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222)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222화(222/405)
오늘은 전국의 고3들이 가장 긴장하는 날. 바로 3월 모의고사가 있는 날이었다. 하지만 여기, 신촌의 한 스튜디오에서 고3만큼 긴장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카메라 배터리 확인 완료요.”
“오디오 확인 완료요.”
“사이트 아이디 로그인 확인 완료요.”
바로 고연티비 스태프들이었다. 오늘은 상반기 실적 중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할 수 있을 거란 예감이 들었다. 그러니 조금의 실수도 없어야 했다. 마지막 사이트의 로그인을 확인한 스태프는 한숨을 쉬었다.
“근데 이거 진짜 이래도 돼요? 걔는 참…. 겁이 없다고 해야 되나, 무모하다고 해야 되나.”
“난들 알겠어. 근데 그쪽에서 먼저 말했잖아! 우린 그냥 입 다물고 있으면 되는 거야.”
오늘의 한국대생 Vs 고연대생 고3 모의고사 풀기 대결 영상은 평소와 달리 약간의 파격을 주었다. 바로 실시간 라이브였다. 어그로를 아는 한 사람의 의견 덕분에 진행된 일이었다.
“근데 이거 무슨 결과를 내도 조작 논란은 있을 것 같아서요. 한국대생들 같이 나오니까.”
“아아. 뭐…. 근데 뾰족한 방법이 없으니까 어쩔 수야 없지.”
“라이브로 채점까지만 내보내면 어때요?”
“…라이브? 근데 그 지루한 영상을 몇 시간 동안 보는 사람이 있을까.”
처음 윤슬이 라이브 방송 얘기를 꺼낼 때만 하더라도 고연티비 PD는 웃어넘겼다.
‘얘는 자기가 인플루언서라고 사람들이 다 궁금해 해 줄 줄 아나 보네.’
세 시간도 넘는 영상, 그것도 그냥 문제를 푸는 영상을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봐 줄 리가 없었다. 오히려 명문대생의 자의식 과잉으로 뚜드려 맞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그렇게 가벼이 넘기려 했던 고연티비 PD는 난생처음 보는 발상의 전환을 만나게 되었다.
“중계실 같은 거 따로 만들어서 선배님들이 얘기하고 계세요. 라떼 수능 이랬는데 저랬는데 하면서. 시험지 보면서 이 문제 오답률 높겠다. 그런 말씀도 좀 하시구요. 그러다 보면 사람들도 댓글로 같이 떠들고 싶어 할 거예요.”
“…중계?”
“스포츠 경기만 중계 있는 거 아니에요. 고연티비도 인튜브 업로드 영상 왜 실시간으로 하는데요? 댓글 주고받는 구독자 안 놓치려고 하는 거니까.”
틀린 말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싶어 했다. 단순하게 이건 재밌고, 이건 맛있고, 저건 그러면 안 됐고, 나였으면 이렇게 했고 등.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런 지루한 모의고사 풀기 영상이 아니었을 때다. 자극적인 쇼프로그램 위주였던 고연티비는 ‘일단 틀어두게 하기’의 역할에는 무지한 상태였다. 더군다나 윤슬이 주장한 바는 이랬다.
“그리고 중계 라이브는 인튜브 말고, 돈 주면서 말 얹게 하는 쪽으로 가죠.”
좋아하는 인튜버에게 금전을 후원하는 행위, 이른바 슈퍼 챗. 채팅과 함께 후원금액이 함께 나오며 실시간 라이브 방송에서 주목을 받는 그 채팅은 아직 인튜브에 도입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렇다고 하면 남은 사이트는 하나.
“애프리카 가요.”
그렇다. 인튜브도 아닌 애프리카 티비로 어그로를 끌어 보겠다는 윤슬의 아이디어는 양날의 검과 같았다.
“근데 얘는 악플 같은 게 별로 안 달려서 그런가? 사람들이 다 좋아하니깐…. 애프리카는 필터링 이런 게 없을 텐데.”
