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199)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199화(199/405)
윤슬의 세 번째 영상은 빠르게 30만 조회수를 찍었다. 1월. 한창 인터넷이 활발할 시기였다. 전국의 학생들은 방학을 맞이해 커뮤니티 지박령이 되었다.
윤슬의 이름이 들어간 글이 심심치 않게 보이고, 쉽게 인기글이 되었다.
[HOT/ 나도 모르게 계속 보게된다는 인튜브 영상.jpg]옷 하울이라고 하면 좀 옷 설명 제대로 해주고 길게 하는 영상이 대부분이었는데 일단 냅다 입고 보여주니까 성격 급한 한국인으로서 뒤로가기 안누르게 됨ㅋㅋㅋㅋ
나만이런거면 미안 ㅜ
-ㅁㅈ 편집 시원시원해서 마음에 들었음
-광고 아니라 더 좋더라..ㅜ 보통 이런거 하면 무슨무슨 브랜드! 제가 진짜 좋아했고! 여기 신상이고~ 이런거 늘어놓느라 몇분 잡아먹는데
˪ㄹㅇ 개답답해서 나 2배속 보잖아
-이 편집 이제 유행된듯ㅋㅋㅋㅋ 비슷한 영상 많이 보이더라
윤슬의 틴톡식 편집은 짧은 시간에 빠르게 인튜브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인튜브 크리에이티브 앱은 영상의 평균 잔류 시간을 함께 띄워주는데, 윤슬의 편집을 따라한 인플루언서들은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평균 시청 시간▶ 07:11
BGM에 맞춰 빠르게 컷 편집을 하는 영상은 시청자 이탈이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심지어 다른 영상을 한 번 더 클릭해주는 효과까지 있었다.
키워드는 ‘유신사’와 ‘플리마켓’, 편집은 ‘서윤슬식’.
감을 잡은 인플루언서들은 그 두 개를 합쳐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물론 모두가 무료로 만들지는 않았다. 시장에는 어느 정도 돈이 풀려 있는 상태였다.
1월, FW 세일을 앞에 둔 많은 브랜드에서 광고비를 푸는 시기.
유신사 측에서 광고를 넣지 않고, 유신사에 입점된 브랜드에서 광고를 넣는다는 뜻이다.
[Intube]―미스치트! 오늘 소개해드린 제품들이 곧 할인을 시작합니다. 1월 말부터 진행될 건데~ 무려 유신사 플리마켓에서 첫 스타트를 끊는다고 해요!
유신사 입점 브랜드들은 인플루언서들에게 광고를 맡길 때 반드시 ‘유신사’와 ‘플리마켓’ 키워드를 넣어줄 것을 강조했다.
[Youstagram]핏이 예쁜 체리쉬. 아직까지는 추운 날씨니까 꼬옥 기모 들어간 걸로 입어조( • ̀ω•́ ) 곧 #유신사 에서 #플리마켓 으로 세일가 구매가 가능해요!
광고를 받지 않은 인플루언서들이 스스로 트렌드의 흐름을 만들어냈으니 후발주자들이 자연스럽게 합류할 때였다.
[Blog]안녕하세요 잇님들 🙂 오늘은 유신사에서 쇼핑하기 좋은 겨울자켓 하나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1월 말 서울에서 플리마켓이 열리는 그 브랜드, 바로 데일리지크 인데요.
그렇게 블로그 포스팅 한 건에 50만 원, 영상 5백만 원, 유스타 사진 1백만 원…을 받지 않고 트렌드에 탑승한 인플루언서들로 굳어진 유신사 1분기 마케팅 비용.
3억 2천.
플리마켓 성공의 신호탄이 울리는 순간이었다.
* * *
“아, 떨린다.”
“나도.”
“오늘 몇 명이나 올까?”
셋은 이태원에 있는 유신사 새 건물로 향했다. 전날 윤슬의 집에서 다 같이 출발하려던 계획이 문제였다. 잠들 때쯤 되면 누군가 한 명이 입을 열고, 누군가 또다시 말을 꺼내고를 반복하면서 거의 밤을 새다시피 하며 날을 새웠던 것이다.
“어…. 저거 뭐야?”
