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168)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168화(168/405)
한국 커뮤니티에서 초반 조회수를 차지하는 마법의 단어 몇 개.
‘논란’
‘은근히’
‘화제’
‘외국인 반응’
자. 그럼 조회수를 부르는 제목 예시를 하나 들어주겠다.
[요즘 외국인들한테 은근히 반응 별로라는 한국 논란 하나…(feat.일본인)]벌써 버즈량이 달달하다. 댓글이 불타는 게 오퍼시티 80으로 선명히 보인다. 참고로 이건 제목만 얼마든지 변형해서 다 다른 사람이 퍼간 것처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앞으로 이 계정으로는 한국 트렌드에 민감한 외국인들로 밀고 나가야지.’
[대륙에서 무조건 따라하는 한국 유행중 하나ㅋㅋ.jpg] [은근히 외국인들한테 반응 좋은 최근 한국.jpg] [일본인 관광객들 요즘 필수 아이템 근황.jpg]여기에 은근히 내 SNS 캡처본을 끼워 넣으면 은은하고 내추럴한 바이럴이 완성된다.
‘고마워요. ㈜스타팅 스마트 애드….’
틴톡 계정에서는 한국과 한국의 문화, 한국의 인플루언서들과 서윤슬을 바이럴 돌리고. 한국 커뮤니티 계정에서는 외국과 외국인들의 반응, 국뽕과 서윤슬을 바이럴 돌려보자.
나는 그렇게 며칠에 걸쳐 글을 업로드했다.
* * *
“토끼 모자 있어요?”
“저희 조금 이따 창고에서 새로 가져와야 해서~. 5분 정도 기다려주셔야 해요.”
최근 유스타그램엔 새로운 태그가 등장했다. 바로 #토끼모자
[Youstagram]이번 할로윈은 토끼( •̀ω •́ゞ)✧ 집수니는 술 안마시러 가고 회전목마 타러 오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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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1개
-헐 모야ㅜㅜ 나두 데려가ㅜㅜ
-혹시 죄송한데 토끼모자 집에서 가져가신 건가요? 너무 귀여우세요ㅠㅠㅠㅠ 저도 사고싶은데 머리띠만 보여서요♥(눈 반짝거리는 이모티콘)
˪디엠 드렸어요^^
-저도 토끼모자 정보좀요!
˪팔로우 누른 다음 정보 요청 부탁드릴게요 저는 정보만 주는 기계가 아니에요 하루에도 수십 수백건의 디엠을 보내는지라 마음에 생채기를 입네요 (손 모으는 이모티콘)
바로 오늘교복의 토끼 모자였다. 놀이공원 내부에 있는 기념품 숍의 머리띠 가격은 평균 8천 원.
하지만 움직이는 데다가 새로운 디자인의 토끼 모자는 그보다 이천 원밖에 더 비싸지 않았다.
그럼 당연히 저걸 사야지!
사람들의 선택은 한쪽으로 쏠렸다. 어느 정도였냐면.
[Youstagram]롤데월드에서 선보이는 사랑스러운 할로윈♥ 사탕을 줄 수밖에 없는 강아지가 되어볼까요~◟(∗❛ᴗ❛∗)◞ Trick or treat! 연인과 친구를 태그해서 즐거운 데이트를 즐겨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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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2개
-요즘 모자 인기많네ㅋㅋ
-아 누가봐도 짭이잖아요~! @김민지 야 이거봐 우리 썼던거ㅋㅋㅋ
˪눈감아…
놀이공원 내부 기념품 숍에서 판매하고 있는 머리띠의 매출까지 눈에 띄게 줄어들 정도였다. 놀이공원 측은 빠르게 똑같은 토끼 모자를 공수하려 했지만 실패였다. 디자인권까지 등록되어 있는 상품은 잘못 건들면 대기업의 횡포로 뉴스에 등장해 처맞기 때문이었다.
‘뭐야, 이 새끼들?’
그래서 생각한 게 강아지 모자였다. 어찌 됐건 같은 동물은 아니니까 얼버무릴 수 있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미션을 앞에 둔 윤슬은 먹이를 빼앗긴 알파카처럼 분노했다.
「▷아이템 착용 [36,371/100,000] 명」
‘미친 새끼들 아닌가? 잘되고 있는 내 미션을 감히 방해해?’
물론 굳이 토끼 모자를 그대로 따라하지 않고 강아지 모자로 은은하게 파쿠리했어도 처맞았다. 윤슬이 판을 깔아두었기 때문이다.
[유머게시판/ 요즘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수준ㅋㅋㅋ.jpg]오늘교복에서 준비한 토끼모자
(윤슬의 유스타 캡처.jpg)
근데 ㅈㄴ인기 많아짐.. 개잘팔림…
(유스타 #토끼모자 사진들 캡처.jpg)
응ㅋㅋ 우리도 할거야~
(롤데월드의 강아지 모자 사진 캡처.jpg)
퀄 차이…ㅠㅠ…
(뽀송한 토끼모자와 어딘가 잘못된 강아지 모자 사진 비교.jpg)
글에 문제있으면 둥글게 말해주라!
