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157)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157화(157/405)
[컷수를 선택하세요!]흰색 바탕에 깔끔하게 써진 글자를 터치하자 부드럽게 다음 화면으로 넘어갔다. 윤슬을 가운데 두고 선 세 사람은.
[10, 9, 8…]“야! 이거 너네 기준으로 맞춰놨네!!!”
순식간에 두 사람만 보이는 화면에 당황했다. 중간중간 체크를 한다고 했는데, 체크할 때 카메라를 두 사람의 키에 맞추다 보니 윤슬은 머리카락만 나왔다.
[찰칵-!]이 와중에 초는 계속 세어졌다. 양쪽에서 가운데만 바라보고 당황하는 장면이 첫 번째였다.
[10, 9, 8…]“이, 이렇게 하면 되려나?”
인생필름을 만들어 놓고 한 번도 찍어본 적 없는 윤슬까지 함께 당황했다. 힘껏 까치발을 들었지만 눈만 간신히 나온 두 번째 사진이 완성됐다.
[10, 9, 8…]기계는 인간의 사정 따위 봐주지 않았다. 이미 두 컷이 망했는데 세 번째 컷까지 망하게 해주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카운트였다.
“잠깐.”
“…이거!”
힘이면 일단 되는 백휘가 윤슬의 허리를 잡고 들자, 옆에 있던 박스를 빠르게 끌고 온 재언이었다. 순식간에 허리가 잡혀 발이 달랑대던 윤슬의 아래로 안정적인 박스가 놓였다.
[찰칵-!]멋지게 셋 다 흔들린 사진이 세 번째로 완성됐다.
“아~ 뭐야 이게.”
“하하. 그러게.”
“큭….”
세 사람이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마지막 사진은 그래도 성공적이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세 사람을 카메라가 담았다.
지잉- 지잉- 지잉-
네 장의 사진이 출력되었다. 별다른 효과 없이 기본 프레임에 담긴 셋의 여름날이 매끈한 종이 위에 그려졌다. 한 장씩 나눠 가진 사진 중 남은 한 장은 캐비닛에 붙여졌다.
* * *
한 달 뒤, 승패가 확실하게 갈렸다.
라모레퍼시픽
512,700
전일대비 ▲3,200
영영 넘기지 못할 것 같았던 숫자 5의 벽을 넘어섰다. 라모레퍼시픽의 주가가 올랐다! 반대로 엔지생건의 주가는 내려가 있는 상황이었다.
“난 이렇게 될 줄 알았어!!!”
다이아수저는 너무 기뻐 그 자리를 뱅뱅 돌았다. 대리석 바닥에 울리는 하이힐 소리가 교향곡 같기만 했다. 무게감 있고 고져스한 데다 럭셔리하기까지 했다.
“해냈다! 해냈다!!!”
다이아수저의 말 그대로, 정말로 해냈다. 이제 카카오프렌즈 샵이 아닌 라모레 매장 앞에 줄이 늘어섰다. 지난 한 달 간 쉴 새 없이 힘들었던 나날이 아련하게 떠올랐다.
“거지 같은 사진 보냈을 땐 좀…. 걱정됐었는데….”
우당탕탕 다 흔들리고 엉망인 사진을 윤슬에게 받았을 때까지만 해도 마음이 착잡했다. 아무래도 속은 것만 같았다.
하지만 프레임을 짜서 만든 기계는 제법 그럴싸했다. 뒷배경으로 선택한 색상 역시 탁월했다.
“색을 잘 뽑아두니까 은근히 인테리어 효과도 있고. 좋네.”
라모레 건물에는 층마다 하나씩 인생필름 기계가 놓였다. 매장 출입은 자유로웠지만, 인생 필름을 찍으려면 아침부터 가 대기표를 하나씩 뽑아야만 했다. 인터넷 예약이 되지 않아 라모레의 매장은 늘 붐볐다.
로즈쿼츠와 세레니티 두 컬러를 오묘하게 배합한 그 기계의 색은 이번 FW 라모레의 대표 컬러가 되었다.
