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223)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223화(223/405)
윤슬은 이 소원석을 얻기 위해 시청자들을 한 방향으로 몰았다.
“야. 나 좀 도와주라. 일 하나 같이 하자.”
“왜 그래, 자기야…. 어떻게 그런 진부한 말을…. 금방이라도 드가자고 할 것만 같아….”
“별건 아니고, 니가 잘하는 거 있잖아. 사람 속 터지게 만드는 말로 달풍선 좀 터뜨려 봐.”
조롱하는 분위기는 애프리카에서 가장 만들기가 쉬웠다. 이런 분위기는 애프리카에서 어플로, 어플에서 커뮤니티로 흘러가기 마련.
[한국대/ 자유게시판]익명 03/24 11:20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거 다른 두 명은 학교망신까지는 아닐듯ㅋㅋㅋ
-익명1: ㅈㅇㅋ이 나가주지 않았더라면…
˪익명(글쓴이): ㅈㅇㅋ 하드캐리 가보자
-익명2: ㅋㅋㅋㅋ여기도 중계방됐냐 지금 단톡에서도 다 그얘기중
-익명3: 외고과고출신이 우리학교에 채이고 채이는데 진짜 왜간거임ㅋㅋㅋ
이런 반응을 모르지 않을 윤슬이었다. 이미 한국대 게시판은 지금 모두가 ‘그 인플루언서’ 윤슬 얘기 중이었다. 물론 안 좋은 방향으로.
[페이작아 님의 달풍선 100개 선물!]-한국대 1번은 아직도 안갔냐?ㅋㅋㅋ
[영원히 호널두 님의 달풍선 100개 선물!]-이번엔 한국대가 제일 점수 ㅈ될거같닼ㅋㅋㅋ
[이새끼궁쓰네 님의 달풍선 100개 선물!]-고연대 니가 참아 한국대 한번 봐주자
애프리카 방송에서는 순서대로 재겸, 나연, 주현이 분위기를 만들었다. 모든 시청자들은 이 분위기에 휩쓸렸다.
‘애프리카에서 까도 된다는 분위기를 가장 강하게 만들고 나면 인튜브 중계 쪽으로도 가보겠지. 하지만 인튜브 쪽은 내 구독자들이 분위기 잡고 있을 테니까 쉽게 분탕 칠 수가 없을 거야. 그럼 남은 건 하나.’
윤슬의 예상대로 실시간 중계, 커뮤니티. 어플, 여기저기서 윤슬이 고연대생과 모의고사 성적으로 붙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분탕을 치러 온 사람들은 분위기를 봐 슬쩍 빠졌다. 그리고 다른 곳에 댓글을 남기러 갔다. 어떻게서든 윤슬에게 직접적으로 상처를 주고 싶은 사람은 많았으니까.
[Intube] [고3 성적은 3월 모의고사가 좌우한다? 짧게 꺼내보는 수능 얘기] 05:00바로 윤슬의 인튜브 영상으로.
그렇게 윤슬의 예상대로 빠르게 미션이 완료되었다. 자신들 덕에 소원석을 받은 것도 모르고 그들은 ‘ㅋㅋㅋㅋ’은 물론이고 대댓글까지 열심히도 달고는 결과가 어떻게 되나 보자고 빈정거렸다. 결과야 뻔할 것이었지만, 확실하게 나오고 나면 더더욱 윤슬을 가지고 놀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되었다.
덕분에 윤슬은 2교시까지 무사히 잘 칠 수 있었다.
* * *
어느덧 점심시간이 다가왔다. 고연티비 PD는 싱글벙글 웃으며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내밀었다.
“자자, 다들 배고프죠-? 모의고사 푸느라 고생 많았어요. 우리 한 교시만 더 하면 끝나니까 파이팅! 어? 괜히 결과도 나오기 전에 기죽지 말고.”
고연티비 PD는 격려하며 윤슬의 어깨를 두드렸다. 윤슬은 그 도시락을 받아 들며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이 새끼 날로 처먹네…?’
고연티비 PD가 오늘의 점심이라고 준비한 건 고기가 가득 들어간 도시락이었다.
‘대충 편의점에서 산 걸로 때우시겠다?’
문제는 그게 편의점표라는 것에 있었다. 뒤에 앉아 있는 백휘가 정갈히 쪼개 준 나무젓가락을 내밀었다. 윤슬은 나무젓가락을 들고 묵묵히 도시락을 열었다.
‘그러고 보면 이 도시락 나온 지 얼마 안 됐을 때네. 그땐 이거 진짜…. 먹고 싶었는데.’