“힙스터인 거 보니까….”
“유신사 플리마켓 줄인가 본데?”
역에서 나와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윤슬은 놀란 눈으로 사람들을 세었다. 어림잡아 서른 명도 넘는 줄이 이어져 있었다. 빠르게 줄을 지나쳐 건물로 들어가자 더 많은 인원이 있었다.
“저희 끌차 하나 추가요!!!”
“미스치트 관계자 안 계세요!!! 짐 내려야 됩니다!!!”
“죄송합니다, 지금 가요!!!”
[Youshinsa flea market]감성 있는 입간판이 놓인 건물 입구에서부터 트럭들이 줄줄이 세워져 있었다. 박스가 가득한 트럭에서 사람들은 끌차에 짐을 싣고 또 실었다.
“…미쳤다.”
생각보다 훨씬 더 대규모였다. 참가하는 브랜드가 100개에 달했고, 인플루언서들은 어느새 윤슬이 모아 왔던 것에서 2배가 늘어나 있었다.
“윤슬님!”
마린은 저 멀리에서부터 윤슬을 발견하고 뛰어왔다. 얼굴에는 흥분이 가득 담겨 있었다.
“추운데 오느라 고생하셨어요. 친구분들도. 아휴 얼굴이 빨갛네~. 따뜻한 거 뭐 하나 마셔요.”
마린은 손가락으로 어떤 트럭을 가리켰다.
“라모레에서 커피 트럭 보냈어요. 심지어 열 대나!”
“여기에 열 대요?”
“저기 언덕 아래에 올라오면서 못 봤어요? 거기 두 대 있고, 여기 입구에 세 대. 그리고 건물 안에도 부스 만들어놨어요.”
그러고 보니 트럭 앞에 쌓인 핑크색 컵 홀더에 모두 라모레의 로고가 적혀 있었다. 윤슬은 메뉴판을 바라봤다.
▶마시멜로 코코아
▶자몽 티
▶아메리카노
▶캬라멜 마끼야또
‘다 대충 물에 타는 거구만.’
카페 알바 짬이 있는 윤슬은 빠르게 메뉴를 골랐다.
“저 아아요.”
“저도요.”
“저는 자몽티! 많이 달게요!”
이 겨울에도 아이스를 마시겠다는 윤슬을 바라보는 마린의 눈빛이 미묘했다.
‘…감기 걸리게 하지 말랬는데.’
지금으로부터 두 시간 전, 유신사의 플리마켓이 마지막으로 점검에 들어갈 때였다. 다들 피로에 찌들어 있는 상태였는데 어울리지 않는 구두 소리가 바닥을 울렸다.
“안녕하세요? 다들 피곤하시겠어요~”
‘…라모레!’
라모레의 다이아수저였다. 가까이서 보는 건 처음이었던 마린은 바짝 긴장했다. 이번 플리 마켓에 라모레도 함께 참여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 직급이 직접 현장에 나올 줄은 몰랐다.
“입구에 커피 트럭 보내놨어요. 다들 한 잔씩 마시면서 하세요. 오늘 밤까지 고생하셔야 되는데~”
다이아수저의 말에 몇 명이 기뻐했다. 마침 커피가 절실하던 차였다. 마린은 화려한 차림새와 달리 생글생글 웃으며 말하는 다이아수저에게 호감이 갔다.
“오늘 담당자분? 윤슬 씨랑 처음 컨택하신.”
“아아, 넵! 맞습니다. 만나 뵙게 돼서 정말 반갑습니다. 마린이라고 합니다!”
“네~. 얘기는 들었어요. 저도 반가워요. 아, 참고로 한 대 아니에요. 기다리는 분들도 마실 수 있게 할 거고. 라모레 부스도 하나 비워서 넣어놨어요. 추운데 기다리다가 짜증내면 안 되니까. 뭐라도 먹여서 달래 놔야지.”
“신경 써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커피 차도 보내주시고…. 다들 벌써 난리 났네요.”
커피 트럭으로 달려가는 직원들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던 마린에게 다이아수저가 말했다.
“참고로 이거 윤슬 씨 때문에 보낸 거예요.”
“…?”