-허겁지겁 나와의 카톡창 킴
˪ㅋㅋㅋㅋㅋㅋㅋㅋ메모장도 아니고
-아니 진짜 양심 어디감?ㅋㅋㅋ 퀄차이도 존나 나는데 가격은 똑같이받네
-강아지모자 다잇소에서 공수해온듯ㅠㅠ 원단 싼티난다…
놀이공원 측에서도 나름대로 바이럴을 돌렸지만 역부족이었다.
-근데 해외 나가면 저런 모자 많음ㅋㅋ 누가 따라했다고 보기 애매? 하다고 해야되나…
˪22 X즈니 랜드가면 다 쓰고다니는구만ㅋㅋㅋ
윤슬은 윤슬이었기 때문이다.
˪열심히 글썼는데 이런 댓 힘빠진다…ㅋㅋ 알겠어 글삭할게
바이럴이라면 결코 지지 않는 최강의 바이럴 마스터.
˪엥 뭐야 글삭하지마 잘못된것도 아닌데 왜..
˪이런식으로 글쓴 눈치주니까 요즘 글 안올라오잖아;; 그리고 X즈니랜드는 모자 안움직여 저렇게 움직이는거는 오늘교복이 최초임
˪누가봐도 따라한건데 대기업에 자아의탁 오졋다
댓글은 빠르게 삭제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 업로드된 글이었다.
[이슈게시판/ X즈니 랜드에서 제일 인기있는 상품.jpg] [이슈게시판/ 에바랜드 팬더 모자<< [이슈게시판/ 한국인들이 X즈니 랜드에 가면 제일 먼저 하는 일.jpg]‘…해보자 이거지?’
모르는 사람이 없는 대기업 중 대기업. 디X니 랜드를 끌고 와서 이슈를 묻으려 하는 게 보였다.
놀이공원에 모자가 있는 게 이상해? 따라했다고? 아니야~ 기분 탓이야~
심지어 국내 놀이공원 중 다른 한곳까지 끌고 왔다. 산속에 위치해 두꺼운 의류부터 폭신한 캐릭터 모자까지 판매하고 있는 그 놀이공원까지.
드르륵-
스크롤을 내려 댓글 반응을 확인한 윤슬은 헛웃음을 지었다. 초반 댓글을 선점하려 노력한 게 보였다. 관련 글마다 달린 닉네임들이 똑같았다.
-아 근데 놀이공원에서 모자 가지고ㅋㅋㅋ 그러는건 너무… 뻔해서 당황스럽다
˪222좀 예민한 듯
˪33나 아까도 이렇게 댓달았다가 갑자기 날카롭게 말해서 좀 그랬음ㅠㅠ…;;;
뚜둑-
윤슬은 잠시 손 스트레칭을 했다. 뼈마디가 우둑거리는 소리가 시원했다.
저쪽이 대기업 사이에 대기업을 묻는 전략을 사용한다면, 이쪽은 무조건 소상공인의 스토리를 캐내 보일 예정이었다.
‘부족한데…. 뭐 더 팰 거 없나? 사장님네 사이트 한 번 들어가서 확인해 봐야겠다.’
달칵-
윤슬은 토끼 모자 판매 사이트에 들어갔다.
‘여기 상세페이지가 좀 촌스럽고 짠한 구석이 있었지…. 그걸 끌고 와서 밈을 만들어 봐?’
윤슬은 상세페이지를 몇 개 캡처하다 하나의 질문을 발견했다. 그리고는 미소 지었다.
“사장님…! 감사합니다!”
착한 사장님 덕에 제대로 된 연장을 구할 수 있었다. 윤슬은 대기업을 묶어두고 팰 준비를 했다.
[사회게시판/ 대기업 하는 짓 꼴같잖네요 이런 사람이 잘되어야 하는데.jpg](상품 질문 게시판 캡처.jpg)
Q. 토끼모자 제품 더 이상 판매하지 않으시는 건가요?ㅜ 저는 지방에 살고 있어서 서울까지 가 구하기가 힘드네요. 재 판매 예정 있으시면 말해주세요 저희 조카가 넘 갖고싶어하네요…
A. 고객님 안녕하세요. 저희 아기들의 동물농장을 찾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도 딸과 조카가 있는 입장이라…^^ 아이들은 한번 꽂히면 물러남이 없지요. 사실 이 모자도 저희 딸을 위해 만들었습니다. 어찌나 이런 모자를 쓰고 싶다고 조르는지… 지금은 판매처를 오늘교복과만 계약했기에 재판매는 당분간 불가합니다. 하지만 고객님을 위해 선물로 하나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것도 인연 아니겠습니까…
제 딸도 얼마전 토끼모자 토끼모자 노래를 부르기에 사이트에 들어가봤는데…ㅋ 착한 사람만 바보되는 세상. 마음 참 안좋습니다.
