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158)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158화(158/405)
[E-Mail] [안녕하세요 윤슬님! 스타일 슈어입니다. 서포터즈 건에 대하여 연락…]솔직히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일이라 그렇게 놀랍지만은 않다. 아니, 그렇잖아. 좋좋소 바이럴 직원이랑 진짜 고등학생끼리 싸움이 되겠냐고.
‘두 번째 서포터즈는 노력 대비 버즈량이 덜 했겠지.’
생각해 보면 내가 스타일 슈어 서포터즈를 했을 때의 파급력과 지금 스타일 슈어 서포터즈의 파급력 자체가 다르다.
‘커뮤니티에서 글이 몇 번 올라온 것 정도?’
그마저도 좋은 시선은 아니었다. 음, 어땠더라.
[10대게시판/ 스슈 서포터즈 사진들 나만 좀 그럼?ㅠㅠ]다 똑같은 포즈에 똑같은 코디라 오히려 사고싶은 마음 눌러줌ㅋㅋㅋ
다들 다리 얇아보려고 앉아서 찍고 그냥 거울샷으로 얼굴만 잘보이게 찍는데 이게 참고가 되나?
-너곧나; 느낀거 똑같다 진심
-이번 애들 몇 번 봤는데 정보는 잘주더라 그래도
˪이제 스슈에서 정보 안주면 화형당해ㅋㅋㅋ
-그냥 셀카만 올린 애들도 있더라;;ㅋㅋㅋ 황당그자체
그나마 있는 글도 이런 게 대부분이었지.
자연스럽게 서포터즈가 소비자의 지갑을 열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제 곧 가장 돈이 되는 시즌이다.’
이번 겨울에는 롱패딩을 팔고 말겠다는 의지가 가득하겠지.
나는 메일을 확인했다.
[안녕하세요, 윤슬님! 스타일 슈어 서포터즈. 엘리입니다 🙂 오랜만에 연락드리네요…(생략)다름이 아니라, 저희의 이번 스타일슈어 3기는 서포터즈에게 멘토 멘티를 도입하고자 합니다. 스타일을 바꿔보고 싶은 멘티 서포터즈에게, 구원처럼 나타나주는 멘토( • ̀ω•́ )b ✧로 함께 옷장 털기, 옷 바꿔 입기 등을 진행할 예정인데요. 지난 서포터즈 중 MVP이신 윤슬님이 가장 먼저 생각나 연락드리게 되었어요♥]
‘오. 그래도 시도는 좋다.’
틴톡의 비포애프터 영상이 슬슬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었다. 라모레의 퍼스널 컬러 진단 영상은 커뮤니티에서도 종종 화제가 되고는 하는데, 최근엔 퍼스널 컬러로만 끝나지 않고 스타 메이크업 아티스트 물결을 초대해 톤별 메이크업 팁을 주기까지 한다.
‘뭐 얘네도 힘숨찐 그런 걸 하고 싶은 건가?’
[평생 말랑콩떡 러블리 핑크공주로만 살던 스타일의 A가 힙하고 쿨한 B를 만나 스타일 변신! 이것도 잘 어울리다니 믿기지 않아!!!] 이런 콘텐츠를 만들면 뷰 수 꽤 나오겠군.그렇게 나름대로 관계성을 만들어가면 인플루언서들끼리 서로 팔로워 상부상조하기에도 좋다.
“아…. 마침 지금 이 시기가 인튜버들끼리 콜라보 판칠 때지.”
연예인들끼리의 관계성만 좋아하는 게 아니다. 유명인끼리의 관계성도 팔로워를 늘리는 데는 도움이 된다.
“…어쩐다.”
일단은 보류. 읽던 메일을 잠시 끄려던 때였다.
띠링-!
「▶System
【미션: 메인】
▶내 갤러리 속에 저장!
따라 하고 싶고, 자꾸만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게 인플루언서의 핵심이겠죠.
당신의 팔로워를 비롯해 당신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사진을 저장하게 만들어보세요.
( 30 )일 안에 ( 3,000 )명 이상의 핸드폰에 당신의 사진이 있어야 합니다.
※ 저장한 사진을 24시간 내에 삭제하게 된다면 카운트되지 않습니다.
