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169)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169화(169/405)
토끼 모자 가게의 다른 모자들도 판매량이 수직 상승했다. 사장님은 리뷰마다 정성스럽게 답글을 써 고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NEVER smart store] [고객 여러분들에게 드리는 말씀…]안녕하세요. 아기들의 동물농장입니다. 며칠 사이 주문량이 폭주하여. 이게 무슨 일인가 하였답니다. 모자 장사를 하며 이토록 많은 고객님들이 찾아와주신 것은. 처음입니다… 살면서 이런 날도 오네요…
토끼 모자를 많이 물어봐주셨는데요. 오늘교복에서만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대신 다람쥐 모자, 고양이 모자 등 다른 귀욤귀욤한 모자들은 여기서 상시 판매 중입니다. (귀욤귀욤이란 말은 많이 귀엽다는 뜻입니다…^^) 오신 것도 인연이니 좋은 글귀 보고 가세요~…
「나는 손에 장미를 한아름 쥐고 있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장미를 나눠주니…
어느새 내 손은 텅 비었지만…
하나가 남아 있었다…
바로…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던 장미향…
타인과 함께하는 마음은 향기를 남깁니다…^^」
(펌글입니다…)
이제 윤슬이 따로 사이트에 들어가 퍼 나르지 않아도 다른 네티즌들이 캡처해 글을 쓰고 있었다. 역시나 반응이 좋았다.
-미쳤나 우리아빠인줄ㅋㅋㅋㅋ
-대체 저거 다 누가 만들어서 배포하는거임?
˪일루미나티
-저거 컴으로 들어가서 보면 막 장미꽃 움직임ㅋㅋㅋ귀여우셔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토끼 모자의 판매량과는 달리, 사진을 찍어 SNS에 게시하는 것까지가 미션의 완성이었다. 심지어 윤슬을 인식하고 있는 상태로.
「▷아이템 착용 [38,823/100,000] 명」
토끼 모자 오픈한 지 3주 차.
…아이돌 팬싸템으로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 * *
“큰일 났다….”
나는 새벽에 미션창을 확인하며 한숨 쉬었다. 이건 100일이나 줬지만, 사실상 그 절반도 안 된다.
“아이돌이 따라온다….”
정말 무섭군. 이러다가 누구 인생 샷이나 애교 영상이 유명해지면 곧장 뺏긴다. 스피드가 생명이다.
[팬게시판/ 율랑단은 들어라 김유리는 고양이의 탈을 쓴 토끼다.jpg] [팬게시판/ 하진 토끼모자 쥐어짜는거ㅋㅋㅋ.jpg] [팬게시판/ 우리아기유빈이는토끼모자를쓰고태어난게분명하다아닐리없다.jpg]아직까지 이걸로 확 반응 오는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다. 다들 물밑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덕이다.
내 새끼가 토끼 대표야!!!
‘그 덕에 아직까지 누구누구 토끼 모자라고는 안 불리는군.’
틴톡과 에이스북, 유스타, 키키 게스트. 거기에 커뮤니티까지.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는 최대한 뿌려봤는데 역시 SNS에 업로드하는 것까지 카운트가 쉽지가 않다.
“이거 간당간당하겠는데.”
나는 온갖 SNS를 체크했다. 현재로서는 에이스북, 유스타그램, 틴톡….
“또 뭐가 있지. 음….”
최근 틴톡 @koreangirl 계정으로 일본인들과 중국인들이 볼 수 있게 토끼 모자 영상으로 ‘서윤슬’을 끼워놨는데 이걸로 부족했던 모양이다.
나는 커뮤니티로 들어가 토끼 모자를 검색했다.
‘아무래도 서윤슬 인식시키기엔 10대가 최적화인데.’
10대들이 많은 커뮤니티로 들어가자 아니나 다를까.
[익명게시판/ 근데 처음에 토끼모자 쓰고 사진찍은 그 유스타스타 있잖아ㅋㅋㅋ]좀 길티… 아니냐; 나만 이렇게 생각함? 열여덟 먹고 유아용 모자 쓰고 사진찍은거 보고 어이없었는데 댓글로 다 부둥부둥 해줘서 으엑 싶었음ㅋㅋㅋ 나잇값 개못해
‘음. 새벽반다운 글이야.’
놀라울 것도 없다.
하지만 새로고침을 한 다음 달린 댓글에 나는 조금 놀랐다.
-(사진 캡처.jpg)ㅋㅋㅋ 너?
그건 바로 조은주의 마법의 반성문이었다.
[그냥 글을 쓸 때는 화가 좀 났습니다. 인플루언서나 인튜버나 솔직히 이 정도 찬양받을 급은 아닌데…. 그런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고.]‘오. 이럴 때 사용되네.’
