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155)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155화(155/405)
[Youstagram]안녕٩(♥’﹀’♥)۶ 우리는 카카오프렌즈! 많이 기다렸어? 드페이스샵에서만 만나볼 수 있을까? 걱정하지 말라구! 우리는 카카오 팝업 스토어에서도 기다리고 있으니까!
오늘부터 매일매일 스포 시-작! (나는 어피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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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미쳤다 개귀여워ㅠㅠㅠㅠ
-많이 비싸려나 하… 카카오면 사야지
-무지악개 등장 무지야 죽도록 사랑한다 나 너 없으면 못살아~!
“가증스런 X새끼들이….”
저거 주민등록증도 이십 년쯤 전에 나온 인간들이 어딜 어피치가 빙의라도 한 척 글을 써 제껴?
다이아수저는 한강 뷰를 바라보며 탄식했다. 손에 든 싸구려 양주(정가 72만 원)만이 자신을 위로할 수 있는 듯했다.
“아니야! 이건 아니야…!”
쾅-!
다이아수저는 양주잔을 신경질적으로 내려놓았다. 역시 싸구려라 그런지 별 위로가 되지 않았다. 양주 장식장으로 성큼성큼 다가가 새 양주를 거칠게 들던 다이아수저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저걸 어떻게 이겨….”
DVL이 해외 감성의 고급스러움을 선보인다면, 드페이스샵은 친근함 그 자체였다. 지하철 역사에 가장 많이 들어가 있는 로드 숍이기도 했다. 그렇다. 누구나 지나가며 한 번씩은 눈에 익혔을 그 브랜드에서.
“카카오프렌즈를 어떻게 이겨어~!”
현재 국내에서 이길 수 없는 부동의 원탑 캐릭터, 카카오프렌즈가 함께한다면? 이건 끝장났다고 봐야 한다. 친근함과 친근함이 더해지면 소비자의 지갑도 쉽게 열린다.
DVL의 틴트가 1만 원 후반, 2만 원 초반인 것에 비해 드페이스샵의 틴트는 그보다 몇천 원은 더 저렴했다.
‘이러면…. 심심풀이 삼아 사보는 소비자가 압도적이라고….’
큰 기대 없이 산 제품일수록 호감도는 떨어지지 않는다. 이는 얼마 전 윤슬이 사용한 방법을 역이용한 것과도 같았다. 기대치를 한껏 높여 놓고 실망키는 방법. DVL에는 먹힐 수 있었지만 드페는 달랐다.
‘이러다 오히려 같은 방법으로 역공이라도 당하면….’
라모레의 전 제품 중에서 친근함을 대표하는 건 에뛰앙과 리니스프리, 두 개뿐이었다. 나머지는 고급화 전략에 신경 쓰고 있었으니까.
‘리니스프리는 절대 안 되지.’
자연주의. 깨끗하고 맑은 느낌에 캐릭터가 끼면 곤란하다. 그나마 캐릭터 콜라보를 할 수 있는 건 에뛰앙인데….
‘지금부터 준비해도 얼추 두 달은 걸린다.’
그렇게 되면 10월과 11월이 된다. 이건 뭘 뜻하냐면.
“비수기라고!!!”
8월 바캉스 시즌에 돈을 쓴 소비자들이 9월 추석을 맞이해 한 번 더 크게 쓰고. 그다음엔 지갑이 닫힌다. 그래서 코스메틱 업계는 이때 주력 상품으로 색조가 아닌 기초에 집중한다.
[환절기 각질 안녕~! 메이크업 전 피부결을 정돈해주는 오일Pick!] [1일 1팩은 기본이지. 들뜸 없이 촉촉하게♥]이런 것들.
그러므로 캐릭터와 콜라보해 봤자, 이미지 소비만 하고 제대로 된 성과는 못 잡는다 이 말이다. 연말엔 다시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지만 그땐 이미 크리스마스 한정판이 출시된 다음이고.
“기초는 캐릭터 콜라보를 못 한단 말이야. 으아아악!!!”