“뭐?! 지금 만들어둔 걸 다 폐기하라고…?”
“케이스부터 새로 만드는 게 좋다니까요.”
“…흠.”
“아, 또 안된다고 하려고 그러죠.”
늘 윤슬의 의견에 두어 번은 어깃장을 놓던 다이아수저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색의 조합을 보자마자 이건 된다는 감이 제대로 왔다.
「[랜덤 스킬: 역시 나야…? 역시 나야…! 3COMBO]」
다이아수저의 머리 위에서 반짝거리며 스킬이 빛났다.
「[스킬: 원석을 보는 눈 (A+)]」
「▶와! 대단해! 멋져! 놀라워~! 랜덤 스킬의 사용자가 완벽하게 ‘역시 나야!!!’ 상태가 되어 성공하는 선택 3COMBO! 가 완료되었습니다.
※ 랜덤 스킬 발동이 종료되었습니다♥」
‘오. 이거 지난번에 끝났던 게 아니었나?’
봄에 2COMBO가 떴던 이후, 다이아수저의 머리 위에서 랜덤 스킬 글자를 또 만나게 된 윤슬은 예감이 좋았다.
“에뛰앙 광고 프젝 멤버들이 하죠?”
“네, 이제 곧 촬영 들어가야 하는데…. 케이스 바꾸는 날짜에 맞춰서 할 수 있을까 모르겠네. 아무래도 시안을 빠르게 잡고 두세 개만 대표로 올려봐야겠어요.”
지금 말하면 다이아수저가 뭐든 들어줄 것만 같다는 예감이.
“메이킹 영상 인튜브에 나와요?”
“아무래도 그렇죠? 광고 영상도 나올 테니까.”
“그럼 메이킹 찍을 때 이거 하나만 추가로 찍어서 올려보세요.”
윤슬은 인생필름을 누구나 찍고 싶게 만들도록 하는 방법을 택했다. 기계가 많지 않은 만큼, 초반 화력을 불태워야 입지를 단단히 다질 수 있을 테니까.
“뭘 찍는데요?”
“뒤에 배경 색만 있는 상태에서 세로캠. 짧게.”
[Intube] [에뛰앙X김유리 로즈쿼츠 아이컨택] [에뛰앙X유빈 세레니티 아이컨택]그렇게 돈은 다이아수저가 내고 윤슬은 공짜 광고를 했다. 에뛰앙의 모델이 된 <프로젝트 111> 멤버들은 제품 촬영 당시 배경 색만 있는 상태에서 세로캠과 눈을 마주했다. 오묘한 뒷배경과 함께 완벽한 헤메코의 멤버들 영상은 짧은 시간에 높은 뷰를 자랑했다.
-와 미쳤다 김유리 눈도 깜박 안하다가 마지막에 윙크하는거 오졋음
-유빈아… (쾅!!!!) 유빈아… (쾅!!!) 유빈아…(쾅!!!)
˪대체 뭘 얼마나 부수는거임ㅋㄲㅋㅋㅋㅋㄱ
그렇게 인생필름은 오픈과 동시에 시대를 장악했다.
* * *
[잡담게시판/ 인생필름 찍어본 익순이 나와봐ㅠㅠ 여기 몇시에 가야 됨?]라모레 매장에밖에 없대서 존나 눈물난다 ㅅㅂ… 아 나도 증사 새로찍고싶은데 솔직히 증사 개비싸고 인생필름은 너무 오래 기다려야 되고 어카냐
-나 거기 아침에 갔는데 대기표 100 넘었음ㅋㅋ
-이제 일본인 관광객들도 쩔더라 난 매장 늘릴때까지 기다리는중 ㅠ
˪존버는 승리한다 222나도임
“인생필름 예약하신 분-. 대기표 들고 와주셔야 해요!”
윤슬과 다이아수저는 3층 퍼스널 컬러 진단 룸에서 이 행복한 광경을 즐겼다.
“드페 꼴좋다! 비열한 자식들! 날 우롱하더니!”