보상
○매력 스탯 상승
○인벤토리 확장 슬롯 획득 (+3)
○조각 룰렛 3회권
○어쩐지 계속 보고 싶어….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당신을 팔로우할 확률이 10% 이상 상승합니다(상승률 랜덤: 1~10%).」
“으아아아아!!!”
또 상태창이 미션을 던져 버렸다!
* * *
‘…일단 밤새면서 천천히 생각해보자.’
딸랑-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나는 편의점으로 들어가 익숙하게 각성제를 제조하기 위한 선택을 했다. 원래대로라면 레드볼에 박키스를 섞어 마셔야 하는데, 오늘은 인생이 씁쓸하니 아메리카노와 박키스로 택해 볼까.
‘며칠 전에 상태창이 줬던 거 써야지.’
「○‘아메리카노 라지’ 기프티콘 (1회권)
[지금 사용하기]○‘박키스’ 기프티콘 (1회권)
[지금 사용하기]」지금 사용하기를 누르자 핸드폰 화면에 기프티콘 바코드가 떴다.
“저, 손님?”
「Error…Error…Error…
▶▶▶Loading…
Error…Error…Error…」
“뭐야 이거!”
“네? 기프티콘 바코드가 안 읽히는데, 혹시 다른….”
이 미친, 또 에러가 나다니. 상태창이 준 기프티콘은 왜 언제나 이 모양인 거지?
나는 자리에 스르륵 주저앉았다.
「▶[히든 보상: ‘수고했어 오늘도’ (E) 획득!]」
저 기프티콘 두 개 줄 때 가증스럽게도 이따위 문장을 띄웠었지.
‘수고했어 오늘도’라는 뜻은 ‘내일도 (X나 열심히 뺑이쳐~) 응~ 수고해~’의 뜻이었냐? 이럴 거면 그냥 아이템만 던져 주던가! 뼈 빠지게 미션 완료한 보람조차 없잖아!
“으흐흑. 되는 일이 없어….”
그때였다. 주저앉은 내 주위로 빛이 반짝거리더니, 익숙한 상태창이 떠올랐다.
‘어? 아이템 숍 풀렸…나?’
「[。*✧긴급보상✧*。]
연속된 Error로 인한 불편에 대단히 죄송합니다. 보상으로 ‘잠금’되어 있던 ‘히든 아이템 숍’의 일시 개장을 안내드립니다.
※ 히든 아이템 숍 이용 시 에러가 났던 히든 보상 아이템들은 자동 소멸됩니다.」
‘히든 아이템 숍!!!’
나는 반짝거리는 눈을 하며 상태창을 바라봤다. 아직 아이템 숍이 풀리지 않은 상태인데, 이렇게나마 쓸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Loading…」
로딩이 마치고 난 다음, 드디어 히든 아이템 숍이 개장되었다. 문제는.
[00:59]1분 안에 아이템을 골라야 한다는 것과.
「▼상세 설명▼
쿨거래 시 네고 (사용 가능 횟수: 1회)
: 룰렛을 돌려 나온 숫자만큼 미션 할당량이 세일된다!
Ex) 3,000명→2,500명
▼상세 설명▼
패스할게요! 찬스! (사용 가능 횟수: 1회)
: 이번 미션은 미안해~ 다음 미션으로 빠르게 넘어갑니다
※ 동일한 ‘일반’ 미션이 아닌, ‘메인’ 미션일 확률이 존재합니다
▼상세 설명▼
하나 둘 셋 (사용 가능 횟수: 1회)
: 미션 달성률을 대신 셈」
…아이템이 이따위라는 것이다.
‘마지막은 심지어 제대로 다 쓰지도 않았어~!’
“저기, 괜찮으세요?”
“…아니요.”
주저앉아 있는 나를 보며 편의점 직원분이 걱정하셨지만 나는 개쓰레기 상태창을 바라보며 눈물을 삼켰다.
시간이 없다. 아이템을 읽느라 그새 30초가 지났다.
‘그래도 이게 제일 쓸모가 있어 보인다.’
나는 빠르게 아이템을 하나 골랐다.