윤슬이 야간 편의점 알바를 하던 때도 이맘때였다. 똑같이 스무 살. 폐기는 얼마든지 먹을 수 있었지만 비싸고 맛있는 도시락일수록 쉽게 폐기가 나오지 않았다. 내 돈 주고 사 먹기엔 아까워 늘 바라만 보던 그 도시락이었다. 윤슬은 피식 잇새로 웃음을 흘리며 반찬을 집었다.
“내가 진짜 공부하랴 편집하랴 촬영하랴 너-무 바빠서 편의점 도시락이라는 도시락은 다 먹어 봤거든?! 아니 근데 이게 제일 맛있는 거야. 이거는 진짜 집밥 맛이 나요.”
고연대 학생들에게도 순서대로 도시락을 나눠주며 호들갑을 떠는 고연티비 PD의 모습에 윤슬은 확신을 얻었다.
‘저거 2차 PPL 사용권 따내려고 저러는 거구만.’
PPL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1차, 영상 안에서 들어가는 PPL과 2차, 그 영상을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PPL. 팝업 스토어를 비롯해 이런저런 가게에서 자그마한 화면으로 계속 틀어주는 그 영상이 바로 2차 PPL이었다. 1차 PPL보다는 페이가 좀 더 낮지만 이미 ‘만들어 둔’ 영상에 제안이 오면 나쁘지 않은 벌이었다. 내용에 제약이 없으니.
‘한국대생과 고연대생들이 공부하면서 먹는 도시락이라…. 학원가 매장에서 2차 PPL 틀어두면 잘 되겠네.’
윤슬은 고연티비 PD가 조금 마음에 들었다. 돈 벌 줄 아는 놈이었다. 그리고 2차 PPL로 한 번 효과를 보면 브랜드에서 다음번은 아예 단가가 더 높은 브랜디드 영상을 맡길 것이라는 걸 염두에 둔 듯했다.
‘뭐 오늘 내가 가져온 거랑도 잘 어울리니까…. 좋아. 이대로만 간다.’
윤슬은 계란말이를 한 번에 입에 집어넣고 오물거렸다. 오늘은 되는 날이었다.
* * *
[Intube]-와 드디어 3교시ㅋㅋㅋㅋ
-이렇게 빨리감기로 보고싶은적 처음이다…( •᷄ㅿ•᷅ )
-저 지금 들어왔는데 현재 코어 몇 대 몇이에요? 어느학교가 1등이에요?
-점수 한번에 채점한대요!
실시간 중계는 계속되었다. 그중 가장 반응이 유한 건 역시 인튜브였다. 고연티비의 기존 구독자들과 함께 들어온 건 다름 아닌 윤슬의 구독자였으니. 인튜브의 댓글들은 윤슬을 응원하는 분위기였다.
-ㅋㅋㅋ근데 저렇게 생겼는데 한국대 들어갔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승리자 아님? 뭘 더 바래
-ㅇㅇ웬만한 인서울 성적은 다 나올텐데
-인생필름 창업자+인서울 성적= 개갓생
윤슬의 지난 3년을 SNS에서 지켜본 사람이 많았던 만큼 무시하는 분위기는 만들어질 수 없었다. 몇 시간 내내 계속한 라이브 방송은 관심이 식지 않았다. 오히려 소식을 타고 타고 또 탔다. 끝이 다가올수록 점점 분위기는 과열되었다.
[최프로 님의 달풍선 10개 선물!]-아 벌써부터 결과가 눈에 보이노ㅋㅋㅋ
애프리카에서.
[한국대/ 자유게시판]익명 03/24 14:00
하필이면 라이브라 편집 조작도 못하겠넹ㅠㅠㅋㅋㅋ아 내가 다 수치스러움
어플에서.
[Hot/ 지금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한국대vs고연대생 모의고사 라이브ㅋㅋㅋ.jpg]-와… 근데 이건 너무 결과가 확실해보임ㅋㅋㅋ 한명만 수시잖아
-엥 무슨용기로 나간거임… 나도 한국대생인데 이 학교 진짜 힘들게 들어갔거든ㅠ 나뿐만이 아니라 내 동기들도 다 그럼 근데 한명이 물흐릴거 생각하니까 속상하다ㅋㅋ
˪ㅌㄷㅌㄷㅠㅠㅠㅠ 그맘 뭔지 알아
커뮤니티에서.
-윤슬님 표정 좋은거 봐서는 성적 기대해볼만 할 것 같아요ㅋㅋ
-올~~ 마킹 여유롭게 하는데~~ (♡´౪`♡)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그렇게 수많은 관심 속에서.
