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225)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225화(225/405)
[Youstastory]오늘은 드디어 고연티비 올라오는 날! !(•̀ᴗ•́)و ̑̑ 알림 설정해 주세요♥
나는 고연티비 계정을 태그해 스토리를 올렸다.
“좋아. 이제 한 시간 남았다.”
영상 업로드까지는 똑같이 한 시간이었다. 대학매일은 그새 하제인 사진 몇 개를 더 올렸고, 좋아요는 나보다 낮았지만 댓글은 나보다 많았다.
‘확실한 코어층이라는 건 이런 거구나….’
자주 스토리를 올리고 맞팔을 한 친구들도 늘어나는 나와는 달리 하제인은 꾸준히 팔로잉이 0명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을 더 궁금하게 만들었다. 대체 하제인 같은 사람은 누구와 함께 지내는지, 어느 정도여야 하제인을 친구로 둘 수 있는지. 선을 그어놓고 나는 여기 있다고 말하는 듯한 제인의 태도는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Intube] [한국대생 Vs 고림대생 고3 모의고사 풀기 대결! 과연 승자는 누구? 두구두구~] 1:10:27알람이 울리고 역대급 길이의 영상이 업로드되었다. 하지만 나는 고연티비가 아닌 다른 알림을 눌렀다.
[Intube] [대학매일 4월호: 끝없는 아름다움, 한국대 하제인을 말하다] 3:10제인의 이번 화보가 담겨 있는 영상이었다.
밝고 가벼운 분위기로 진행되었던 내 영상과 달리 우아하고 차분한 분위기였다. 온통 새까만 스튜디오에서 올 화이트를 입고 있는 하제인은 은빛 목걸이를 긴 목에 걸고 있었다.
Top
GU2SS Mini rogo t-shirts (White)
Pants
GU2SS Super Slim Straight (White)
Shoes
SUECOMMA BUNNY (White)
자연스러운 몸짓, 조명을 받아 반짝거리는 눈동자의 하제인은 내가 봐도 예뻤다. 이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음악에 맞춰 편집되는 장면을 보고 있던 나는 위화감을 느꼈다.
“뭔가…. 평소랑 다른데….”
뭐가 다를까. 고민하던 나는 스크롤을 내렸다. 그리고 곧장 알아챌 수 있었다.
“…이 새끼들 봐라.”
대학매일의 영상은 티저처럼 풀어주는 것이다 보니 인터뷰 내용이 조금씩 담겨 나가고는 했다. 짧은 문장으로 목소리가 나가거나, 자막을 넣거나 하는. 하지만 이번의 하제인 영상은 목소리도 자막도 없었다. 오로지 하제인의 얼굴에 집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것이었다.
[▼하제인 인터뷰 바로가기▼]https://www.todayuniversity.com…
그리고 하제인의 인터뷰는 예정일보다 일주일이나 빨리 공개되었다. 나는 더보기란을 클릭했다.
[문의가 빗발치는 바람에 대학매일에서 더 이상 답장하지 못하고…. (੭•̀ᵕ•̀)੭ 예정보다 빨리 공개하게 되었습니다!ㅎㅎ 수많은 분들이 궁금해해 주신 제인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링크 클릭!]대학매일이 하제인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 * *
Q. 인사 한번 해주세요
A. 안녕하세요. 대학매일 독자 여러분들. 한국대 미학과 신입생 하제인입니다. 많이 떨리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Q. 대학 생활은 어떤가요? 생각했던 것과 같나요?
A. 같은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어요. 무엇이든 장단점은 있으니까요. 그래도 아직까지는 장점이 확실한 것 같아 대학생이 좋긴 좋구나 싶네요.
Q. 대학 생활 중에 가장 좋은 게 있다면?
A. 안 맞는 사람과 굳이 가까이 지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 이전에는 다가오는 사람에게 먼저 선을 긋지 못하는 편이라 이런저런 일들에 휘말리고는 했어요. 사람은 누구나 선입견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잖아요. 그래서 그런 선입견에 좀 시달리고는 했죠. 쟤 누구랑 아는 사이래, 그러니까 쟤도 그럴 거야. 이렇게. 하하. 다 한때지만…. 사실은 깊고 좁게 사람을 알아가는 걸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한 반에서 오래 시간을 지내야 했던 고등학생 때와는 달리 강의 시간표마다 자유로워서 좋아요.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에요.
Q. 저런, 상처를 많이 받았을 것 같아요. 그런 자유에 목말라 있었다면 진학 당시 이런저런 고민이 많았을 텐데요.
A. 네. 맞아요. 그래서 고2 때쯤에는 유학을 생각하기도 했어요. 중학생 때는 잠시 해외에 나가 있었거든요. 미국에 2년 정도. 하지만 무작정 도망만 갈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좀 더 단단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선택한 게 한국대고요. 국내에서도 얼마든지 미에 대해 탐구할 수 있다고 저 자신에게 오기를 부린 것도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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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1개
제인의 인터뷰는 어쩐지 분위기 있어 보이는 영상 공개와 동시에 된 만큼 신비로움이 더해졌다. 제인의 팬들이 원하는 제인의 모습 그대로였다. 쉽게 사람을 믿지 않는 고독함, 내 사람만 바운더리에 들여놓는다는 특별함, 수많은 고민 끝에 자신을 시험하는 꿋꿋함까지. 제인의 팬들이 상상해왔던 제인이라는 건 생각보다 더 큰 반응을 끌고 왔다.