“직원들한테도 전해 놔요. 내가 서윤슬 앞으로 커피차 보냈다고. 아, 벌써 여섯 시네. 나 본사 가야겠다.”
손목시계를 확인하던 다이아수저는 가볍게 등을 돌려 걸어가며 손을 흔들었다.
“감기 걸리게 하지 말고~. 추운데 세워두지 마세요~”
삼 초간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던 마린은 그제야 이해를 했다.
‘서윤슬 건드리지 말란 거구나!’
둘 사이가 대체 어떤 건지 몰라도, 일단 평범한 스무 살 인플루언서로 윤슬을 대하면 안 되겠다는 계산은 확실히 나왔다.
마린은 애써 미소 지으며 윤슬을 속였다.
“아직 얼음이? 여기까지? 도착을 안 해서 뜨거운 것만 가능하세요.”
“어, 진짜요?”
“네. 그럼요. 뜨거운 거 드세요, 뜨거운 거. 감기 걸리지 않게.”
강제로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윤슬에게 쥐어 주면서 마린은 다짐했다.
‘오늘 서윤슬 위주로 케어한다!’
원래대로라면 시간당 움직이며 브랜드 소비자를 체크해야 했지만, 그건 일단 뒷전으로 미뤄둘 예정이었다. 재벌가 후계자가 직접 이곳까지 행차하셔서 경고까지 하고 가셨기 때문이다. 윤슬을 대충 대했다 돌아올 후환이 두려웠다.
‘업무는 쪼개서 다른 팀원들한테 맡기고! 응. 그리고 서윤슬이 주요 인물인 건 맞으니까….’
마케팅 비용 절감의 일등 공신인데다가 이 플리 마켓을 유신사에서 주도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준 윤슬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유신사도 협력 업체에 지나지 않았을 뿐인데, 이제는 유신사가 만들어낸 플리 마켓이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1분기, 아니! 2분기까지는 끄떡없지!’
기존 유신사 마케팅 멤버들의 앞에서 어깨 좀 으쓱할 수 있던 마린이었다. 스타일 슈어 직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 서포터즈가 망한 뒤로 비실거리던 직원들도 어느새 힘이 넘쳤다.
“마린님!!! 입장표 배부 시작 5분 전입니다!!!”
저기에서 활기차게 소리치고 있는 직원의 얼굴에도 미미한 활력이 들어가 있었다. 내가 몸담은 곳이 제대로 굴러가기 시작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네!!! 갑니다!!!”
마린은 크게 대답하고 윤슬을 향해 말했다.
“2층, 계단에서 가장 가까운 룸이 윤슬님 부스예요. 윤슬님은 카드 계산만 도맡아 해주시면 되구요. 입장할 때 대기표 확인하는 건 저희 직원들이 해 줄 거예요. 현금 계산도요. 사이즈 없으면 갖다주는 것도 저희 직원들 몫이니까 윤슬님은 편하게. 네? 편하게 갑시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던 윤슬은 씩 웃었다.
“네. 편하게 할게요.”
* * *
입장과 동시에 사람들은 뛰기 시작했다. 전날 유신사 유스타그램에 올라갔던 브랜드 지도를 외우다시피 한 것 같았다.
사람이 몰리는 곳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다.
할인율이 가장 큰 브랜드, 가장 비싼 브랜드, 그리고 서윤슬.
“저 인튜브 보고 왔어요! 구독자예요.”
“와~ 감사합니다.”
“사진 한 번만 같이 찍어주시면 안 될까요? 실물이 훨씬 예쁘세요….”
“당연히 되죠. 여기 보면 되나요?”
오로지 윤슬만을 보기 위해 플리 마켓에 온 사람들도 제법 있었다. 심지어 새벽같이 줄을 섰는데도 빈손이 아니었다. 전날부터 준비한 쿠키나 마카롱, 꽃다발이 함께였다.
선물이 점점 쌓여가고, 유신사의 카드 전표에는 끝없이 윤슬의 이름이 찍혔다.
서윤슬: 189,000
서윤슬: 217,000
서윤슬: 56,000
서윤슬: 308,000
쟁쟁한 브랜드의 판매액 사이에서 윤슬은 독보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