“언제 우롱했는데요?”
그날의 우롱차 맛을 잊지 못한 다이아수저는 너무나 기뻤다. 정식 오픈 전 카카오프렌즈 샵에 먼저 물량을 푼 건 드페이스샵의 실수였다. 다들 카카오프렌즈에서 사진을 찍으러 가지 물건만 구매하러 드페이스샵에 가지는 않았다.
‘이왕 사는 거 겸사겸사 사진 많이 찍는 게 좋지!’
그렇다. 몇 번이고 말하지만 지금은 대 플렉스의 시대이자 SNS의 시대. 사람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유스타 스토리로 얘기를 만들기 좋은 카카오 매장으로 향했다. 포토존도 많은 데다가 귀여운 캐릭터들까지 가득하니까.
“그에 비해 우리 매장은~. 흠흠~”
사진만 찍으러 오는 고객은 거의 없었다. 다들 사진을 찍는 김에 화장품을 샀다. 케이스빨이라고 엔지생건 측에서 바이럴 작업을 치려고 했지만 어딜. 로즈쿼츠 세레니티의 컬러 조합에 마이너스가 될까. 윤슬이 이미 다 손을 써둔 뒤였다.
[전 제품 품절: FW new product/ Rose Quartz & Serenity]로즈쿼츠 앤 세레니티 컬러는 진짜, 진짜, 진짜 말로 표현 못 할 정도로 호평 일색이었다. 인터넷에서는 물량이 없어 늘 품절과 재입고를 반복했다.
컬러만 새로 입혔을 뿐인데 기존 미용 소품까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브러시, 손거울, 하다못해 네일 버퍼까지! 지금 라모레는 매일같이 제품을 새로 찍어내느라 바빴다.
뿐만 아니라 한국 인플루언서들이 퍼스널 컬러 테스트를 하러 자발적으로 라모레로 몰려왔다. 특히 인튜버들 덕에 광고 효과가 좋았다.
[InTube] [라모레 퍼스널 진단… 난 과연 무슨 톤일까? (가을웜? 봄웜?)] [봄웜들 다 들어와~ 라모레 하울, 겟레디 윗미! (혼혈렌즈 안 어울리는 이유 알려드려요)]3층에서 퍼스널 진단을 받은 다음 2층과 1층에서 퍼스널 컬러에 맞게 쇼핑을 하는 영상이 1탄. 구매한 제품으로 퍼스널 컬러에 맞게 새로운 메이크업을 하는 영상이 2탄으로 연달아 올라왔다.
인튜브는 지금 세계인의 놀이터. 영어와 일본어 자막을 넣은 몇 인튜버 덕에 빠르게 일본 인플루언서들에게도 라모레가 흘러들어 갔고.
[Youstagram]대단히 호평인 라모레-! (﹡ˆ﹀ˆ﹡)♡ 자연스러운 프리쿠라의 센스, 자꾸자꾸만 찍고 싶어지는… 어떤 여자아이라도 귀엽게 만들어주는 컬러랄까. 일본은 어서 이것을 들여와 주세요ヾ(*`Д´*)ノ 그렇지 않으면 절대로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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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1개
-에, 믿을 수 없는… 한국의 프리쿠라 발전이 이정도?
-화장품 가게에 프리쿠라 기계가 있다니Www 한국 대단한(๑¯∇¯๑)
-컬러의 조합이 어쩐지 한국스러운-! 한국인들이 많이 찍는 컬러는 일본인에게는 도저히 무리인걸까Ww(◍´ω`◍)
덕분에 한국의 문화에 관심이 많은 일본 인플루언서들의 유입이 자연스럽게 됐다. 특히 핑크색을 좋아하는 일본인 여성들에게 반응이 대단했다.
곧 다가올 10월과 11월. 비수기에도 라모레는 해외 시장과 국내 시장에서 안전하게 판매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었다.
“이번에도 마케팅비 진짜 많이 굳었어요, 윤슬 씨.”