“중고 세상, 그거 잘 이용해야 하는 거예요. 쓴 기프티콘 파는 사람 많아-”
편의점 직원분이 힘내라며 건네주신 박키스 한 병을 손에 들고 나는 편의점을 터덜터덜 나섰다. 괜찮다고 했지만 나는 그녀에게 이미 메X플 메소 사기를 당한 초등학생이 되어 있었다.
‘삼천 명….’
집으로 돌아와서 박키스를 원샷하고 고민해 봐도 쉽게 정답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침대에 누워 괜스레 상태창을 한번 켰다가 핸드폰을 새로고침 했다가를 반복했다.
「( 30 )일 안에 ( 3,000 )명 이상의 핸드폰에 당신의 사진이 있어야 합니다.
※ 저장한 사진을 24시간 내에 삭제하게 된다면 카운트되지 않습니다.」
“…진짜 미치겠네.”
삼천 명? 삼천 명을 무슨 수로 모으는데. 내 사진 저장해주세요. 추첨을 통해 선물을 드립니다. 뭐 이런 거라도 해야 되나.
근데 너무 구질구질한 관종 같지 않나. 사진 저장을 요구하다니.
‘유리랑…. 같이 찍은 사진이면….’
팬들이라도 저장해줄까? 나는 잠깐 고민에 잠겼다.
-헐 유리 새사진 뜸ㅠㅠㅠㅠㅠㅠㅠㅠ
-하… 대가리 빡빡친다 어케 일카로 저런 얼굴이 나오는지
-ㅅㅇㅅ 크롭해주세요
˪크롭해드렸습니다!₍₍ (ง ˘ω˘ )ว ⁾⁾
˪아니 ㅅㅂ 유리만 남겨달랬지 누가 ㅅㅇㅅ만 남겨달랬어요?
‘…안 돼.’
그리고 빠르게 정신을 차렸다. 크롭당하고 싶지 않아. 그때부터 미션은 실패다.
“하제인이면 성공할 수 있는 미션이네.”
나는 반사적으로 누군가를 떠올렸다. 사실 아직도 습관처럼 하제인의 SNS를 바라보는 건 멈출 수가 없었다.
어느새 커뮤니티에서 제인은 연예인 비슷한, 어쩌면 연예인보다 더 인지도가 높았다.
[익명게시판] 용량 없어서 푸는 짤털 (데이터주의)-중간에 ㅎㅈㅇ 일반인 아님? 삭제해
˪ㅇㅅㅌㅅㅌ인데 왜ㅋㅋㅋ
-ㅎㅈㅇ 일반인인데 부내 오짐
-왜 이제 유스타 안올릴까ㅠㅠㅠㅠ ㅎㅈㅇ 아는 사람 없음?
하지만 제인은 유채린 사건 뒤로는 유스타를 끊었다.
사진 하나 올라오지 않았는데도 날마다 팔로워들이 늘어났다. 제인만이 가진 것들은 타인의 욕망을 불러왔다.
“와 씨. 이러다 백만도 되는 거 아니냐.”
삼십만. 노력하지 않아도 제인이 가질 수 있는 숫자. 나는 내가 죽어라 노력해서 얻어낸 팔로워와 대비되는 제인의 팔로워 수를 바라봤다.
“에이, 이거 봐서 뭐하냐.”
나는 하트를 누르지 않게 조심하며 제인의 SNS 창을 닫으려다 손이 미끄러졌다.
“악!”
핸드폰이 얼굴로 떨어졌다. 나는 얼얼한 코를 문지르며 핸드폰을 확인했다.
[저장되었습니다]컬렉션 추가하기
“…어?”
이거. 생각보다 빠르게 미션을 완수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 * *
지잉-
스타일 슈어의 담당자. 엘리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고등학생은 다루기 편하다니까.’
스타일 슈어 서포터즈 2기가 끝나고, 3기가 시작되었지만 제대로 된 성과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3기는 대놓고 화제성을 노리기 위해 모집 형태로 진행했지만….
[스타일 슈어 서포터즈 지원]안녕하세요! 스타일 슈어에서 쇼핑을 즐겨하는 11살 소녀입니다. 스펙은 140, 35에 귀염상이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좋아하는 브랜드는 체리쉬인데 학교에 입고가면 언니들이 쳐다봐서..(*´⌒`*)
스타일 슈어 마케팅팀에서 원하는 인재는 나오지 않았다.
