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203)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203화(203/405)
윤슬은 프로가 해 주는 기초메이크업에 대한 칭찬으로 물결의 마음을 흐물흐물하게 풀어놨다. 어느새 윤슬은 물결이 쓰는 제품마다 한 번씩 짚고 넘어갔다.
“어, 이거 그거네요? 얼마 전에 난리 났던. 1초에 하나씩 팔리고 그랬잖아요. 저도 이거 사려다가 막 품절되고 그래서…. 근데 지금은 샀어요! 색깔별로. 제 주변에도 애들 파우치 열어보라 하면 다 이거 쓰거든요. 물결 쌤이 추천해 준 건데 안 사고 버틴다? 있을 수 없죠.”
애교살 메이커. 얼마 전에 물결이 유신사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셀 수 없이 판매했던 제품이었다. ‘물결 효과’로 꽤나 이슈가 되었던 제품을 말하며 윤슬은 또다시 팁을 털었다.
“이전에는, 그러니까 물결 쌤이 추천해주기 전에는 눈 아래에 음영을 주는 게 유행했었잖아요. 혼혈 렌즈랑 같이 화려하게, 립은 무조건 좀 진한 거. 근데 이제 또 데일리로 하기엔 좀 과했는데! 물결 쌤이 눈 아래 밝히는 거 추천해주시니까 이게 또 중안부 커버하는 게 되더라구요.”
“맞지. 근데 사람마다 다 달라요. 어울리는 게. 애교살을 맑게 하는 쪽이 어울리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어둡게 하는 사람이 어울리는 게 있고. 하지만 둘 다 이 부분은 신경 써 줘야 하는 거.”
물결은 브러시로 윤슬의 뺨 부분을 살짝 쓸었다.
“여기 아이섀도에서 내려온 펄가루 날려 있으면 절대 안 되거든요. 바로 요철처럼 보이니까 조심.”
“아~! 그래서 물결 쌤은 가루날림 없는 섀도만 골라서 쓰시는구나~! 요즘엔 뭐가…?”
그렇게 윤슬은 물결에게 메이크업 꿀팁부터 제품 추천까지 탈탈 털어냈다.
●18:21 [녹화중…]
* * *
“이게… 나…?”
드디어 헤어와 메이크업이 끝났다. 윤슬은 물결이 뿌듯한 표정을 짓는 걸 거울로 바라보며 더더욱 열심히 리액션을 했다.
“어떻게이렇게피부는매끄럽고모공하나보이지않으며특히솜털부분의뽀송함표현이이토록….”
엘더아머 아저씨에게 하나는 제대로 배워 온 윤슬이었다. 점점 물결의 표정에 만족감이 서리기 시작했다.
“립은몇컬러를겹쳐발랐는데도텁텁함이전혀없이마치수채화처럼….”
거울을 바라보며 난리가 난 윤슬은 완벽한 작품이었다. 물결은 오늘도 대충 하겠다는 말만 한 뒤 베이스에만 거의 한 시간 가까이 투자했다. 프라이머를 올리고 코렉터를 올리고 파데를 얇게 쌓아 올려 투명한 피부 표현을 완성했다. 대학 새내기다운 내추럴함이 포인트였다.
‘내가 했지만 정말 대단해….’
물결은 다이아수저가 왜 윤슬을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다. 물론 어디까지나 본인 기준의 생각이었다.
‘일단 기본적으로 색조 메이크업이 잘 받는 얼굴이야. 눈두덩이 살도 별로 없어서 섀도 먹거나 번짐도 없고. 눈썹결도 훌륭해…. 어려서 그런가 피부에 기본적으로 수분감이 있어. 퍼프로 누를 때마다 쫀득….’
물결의 심장을 이토록 뛰게 만들다니. 대학매일 표지로만 남기기엔 아쉬운 완성본이었다.
‘이런 좁고 작은 데 말고, 많은 사람들한테 보이면 좋을 텐데. 무대 같은 거! 아, 아까워 죽겠네. 저걸 내가 했다고. 이 물결이.’
물결은 아련한 눈으로 윤슬을 바라봤다. 저 보잘것없는 조명 몇 개 아래에서 있을 윤슬을 생각하니 이만저만 안타까운 게 아니었다.
“휴….”
윤슬은 속으로 편집각을 잡았다. 사실 아까 전, 베이스 메이크업 중간에 윤슬은 아이템을 하나 사용했다.
「▼상세 설명▼
예쁜 게 죄야 (사용 시간 24시간)
: 최대한으로 컨디션을 올려주는 포션. 부기를 빼주고 피부 상태 최대치가 된다. 미묘하게 예뻐진 느낌으로 매력 스탯이 단기간에 +10~25% (확률 랜덤)으로 늘어난다.」
‘이러면 자연스럽게 메이크업 중간에 부기가 빠지고 피부가 좋아 보이는 거지. 그렇게 추천한 제품을 보면서 또 구매하게 되고.’
