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201)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201화(201/405)
윤슬의 자기소개 이후로도 모모는 쉽게 자리를 뜨지 않았다. 벌써 모모의 머릿속엔 이번 썸네일도 완성이 되어 있었다.
[Intube] [아니 여기서 만나다니… 유신사 플리마켓에서 만난 유명인들] 21:27 [유신사에서 쇼핑한 것들! 광고주 보고있나?] 18:31이걸로 두 개 뽑아먹을 예정이었다. 첫 번째 썸네일엔 윤슬을 비롯해 유명 모델들을 함께 넣고, 두 번째는 브랜드 로고를 잘 보이게 만들면 안정적인 조회수를 뽑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짧게 유스타 영상으로도 만들어야지.’
아직 유스타에 롤스가 도입되지 않고, 인튜브에 숏츠가 도입되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모모는 타고난 관종이었다. 대중들이 무엇에 더 클릭을 하고 싶어 하는지 자연스레 알았다. 대충, 짧게 볼 수 있는 재밌는 영상!
‘얘는 리액션이 좋네.’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이 놀릴 맛이 나게 만드는 윤슬을 보며 모모는 흐뭇했다. 무슨 말만 하면 낯빛에서 티가 나니 시청자들이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노래 한곡 뽑읍시다
-토끼 노래 들을때까지 나 안일어날란다
– ㅇ-< 드러누웁시다~~!!!
-여러분 윤슬님 디엠 한번만 봐달라고 하시면 안될까요?ㅠㅠㅠㅠ
그때였다. 빠르게 올라가는 댓글들 사이에서 모모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다.
‘…대학매일?’
인튜브 라이브 방송은 유스타와 달리 댓글에 프로필 사진이 전부 보인다. 빨간 배경에 새하얀 글자로 대학매일이 적혀 있는 사람이 계속 댓글을 달고 있었다.
-대학매일 표지! 원해요! 대학매일 표지! 원해요! 대학매일 표지! 원해요!
-저사람 올려줍시다 불쌍한데
-대학매일 표지! 원한답니다! 대학매일 표지! 원한답니다!
“토끼! 대학매일에서 애타게 찾고 있어요~. 디엠을 왜 씹은 거야? 지금 댓글이 난리가 났는데? 매학매일 표지 원한다고 하잖아요~”
모모는 윤슬을 그냥 토끼라고 불렀다. 토끼 모자 사장님 편에서 출연한 윤슬을 알고 있는 구독자들이 알아서 토끼라고 부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첫 출연 몇 분 만에 알아서 캐릭터가 구축되었다.
“아, 제가 지난번에 한 번 거절을 했어서…. 또 연락주셨을 줄은 몰랐어요. 지금 볼게요. 지금.”
머쓱하게 웃는 윤슬이 핸드폰을 확인하러 가자 댓글들은 또다시 윤슬을 놀렸다.
-와 표지 거절했던거임?ㅋㅋㅋㅋ
-연락을 아예 안본줄 알았는데 그냥 대학매일이 매달리는 거였구나
-구질구질한 대학매일… 나한테도 구질구질하게 매달려봐 어디
-ㅠㅠ
윤슬은 핸드폰으로 디엠을 읽었다. 그러자 실시간으로 작은 기프티콘까지 보내며 2월호 표지를 촬영하자고 조르는 대학매일이었다.
“우리도 보여줘요! 우리도! 자~. 우와 대학매일…. 보통 끈적거리는 게 아닌데? 근데 왜 거절했어요? 막 사진 찍기 부끄러워? 아니 대학을 그렇게 좋은 곳 갔는데. 진짜 이번 1학년 중에 제일 유명할 텐데 그걸 왜 안 찍어! 아…. 혹시 너무 유명인이라? 대학매일은 나라는 사람을 담기에 너무 부족한 그릇이다? 나는 좀 더 세계적으로 놀고 싶다?”
“아니에요~!”
-토끼 얼굴 터진다
-대학매일 눈 감아…
-대학매일: 때리는 모모보다 말리는 인복이 더 밉다
윤슬이 대학매일 표지를 거절한 건 다른 이유가 없었다. 당장 눈앞에 있는 미션을 해결해야 했고, 미팅을 잡고 이 플리 마켓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신경 써야 할 일이 너무나 많았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건.
“아마 나중에 또 찍자고 연락 올 텐데 뭐.”
지금이 아닌 다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 자세였다. 한창 바쁠 지금 굳이 찍어야 할 이유가 없었다. 구독자 상승 추세가 한번 침체되었을 때 쓰는 카드로 아껴 둘 작정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밀고 들어오니 또 거절하는 건 별로 좋지 않을 것 같았다.
‘…이걸로 입학하기 전에 인튜브 영상 하나 더 뽑아먹을 수 있을 것 같고.’
윤슬은 곤란한 척 웃으며 순순히 인복들에게 당해주었다. ‘나 할까? 너네가 좀 더 부추기면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 어쩌지~.’ 의 태도였다.