저 어릴적 동네 삼촌들 생각나네요. 아들같고 딸같아서 그런다며 잘해주고는 하셨는데. 한국의 정이 없어진 것도 다 대기업 몰아주기 뒤부터 아닙니까.
-나이 지긋하신 분이 만든 모자였군요. 씁쓸하네요
-저기 사이트 어딘가요? 돈쭐내러 갑시다~~!!! 우리가 누굽니까ㅋㅋ 보여줘야죠!
˪원문에 적혀 있네요. 아기들의 동물농장 http://www.never.smartstore.. 링크 클릭하시면 될 듯 합니다. 저도 하나 샀습니다
-대기업놈들 개짓거리 하는거 하루이틀입니까 웃기지도 않아서는. 쯧
국내 사이트 중 가장 화력이 좋다고 불리는 커뮤니티의 게시판에 들어갔다. 그 안에서 이미 윤슬은 40대 남성이 된 후였다. 아니나 다를까, 빠르게 댓글이 불탔다.
[캡처]윤슬은 이 댓글 반응을 모조리 캡처했다. 그리고 다른 커뮤니티에 퍼 날랐다. 한 사이트에서 주목받고 있는 사건이라는 제목을 붙이면 화력은 배가 된다. 다른 커뮤니티의 화력을 더하고, 더하고, 더해버린다!
[이슈게시판/ 지금 보배드린에서 난리난 사건ㄷㄷ.jpg] [최신게시글/ 가슴 훈훈해지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대화.jpg] [HOT/ 맘카페에서 요즘 공구수준으로 인기많은 아이템ㅠㅠ 존귀.jpg]요약하자면 이렇다. 일종의 넷상 축제랄까.
한국인의 정…. 대기업이 소비자 등쳐먹을 때, 우리의 소상공인은 이렇게 따스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련하게 불을 지피고.
ㅋㅋㅋ와 대박 사람들 다 돈쭐내러 갔네ㅋㅋㅋ 크 이게 한국인이지~!
유쾌하게 부채질을 한다.
벌써 이만큼 판매됨! 주문 폭주라 곧 막힐 듯 나도 지방인이라 이때 아니면 못사겠다 하고 삼ㅠㅠ 얼마없는 후기도 다 좋던데 얼른 ㄱ
그럼 이때부터 다른 사람들도 제대로 참전하기 시작한다. 그렇게만 되면 불씨가 활활 붙다 못해 집어삼킬 듯 타오른다.
‘더 빠르게 퍼져 나가라.’
대기업을 패는 데 함께하고, 소상공인을 돕는 데 함께하고, 귀여운 물건까지 덤으로 따라온다. 소비자로서는 손해가 없는 일!
* * *
토끼 모자를 쓰고 놀이공원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
“여기 토끼 모자 다 팔렸어요?”
“저희 매장에서는 토끼 모자를 판매하고 있지 않습니다. 대신 귀여운 강아지 모자는 어떠세요?”
“아…. 둘러보다 올게요.”
얼마만큼 인기가 많아졌냐면, 놀이공원 기념품 숍에서 제일 많이 듣는 말이 바로 이거였다.
“토끼 모자 어디 있어요?”
SNS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온 사람들은 입장하자마자 토끼 모자를 찾았지만, 어색하게 파쿠리 친 다잇소 퀄리티 강아지 모자가 어색하게 그들을 반겼다.
“뭐야? 토끼 모자 왜 없어?”
그중에서도 10대와 20대는 유스타에 빠르게 검색을 돌렸고, 그렇게 알고리즘을 탄 덕에 유스타에 #토끼모자를 검색하면 윤슬의 사진이 제일 먼저 나왔다.
초반 댓글들은 이미 팔로우를 마친 사람들이 달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치를 타고 온 일반인들의 댓글이 늘어났다.
-헐 이거 귀엽다 @강민희 미니야 우리 회전목마 앞에서 이거하자ㅠㅠ
˪ㅇㅋ 가보자고
-자기야 우리 일주년 기념일에 이고 @성현호
˪알겠어 애기♥
▼저장: 2038
“…이게 역대급이다.”
토끼 모자를 쓰고 찍은 인생필름은 지난 2년간 업로드한 사진 중 좋아요가 가장 많았다. 뿐만 아니라 저장 횟수까지!
토끼 모자는 매일 밤 한가득 오늘교복에 새로 채워졌다. 물량이 매일같이 부족했다.
“토끼 모자 구매하실 분은 이쪽 줄로 서주세요~!”
사람은 몰리고.
“여기 창고에서 가져왔어요! 100개 뜯을게요!”
박스는 미친 듯이 열리고.
#토끼모자
게시글 9.8천개
하루에도 몇백 개의 토끼 모자 태그가 걸렸다.
물론, 물량이 부족한 건 토끼 모자뿐만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