커뮤니티에서는 끝도 없이 사용되는 밈이 몇 개 있다. 예를 들자면 해명문.
[해명문에 들어가야 할 것]-나는 누구인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가
[해명문에 들어가지 말아야 할 것]-본의 아니게
-보답하겠다
이 짤은 아마 영영 커뮤니티를 떠돌 것이다. 지금 조은주의 반성문이 그런 역할을 맡은 것 같았다.
가볍게 서치를 해보니 어느 커뮤니티나 저런 글에는 이 캡처가 함께 올라가 있었다.
[삭제된 글입니다]그런 댓글로 역조롱을 당하다 보면 글은 빨리 삭제되는 편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다.
나는 그다음 글을 확인했다.
[10대 게시판/남자친구랑 유스타스타 때문에 헤어졌다…]유스타스타 좋아하는건 알았는데ㅋㅋ 또 배경화면 바꿔놨더라 토끼모자 쓴 사진으로 해놓고 다른 친구들이 이상형 물으니까 토끼상 여자라 하더라고
난 고양이상인데… 누가봐도 그냥 헤어지자는 거 같아서 오늘 차버렸어 나 다음 남자친구는 절대 이런 사람 안만나려고
카스 들어가서 그동안 댓글 남겼던것도 싹 지웠어 내 빈자리 후회했으면 좋겠다
상메 초성으로 ㄴㄱㅇㄱㅁㄴㄱㅅㅅㄷ 써놓고 싶은데 이러면 알아챌까?
-무슨뜻인데?
˪너같은거 만난게 실수다
˪근데 이러면 후폭풍 안올 듯… 나라면 후폭풍 올때까지 기다린다ㅠㅠ
-둘다 몇 살이야? 내남친도 그 토끼모자 유스타스타 ㅈㄴ좋아해서 더 빡친다ㅋㅋㅋ
˪나 13 남친 13. 같은반 CC였어…
음. 괜히 미안해지는군.
‘중학교 입학하면 더 좋은 남자친구 사귈 수 있을 거야….’
나는 다음 글을 확인하려다가 멈칫했다.
뭔가 감을 잡은 기분. 정답이 눈앞에 있는 느낌.
“…카스?”
카카오 스토리. 지금 사용하는 회원 나이. 평균 30대.
참고로 왜 30대냐면 둘 중 하나기 때문이다.
::카스썰::
남사친이 나에게 집착한다
(자작 0 실화 100! ♥불펌하면 지구끝까지 따라가요오♥)
9살부터 13살이 사용하거나.
[KAKAO STORY]드디어 울 딸램 초등학교 입학~ㅋㅋㅋ 내가 다 긴장돼서 잠이 안오드라ㅠㅠ 얼집 갈때까지만 해도 가기 싫다고 울고불고 했는데 오늘은 의젓~!
3N살부터 6N살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내가 왜 카스 생각을 못 했지!”
피드 신경쓰고 감성 신경쓰고, 안읽씹한 카카오톡 때문에 눈치 보느라 못 올리고, 사진이 마음에 안 들어서 못 올리고, 아무튼 많은 이유로 사진 한 장 업로드하기가 쉽지 않은 SNS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사진이 대용량으로 올라오는 SNS!
“심지어 연령층 대부분이 아이돌에게 큰 관심이 없잖아!!!”
아마 공중파 방송까지 타지 않은 이상은 아이돌 토끼 모자로 인식되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그래!!! 답은 카카오스토리다!!!”
답을 찾은 나는 눈을 꽉 감았다.
‘…아빠. 미안해.’
잠시만 아빠를 바꾸자.
* * *
[이모저모게시판/ 토끼모자 사장님 딸래미jpg]얼마 전 보배드린에서 돈쭐냈던 토끼모자 사장님 기억하십니까ㅋㅋ
저는 이 사장님 딸래미가 아주 어릴줄 알았는데 말이죠..ㅋㅋㅋ
(윤슬의 유스타 토끼모자 사진 캡처.jpg)
제 조카가 사진 보여줬는데 딸이 고2라고 합디다~ㅋㅋㅋ우째 이런 반전이
-이런 딸이 토끼모자 맨들어달라고 조르면 저라도 만들어줄 듯 하네요
-딸이 에센에스에서 아빠 모자 홍보해준가봐요^^ 기특하네요
-제 딸이랑 닮았네요ㅋ 예뿌죠 (세살짜리 아기의 토끼모자 사진 첨부.jpg)
˪아이고야~ 에너지가 넘칠 때네요ㅋㅋㅋ
˪힘들어 죽습니다 ㅠㅠ
그렇다.
윤슬은 이제 1020에서 타깃을 30~50대로 바꿔버렸다.
‘얼른 자식 조카 손녀의 사진을 카스에 올려라.’