“돈 주면서 온갖 조롱 다 하는 데가 애프리카인데. 뭘 모르긴 해. 돈이면 된다 그런 건가?”
“그런 거면 지금 인튜브 광고란 광고 다 받았지. 얘 몸값이 얼만데.”
“하긴…. 그럼 그냥 객기? 그런 건가 봐. 하이고~. 댓글 예상 뻔하다 뻔해.”
그들의 예상과 달리 윤슬은 이미 악플에는 어느 정도 무뎌져 있었다. 조은주와 유채린 덕이었다. 그리고 어차피 라이브 방송 때 조롱하는 반응이 있더라도 그걸 보는 건 윤슬이 아닌 중계실의 고연대생들이었다.
그렇게 선배들이 말을 얹는 중계 화면은 애프리카 티비로, 모의고사 문제를 풀 학생들의 실시간 화면은 인튜브로. 두 가지 버전을 동시에 송출하기로 결정했다.
“자자 다들!!! 애들 앞에서 괜한 말 꺼내지 말고. 오늘 잘하자고. 어?”
고연티비 PD는 싱글벙글 웃으며 애프리카 티비를 클릭했다. 오늘 도네이션이 얼마나 터질지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았다.
* * *
‘좋아. 시킨 대로 잘하는군.’
나는 고연티비 스튜디오에 입장하기 전 인튜브 댓글창을 확인했다. 업로드한 게 일요일이었으니 아직까지 댓글 삼천 개가 되지 않은 것도 당연한 일이다. 현재 댓글 2.3천 개.
‘이왕 어그로 끌 거면 확실하게 끄는 게 좋으니까….’
애프리카 티비로 라이브를 하다 더 신이 나면 내 인튜브 채널에 댓글을 달러 올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내 힘숨찐 서사에 더더욱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게 되지. 나중에 좀 더 생생한 방송 캡처본을 커뮤에 뿌리면 더 재밌을 테고. 인튜브 라이브 방송은 나중에 저장해 둔 다음 ‘같이 공부해요 study with me’로 또 한 번 조회수를 뽑아낼 수 있지.
‘그렇게 오늘 세 가지 토끼를 한 번에 잡고 간다.’
첫 번째는 댓글 삼천 개로 미션 완료, 두 번째는 그동안의 운 좋게 수시로 들어간 취급 종료, 그리고 마지막은….
“다들 오늘 준비물 잘 챙겨 오셨나요~?”
“네. 그럼요.”
나는 내 가방 안에 들어 있는 요구르트를 바라보며 웃었다. 마지막은 바로 광고주에게 어필하기다.
그럼 이제 시작해 볼까. 나를 위해 준비한 무대에 오를 차례다.
* * *
[Apple2ca Tv] [(생방)한국대생 Vs 고림대생 고3 모의고사 풀기 대결! 과연 승자는 누구? 두구두구~]오전의 애프리카 티비는 그야말로 고인물들의 파티였다. 뭣 모르는 놈들이나 애프리카 티비 고인물이라고 하면 새벽 서너 시를 생각하지. ‘찐’ 들은 오전에도 보고 있다.
유명 BJ방이 닫히고, 신입 BJ방이 닫히고, 이제 뭘 봐야 하나 어슬렁거리던 애프리카 티비 고인물들은 이 플랫폼에서 처음 보는 방제에 당황했다.
-어떤새끼가 이런거 기획함;;
-대가리 총맞음?ㅋㅋㅋㅋ
-여기 공부에 관심가진 새끼 누가있다고… 이걸 여기서…
하지만 확실히 궁금하기는 했다. 그래서 그런지 일단 방에 입장한 애프리카 티비의 고인물들은 한 마디씩 댓글을 써 내려갔다.
“네 안녕하세요. 여기는 고연티비! 들어와 주신 시청자분들 감사합니다. 모두 추천 한 번씩 누르고 시작할게요.”