“자! 종료!!! 모두 펜 내려놓고 머리 위로 손 올리세요!!!”
모의고사가 끝났다.
* * *
고연티비 PD는 중계실을 나갔다. 이제 채점할 시간이었다.
‘쓰흡…. 이번 분기 조회수는 이거다.’
생각보다 더 크게 불이 붙었다. 애프리카 티비는 물론이고, 인튜브 실시간 중계에는 벌써 사람이 십만 명 이상 몰려왔다. 평소 고연티비의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치였다. 이 모든 시선을 누가 끌어왔는지 알고 있는 고연티비 PD는 슬쩍 윤슬의 눈치를 봤다.
‘뭐해? 얼른 답 안 부르고.’
윤슬은 여유로운 시선으로 그에게 말하고 있었다. 답안지를 들고 있던 손에 힘을 꽉 준 고연티비 PD는 떨리는 목소리로 답을 부르기 시작했다.
“국어부터 할게요. 빨리 다섯 개로 끊겠습니다. 일삼이사오….”
‘혹시 나중에 나 원망하거나 하는 거 아니겠지? 자기 나온 부분 다 편집하라고 하면 큰일인데.’
“삼사오오이.”
‘쟤 없으면 도시락 PPL 2차 따기도 힘들다고…. 브랜디드까지 해 먹을 생각이었는데. 그냥 댓글을 막아두겠다고 할까? 음.’
“이이삼사이.”
‘그래. 어떻게든 최대한 욕 덜 먹이는 쪽으로 가자. 컨디션이 안 좋았다거나….’
“삼삼이사오.”
문득 답을 부르고 있던 고연티비 PD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잠깐….’
윤슬이 채점을 하나도 하지 않고 있었다.
-???머임
-왜 하나도 체크를 안함???
-혹시 다맞아서 저러는거…?
“왜 채점을 안 하고 있어요…?”
스튜디오에 있던 학생들의 시선이 모두 윤슬에게로 쏠렸다. 윤슬은 별거 아니라는 듯 덤덤히 대답했다.
“틀린 게 없어서요.”
첫 번째 과목 국어.
서윤슬 만점.
* * *
[한국대/ 자유게시판]익명 03/24 14:30
이번 모의고사 좀 쉬웠구나?ㅋㅋㅋㅋ 그래도 하나는 잘봤네
-익명1: 아아, 시시하군. 수학부터가 ‘찐’ 이다-.
-익명2: 불수능 다음이라 그런지 모고는 쉽게내주네ㅋㅋㅋ
-익명3: 아ㅋㅋㅋ 뿌듯한 표정 커엽다고ㅋㅋㅋ
가장 반응이 빠르게 온 건 어플에서였다. 성적으로 자부심이 있는 한국대 학생들이 모인 만큼 쉽게 인정해주지 않았다. 다들 다음 과목을 두고 보자고 하며 윤슬을 귀엽게 여겼다. 스튜디오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오오~. 만점~~~”
“이번 국어 좀 쉬웠죠?”
“저도 만점이에용!”
고연티비 PD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세 과목 중 하나에서라도 만점을 받았으니. 그다음 과목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편집이 비교적 수월해질 것 같았다.
“자, 그럼 다음! 수학 시작합니다. 이번에도 빠르게 갈게요. 이이삼삼이.”
고연티비 PD는 빠르게 답을 부르면서도 곁눈질로 윤슬을 바라봤다. 이번에도 똑같았다. 채점용 펜을 든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 앞부분은 다 맞을 만하지. 수시여도 어찌 됐든 한국대생이니까….’
하지만 뒷장으로 넘어갔는데도 윤슬의 손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머임 머임???ㄷㄷㄷㄷ
-헐 진짜? 수학도 이런다고??
[싸커킥전문가 님의 달풍선 500개 선물!]-수학도 다 맞으면 쟤한테 내가 쏜 달풍선 다 줘라 걍ㅋㅋㅋㅋ
“주관식 답 부를게요. 사십팔, 이십이, 십오….”
‘진짜? 이것도?’
반신반의하며 끝까지 윤슬의 손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고연티비 PD의 입에서 마지막 답이 흘러나왔다.
“…마지막, 십 칠.”
그것으로 끝. 윤슬은 시험지를 덮었다.
-와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쟤가 제일 성적 낮을거라 한 새끼 누구냐 나와라ㅋㅋㅋ
-니새끼가 그럼ㅇㅇ
[힘숨찐내망태기안으로 님의 달풍선 1000개 선물!]-올해의 힘숨찐으로 임명합니다
서윤슬.
국어에 이어 수학까지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