기초는 그야말로 기본이다. 패키지는 깔끔할수록 좋고 한눈에 들어올수록 좋다. 이것저것 덧붙일수록 소비자는 오히려 손이 가지 않게 되어 있으므로. 맨피부에 제일 먼저 닿는 제품이니만큼 정갈한 걸 선호하게 되어 있다.
“허허허허….”
슬픔의 5단계.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 이 모든 것을 빠르게 겪은 다이아수저는 대리석 바닥에 앉아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 눈앞에 보이는 한강의 야경이 슬프기만 했다.
“이럴 땐 역시….”
생각나는 사람이 하나뿐이었다. 어떻게든 대안을 가지고 와주던 사람이. 하지만 한편으로는 쉽사리 연락할 수 없기도 했다.
“이번엔…. 대체 얼마를…. 뜯어갈까….”
“카카오프렌즈를 담그라고요? 이게 말이 되나…. 제가 라이언을 어떻게 이겨요? 흠, 근데 이정도 주면 말이 되게 해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천만 원에서 일억으로. 그다음은 십억일 것이다.
다이아수저는 핸드폰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며 윤슬의 프로필 사진이나 훔쳐봤다. 그리고 윤슬이 대체 뭘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해했다. 하루만 윤슬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보면 소원이 없을 것 같았다.
* * *
윤슬은 머릿속을 비우고 텅 빈 눈으로 다이아수저의 연락을 확인했다.
[자ㅏ니…?] [자나보.네원래1스ㅐ볔ㄱ가지 안잔다고햇는대] [그ㄹㅐㅏ또.나망ㄴ이시간ㄱ까지일하지@] [자ㄹ자요]“뭐야, 미쳤나 봐.”
윤슬은 생각보다 빠르게 온 연락에 놀랐다.
하긴 이제 본격적으로 다이아수저의 귀에 들어갈 때가 됐지. 윤슬도 드페이스샵의 메시지를 받고서는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광고를 맡기는 법이 제법 세련되기도 했다.
[이번 저희 신제품! ♥카카오프렌즈 콜라보의 SNS 유상 광고를 진행하고 싶어 연락드리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윤슬님의 팬이에요 ٩(♥’﹀’♥)۶ 선물용으로 한 세트, 광고용으로 따로 한 세트를 보내드릴게요. 선물용 제품을 사용해보시고 괜찮다고 판단하신다면 그때 광고를 해주셔도 좋습니다!]어떻게든 아득바득 광고 멘트 집어넣으려고 악착같던 이전 라모레와 비교해보면 정말 선녀 같았다.
‘솔직히 바이럴로만 따지면 이쪽이 한 수 위다.’
그러니까 그간 일방적으로 처발렸지…. 윤슬은 다이아수저가 짐짓 안쓰러웠다.
“대충 키워드 #카카오 검색이나 해봐야지.”
아직 인튜버들이 영상 제작까지는 하지 않은 것 같았다.
“출시하는 날 영상 업뎃 같이 하려고 하는구나…. 보니까 카카오 팝업에서 먼저 오픈하고 그다음 드페네.”
윤슬은 강남과 홍대에 하나씩 있는 카카오 팝업 스토어가 더 미어터질 것을 예상했다. 일단 카카오 제품을 모으는 오타쿠들이 잠옷과 슬리퍼, 핸드폰 케이스와 기타 등등. 그리고 드페 콜라보 제품까지 산 다음에 SNS에 찍어 올리면 그다음 홍보는 순조로울 것이었다.
[Youstagram]진짜 카카오프렌즈 없으면 안 돼…. 어피치 영원히 함께하자(๑→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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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어피치 아니야?ㅋㅋㅋ
-헉 안녕하세요 혹시 카카오프렌즈 드페콜라보 질 어떤지 여쭤봐도 될까요… 저 지방러라…
˪진짜 최고에요ㅠㅠ 핑크 너무 잘뽑혔어요 걍 어피치 그자체임 어피치 좍좍 짜서 만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근데 어피치를 짜면 안 되지 않을까요…
덕후들이 초반 분위기 잘 다져놓고, 가벼운 가격에 일반 소비자들도 한 번씩 도전해보고. 귀여운 캐릭터 덕에 불호 평은 거의 없으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래. 이거 좀 괜찮았던 기억이 난다….’