나름대로 애프리카 티비에 대해 공부해 온 PD는 자연스럽게 추천을 유도했다.
-ㅋㅋㅋㅋㅋㅋ야 어색하다
-하… 좋은말 할 때 나가라
댓글로 PD를 비웃는 ‘ㅋㅋㅋㅋ’이 달리기 시작했다.
‘됐다. 좋은 징조다.’
나가는 사람은 없었고, 들어오는 사람이 점점 늘어났다. PD는 슬쩍 화면 위에 비친 시청자 수를 바라봤다.
Apple2ca Tv
시청자 수: 71
“오늘 해설을 맡게 된 저는 고연티비의 PD입니다. 이쪽 두 명은 고림대생, 그리고 이쪽의 두 명은 연희대생입니다. 화면 관계상 한국대생은 초대하지 못했습니다. 화면 밖으로 나가게 되니까요….”
-ㅋㅋㅋㅋㅋㅋ미친넘인가
-쫄려서 안부른거 티난다
Apple2ca Tv
시청자 수: 90
화면에는 창이 하나 켜져 있었다. 바로 인튜브 실시간 영상이었는데, 고등학교 배경처럼 꾸며낸 스튜디오에는 9명의 학생들이 앉아 있었다. 한 줄로 한국대생, 고림대생, 연희대생이 셋씩 쪼르르 앉아 인사했다.
“오늘의 선수들입니다. 과연 누가 우승을 차지할지 너무 기대되는데요. 그렇죠?”
“네~. 다들 한국대생일 거라 예상하지만요. 저희 고림대!지지 않거든요.”
“연희대 응원 많이 해주세요!”
“여러분은 어떤 학생이 가장 점수가 낮을 것 같나요? 저희는 제일 높은 점수는…. 크흠…. 저기 수능 만점이신 분께서…. 흑흑.”
모의고사가 시작되기 전 가볍게 학생 소개를 할 때였다.
파팡-!!!
[페이작아 님의 달풍선 100개 선물!]-뭘물어 누가봐도 한국대 맨 앞인데ㅋㅋㅋㅋㅋㅋㅋ 답정너?
첫 번째 달풍선이 터졌다.
“아~. 서윤슬 학생을 말씀하시는구나. 근데 뭐 길고 짧은 건 대 봐야 알겠죠?”
파팡-!!!
[영원히 호널두 님의 달풍선 100개 선물!]-괜히 반전인척 애쓴다ㅋㅋ
[이새끼궁쓰네 님의 달풍선 100개 선물!]-비열한새끼들 한국대는 얼굴만보고 데려온거지
Apple2ca Tv
시청자 수: 127
어느새 백 명을 넘긴 시청자들은 누가 가장 점수가 낮을지 예상하며 달풍선을 쏘기 시작했다. 물론 그중에서 가장 많은 지목을 당한 건 바로 윤슬이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중계방 내의 일. 그 시각 윤슬은 그저 편히 호흡하며 모의고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 * *
“이제 시험지 돌립니다-! 시작 십 초 전!”
드디어 모의고사가 시작되었다. 나는 침착하게 내가 가장 어려워하던 유형부터 체크하기 위해 시험지를 뒤로 돌렸다. 가장 자신 있는 건 문학, 그중에서도 고전시가.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 비문학, 그중에서도 과학 지문.
[최프로 님의 달풍선 200개 선물!]-국어 끝나면 쟤는 내보내줘라ㅋㅋㅋ불쌍하자너
[초고층 건물은 특수한 설비를 이용해 바람으로 인한 건물의 흔들림을 줄이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TLCD, 즉 동조 액체 기둥형…]‘과학 지문이네….’
하지만 어려워한다고만 했지.
[수원왕갈비 님의 달풍선 300개 선물!]-다른 애들 다 다음장 넘기는데 쟤는 왜 제자리임
자주 틀린다고는 안 했다.
