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202)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202화(202/405)
-3:10 이남성 여자 마음 이렇게 뺏어도 되는거임? 우리 엄마딸도?
-16:03 돌았다 와
-서울가면 다 저런 남자들밖에 없나요?ㅠㅠ
˪고척가서 십만원 내야 볼수 있어요
나는 16분을 클릭했다. 아마 저쯤.
자막: 뭐지…? 잘못본건가…?
자막: 슬로우를 걸어봤습니다…
그래. 백휘 나올 줄 알았다.
몇 번이나 백휘가 마스크를 쓰는 모습을 부메랑으로 편집한 제작진은 퇴장까지 계속 슬로우를 걸어버렸다.
자막: 가지마… 제발…
아련하게 떠나는 백휘의 모습을 연출한 뒤, 그제야 내가 나왔다.
자막: 반가운 얼굴!
자막: (토끼 모자 사장님 편에 출연했던 윤슬의 영상 자료 화면.mp4)
자막: 그리고 요즘 인튜브에서 다들 한번은 봤을~
자막: (수시 면접 망했다고 우는 윤슬의 영상 자료 화면.mp4)
살짝 어색하게 웃고 있는 내 모습 밑으로 스트리밍 댓글 캡처본들이 박혔다. 다들 반가워해 주는 댓글들이었다. 그 뒤로 모모의 내가 바로 핫 인플루언서 몰아가기가 지나가고.
자막: 제발 디엠좀 확인해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드디어 대학매일 관계자의 댓글이 나왔다.
자막: 여배우 등용문!
자막: (그동안 대학매일 표지를 장식했던 여배우들의 자료 사진들.jpg)
자막: 그런 대학매일에서… 매달린다…?
―아, 제가 지난번에 한 번 거절을 했어서…. 또 연락주셨을 줄은 몰랐어요. 지금 볼게요. 지금.
BGM: 크게 충격받은 효과음
자막: 이 여자… 대체 뭐지?
―그리고 거울 봤다 안 봤다?
―…거울 …봤다.
자막: 울 때 거울은 보지만… 대학매일 연락은 안 본다?
자막: 서윤슬(20세) 본인이 아닌 사람에게는 공평하게 냉정한 편
CG로 나한테 얼음왕국 엘사 옷을 입혀버린 제작진은 그 뒤로도 대학매일의 구질구질한 매달림과 한번 받아주라는 시청자들의 댓글을 함께 넣었다. 눈앞에서 모두가 나에게 매달리지만 내가 거절하는 느낌으로.
―네. 할게요 할게요. 근데 플리 마켓 다 끝나고 촬영해야 해서…. 2월호 말고, 3월호.
자막: 축★허락해주심
그 뒤로 내 영상으로만 4분이 지났다. 백만 인튜버의 영상의 4분짜리 PPL이란.
지잉- 지잉- 지잉-
Youstagram (알림+27)
AceBook (알림+30)
TeenTok (알림+19)
상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 * *
[유머게시판/ 수능 만점자 얼굴 드디어 밝혀짐ㅋㅋㅋ.jpg]다들 뉴스자료화면으로만 봤던 올해 그 강남 공교육 만점자… 진짜 예상외의 곳에서 잡힘;;
(모알에 나온 재언 캡처.jpg)
유신사 플리마켓 촬영하는데 모델같길래 냅다 잡았는데 그게 이 만점자인거;ㅋㅋㅋ 자기가 만점자라고 말도 안하고 그냥 순순히 옷 입히는 대로 입다가
(스탭들의 옷을 입어주는 재언 캡처.jpg)
돌아감
(자기보다 작은 스탭삼촌 뒤에 숨어서 얼굴이 보이는 재언 캡처.jpg)
모모가 가지 말라고 매달렸는데 스탭이 빼돌려줬음ㅋㅋㅋ 진짜 뉴스에 나왔을땐 현상수배범인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니까 걍ㅠㅠㅠㅠㅠ아!!!! 나 왜 한국대 아닌데!!ㅠㅠㅠㅠ
-피지컬 개미쳤다
-와 머임 어케 저 수능사진이랑 동일인물임ㅋㅋㅋ
˪다들 수능사진은 숙연해지지 않나..ㅠ
-귀엽다 생긴건 개일진인데 착한거 좋아ㅠㅠㅠㅠㅠㅠ
-유스타 아이디 급해
모모의 영상이 올라오고 난 뒤, 커뮤니티를 비롯한 SNS 모두 셋의 이야기로 시끄러웠다. 유신사 플리 마켓에는 제법 유명한 디자이너 브랜드도, 인플루언서 모델들도 참여했지만 이미 대중들의 이목은 한쪽으로 쏠려 있었다.
새로운 얼굴. 알려진 게 없는 정보. 이 두 가지의 조합만으로도 궁금해할 만한 조건은 모두 갖췄다.