질도 무난하고 디자인도 귀엽고.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뇌절했을 땐 욕 좀 먹었지만 초창기는 신선한 시도라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윤슬은 다이아수저가 보낸 카톡을 다시 한번 읽었다.
“생각보다 충격이 컸나 봐.”
카톡 메시지 하나하나에서 술 냄새가 묻어났다. 심지어 시간도 새벽 3시 33분. 하지만 윤슬은 보기만 해도 안쓰러운 흑역사 카톡을 그냥 읽고 씹어버렸다.
‘그래도 드페 매출 확인할 때까지 가만있어야지.’
쫄려야 더 큰 판돈을 부르는 법이니까.
라모레의 주식은 현재 43만 원. 일 년도 안 되는 사이에 27만 원에서 많이도 올랐지만 아직 엔지생건과 비벼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저쪽은 62만 원이었기 때문이다.
‘발등에 불 떨어져야 말 잘 듣겠지~’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인 윤슬은 신경 끄고 사무실로 주말 출근을 했다. 더할 나위 없이 상쾌했다.
* * *
오늘은 최백휘의 생일이었다. 그 말은 오늘 하루 최백휘의 카톡에 읽지 않음 표시가 쉴 새 없이 뜬다는 소리기도 했다.
[비행기 모드를 시작합니다]무음으로 해놔도 소용없는 핸드폰이 귀찮았던 최백휘는 그냥 모든 연락을 무시하기로 마음먹었다. 12시쯤에 보내준 윤슬의 생일 축하 메시지만이 중요했다. 고이 캡처해 갤러리에 들어간 그 사진은 아래에 하트를 눌러 즐겨찾기에 저장까지 해놨다.
자꾸만 보게 되는 사진 때문에 입꼬리가 슬슬 올라갔다.
‘뭘 또 준비하려고 늦게 오래….’
평소 제일 일찍 사무실에 나가 있는 건 언제나 최백휘였다. 몇 번은 윤슬을 데리러 가기도 했었다. 하지만 주말에 종종 급한 메일이 터지고는 했던 윤슬은 몇 번 밖에서 백휘를 기다리게 해버렸다. 그리고 그다음부터 데리러 오기 금지 조약을 선포했다.
그날 밤 최백휘는 조금 속상해서 잠이 잘 오지 않았었다.
팡-!
“백휘야! 생일축하해~”
“축하해….”
사무실로 들어가자마자 이상한 하트 선글라스를 낀 윤슬과 이상한 케이크 머리띠를 한 재언이 폭죽을 터뜨렸다.
‘이거 준비하려고 늦게 오라고 했구나.’
예상 범위 안이었다.
“하하, 이거 다 뭐야. 고마워.”
백휘의 입맛을 고려해 크림이 적은 녹차 케이크를 선택한 윤슬의 눈이 빛났다.
‘이것 때문에 며칠 전에 녹차 좋아하냐고 물어봤구나.’
이것도 예상 범위 안이었다.
‘맛있겠지??? 완전 좋지???’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데도 눈빛이 다 읽혀서 웃음이 터졌다. 이전엔 덥고 숨 막혀서 싫었던 여름날의 생일이 오늘따라 유난히 청량했다. 창밖이 온통 초록색으로 반짝거렸다. 햇빛이 사무실 안을 두근거리게 어지럽혔다.
그래서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장난을 쳤다.
“뭐야!”
“고마워서.”
케이크 끝부분을 손가락으로 찍어 윤슬의 코에 살짝 묻혔다. 잠깐 킁킁대던 윤슬은 녹차 향이 진한 게 아무래도 진짜 잘 산 것 같다고 기뻐했다.
“생일 축~하~ 합니다~”
‘사랑하는 최백휘’ 가사를 웃으며 들은 백휘는 초를 끄며 소원을 빌었다. 내년에도 똑같이 듣고 싶다는 소박한 소원을.
* * *
“이거. 나랑 재언이랑 같이 산 건데~”
“응, 그런데?”