착실하게 모모의 구독자들은 불을 질러주었다.
-함 가보자고~! 찍어보자고~!
-토끼야 대학매일 불쌍하지도 않냐 한번 가주자
“고민 계속할 거예요? 저기 밖에서 사람들이 저렇게 기다리고 있어요! 이 부스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아 날씨도 추운데! 계속 사람들 기다리게 하고! 대학매일 관계자도 울면서 기다리게 하고. 아~. 매정하네~~~ 한번 어떻게, 어? 대학매일 담당자 여기서 딱 말해주세요. 예쁘게 찍어줍니까?”
-당연하죠 저희 대학매일이에요ㅠㅠ
“자신이 있다는데? 살짝. 어? 사진 잠깐만 찍어주자.”
“그러면….”
“됐다!!! 아 감동의 순간!!!”
윤슬이 못 이기는 척 고개를 끄덕이자 모모가 박수를 유도했다. 스태프들과 함께 밖에서 구경하던 사람들도 덩달아 박수를 쳤다. 대학매일 담당자는 댓글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윤슬은 씨익 웃었다.
‘됐다. 이거 편집 잘 되겠네.’
윤슬은 인튜브 클립 각을 잡고 있었다.
* * *
띠링-!
9 to 9. 열두 시간의 고된 노동 탓에 집에만 오면 침대에 쓰러지는 게 일상이었다. 오늘도 비틀거리며 침대에 누운 나는 반가운 소리에 몸을 벌떡 일으켰다.
「<상태창>
이름: 최주현
[스킬: 인생 샷을 만들어줄게 (A+)] [스킬: 인생 샷을 찍어줄게 (A)]!Debuffs! 자신감 부족
→디버프가 해제되어 [인생 샷을 찍어줄게] 스킬이 잠금 해제 되었습니다.
→[스킬: 인생 샷을 찍어줄게 (B+)] 스킬 업을 완료하였습니다. B+→A
<<<총 스킬 A>>>
→디버프가 해제되어 [인생 샷을 만들어줄게] 스킬이 잠금 해제 되었습니다.
→[스킬: 인생 샷을 만들어줄게 (A)] 스킬 업을 완료하였습니다. A→A+
<<<총 스킬 A+>>>」
「▶System
【미션: 히든】
▶짝짝짝! 다정한 도움
디버프에 걸린 사용자에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해당 사용자에게는 ( 1 ) 번의 [무리한 부탁]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성공적으로 진행이 완료되었습니다.」
플리 마켓 마지막을 하루 앞둔 날. 드디어 주현의 디버프가 완벽하게 풀렸다. 매일같이 주현의 오랜 팬들이 다가와 인사를 해줬기 때문일까. 꾹꾹 눌러 쓴 손 편지를 몇 개나 받은 주현이는 집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읽고 또 읽고를 반복했었다.
「▶[히든 보상: 짝짝짝! ‘함께하고 싶은 사람’ 칭호 획득!]
○히든 포춘쿠키 뽑기☜ Click
디버프에 걸린 사용자에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당신에 대한 호감도가 올랐습니다.
축하합니다!」
나는 오랜만에 보는 포춘쿠키에 심장이 떨렸다.
‘현재 내 팔로워는 총 1,104,094명. 십만을 처음 넣었을 때 제비가 나왔었는데, 이번에도 제비가 나오겠지?’
난 받은 포춘쿠키를 조심스럽게 갈랐다.
“오, 대박.”
이번에 나온 종이 안의 제비는 배경색이 황금으로 되어 있었다. 누가 봐도 특별한 제비였다.
“잘 보관해야….”
바스락-
“뀨?”
어. 뭐야…. 얘 왜 벌써 나와?
나는 종이에서 바로 나온 제비를 얼떨떨하게 바라봤다. 머리에 빨간색 리본을 단 제비는 뭘 보냐는 듯 내 침대 위를 종종거리며 돌아다니더니 포춘쿠키 부스러기를 콕콕 집어 먹었다.
“너 왜 벌써 나왔어?”
“뀨!”
자신만만한 표정은 지은 제비는 ‘나 잘했지?’라고 묻는 것 같았다.
백만 팔로워를 넘겨 나온 슈퍼 제비는 일단 맞았다. 그런데 이렇게 부화가 빠른 적이 없었….
“아, 백만이 이미 넘어서 바로 나온 건가?”
나름대로 계산이 확실한 상태창이었다. 어찌 됐든 나쁠 거 없지. 나는 포춘쿠키 조각을 제비에게 내밀었다.
“뀨~!”
제비는 통통한 부리로 쪼아먹고는 내 침대에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얘 조는 거 보니까 나도 졸리네….
‘그래도 일해야지.’
나는 플리 마켓 매출액을 정리했다. 내 부스는 하루에 매출 천만 원을 가볍게 넘겼다.
