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229)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229화(229/405)
SNS에서는 오랜만에 새롭게 시작된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화닭볶음면에 스트링 치즈, 그리고 삼각김밥의 조합 이후로 이만한 영향력은 처음이었다.
[Hot/ 지금 한국대에서 유행하는 조합ㅋㅋㅋ.jpg]은 바로 한국대 정식
요즘 다 품절나서 구하기도 힘들다는 CS25 고기냠냠 도시락+ 한국요구르트 플레인인데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CS25 편의점에 붙어있는 ‘고기냠냠 없습니다ㅠㅠ’ 안내문들.jpg)
지금 한국대 시험기간이라고 CS25가 쏴줌ㅋㅋㅋㅋ
(한국대 학생들 유스타 스토리에 업로드된 한국대 정식 사진.jpg)
진짜 한국대 정식 먹으면 저도 한국대 갈수 있나요?ㅠ 몰러 일단 물량이나 풀어줘…
-ㅋㅋㅋ저거먹으면 한국대 갈수 있나요ㅠ
˪네 얼마든지 갈수 있습니다 2호선을 타고 한국대입구역에서 내려 셔틀버스를
˪저기요지금제가그걸물어본거같나요
-요구르트에 붙은 스티커 뭐야?ㅋㅋㅋ 조공같다
˪한국유업 유스타스토리에 서윤슬이 쏜다 올라왔던데?ㅋㅋㅋ^0^
한국우유에서 가장 유명한 제품은 짜 먹는 요구르트, 시리얼이 담겨 있는 요플레 두 가지였다. 디저트류가 강세였다. 하지만 이번 제품은 달랐다.
‘식사 대용으로도 가볍고 든든한’
한국우유에서 그동안 얼마나 이 키워드에 공을 들였는가. 모든 유업의 꿈이었다. 식사 대신 우유를 드세요! 식사 대신 요거트를 드세요!
…하지만 그 어떤 한국인도 식사 대신 먹지 않았다. 일단 국물이 없었고 맵지 않은 데다가 가벼운 식감? 이건 식사가 아니었다.
오히려 ‘~폭탄’이 유행하는 지금, 깔끔하고 담백한 요거트는 점점 뒤로 밀려가고 있던 그때, 서윤슬이 나타났다. 지금 이 기세라면 그들의 영원한 꿈 ‘가벼운 한 끼’ 요거트로 업계의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마케팅 비용이 얼마든 상관없이 눈이 돌아있었다 이 말이다.
한국우유는 ‘한국대 정식’이라는 키워드가 담긴 뉴스 기사를 미친 듯이 내보냈다. 뿐만 아니라 1020에게 쐐기를 박기 위한 유스타 관리까지 열심히 했다.
[Youstastory](고연티비에서 요구르트를 들고 있는 윤슬의 캡쳐. 흰색 펜으로 토끼 귀를 그려놓았다.jpg)
수험기간 내내 한국요구르트를 먹고 한국대에 간 우리의 기특토끼 o(-`0´- 。)
(가득 들어차 있는 플레인 요구르트 사진. 전부 윤슬의 얼굴 스티커가 붙어 있다.jpg)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찌! 한국요정이 토끼에게 보내는 쟈그마한 선물…^0^♥
오늘은 윤슬이가 쏜다!
(야식을 받기 위해 줄 서있는 한국대생들 사진.jpg)
모두모두 시험기간 한국요구르트와 파이팅이야! (ง •̀0•́)ง★
스토리로 모자라 피드까지 열심히 올렸다. 윤슬의 집으로 요구르트가 한가득 들어가 있는 박스와 함께 우유를 닮은 새하얀 데이지 꽃다발, 그리고 반투명한 풍선까지 보낸 후였다. 인플루언서의 피드에 오래 머무르기 위해. 그리고 한국대 서윤슬의 이름을 빌려 가기 위해.
[Youstastory](계란말이를 신중하게 집고 있는 윤슬의 모습 캡처.jpg)
CS 도시락은 반찬 하나하나가 맛있다구♥
(고연티비에서 도시락을 먹고 있는 윤슬의 모습 캡처.jpg)
다들 2탄을 그렇게 외치고 있는 귀여운 먹방 (♡^౪^♡)
원 해 요?
투표
[네/너무요]더 급한 건 CS25쪽이었다. 한국우유는 그나마 이름이라도 똑같았지 CS25는 뭐 어떻게 비빌 수가 없었다.
한국우유 먹고 한국대 갔어요!
좋아 보인다. 건강해 보이고 산뜻해 보이지 않은가. 하지만 바꿔 보자.
편의점 도시락 먹고 한국대 갔어요!
…어쩐지 안쓰러워 보인다. 건강은 괜찮은 걸까. 걱정되기도 한다. 이게 문제였다. 그래서 CS25측은 편의점 도시락 특유의 이미지를 덮기로 했다.