윤슬은 광고를 받기 전 자신의 영향력을 브랜드에 알려줄 예정이었다. 걸어 둔 URL 링크로 접속하는 사용자 수를 확인해야 몸값 측정을 불릴 수 있을 테니까.
어느새 물결은 숙련된 손길로 빠르게 메이크업 박스를 정리하고 있었다.
“벌써 가세요?”
“가야지 그럼. 바빠요.”
“그쵸. 아…. 나중에 물결 쌤도 대학매일 나와주시면 진짜 좋을 텐데.”
“내가 왜? 난 대학생도 아닌데.”
일이 끝난 물결은 다시금 차가워져 있었다. 하지만 윤슬은 개의치 않았다.
“에이~. 대학생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게 누구겠어요? 물결 쌤이지. 스승의날 특집 이런 거 어때요? 좋죠?”
근처에 있던 스태프한테 말을 걸자 스태프가 바로 반색하며 화답했다.
“그럼요!!! 진짜 완전 스승님 아닙니까. 대한민국에서 물결 쌤 인튜브 안 본 사람 몇이나 된다고. 그야말로 메이크업의 전설.”
“스무 살들이 얼마나 물결 쌤을 절실하게 만나고 싶어하는데요. 제 주변에만 해도 셀 수가 없어요. 이제 인강 대신 물결 쌤 인튜브 보면서 아이라인 그리고 그런다니까요. 스승의날 특집 없어도 만들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우리 물결 쌤이 대학매일 와주셨는데?”
“스승은 무슨….”
퉁명스레 말하며 메이크업 박스를 정리하는 것을 멈추지 않은 물결이었지만, 미미하게 입꼬리가 위로 쓱 올라갔다. 그걸 본 대학매일 스태프는 눈에 불을 켰다.
‘더해라! 더!’
윤슬이 이렇게 자리를 깔아 주니 반가워 미칠 지경이었다. 여기서 구두로 약속을 받고 나면 나중에 한 번 짧게라도 인터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입 안에 침이 고였다.
“진짜 메이크업 스타강사! 물결 쌤! 여기 스탭분들 중에 물결 쌤 팔로우 안 한 사람 있어요? 없죠?”
“네~. 없어요~!”
저 멀리 있던 스태프들도 서서히 동참하기 시작했다. 물결찬양단이 즉석에서 만들어지고, 그 뒤로 물결이 모든 정리를 마칠 때까지 그녀의 메이크업과 헤어 트렌드가 대한민국에서 얼마만큼의 파급력이 있는지 떠들었다.
“비행기 그만 태워요. 이제 난 갈게.”
“쌤~. 다음에 또 뵐게요. 오늘 진짜진짜 감사했어요! 저 아까워서 화장 안 지우고 잘 거예요!”
“씁. 클렌징이 더 중요한 거 몰라? 베이스 여러 겹 깔았으니까 꼼꼼하게 지워요. 각질 제거까지 하면 더 좋고. 순하게 곡물 클렌저로 진행해.”
“넵. 스승님이 추천해주신 걸로 할게요.”
대학매일의 마케팅팀 담당자는 윤슬의 마지막 말을 놓치지 않고 명함을 준비했다.
“스승님…. 나중에 시간 괜찮으시면 저희 꼭. 스승의날 특집으로 한번 발걸음해 주세요. 정말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나 참.”
물결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명함을 받아들였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넘어온 것이라고 보면 됐다. 대학매일 스태프들이 물결의 메이크업 박스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 배웅했다.
드디어 윤슬의 화보 촬영이 시작되었다.
* * *
바야흐로 모든 SNS가 가장 활성화된 시기. 대학매일은 20대를 타깃층으로 한 채널이니만큼 사진과 활자로만 진행하지 않았다. 새로운 호가 출시되면 제일 먼저 에이스북으로 실루엣을 딴 다음 ‘Who’s next’로 기대감을 주고, 며칠이 지나면 유스타로 촬영 사진을 몇 장 올려 스포를 했다. 그리고 마지막.
가장 다가가기 쉬운 매체.
[Intube] [대학매일 3월호: 봄을 담아낸 새내기, 한국대 서윤슬을 말하다] 2:27인튜브로 짧은 메이킹 영상을 업로드한다. 대학매일의 수입원 중 하나였다. 이렇게 짧게 브랜드 PPL을 하면 정식으로 업로드될 인터뷰 클릭수에도 도움이 되고, 알고리즘을 타 대학매일에 관심을 갖게 되는 새로운 유입이 생겨난다.