총매출액: 89,654,800
나는 그렇게 팔천구백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맞다. 모모 영상 업로드 날이지.’
그리고 피날레로 미션 완료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인튜브에 들어가 이미 업로드되어 있는 모모의 영상을 클릭… 하려는데….
“썸네일에 왜 내가 있어?”
[Intube] [아니 여기서 만나다니… 유신사 플리마켓에서 만난 유명인들] 29:27조회수 118,021
지금은 오후 9시 45분. 그러니까 모모가 영상을 업로드한 지 한 시간도 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근데 조회수 11만에 댓글 2천 개?
“댓글 2천이면 보통이 아닌 건데.”
최근 업로드된 모모 영상 중 제일 반응이 좋다는 뜻이다. 나는 2배속으로 영상을 재생했다.
―여기가 어디야! 유신사 플리마켓~! 전부 유신사 아이디 하나씩은 있죠? 집에 전기 들어오는 사람들은 다 유신사 사이트 한 번은 들어가 봤을 거 아니야. 그렇잖아! 유신사잖아. 요즘 쇼핑하면 어디다? 유신사다~. 오늘 플리 마켓으로 미친 세일을 한 대서 또 이 모모가 안 와볼 수 없었지! 오늘 카드 싹~ 긁어버립시다!
자막: 제작진 것도♥
“앞부분은 그냥 넘기자. 내가 나온 게 중요하니까.”
내가 몇 분부터 나온 거지? 나는 엄지손가락으로 연타를 눌러 10초씩 뛰어넘기를 했다.
어? 근데 이거 뭐야.
“…재언이?”
나는 2배속을 잠시 풀었다. 영상에 재언이가 나오기 시작했다.
―거기 힙스터! 이리 와보세요. 힙스터 씨? 어 거기 당신~. 어 도망가! 저 사람 도망가! 잡아와!!!
자막: 제작진 출★동
제작진이 들고 있던 서브 카메라로 잡힌 재언의 뒷모습이 보였다. 제작진이 한 걸음 뛰어갈 때 재언이는 네 걸음 정도 뛰어간 효과가 있었다.
―저기요…! 쿨럭!!! 저기! 쿨럭!쿨럭쿨럭!!!
자막: 지금 여러분은 고문받는 소리를 듣는 게 아닙니다
자막: 그저…
자막: (제작진의 평소 사진.jpg) 평소에 운동을 안 한 못난 어른의 내추럴한 소리를 듣고 있을 뿐♥
자막: (제작진의 평소 사진에 눈물 합성 추가.jpg)
―…괜찮으세요?
그러자 어느새 저 멀리로 가 있던 재언이가 다시 돌아와서 제작진을 살폈다. 가엾은 제작진은 떨리는 손으로 재언이의 옷깃을 잡았다.
자막: 생포! ( •̀ω•́ )σ
그 뒤로는 인터뷰가 이어졌고, 재언이의 옷 정보가 자막으로 나왔다.
[WOOYOUNMI] WOOL Robe Coat 1,680,000 [WOOYOUNMI] Black Backlogo Shirt 517,000-저 코트 원래 저기까지 오는 거냐… 발목까지 오는게 아니고…?
실시간 방송 때의 댓글 몇 개가 함께 추가되었다. 그리고는 재언이의 나이가 나오고. 잠시 화면이 흐려졌다.
자막: 그런데 이분… 저희가 놀라운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자막: (수능 만점자 뉴스 자료.jpg)
―항상 수업에 집중하며, 사교육이라고는 일절 받지 않는 모범생으로, 교우관계도 원만해 체력이 중요하다고 늘 축구를 하던 성실한…. (재언의 수능 사진.jpg)
자막: 그렇습니다. 그 어렵다던 수능 만점자 인터뷰…
자막: 저희가 해내고야 만 것입니다.
자막: 굴러들어온 만점자♥ (♡´౪`♡)
자막: 그런데 우리 모모… 그런것도 모르고ㅠ
―이번엔 이거 입어보자! 이거!!!
자막: 옷이나 입히고 있네요ㅠ
재언이가 주변 사람들과 계속해서 옷을 바꿔 입었다. 밋밋한 스태프의 옷도 재언이 입자 어딘가 비싸 보였다. 그러다 재언이가 이제 끝이라고 인사를 하고, 모모가 붙잡고, 붙잡는 모모를 피해 스태프 뒤로 숨다가 한 스태프가 재언이를 빼돌려줬다.
“중간에 붙잡혔었구나….”
자막: 마음씨 고왔던 재언쿤… 고마웠어요!
자막: 재언쿤의 착장은 아래 링크로 ▼
그 뒤로는 다른 부스에 있는 인플루언서 모델들이 출연했다. 나는 다시 영상을 2배속으로 돌렸다. 내가 나오려면 좀 있어야 할 것 같았다. 나는 스크롤을 내려 댓글을 확인했다.
“…와우.”
아마 이번 영상의 주인공은 내가 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