한국대 정식의 가장 큰 쟁점은 ‘진짜 한국대생들이 좋아하는’ 이었다. 그렇게 한국 요구르트와 손을 잡고 한국대에 서포트 물량을 보냈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 이번 마케팅의 중점.
‘한국대 서윤슬이 먹는’
* * *
[Intube] [Live: 시험기간 같이 밤샘공부해요]월요일 저녁, 인튜브 생방 알림이 떴다. 윤슬의 첫 번째 라이브 방송이었다.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까지 다 해둔 충성 구독자들은 재빠르게 윤슬의 라이브 방송을 클릭했다.
►Live
▷참여자: 17,173
-헐 ㄴ언니ㅠㅠㅠㅠㅠㅠ
-뭐야 스터디위드미에요????
-잠옷입은거 너무 귀여워 으아아아악!!!!!!!
화면 속의 윤슬은 연두색 파자마를 입고 책상 위에 앉아 있었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옆에 커다란 텀블러까지 챙겨두었다. 텀블러 뚜껑을 슥 밀고 한 모금 마시자 안에 들어있는 얼음이 가벼운 달그락 소리를 냈다.
-벌써부터 커피마셔요?
-ㅠㅠㅠㅠ커피 너무 많이 드시지마세용 윤슬언니 걱정돼요 저희엄마는 어릴때부터 커피먹는거 아니래서 저 중학교 들어가면 그때부터는 생각좀 해보신대요
“아, 이거 커피 아니고 그냥 얼음물이에요. 커피는 밤샐 거라 이따 새벽 두 시쯤?”
윤슬은 빠르게 올라가는 댓글창에 대답했다. 그러자 자기 이름을 불러달라는 댓글들이 속속들이 생겨났다.
“응 모찌콩, 청현아시바꺼결혼하자, 닐라냥냥, 08현지, 남김형식 안녕~”
윤슬이 그중 읽기 편한 댓글을 몇 개 읽어주자 댓글 속도는 더 빨라졌다. 하지만 이제 오늘의 방송 소개를 해야 했다.
“자자 그만하고. 오늘은 이제 공부…를 시작해 볼 건데요. 벌써 좀 하기 싫지만 그래도! 1학년 1학기부터 성적 망칠 수는 없으니까. 일단 전공 위주로 가보려구요. 사실 다른 한국대생들 때문에…. 제 학점이 너무 걱정되네요.”
-ㅋㅋㅋㅋㅋㅋ기만자쉑
-ㅋㅋㅋ미쳤나 아~~~ 힘숨찐 누가모르는데
-연기에 안속아 이젠ㅠㅠㅠㅠㅠㅠㅠ
-다른 한국대생들이 떨고있을듯ㅋㅋㅋㅋㅋㅋㅋ
이미 고연티비에서 윤슬의 성적을 한 차례 확인한 바 있는 구독자들은 쉽게 윤슬의 약한 소리에 넘어가 주지 않았다. 가볍게 몇 마디를 더 한 윤슬은 본격적으로 시험공부에 들어갔다.
►Live
▷참여자: 26,173
스터디 위드 미였지만 그들 중 진짜 같이 공부하는 사람은 몇 되지 않았다. 댓글창의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윤슬을 중계하며 놀았다. 윤슬은 이쪽으로는 고개 한번 돌리지 않고 무서운 집중력을 보였다. 프린트가 되어 있는 종이를 훑고 태블릿을 확인하고, 또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하다 중얼거리며 열심히 공부했다.
-집중력 개미쳤다;;
-진짜 한번도 안쉬네;; 열한시야 윤슬아 웹툰 올라왔을 때 됏다고…
-애니프사님 갓반인들은 이동시간에 웹툰보지 올라오는 시간만 기다리지 않는답니다
-미친넘이 헛소리하지마라 우리는 그시간에 인.생.을 걸엇다
그렇게 세 시간이 흘렀다. 여덟 시에 킨 라이브 방송은 어느새 열두 시를 향해 흘러가고 있었다. 그때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아 한국대정식 침투력 ㄹㅈㄷ
윤슬이 어딘가로 잠시 걸어가더니 한국대 정식을 손에 들고 돌아왔다. 탁 소리와 함께 가볍게 나무젓가락을 쪼갠 윤슬은 고연티비 때처럼 식사를 시작했다.
볶음 김치와 양배추 샐러드, 계란말이와 잡채, 그리고 불고기가 들어가 있는 도시락은 한창 라면 물 올릴 12시에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았다.
