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200)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200화(200/405)
#유신사 #플리마켓 #이태원
지금 유스타그램에서 하나둘씩 보이는 키워드들이었다. 플리 마켓에 간 사람들은 스토리로 끊임없이 이곳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Youstastory] [와 드디어 입장ㅠㅠㅠㅠ개힘들었다 좋아 오늘 통장 거덜내보자고~!](대기표를 흔드는 부메랑.mp4)
플리 마켓에는 유명한 스트릿 모델들도 부스를 냈다. 이들을 보러 온 팬들도 적지 않은 수를 차지했다.
[Youstastory] [미쳤다 강지혁봄ㅠㅠㅠㅠㅠ (키스갈기는 스티커)](저 멀리에서 손을 흔들어주는 남자.mp4)
그리고 유명인들이 있는 곳엔 당연히.
“안녕하세요, 인복들!!! 모모입니다! 이번엔 제가 어~디를 왔을까요?”
유명인들을 더 유명하게 만들어주는 방송인이 오기 마련이다. 셀카봉에 카메라를 끼고 촬영을 하는 인튜버들 사이에서 제일 활기찬 사람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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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모자 사장님의 유명세에 힘을 실어 줬던 그때 그 백만 인튜버, 모모였다.
“웬일이야 웬일이야! 여기 힙쟁이란 힙쟁이 다모였다. 저도 기 안 죽을라고 오늘 선글라스는 명품으로 하고 왔잖아요. 죽여주지? 어? 누가 겨울에 선글라스를 굳이 끼냐고? 아 진짜~! 뭘 모르는 사람이나 하는 말을 한다 또. 원래 멋쟁이는 계절을 앞서 나가는 거거든. 제가 그래서 두계절 앞서 나간 거라니까요.”
-ㅋㅋㅋㅋ모모야 부연설명하니까 더 없어보여
-선글라스 잘어울린다 울언니ㅠ
라모레의 로고가 박혀 있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모모는 주변 사람들과 인사를 했다.
“거기 힙스터! 이리 와보세요. 힙스터 씨? 어 거기 당신~. 어 도망가! 저 사람 도망가! 잡아와!!!”
지금 모모는 실시간으로 생방송 중이었다. 자막과 편집을 완료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송출하는 게 아닌, 진짜 지금 이 모습으로 편하게 소통하는 이른바 스트리밍.
날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만큼 시청자는 인튜브 영상보다는 적었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이들은 모모의 골수팬이었다.
“자, 잡아왔습니다. 와 무슨 달리기가 이렇게 빨라…. 싱싱한 힙스터입니다. 이제 이 힙스터는 제것입니다…. 킥킥….”
-왜저렇게 수상하게 말하냐곸ㅋㅋㅋ
-누가 모모 입뺀 안시키냐?
-저희 유신사무드와는 어울리지 않아 죄송하지만 입장 불가하세요 ◞( •́ㅿ•̀ )◟나가주시겠어요?
“아니아니. 일단 자기소개부터 해봅시다. 나 진짜 깜짝 놀랐잖아. 모델인 줄 알았어. 키도 진짜 큰데 거의 이미터 아니에요? 키가 몇이에요?”
“…백팔십 조금 넘습니다.”
“와! 겸손한 거 봐. 오늘 입은 옷 설명 가능해요? 이날만을 위해 옷장에 고이 모셔놨던 소중한 옷을…. 아 힙스터들은 이런 거 인정하는 거 싫어하나. 우리만, 우리한테만 솔직하게.”
“잘 모르는데….”
“아!!! 지독한 힙스터 걸렸다! 컨셉에 단단히 잡아먹혔어~!”
모모에게 잡힌 남자는 겉으로는 티 내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당황스러웠다. 진짜 옷 정보를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형 건데…. 브랜드 택이라도 볼 걸 그랬나….’
윤슬이를 만나러 왔다가 웬 이상한 사람에게 잡혔다. 죽기 살기로 도망가면 절대 안 잡힐 자신이 있었는데, 자신을 쫓아오는 스태프 삼촌이 너무나 피곤하고 가엾어 보였다. 마치 컨트롤 에스를 누르지 않아 편집본을 다 날린 사람이라도 되는 것같이 보이는 사람이 쿨럭거리며 쫓아와 예의상 잡혀 주었다. 그랬더니 이렇게 곤란한 상황이 일어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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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사납게 생겼다ㄷㄷ
-코트 우연미 아님? 안에 입은 셔츠도 우연미같음
-상의만 이백ㅋㅋㅋㅋㅋ
“와 근데 가까이서 보니까 이목구비 주장 장난 아니다. 몇 살이에요?”
“스무 살입니다….”
“…어? 스무 살?”
잠시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다.
-?
-네???? 잘못들은거같은데???
-ㅁㅊ서울가면 저런남자 있음?ㅜㅜㅜㅜㅜㅜㅜ
-???