@미남아카이브
여보우리결혼식에하객이너무많네
리트윗 2.1만 인용 1천회 마음에 들어요 9백
잠깐 나온 게 전부인 백휘 역시 그랬다.
무엇보다 주목받았던 건 역시 윤슬이었다. 지금은 1월, 윤슬의 대학 합격 영상이 나온 지 고작 한 달 남짓이었다.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애정도에 박차를 가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익명게시판/ 유스스 유명세? 에 목숨 안걸수록 멋있는거같음ㅋㅋㅋ]굳이 사진찍는거에 미쳐있지 않고 협찬구걸 안하고… 더 유명해질수 있는데 좋아하는거 있으면 그거에 집중하는거ㅇㅇ 그게 찐매력같음
-누구?
˪ㅅㅇㅅ
-나도 그사람 좋아함 맨날 개바쁘게 살아서 자극도 되고
-ㅋㅋ근데 대학매일 나올 얼굴은 아니지 않나… 걍 내 생각임
˪꺼져 나도 그냥 내 생각임ㅇㅇ
인플루언서, 영향을 주는 사람, 닮아가고 싶은 사람. 그 모든 게 윤슬을 가리키는 것만 같았다. SNS에 관심이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가볍게 웃고 즐기는 인튜브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서서히 윤슬이 흘러가기 시작했다.
윤슬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플리 마켓의 대기 번호는 3백을 넘어갔다.
“찍을게요!”
윤슬은 끝도 없이 찾아오는 손님과 사진을 찍었다. 손님들은 그 사진 한 장의 값어치를 제대로 지불했다.
서윤슬: 118,000
서윤슬: 337,500
서윤슬: 289,000
카드 전표에 윤슬의 이름이 계속해서 올라갔다.
“진짜 팬이에요! 저 윤슬님 예전부터 봐왔구~. 아, 어떡해. 너무 귀엽다.”
“저 아까 스토리에 태그 걸어놨는데 혹시 보셨어요?”
“손 한 번만 잡아주세요….”
사람들은 윤슬이 입었던 옷을 입고 싶어 했고, 추천해주는 거라면 무엇이든 좋아해줬다. 그렇게 마지막 날.
매출액: 17,048,500
매출 천 칠백만 원을 찍으며 윤슬의 첫 번째 플리 마켓은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일주일 만에 총매출은 1억 6백만 원이었다.
* * *
“안녕하세요. 카메라에 대고 말하는 게 쪼끔 어색하지만~”
윤슬은 미러리스 카메라를 들고 집을 나섰다. 플리 마켓이 끝나고 나서 곧장 대학매일과 스케줄을 조정해야 했다. 3월호 표지를 장식하려면 2월 초에 촬영을 해야 한다는 말에 며칠 쉬지도 못하고 또 곧장 나가야 했다.
“오늘은 대학매일 촬영을 가는데, 헤어 메이크업을 현장에서 받는대서…. 지금 쌩얼로 가고 있습니다. 지각 안 하려고 좀 일찍 일어났더니 눈이 부었어요~”
반면 서울시 마포구의 한 빌딩. 메이크업 박스를 정리하는 아티스트는 이른 시간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
‘뭔데 나한테 준비하라 마라야.’
스타 메이크업 아티스트, 물결이었다. 연예인들이 연말 시상식만 되면 제발 같이 좀 해달라고 빌어야지만 출장을 가는 그 물결.
‘짜증나게. 이렇게 좁은 데에서! 가오 떨어지게.’
청담에서 숍을 운영하고 있는 물결은 그야말로 A급 담당이었다. 유명 여배우가 아닌 이상 물결이 직접 현장까지 뛰지는 않았다. 적당한 급의 아이돌들은 무조건 물결을 만나기 위해 새벽부터 청담 숍으로 와야만 했다. 그런데 고작 윤슬 때문에 이 대학매일 본사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
‘지가 재벌이면 다냐고.’
다이아수저의 명령 때문이었다.
“언니. 내가 지난번에 말한 애 있지? 으응. 걔. 그때 언니도 김유리 메이크업으로 재미 좀 봤잖아요. 내가 챙겨준 것도 있구~. 이번에 걔 화보 촬영을 하나 한다네?”
“언제?”
“…이틀 뒤. 언니 시간 좀 빼주라.”
“이틀 뒤? 안 돼!”
“언니 아래 스탭들이 얼마나 잘해, 어? 누가 가르친 건데. 스.타. 메이크업 아티스트. 우리 대한민국 코스메틱 업계의 자랑 물결이 가르친 건데. 어? 그거 자리 좀 못 비워?”
은은하게 압박을 주는 다이아수저의 사탕발림에 물결은 어쩔 수 없었다. 이제 슬슬 물결만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준비하던 차에 코스메틱 재벌에게 밉보여서 좋을 게 없었다.
