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
[메시지 요청: 123개]심지어 새로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까지.
‘이러다가 메시지함 터져 나가겠군.’
나는 일단 업체에서 보낸 것 같은 메시지들부터 확인했다.
[안녕하세요, 윤슬님! 저희는 부농이초로기입니다. 저희는 타사의 다이어트 제품과는 전~혀 다른 건강한 다이어트를 지향하는 브랜드로…]‘이럴 줄 알았다.’
효소 공구로 난리가 났던 뒤로 더 많은 효소 업체들이 나를 찾기 시작했다.
[저희는 기본 수익 쉐어를 45%로 생각하고 있는데요,]수익을 더 많이 나눠주겠다고 꼬시는 것부터.
[약소한 선물을 먼저 보내드리고 저희 브랜드를 설명해드리고 싶어요!]뇌물 공세. 아마 명품 카드지갑 정도지 싶다.
[저희의 뮤즈 모델이 되어주신다면 모델 기본금 3,000,000에 수익 쉐어까지 함께 동시진행 하는 것으로~]얘넨 좀 세다. 하지만 전부 답장하지 말아야지.
뻔하다. ‘효소는 전혀 믿지 않았던 제가! 이 브랜드 걸 먹고 난 다음부터는 없어서는 안 될 것 같더라고요~’로 시작되는 공구 진행. 아마 제일 상승세던 젤링핏이 망한 뒤로 다른 브랜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갔지 싶은데.
[안녕하세요 윤슬님 😀 드페이스샵입니다♥ 작은 선물을 드리고 싶어 연락드렸어요~.]“어? 드페에서도 연락이 왔었…네…?”
메시지를 확인한 순간, 나는 확신했다.
‘라모레 큰일 났다…!’
* * *
다이아수저는 신이 났다. 세상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다. 매일같이 시달리던 브랜드 가치, 주식 한 주, 해외 진출, 뭐 그런 것들을 모두 발아래 둔 것만 같았다.
“흐흐흠~”
얼마 전, 올리브일 앱에서 드디어 아이브로우 제품의 1위를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Olive1
[best item]아이브로우: 라몽드 하드 우드 아이브로우 펜슬 (5color)
브로우카라: 라몽드 내추럴 데일리 카라 (3color)
심지어 별점이 내려간 엔지생건과는 달리 굳건한 5점대! 그야말로 완벽했다.
다이아수저는 행복하게 FW 시즌 제품 준비의 끝을 확인했다. 들고 있던 태블릿 화면에는 빠르게 준비한 새 제품들이 들어가 있었다.
‘둘 다 두 컬러씩 추가했지.’
윤슬은 이제 본격적인 탈색과 염색의 시대가 올 거라고 했다. 지금도 트렌드지만 이보다 더더욱! 헤어 컬러 사이사이에 색을 입혀 살짝씩 드러나는 옴브레 형식의 염색까지 유행의 물결이 된다고 했었는데. 이는 호재 중의 호재였다.
‘옴브레 염색, 진짜 비싸거든.’
애쉬 컬러, 핑크 컬러, 옴브레. 이 셋은 색이 잘 빠지는 데다가 셀프로 염색하기도 힘든 컬러였다. 숍에 가서 비싼 헤어를 하는 손님이라면 메이크업 제품에도 지갑을 순순히 열 가능성이 높았다.
‘그것 때문에 컬러를 둘 다 밝은색으로 추가했고!’
DVL을 ‘과함, 쨍함, 무거운 색감, 쿨톤이 전혀 아님’으로 작업쳐 준 윤슬 덕에 일이 수월하게만 풀려갔다.
오랜만에 퍼스널 컬러 숍이 아닌 본사로 출근한 다이아수저의 발걸음이 가벼웠다.
또각- 또각-
오늘도 높은 힐을 신은 다이아수저가 만들어내는 발소리가 경쾌했다.
“안녕하세요.”
“응~. 좋은 아침~”
직원들의 인사에 밝은 미소와 함께 화답했다.
‘이만한 상사 없지. 음. 이 정도면 최고의 상사야.’
행복한 자만과 함께 자리에 앉아 보고를 들은 다이아수저의 안색은 시시각각 달라졌다.
“…뭐라고?”
“그러니까. 지금 큰일이….”
“그걸 왜 보고를 지금 해!!!”
“저희도 지금 알았으니까요!!! 기밀인데 어떻게 빼 와요!!!”
“산업 스파이, 뭐 그런 거 없어요? 미쳤어, 진짜!!!”
순식간에 최악의 상사가 된 다이아수저였다. 말도 안 되는 고함을 지를 만한 소식이었다.
앞에 내밀어진 태블릿 화면에는 라모레를 제대로 족칠 엔지생건의 아이템이 띄워져 있었다.
[확실한 대세들의 만남, 드페이스샵X카카오프렌즈 ‘사랑스러운 가을 콜라보’]FW 시즌이 다가오면서 브랜드들의 콜라보가 연일 화제다. 그중에서도 지금 가장 핫한 캐릭터. ‘카카오 프렌즈’와 손을 잡은 드페이스샵은 출시 발표를 하자마자 정식 오픈 전부터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생략)
한편, 드페이스샵은 이달 31일 야심차게 준비한 ‘카카오 프렌즈’ 콜라보레이션을 정식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자세한 사항은 엔지생건 홈페이지와 유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가장 인기 많은 캐릭터인 카카오프렌즈와 엔지생건이 손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