스무 살이라는 재언의 대답에 댓글창이 폭발했다. 실시간으로 물음표가 도배되었다. 스무살이라는 말을 아무도 믿지 않았다.
점점 모모와 재언을 둘러싸고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카메라 셔터 소리가 쉬지 않고 울렸다.
“…….”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사람들 너머로 그 상황을 발견한 백휘는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괜히 이쪽을 바라보면 귀찮은 일이 일어날 것 같았다.
“미쳤다! 이거 누가 입나 했는데 이런 사람들이 입는 거구나!!! 이것도 걸쳐봐요. 아니, 우리 스탭이랑 옷 한 번만 바꿔 입어보자!!!”
백휘는 대충 끼고 온 마스크를 고쳐 쓰며 윤슬의 부스로 향했다.
* * *
“백휘!”
“손님 많네.”
나는 백휘에게 손을 흔들었다. 마침 타이밍 맞춰 와 준 백휘였다. 지금은 점심시간이라 잠시 부스를 닫고 나는 주현이와 나연이랑 도시락을 열고 있었다.
“너도 먹을래? 불고기 도시락이야. 몰래 하나 더 갖고 오면….”
“하하, 난 괜찮으니까 그렇게 수상하게 속삭이지 마.”
이거 이만 원짜리 도시락인데 아깝다.
나는 백휘가 내미는 휘낭시에를 받았다. 오늘 나 정말 선물 많이 받네.
“어이! 서씨! 빨리 먹고 장사 재개하자고.”
어느새 손님을 단 한 명도 놓치지 않으려는 동대문 상인처럼 밥을 먹고 있는 나연이었다. 자꾸 곁눈질로 지나다니는 손님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손님 다 놓치네~. 이거이거 이래서 살겠나.”
“바보야 천천히 먹어!”
옆에서 주현이는 이제 막 한두 입 먹었을 뿐인데 나연이는 절반 가까이 먹어가고 있었다. 아무래도 오늘 온 손님들이 모두 나연이의 마음에 쏙 든 것 같았다.
아까 보니까 나연이 부스에도 선물이 제법 쌓여 있었다. 주현이도 그렇고.
“오늘 오는 손님들 다 진짜 착한 사람 같아! 그치 주현아!”
“…응. 그런 것 같아.”
못 본 사이 주현이의 머리 위 디버프 글자가 더 흐릿해져 있었다.
「!Debuffs! 자신감 부족」
좋은 신호다.
나는 백휘가 따 준 녹차를 한 모금 마시면서 핸드폰으로 SNS에 들어갔다. 오늘도 여기저기 알림이 울려 온통 빨간 말풍선이 떠 있었다. 특히 유스타 스토리에 많이 태그를 당했다.
‘팔로워도 많이 늘었네.’
내 부스 앞에 있는 이 QR. 이게 큰 역할을 했다.
“나 팔로워 오늘 하루에만 삼백 명 늘었어. 미쳤지.”
“나도.”
부스마다 놓인 QR코드를 촬영하면 유스타그램을 비롯해 SNS가 뜬다. 그 계정을 팔로우하면 기념품을 주는 식으로 홍보를 진행한다. 브랜드에서는 업체 측이 준비하고, 우리 같은 인플루언서 부스 같은 경우에는 유신사에서 모든 금액을 지불했다.
‘이걸로 돈 많이 나갔지만….’
어쩌면 내가 아껴준 마케팅 비용 대부분은 이 기념품으로 나갔을지도.
유신사 돈 써서 내 팔로워를 늘리니 기분이 아주 짜릿하다.
“그럼 나 먼저 간다!!!”
나연이는 그새 밥을 다 먹고 잽싸게 자신의 부스로 달려 나갔다. 그러다 문밖의 누군가와 부딪혔다.
“아!!! 트럭이랑 부딪힌 거 같아!!! 비켜 권재언!”
잠깐 널브러져 있던 나연이는 다시 자신의 갈 길을 갔다. 머쓱하게 서 있던 재언이가 부스 안으로 들어왔다.
“…안녕. 벌써 두 그릇째야?”
“아니야. 나연이 속도가 그냥 빨랐던 거거든 재언아.”
* * *
주현이도 은근히 팔로워들을 만나고 싶은 건지 후식 타임 따위 가지지 않고 부스로 돌아가 버렸다. 윤슬은 백휘가 사 온 휘낭시에와 재언이가 사 온 커피로 당을 채웠다.
“이거 몇 시에 마감이랬지?”
“아홉 시. 근데 연장할 것 같기도 하고.”
“음, 거의 열두 시간을 일하네. 괜찮겠어?”
“안 괜찮아도 해낸다.”
아홉 시부터 오후 한 시까지. 단 네 시간 만에 매출 700만 원을 넘겼다. 이대로라면 플리 마켓이 진행되는 일주일 내에 일억은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 슬슬 다시 부스 열어야지. 너네도 구경하다 가. 3층에 디자이너 브랜드 많더라.”