아이돌 토끼 모자보다는, 토끼 모자 사장님의 딸이 저들에게 더 인식이 잘 될 것이었다. 윤슬의 예상대로 다른 커뮤니티에 순조롭게 거짓 정보가 퍼져 나갔다.
[육퇴게시판/ 맘님들 이거 보셨어요? 토끼모자 사장님 딸이래요~.jpg](윤슬의 토끼 모자 사진.jpg)
제 딸이 한창 아이돌이다 SNS스타다 하면서 자기도 따라하고 싶어하는 애거든요. 젤 좋아하는 언니가 쓴 모자 사달라고 사달라고 조르길래 뭔가 했더니 토끼모자네요.
-ㅎㅎ귀염에너지 폭발~~ 웃는게 넘 예뻐요
-부모 눈엔 몇 살이어도 아기죠 머ㅋㅋ저도 울 아들들 사줬더니 하루 갖고 놀다 팽~ㅋ 돈아까버라
-순둥순둥하니 진짜 토끼같네요ㅋㅋ 울 둘찌도 사달라고 그렇게 조르더만 이게 요즘 유행이긴 한가봐요
‘토끼 모자 사장님의 기특한 딸래미’ 글은 펌글로 이미지를 만드는 힙스터 어르신들에 의해 5060 커뮤니티까지 옮겨졌다.
바로 NEVER 밴드로.
-내자식.도아닌데…참으로기특하구나^^
-광식이ㅋ 느이 딸이냐? 이뻐이뻐~~
˪이 얌체쉑끼가 내딸결혼식에도안오고 손녀돌잔치에도안오니 구별못하고 이런망발을하는구나
˪왜 싸우고들 그런다냐~~
…아무튼 손자 손녀를 둔 세대에게도 윤슬이 인식되었다.
「▷아이템 착용 [52,823/100,000] 명」
게시글의 조회수가 높아질수록 상태창의 카운트가 빠르게 늘어났다.
윈윈이었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귀여운 모자를 씌우고 만족했고, 아이들은 SNS에서 유명한 언니처럼 된 것 같은 기분에 기뻐했다.
띠링-!
[언니 안녕하세요! 저는 그동안 언니 사진에서 나오는 거 따라하고 싶었는데요 아직 부모님이 화장은 안된다고 하셔서 많이 슬펐는데…토끼모자는 된다고 사주셨어요! 언니 생각 나서 사진 보내요.]
윤슬은 이런 메시지를 제법 많이 받았다. 평소에 매일 윤슬 언니를 슬프게 하는 사람은 가만두지 않겠다고 해주는 귀여운 아이들의 계정이었다.
하나하나 답장을 해주자 뛸 뜻이 기뻐했다.
‘이 맛에 어린애들 보는 거지….’
윤슬은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스타일 슈어 왕따 사건 이후로 초등학생들에게 아이돌급의 인기를 끌고 있었다.
「▷아이템 착용 [71,777/100,000] 명」
윤슬은 흐뭇하게 상태창을 체크했다.
‘이제 피날레는 진짜 일반인들 상대로 해볼까.’
[반전의 토끼모자 사장님 딸ㅋㅋㅋ.jpg]어린앤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스무살ㅋㅋㅋㅋㅋ
이런 카드뉴스를 만들어 SNS에 뿌려 버렸다. 이미 커뮤니티의 유머게시판 인기글을 퍼다 나르는 SNS 계정들에 의해 뿌려지긴 했지만. 윤슬은 다른 걸 원했다.
-엥? 스무살? 이사람 팔로우 해놨는데 고딩인데
-서윤슬 열여덟임ㅋㅋㅋ
댓글로 정보를 정정하는 사람들로 인해 다시 한번 각인시키기.
「▼상세 설명▼
✧✿여기 있어요✿✧ (사용 시간 5시간)
: SNS에서 눈에 띌 수 있는 포션! +1~100 (확률 랜덤) 입니다.
당신의 계정이 무작위로 SNS 사용자들의 피드에 노출됩니다.
※ 유명세 ( 100 )부터 사용 가능한 아이템입니다.
▶포인트: 500」
「남은 포인트: 1,207」
잘 보이라고 아이템도 사용했다. 사용 시간이 다섯 시간이라는 게 아쉬웠지만 지금으로써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토끼 모자가 귀여울수록 노리는 건 윤슬 하나만이 아니었다.
[이슈게시판/ 지금 아이돌 팬싸 필수템ㅋㅋㅋ.jpg]어느새 아이돌들이 하나둘 쓰다 못해 방송까지 진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윤슬은 아이템 창을 바라보며 고민했다.
“아, 아이템 하나 더 써야 되나….”
하지만 그때, 윤슬의 사진으로 예상치 못한 글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