“미친. 얘는 한국대를 자기가 원하면 갈 수 있는 것처럼 말했네…?”
남은 아등바등 삼 년을 밤새다시피 굴렀는데도 하제인은 자기가 하향 신청을 한 것처럼 말했다. 분하게도 그게 또 있어 보였다. 젠장….
“댓글이 나보다 많이 달렸잖아?”
조회수와 추천은 나보다 낮았어도, 공유 수와 댓글은 나보다 더 많이 달렸다. 인튜브 영상 조회수를 확인하자 업로드한 지 10분이 된 것 치고는 꽤나 높았다.
“…저 아래 태그 때문인가?”
태그로는 #한국대 가 있었다. 지금 인튜브에서 가장 사람들이 많이 클릭할 그 태그가.
나는 일단 지금은 업로드된 고연티비 영상을 보러 가기로 했다. 하제인이 하향 지원한 것처럼 말한 그 한국대 타이틀이 아슬아슬하다.
근데 제인아, 나는 그거 하나 보고 공부했거든. 넌 그냥 하제인만 해라. 한국대 서윤슬은 내가 할게.
* * *
“앗-싸-!!! 이거거드은-!!!”
늦은 시각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퇴근하지 않은 루비는 제인의 영상 아래에 달리는 댓글들을 바라보며 환호했다. 두 팔을 위로 쭉 뻗은 덕에 품에 안고 있던 캐러멜 팝콘이 폭죽처럼 흩날렸다.
“이걸로 고은하고 뭐고! 걔 논란도 털고~. 제인이 성적 궁금증도 입막음하고~”
몇 년 전 10대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던 스타일 슈어 열사 사건 때 제인은 직접적으로 엮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고은하와 맞팔이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제인을 비꼬는 익명의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었다. 아직도 종종 새벽이 되면 이런 글이 올라오고는 했다.
[익명게시판/ 근데 ㅎㅈㅇ 잠수탔을 때 나만 좀 잘됐다고 생각했나ㅋㅋㅋ]따지고보면 ㄱㅇㅎ랑 ㅎㅈㅇ이 같은학교라 둘이 좀 더 친했었고 ㄱㅇㅎ가 ㅅㅇㅅ 대놓고 따시킨거… 과연 ㅎㅈㅇ이 몰랐을까?ㅋㅋㅋㅋ 그런 타입이면 전부 주절주절 털어놨을텐데ㅜ 암튼 난 가해자도 나쁘지만 방관자도 나쁘다는 주의라 ㅎㅈㅇ 잠수탔을 때 그냥 영원히 안돌아오길 바랬음ㅇㅇ
이런 의혹 같은 게 꾸준히 따라다니면 좋을 게 없었다. 오히려 두고두고 살을 붙여나가면서 없는 얘기까지 지어내는 게 인터넷이다. 이번에 확실히 제인도 피해자 역할을 맡고 나면 여론이 달라질 것이었다.
앞으로 만나는 사람마다 가려가며 사귀어야 할 테니 ‘급 나눠 만난다’라는 얘기도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 인간관계에 상처받아 쉽게 마음을 못 여는 공주님. 이게 제인이어야 했다.
“윤슬이는 아무랑이나 잘 노니까~. 반대편은 이쪽이 가져가야지.”
루비는 노선을 정확히 틀었다. 서윤슬의 반대되는 쪽으로. 비슷한 점은 몇 개만 있으면 충분했다. 그것만으로도 화제성은 나눠 먹을 수 있었고, 반대 여론은 잠재울 수 있었다. 윤슬이 가지지 못한 것들을 모두 제인이 가졌다. 이것만이 중요했다.
“이건 이미 다 본 건데~. 빨리 감기 안 되나아.”
책상 위의 다른 컴퓨터 화면으로는 고연티비를 틀어두었다. 지난번 윤슬의 고연티비 라이브 방송을 다 본 루비는 지루했다. 인튜브 특성상 실시간 채팅이 가능하게 업로드해 버리면 2배속이 불가했다.
“커뮤니티 체크느은…. 으, 더 이상 하지 말아야지.”
이미 커뮤니티를 한번 쭉 둘러봤다. 한국대 자유게시판까지 전부. 글마다 윤슬에 대한 칭찬 일색이라 꼴도 보기 싫었다. 루비는 곧이어 제인을 키워드로 작업칠 커뮤 글을 한 번 더 정독했다.
“아! 지금부터 못 봤던 거다!”