윤슬은 기지개를 피고 일어나 문으로 걸어갔다. 룸 바깥에 있는 ‘closed’ 팻말을 ‘open’으로 바꾸려 할 때였다.
“어어어어!!! 와! 여러분! 여기 반가운 사람이!!!”
“…모모?”
“나 아는구나! 이야~. 얘들아 뭐라 그랬어. 나 백만 인튜버라니까? 나 길가면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알아보는데!”
-와 반갑닼ㅋㅋㅋㅋ 토끼모자 나왔네
-???누구에요 이사람?
-이사람 한국대 합격 그사람 맞죠? 개신기하다 이렇게 실물보네ㅋㅋㅋㅋ
셀카봉을 든 모모가 윤슬에게 달려갔다.
“인터뷰! 인터뷰 한번 하죠! 우리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나 들어갈게요! 들어간다!”
“어어…. 네….”
-휩쓸린거 불쌍해ㅠㅠㅋㅋㅋ
-모모야 어린애 괴롭히지 말자
-어??? 뭐임 아까 그 스무살 청년 왜 또 여기있엌ㅋㅋㅋ
-옆자리 남자 뭐임?
“아니…. 우리 아까…. 이렇게 인연이. 또 만나니까 너무 좋다~!!! 아니 근데. 여기 이분은 또 누구…?”
재언을 보고 반갑게 인사하던 모모가 백휘를 보고 잠시 멈춰 섰다. 그리고는 빠르게 핸드폰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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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4k됨
-뭐지…? 일단 감사합니다
-여보!!!!!!!!!
백휘는 냅다 줌을 해버리는 모모의 카메라 렌즈에서 살짝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마스크를 썼다.
“안녕하세요.”
“왜 마스크 껴요! 아! 안 돼!!! 왜 그 얼굴을 혼자만 보려고 해!!!”
“하하. 수고하세요. 슬아, 다음에 보자.”
너른 보폭으로 부스를 벗어나 버리는 백휘 덕분에 댓글창이 읽을 수도 없이 빠르게 올라갔다. 재언 역시 슬쩍 함께 나가버렸다.
-돌아와제발돌아와제발
-아 안돼ㅠㅠㅠㅠㅠ
-나하염없이눈물이나그저하염없이서글퍼져너를사랑한뒤매일잠이오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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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는 과장되게 우는 척을 하다가 빠르게 윤슬에게로 카메라를 돌렸다.
“자 그럼! 이별의 슬픔은 여기까지 하고. 우리 귀염둥이! 대한민국 수시러의 희망. 그 대표 그 자체! 여러분 다들 아시죠? 토끼 모자편에서 살~짝 출연한 적 있지만. 아마 대부분 다 그 영상 보셨을 것 같은데?”
-ㅁㅈㅁㅈ 진짜 자주봐서 친밀감 오졋음
-입학도 전에 한국대 대표됨ㅋㅋㅋ
“자 인사! 자기소개 한번 해주세요~! 나 한.국.대.생이다. 나 이제 스.무.살.이다. 나 완전 슈퍼핫 인.플.루.언.서.다~!”
“…안녕하세요? 서윤슬입니다.”
-자기소개 하라면서 지가 말을 다하네
-얼굴 빨개진거 기여웡ㅜㅜ
“영상 딱 네 개 올렸는데 구독자 20만이에요. 이게 말이나 됩니까? 이러다가 10개 올리면 백만 인튜버 되겠어. 우리는 그렇게 고생고생하면서 구독자 모았는데…. 아 배 아파~! 처음 인튜브 영상 올릴 때 무슨 생각으로 올렸어요?”
“사실 제가 수시 하나는 진짜 망했는데 이걸 어디다 말할 데가 없는 거예요. 친구들은 다 같이 수능 준비하니까 걔네한테 말하기도 좀 그렇구. 그래서 이런… 마음 아픈 시련도 그냥 살짝 클리셰처럼 여기면 좀 덜하지 않을까.”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나는 힘숨찐 주인공이다. 잠깐 힘든 거다. 이것도 내가 깨부숴버리고 만다~! 그렇게 자기 세뇌를 했구나!”
“네. 그런 거죠…. 그렇게 카메라 켜고 말하니까 훨씬 괜찮아졌어요.”
“그리고 거울 봤다 안 봤다? 살짝 울어서 빨개진 내 눈이 청초한 것 같아 나도 모르게 머리 빗었다 안 빗었다? 또르르 흘리는 눈물마저 나의 가련함을 돋보이게 해주는 것 같았다 아니다?”
“…거울 …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모야 그렇게 묻지마ㅠㅠㅋㅋㅋㅋㅋㅋ
-애 얼굴 터질라하넼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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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의 영상은 차츰 시청자들이 늘어났다. 그리고 누군가가 채팅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입력: 제발 디엠좀 확인해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대학매일 팀이었다.
[E-Mail] [대학매일/ 2월호 신입생을 위한 표지모델 제안…]윤슬이 한 번 거절했던 그 제안을 다시 하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