“그쵸. 인플루언서 쓰는 게 답이 아니라니까요. 유행 만들면 그 인플루언서들이 알아서 돈 쓰러 찾아와요.”
지금 라모레와 인생필름은 몇 가지 흐름을 만들어냈다.
1. <프로젝트 111> 멤버들의 커버 메이크업
2. 웜톤과 쿨톤 모두 쓸 수 있는 뉴트럴 로즈쿼츠, 세레니티 컬러
3. 과한 보정의 스티커 사진이 아닌 자연스러운 인생필름
현재 대한민국은 핑크톤 열풍이 시작됐다. 그 트렌드에 힘입어 팀 최선이 만들었던 사진 보정 어플은 다시 인기를 끌었다.
▶오늘의 추천 어플: 로맨스 필름◀
-일본에서 응원하고 있습니다. (♡´౪`♡)필터를 입히면 굉장한…
-당장 한국의 프리쿠라를 찍으러 가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무리 Www 。゚(゚´Д`゚)゚。 대신 이것으로 만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쏟아져 나오는 보정 어플들에 잠깐 밀려 있던 로맨스 필름은 다시 힘을 되찾았다.
일본 이용자들의 다운로드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어플에 있는 광고 링크 덕에 팀 최선의 부수입이 제법이었다.
“근데 돈 진짜 그렇게 다 나눠요? 저거 인생필름 벌어들이는 돈이 얼만데 너~무 아깝다. 윤슬 씨 아이디어인데…. 나였으면 50은 내가 가져가지.”
“고생은 걔네가 훨씬 더 많이 해서. 저는 30만으로도 충분해요.”
“…왜 갑자기 돈에 욕심 없는 척을 하지?”
“부족한 건 라모레에서 더 얻어가면 되니까.”
그 말에 다이아수저가 목덜미를 잡았다. 역시 윤슬은 윤슬이었다.
“기계 두 대만으로는 근데 좀 부족하지 않나? 더 늘릴 생각 없어요?”
“없긴요. 너무 있죠.”
“이렇게 된 거, 매장을 늘려보는 건 어때요?”
다이아수저는 은근한 기대감을 실어 말했다.
* * *
‘이것 때문에 굳이 매장으로 오라고 했구만?’
그러나 통할 내가 아니지. 대충 라모레 라인의 모든 매장에 인생필름 기계를 넣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에이. 다음 매장은 이미 처리가 되어 있어서.”
“…뭐? 나 말고 누구? 누구 또 아는 사람 있어요?”
“제가 뭐 라모레 아니면 없을까 봐서요.”
“누군데! 말해봐! 나보다 더 돈 많은 사람 누구 있는데요?!”
나는 질척이는 다이아수저를 뿌리치고 매장을 나갔다.
확실히 사람들이 많긴 많아졌다. 카메라를 든 사람들도 종종 보이는군.
‘고마워요. 공짜 홍보단.’
열심히 찍어주길 바란다. 그래야 인생필름 다음 매장이 인기가 더 높아질 테니까.
어디냐고?
당연하잖아. 내가 가지고 있는 매장을 활용해야지.
‘오늘교복과 인생필름. 이건 되는 조합이다.’
지금은 9월, 반팔 교복을 다시 창고로 들여놓을 때다. 나는 그 자리에 인생필름 부스를 더 놓을 예정이고.
‘평소와 달리 의상 대여를 하려고 마음먹은 고객들한테는 지갑 더 잘 열릴 거거든.’
마침 강남 라모레 매장에서만 찍을 수 있었던 인생필름을 여기서도 만날 수 있다고 하면 사람들 더 몰려오겠지. 그리고 대체적으로 라모레 매장은 여자뿐이지만, 놀이공원은 아니잖아.
‘커플은 돈이 된다.’
아마 한 컷만 찍고 가는 커플은 없지 않을까. 두 번 세 번 연달아 찍는 사람들도 있을 거다. 나는 곧 벌어들일 액수를 생각하며 신나게 돌아갔다.
지잉-
핸드폰의 진동이 울려 확인한 나는 양심 없는 그 연락에 헛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