‘역시 이렇게 되면 서윤슬이지!’
뭐 물론 스타일 슈어에서 열심히 한 덕이지만, 메이크업 브랜드가 스타일 슈어 쇼핑 앱에 입점하게 된 데 윤슬의 지분이 0.1% 정도는 있다고 생각하기로 한 엘리였다.
‘라모레 막내랑 친분도 좀 있어 보이던데, 잘하면 더 써먹을 수 있을지도?’
라모레 막내를 일방적으로 삥뜯는 사이라는 건 아무도 몰랐다. 그저 컬러 증명사진을 유행시켜 라모레 팝업 스토어에서 알바를 했다는 것 정도가 대외적으로 알려진 것이었다.
“엘리님, 서윤슬한테 메일 왔어요?”
“응~. 아마 할 것 같아. 거의 99% 넘어왔어.”
“에휴. 만나면 잘 달래보세요. 이번에 라모레한테 컬러 증명사진 뺏긴 거 맞죠? 그, 스토어에다 필름 기계 놨던데.”
무엇이든 하나가 트렌드가 되면 우후죽순으로 후발주자가 나오기 마련이다. 이를 경계한 윤슬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고, 라모레에서 처음으로 선보여 자연스레 사람들은 인생필름을 대기업이 제작했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 덕에 대기업 눈치를 보느라 아직 필름 기계 후발주자는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이번 기수 애들 중에 서윤슬이랑 붙여놓을 만한 애나 정해 놔요.”
“그나마 얘가 좀 좋아요가 높은데요, 링크 클릭 수는 고만고만해서….”
“얼굴 합 잘 맞는 애로 가죠?”
“다른 애들은 메일 왔어요?”
“팔로워 좀 떨어지는 애라도 일단 보내놓긴 했어요. 팔로워 수는 적지만, 사실 코디를 잘하는 누구. 이런 느낌으로 가면 될 것 같긴 해요.”
그렇게 마음대로 윤슬을 계획에 끼워 놓은 엘리는 오전동안 느긋하게 월급루팡을 했다. FW 시즌을 맞이해 모든 분야에서 신상품이 나와 지갑이 열리지 않고는 못 배겼다.
‘뭐. 내일쯤 서윤슬 계정 상단에 띄워주면 되겠지? 며칠 정도.’
엘리는 곧 받아낼 자신의 성과금을 믿으며 할부가 아닌 일시불로 카드를 긁었다. 살까 말까 고민하던 장바구니도 모조리 결제해 버렸다.
어리고 순진한 윤슬의 메일을 대충 읽어 일어난 참사였다.
[E-Mail] [Re: 안녕하세요 윤슬님! 스타일 슈어입니다. 서포터즈 건에 대하여 연락…]안녕하세요, 엘리 담당자님! 윤슬입니다. 정말 오랜만이네요~ ◟(∗❛ᴗ❛∗)◞
=그동안 연락 한번 없다 갑자기?
말씀해주신 스슈 서포터즈 건은 확인했습니다. 모르는 새에 3기 활동이 시작되었군요!
=나 없으니까 버즈량 개망했더라 아무도 모르겠던데
하지만 엘리님도 아시다시피 이전에 한 번 사고가 있었던지라…
=물론 너도 알고있었는데 잡음 만들기 싫어서 입 꾹닫고 있었던 그때 그 사건 말하는거임
쉽게 용기가 나지 않네요. 그 뒤로는 스슈에 들어가는 것도 살짝 힘들고…
=노력해서 내 마음을 움직여봐
팔로워분들이나 스슈 회원분들이나 저를 아직 좋게 봐주실지도 조금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뒤로 팔로워가 잘 늘지 않더라구요…ㅠㅠ
=내 계정 팔로워 느는 속도가 더디네? 참고해
좀 더 상세한 일정 말씀해주시면, 고민하여 답장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리다고 조건을 뭉뚱그려 설명하는데 제대로 된 답을 내놔라
그렇게 엘리의 지시대로. 윤슬의 계정은 다시 스타일 슈어 추천 목록에 뜨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