그리고 그들은 윤슬로 인해 구독자가 최소 만 명 이상 늘 것을 예상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파급력 있는 스무 살이었으니까.
Top
GU2SS simple t-shirts (White)
Pants
GU2SS Slim Straight (Light Blue)
Shoes
Kedds Champion (White)
하얀 창가에 걸터앉아 있는 윤슬이 머리를 한 손으로 쓸어 넘겼다. 가볍게 풍성한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고, 하얀 티셔츠를 입은 매끈한 팔이 여유롭게 기지개를 켰다. 그리고는 겹쳐진 화면으로 두 번째 착장이 지나갔다.
Top
Cherryshi HIGH TEEN crop shirts (strawberry pink)
Skirt
O!O! Essential pleats skirt (cherry check)
Shoes
Dr.martin (1461)
두 번째 콘셉트는 알록달록한 스티커가 붙어 있는 사물함 앞이었다. 윤슬이 사물함 문을 열자 러브레터가 우수수 떨어졌다. 하트가 붙어 있는 편지를 하나 집어 얼굴에 댄 장면과 네 컷 사진을 촬영하는 장면이 연달아 빠르게 이어졌다. 화면 가득 윤슬의 네 컷 영상이 들어찼다. 셔터를 누름과 동시에 또다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갔다.
knit
Freenew Day-use v neck knit (pale Lavender gray)
Pants
Freenew Day-use Sweat pants (pale blck)
Shoes
C0nverse Chuck Taylor (black)
Acc
Elder armor base cap (black)
마지막의 콘셉트는 너드였다. 보랏빛 배경의 윤슬은 캡 모자를 눌러쓰고 커다란 안경을 추켜 올렸다. 투명한 안경알 너머 눈이 마주치고, 화면은 까맣게 물들었다.
대학매일
서 윤슬
3월호
윤슬의 대학매일 영상은 빠르게 댓글이 달렸다.
-헐 기대된다ㅠㅠㅠㅠㅠㅠㅠ
-윤슬님 메이크업 여기에 올라오는 거에요?
˪아니요 개인채널에 올라온대요!
-언니사랑해 나랑결혼해
영상이 올리자마자 윤슬이 유스타스토리로 링크를 걸어버렸기 때문이다. 50만 팔로워를 가진 윤슬의 스토리는 읽는 사람이 1시간에 평균 11만 명이었다.
[Intube] [대학매일 3월호: 봄을 담아낸 새내기, 한국대 서윤슬을 말하다] 2:27조회수 20,721명
평균 대학매일 영상 조회수는 2만. 그것도 3개월 기준이었다. 다른 표지 모델들은 몇 달에 걸쳐 뽑아낼 수 있는 조회수를 윤슬은 단 30분 만에 완성시켰다.
“이 속도면 이번 달 안에 기본 10만은 찍겠네.”
윤슬은 웃으며 스토리에 업로드를 이어나갔다.
[Youstastory] [첫 번째 브이로그 ♥(〃´૩`〃)♥ 다들 구경와줘요1시간 뒤에 시작할게! 실시간 동영상이라 채팅도 가능하지롱~]
↓
[물결쌤 만나고 대학매일 촬영까지! 프리뉴 신제품도 만나본 하루] 30:38윤슬의 첫 번째 브이로그가 올라갔다.
►Live
▷참여자: 37,012
라이브로 윤슬과 대화를 하고 싶었던 팔로워들은 빠르게 실시간 영상에 참여했다.
-언제 시작해ㅠㅠㅠㅠ
-카운트 빨리됐으면.. 시간 개안가네
-윤슬언니 지금 여기 있어요?
-네 저 채팅 보고 있어요 ٩(●’▿’●)۶
-헐 대박이다 사랑해요으아아아
* * *
Intro
간결하게 인트로를 밝힌 윤슬의 브이로그는 음악에 맞춰 컷이 바뀌었다. 하이라이트만 모은 앞부분 30초의 인트로는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동하는 택시 밖의 풍경, 대학매일 본사, 물결 쌤의 메이크업 박스, 오늘 사용한 제품, 메이크업이 완성된 다음의 윤슬, 행거에 걸려 있는 촬영 의상들, 촬영을 시작하는 윤슬이 지나가고.
Seo yoon seul
01.
깔끔하게 첫 번째 브이로그가 시작되었다.
―오늘은 대학매일 촬영을 가는데, 헤어 메이크업을 현장에서 받는대서…. 지금 쌩얼로 가고 있습니다. 지각 안 하려고 좀 일찍 일어났더니 눈이 부었어요~
►Live
▷참여자: 40,012
시작한 지 1분이 되지 않아 4만 명이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