물론 물결이 이곳으로 끌려온 것은 윤슬의 입김이 작용했지만….
“저 물결님한테 연락 좀 넣어주세요. 화보 도움 좀 받고 싶어서.”
“…물결이요? 이틀 뒤에 찍는다며?”
“못 해요?”
“누가 못 한 대? 아니 근데 그걸 진작 말을 해줬으면….”
“못 하는구나.”
“누가 못한대!”
윤슬은 이왕 대학매일에서 잡아 준 이미지를 굳혀 가고 싶었다. 여기저기 브랜드에서 신경 써 준다는 이미지를 초창기부터 잡고 가면 일하기 쉬울 것이었다. 그중 하나는 유명인을 데려오기.
스타 메이크업 아티스트 물결이 일반 인튜버를 위해 화보 촬영 현장에 나온다? 이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번에 저희가 모델을 잘 잡긴 했나 봐요. 그쵸?”
“그러게요. 아~. 이럴 줄 알았으면 물결님도 인터뷰 요청해 볼걸.”
“그동안 한 번도 보낸 적 없었어요?”
“당연히 물결 짬이 있지. 안 해줄 거 같아서 메일도 안 보냈어요.”
대학매일 스태프들은 수군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물결이 이른 시간부터 나와서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인터뷰를 따지 않고서는 못 배길 것만 같았다.
“근데 그 윤슬님이 평소에 친분이 있었나?”
“그렇지 않을까요? 아니고서야 굳이 왜 나왔겠어요.”
평소 대학매일에서 준비해주는 헤어와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초보. 그러니까 디자이너급이었다. 이번에도 당연히 그 정도로 준비하려 했는데 웬걸. 물결이 먼저 연락 와 자신이 방문한다고 하자 스태프들은 순간 눈을 의심했다.
딸랑-
“안녕하세요.”
그리고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윤슬이 도착했다.
“일단 피부 진정부터 좀 할게요. 머리 까고.”
윤슬이 삼각대로 미러리스 카메라를 조정하자 물결은 숙련된 프로의 모습을 보였다.
치이이익-!
스프레이를 앞머리에 뿌린 다음 집게 핀으로 고정시킨 물결은 토너를 듬뿍 묻힌 화장솜을 윤슬의 얼굴에 깔았다. 브러시로 긴 머리카락을 슥슥 빗어 내린 다음 미리 열을 주고 있던 고데기로 능숙하게 컬을 주기 시작했다.
‘흥. 빨리 끝내고 가버린다.’
물결의 입버릇이었다. 대충 하고 뜬다! 아무렇게나 해버린다! 하지만 그건 한 번도 지켜진 적이 없었다. 물결이라는 사람은 그 자체만으로도 완벽주의자의 표본이었다. 강박증이 있어 꼼꼼한 마무리를 하지 않고서야 본인이 만족하지 않는 부류의 프로.
‘내가 너 때문에 이 귀한 시간을….’
물결은 좀 못마땅했지만 한참 어린 애니까 굳이 티를 내지 않았다. 윤슬은 슬쩍 카메라를 보더니 말했다.
“와, 진짜 시원하다. 피부가 한순간에 진정되는 느낌? 역시 프로는 다른가 봐요…. 이거 무슨 제품이에요? 저도 집 갈 때 살래요.”
그러자 물결의 마음이 조금 풀어졌다. 완벽주의자의 영원한 약점. 그건 바로 본인의 완벽함을 알아주는 상대를 만났을 때 빗장이 풀린다는 것이었다.
“말해도 잘 모를 텐데. 이거 아티스트들이 쓰는 거예요. 더마이즈 아이스쿨링 어성초라고. 이거 기초 때 꼼꼼하게 발라 주면 화장 잘 먹거든.”
“우와. 제가 며칠 잠을 똑바로 못 자서 얼굴에 열감이 좀 있었거든요. 근데 바로 착 가라앉네요. 혹시 또 추천해 주실 만한 게 있으세요? 원래 잠을 잘 못 자면 피부 화장 다 떠서 그날 메이크업 다 망치고 그러잖아요. 근데 또 연예인들은 물결 쌤이 해주시면 피부가 너~무 좋으니까.”
“큼. 그렇지, 사람마다 달라요. 잠을 못 자서 피지가 폭발하는 사람이 있고, 잠을 못 자서 유분이 싹 날아가는 사람이 있고. 이럴 때 유수분 밸런스를 잘 잡아줘야 하는데. 일단 기초는 끊임없이 먹이고 두드린다는 느낌으로 접근해야 돼.”
윤슬은 그렇게 고데기에 심취한 물결에게 추천템을 탈탈 뽑아먹기 시작했다.
이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겨 브이로그에 업로드되었고, 윤슬의 안정적인 뷰 수에 도움을 주었다.
●11:27 [녹화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