드디어 힘숨찐 서윤슬과 한국대생 만점이 끝나고, 드디어 저마다 고3 때의 공부법과 스트레스 해소법을 소개했다. 연희대생, 고림대생, 그다음 한국대생의 차례였다.
“흐으음-. 엔딩에 뭐 있을라나.”
이미 ‘낮은 성적으로 한국 제일의 대학교에 들어간 줄 알던 제가 사실은 수시로 모셔가는 성적이었습니다?!’ 에피소드가 나왔다. 일단 이걸로 이번 영상의 주인공은 당연히 윤슬이었다. 다른 출연자들은 어디까지나 보조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마안-. 이걸로 한국대 타이틀을 완전히 잡아먹기엔 부족한 감이 있징. 윤슬이가 물어온 이미지 그거. 우리 제인이가 잘 쓸게?”
뒤에 이어서 나올 만한 게 없었다. 제인은 이대로 금수저에 사랑받는 유복한 집안 딸‘인 데다가’ 한국대이기까지 한 인플루언서가 될 것이었다.
제인은 특별해야 했고 모두가 특별하게 대해준다는 걸 알려야 했다. 노력해서 특별해질 수 있는 윤슬과는 달랐다는 말이다.
윤슬이 저렇게 고생해서 간신히 얻은 그 한국대를 제인은 손쉽게 가져간다는 이미지. 그거 하나만으로도 족했다. 충분히.
―공부법은 일단 영어 같은 경우엔 단어를 많이 외우는 게 중요해요. 한 번 틀린 단어는 앞으로도 틀릴 확률이 높아서요. Apple, Tree 이런 기본 단어들은 우리가 아무리 시험에 나와도 틀리지 않잖아요. 이미 정확하게 알고 있으니까. 확실히 ‘안다’라고 생각될 정도로 복습, 또 복습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단어만 확실히 다 외우고 있어도 2등급까지는 안정적으로 바라볼 만하거든요.
자막: [얼굴 때문에 잘 안 들려…]
“얘도 마스크 괜찮다아-. 크…. 이런 애가 제인이 남사친으로 옆에 있었어야 됐는데.”
―스트레스 해소법은…. 아무래도 일찍 일어나는 게. 불안할수록 잠을 더 많이 자는데 이러면 불안함을 증폭시키거든요.
“…근데 너무 FM이라 재미는 좀 없네. 근데 그게 또 얼굴에 어울려서….”
―수학 같은 경우는 공식을 외우는 것도 외우는 거지만, 어떻게 대입시키느냐가 중요하거든요. 일단…. 답안지를 보세요. 답안지를 보면 유형마다 들어가는 공식이 있는데, 이 유형은 이 공식. 이렇게 외우고 나면 어느 정도 감으로 체크가 되거든요….
자막: [수능 만점이 알려주는 찐★공부법]
“얘도 너무 아깝다!!! 으아아아!!! 이거 친구들만 썸네일에 박아놔도 조회수 십만은 그냥 찍겠네에!!!”
나오는 한국대 학생마다 댓글창에서 언급이 계속되었다. 아쉬움에 팝콘을 한 주먹씩 입 안 가득 넣은 루비는 으적으적 씹어먹었다. 드디어 윤슬이 나왔다.
―모르는 게 있다? 쉬는 시간에 뛰어서 교무실에 가세요. 모든 시험 유형은 선생님들이 가장 잘 알고 계시거든요. 모의고사부터 수능까지. 선생님을 믿으세요.
자막: [생각도 못한 비법 ㄱㅇㄴ]
-한!국!대!
-갓윤슬! 갓윤슬! 갓윤슬!
-서윤슬볼라고 들어왔다ㅋㅋㅋㅋㅋㅋ
-똘망한 학생..^^ 울 딸이 좋아라해서 저도 같이 보고있네요ㅎ
윤슬이 나오자마자 댓글 올라가는 속도가 달라졌다. 모두가 윤슬을 기다린 것처럼.
―이건 제 수능 성적표인데요. 아 그리고 이건 시험지. 혹시나 못 믿는 분들 계실까 해서요. 여기 보시면 자신 있는 유형이라고 빠르게 풀다가…. 네. 숫자 날려 써서 틀린 거거든요. 그래서 총합하자면 수학 빼고는 다 만점을 받았습니다. 사알짝 자기자랑 같죠? 사실 맞아요. 네.
루비는 실시간 시청자 수를 확인했다.
Intube
실시간 시청자 수: 302,778명
한 시간짜리 라이브에, 난생처음 보는 숫자가 들어와 있었다.
―저 과외나 학원 없이! 교무실 가서 선생님들한테 묻고 친구들이랑 공부하고 이런 걸로 챙긴 성적이니까 믿어보셔도 됩니다.
…삼십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이 영상을 보고 있다는 말이었다.
―진짜 최고의 공부법은 선생님을 가까이하는 거예요.
삼십만 명 앞에서 서윤슬이 최고의 카드를 꺼냈다. 사교육 없이 한국대.
댓글은 이제 읽을 수도 없이 휙휙 올라가기 시작했다. 루비의 눈이 어지러워질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