[싸커킥전문가 님의 달풍선 500개 선물!]-용돈이나 쥐어보내라
나는 중요 문장에 밑줄을 쳐 가며 답을 체크했다.
[‘구문 도해’는 문장의 짜임을 그림으로 풀이한 것이다. 세로줄 왼편에는 주성분인 주어, 목적어, 서술어를…]나머지는 쉽다.
[③ ㄷ의 ‘부텻’과 ‘가짓’에서 ‘ㅅ’이 모두 관형격 조사로 사용…]너무 쉬워서 큰일이다. 다 아는 문제다.
[충청도의 아들 님의 달풍선 1,000개 선물!]-다들 좀 닥치고 봐라 결과도 안나왔는데 왤케 호들갑을 떠는겨
[충청도의 아들 님의 달풍선 1,000개 선물!]-나는 저 앞에 학생한테 건다
[충청도의 아들 님의 달풍선 1,000개 선물!]-느그들이 제일 못한다고 한 학생
그렇게 1교시가 끝났다.
* * *
“이야~. 이제 벌써 천 명! 천 명 넘었네요. 다들 은근히 아닌 척하면서도 보러 와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고연티비 PD는 너무나 행복했다. 인튜브 라이브도 그렇고, 애프리카 티비도 그렇고 시청자가 예상보다 더 많았다. 무엇보다 확실한 건 바로 도네이션!
현재 달풍선: 5,000개
1교시만 했을 뿐인데 벌써 50만 원이 넘어가 있었다. 이대로라면 브랜드 PPL급 만큼이나 벌어들일 수 있을지도 몰랐다. 아니, 지금 중요한 건 도네이션이 아니었다. 앞으로 이 영상이 가져올 파급력과 구독자였다.
“자자. 아마 오늘 실력이 갈릴만한 과목은 2교시죠?”
“네. 특히 한국대는…. 문과가 둘이나 있네요.”
“고림대 비겁함이 여기서 나옵니다. 왜 셋 다 이과죠?”
“에헤이. 비겁함이라니! 연희대 벌써 핑곗거리 잡나요? 우린 이과가 둘이라 못 이겼다 이러는 건가요?”
“그 와중에 한국대생 정말 자신 있어 보입니다. 서윤슬 학생! 2교시가 시작되기 전에 기지개를 켜고 있는데요~”
“아, 여유로워요. 저런 자세 좋아요.”
가볍게 투닥거리는 중계실에서는 기지개를 켜고 있는 윤슬을 두고 웃었다. 개운하다는 듯 팔을 앞으로 쭉 뻗은 윤슬도 웃고 있었다.
‘미션 완료.’
하지만 윤슬이 팔을 뻗은 건 기지개가 아니었다. 상태창을 클릭하기 위함이었다.
「▶System
【미션: 메인】
▶[스터디]를 주제로, [브이로그] 형식을 사용해 [댓글 삼천 개]를 만든 당신!
축하합니다! 공감이 쏟아지다 못해 당신을 또 다른 친구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공감은 곧 애정, 앞으로도 꾸준히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봅시다♥
―성공적으로 진행이 완료되었습니다. 보상이 수령됩니다.
보상
○조각 룰렛 3회권
○유명세 상승
○매력 스탯 상승 (↑30)
●소원석 뽑기 (Random!)」
“이제 2교시 시작합니다. 시험지 뒤로 돌리세요-”
「▶[보상: 잠깐 빙의를 한 것처럼 기억력을 끌어 올려주는 소원석 획득!]
○♣‘눈을 뜨니 낯선 천장이었다’ 소원석 (등급 중)
공부했던 시간의 온도, 습도, 조명… 그리고 그때의 페이지의 글자까지 기억이 납니다. 로판 세계에 빙의해버린 귀족 영애 같은 순발력을 얻을 수 있어요!
축하합니다!
[지금 사용하기] [인벤토리에 넣기]」윤슬은 지금 사용하기를 클릭했다.
무대의 2막이 펼쳐질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