“역시 선물이라고 하면 제일 잘나가는 게 좋으니까. 근데 지난번에 재언이 생일선물 샀을 때 그 디자인이 아직 베스트더라구?”
바스락-
선물을 받아 든 최백휘의 손이 떨렸다.
‘…이것 때문에 며칠 전에 혹시 누구랑 같은 옷은 별로냐고 물어봤구나.’
이건 예상 범위 밖이었다.
[백휘야! 혹시 말이야 넌 누군가랑 같은 걸 갖는 게 더 좋아 아니면 너만의 특별한 뭔가가 좋아?] [(궁금해하는 바보멈 이모티콘)]여기에 그냥 무난하게 같은 게 낫다고 한 게 실수였다. 뒷목이 싸했다.
“…음, 그래서?”
“그래서 당연히!”
백휘는 불안한 눈빛으로 재언의 발을 바라봤다.
“같은 걸로 하려고 했는데~”
이 박스 안에 저것과 같은 것이 있을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사이즈가 없다길래. 두 번째로 인기 많은 걸로 샀어!”
“고마워. 진짜…. 진짜 고마워.”
“어?”
“진짜 마음에 들어. 정말로.”
폭발적인 반응에 얼떨떨한 윤슬과 재언이었다.
“아직 꺼내 보지도 않았는데?”
“진짜 마음에 들었나 봐….”
그렇게 다행히도 백휘는 재언과 같은 신발을 신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었다. 흰 바탕에 네이비 컬러 운동화가 주인을 찾아갔다.
셋은 사이좋게 케이크를 나눠 먹었다. 특별히 생일자에게는 큼지막한 조각으로. 사무실 안에 은은한 녹차 향이 감돌았다.
* * *
‘이제 진짜 거의 막바지다.’
드디어 인생필름은 완료 단계에 접어들었다. 일반 스티커 사진과는 다르게 배경 색을 보정처리 하지 않으니 제작 시간이 대폭 줄었다.
‘기존 스티커 사진은 초록색 크로마키 벽에 컬러 입히는 거니까.’
하지만 인생필름은 기계마다 배경 색을 다르게 하는 게 인기다. 제일 사람이 많이 몰리는 하늘색과 핑크색은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기도 했지.
이 말이 뭘 뜻하냐면.
“컬러 하나만으로도 사람들 줄 세울 수 있다는 소리지.”
나는 바로 지금, 26일에서 27일로 넘어가는 자정에 맞춰 인튜브에 카카오X드페이스샵을 검색했다. 아니나 다를까.
[InTube] [드페이스샵X카카오 콜라보? 이건 사야해… 전색상 발색리뷰]비슷한 제목, 비슷한 키워드의 영상들이 속속들이 올라왔다. 이제 내일부터 강남에 자리 잡은 카카오프렌즈 샵에서 드페이스샵 콜라보 제품들이 판매될 예정이다.
-헐 개귀엽다ㅠㅠㅠㅠ 무지무지 좋아해 네이밍도 개잘함 카카오 미쳤냐
-드페 한번도 사본적 없는데 장바구니 바로담음
-3:10 여기 코랄색 쩐다 일본에서만 낼수 있는 특유의 수채화컬러
댓글 반응 역시 좋고. 다들 지갑을 열 준비를 마친 분위기다.
“우리 다이아언니 뒷목 잡고 있겠다.”
어떡하나 싶지? 이제 얼른 발등에 불 떨어진 상태로 달려와라.
타닥- 타다다닥-
나는 또 발 빠르게 카카오프렌즈 제품 영상을 캡처해 커뮤니티로 날랐다. ‘이건 너네도 사야 해!’라는 분위기에 일조할 수 있도록.
‘반응 굿.’
톤별로 인튜버를 나눠서 글을 작성하니 반응이 빠르게도 온다.
나는 아침 새소리를 들으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나 없이 그쪽에서 지금 카카오프렌즈 콜라보를 무슨 수로 이길 건데?”
이길 수 있는 건 나밖에 없거든. 정확히 말하자면 내 정보지만.
그게 뭐냐고?
#F7CAC9
#92A8D1
바로 로즈쿼츠 앤 세레니티. 12월에 발표되면 대한민국을 강타할 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