►Live
▷참여자: 84,088
-서윤슬 그렇게 안봤는데 치사하네 혼자먹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먹는거 귀여워ㅠㅠㅠㅠㅠ
-어떻게 구한거임ㅋㅋㅋ 구하기도 힘들다던데ㅜ 나 다섯군데 돌았는데도 못구함
-얘가 먹는다고 해봐라 박스채로 보내주지
그 와중에도 공부하던 것에서 눈을 떼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윤슬이었다. 인튜브의 실시간 방송이 갑자기 먹방으로 바뀌자 썸네일만 보고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여기 뭐하는데에요? 오물오물 ㄱㅇㅇ
-공부하는데에요
-;;저분 말고 아무도 공부 안하는거 가튼데
-조용히하세요
그중 윤슬을 알아본 사람들은 반갑게 댓글을 썼다.
-오 고연티비ㅋㅋㅋ
-한국대정식ㅋㅋㅋㅋㅋ 요구르트 언제먹냐
여전히 윤슬은 이쪽 방향으로는 고개를 틀지 않은 채로 묵묵히 식사를 했다. 마지막 한 입까지 깔끔하게 먹은 윤슬은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다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한마디 하지 않는 윤슬에게 익숙해진 구독자들은 어느새 자기들끼리 노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저, 저기 윤슬아… 여기 네가 말한 빵…
-어이!!!! 이쪽에 말시키지 말라고!!! 알아서 거기 두고가라
-아, 응… 알았어….
-역시 도내 초고교급 치유계 미쇼죠야Wwww 벌써부터 ‘친위대’를 만들어 빵배달을 시키다니 (웃음)
►Live
▷참여자: 51,088
새벽 세 시. 오만 명의 시청자들은 콘크리트층이 되어 굳어졌다. 윤슬은 두 번째로 일어섰다. 윤슬의 자리 비움에 시청자들은 물음표로 가득 댓글창을 채웠지만 이윽고 웃기 시작했다.
-아 한국요구르틐ㅋㅋㅋㅋㅋ
이번엔 윤슬이 플레인 요구르트를 들고 돌아왔다. 빨대도 없이 호쾌하게 요구르트를 들이켜는 윤슬은 한 손으로는 프린트물에 시선을 고정했다.
‘캡처 각 잘 나오겠지. 저쪽에 우유 로고도 잘 보이고.’
이런 윤슬의 마음을 모르는 채 구독자들은 해가 밝아올 때까지 자기들끼리 <도내 초고교급 치유계 미쇼죠 윤슬쨩과의 우당탕탕 학교생활> 상황극에 몰입해 놀았다.
►Live
▷참여자: 55,013
그렇게 시간은 8시. 이제 구독자들은 윤슬의 열두 시간에 기겁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단 한 번도 집중력을 흐트러지지 않게 유지하고 공부만 하는 모습은 조금 무섭기까지 했다.
-자고일어났는데 아직도 하네; 중간에 쉬었어요?
-ㄴㄴ 요구르트먹고 커피도핑하더니 그대로 쭉 저러고 있음
-제발 좀 쉬어
하지만 윤슬은 별거 아니란 듯이 두 번째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CS25의 치킨냠냠 도시락이었다. 그리고 또다시 공부, 열 한시에 요구르트를 먹는 것으로 점심을 대신한 윤슬은 방송을 끄기 전에야 한 번 돌아봐 주었다.
“오늘 공부 여기서 끝! 그럼 저는 이제 오후 강의가 있어서.”
-?????
-??
-??????학교간다고?
“이제 가볍게 나갈 준비하고 다녀올게요! 구독자분들도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윤슬의 방송은 그렇게 꺼졌다. 당황스러운 발언에 구독자들은 모두 저마다의 커뮤니티로 가서 떠들어댔다.
[20대게시판/ 아까 ^0^ 라이브방송 본 사람?]걔 16시간 순공하더니 학교갓음…미친거 아닌지
-???찐으로?
˪ㅇㅇ 한번도 안쉬고….
[유머게시판/ 인튜버의 관심을 끌고싶어 미쳐버린 구독자들.jpg]자기들끼리 상황극하고 나중엔 파도타기까지 하고있음… 학교를 지키기 위해 스쿨아이돌 공부대회에 나간 윤슬짱을 응원한다는 컨셉인데 막상 화면 안보는 인튜버 때문에 망함ㅠㅋㅋㅋㅋ
[이슈게시판/ 오늘 한국대 정식 먹는 한국대생 ^0^.jpg]16시간동안 한번도 안쉬고 한국대 정식 먹으면서 공부+ 강의나가버림ㅋㅋㅋㅋㅋ
구독자들이 마지막에 물음표로 채팅창 도배했는데 더 안놀아주고 걍 꺼버린 그녀…
그리고 그 시각, CS25와 한국우유는 미리 준비된 뉴스 자료를 배포했다. 그렇게 윤슬이 원하는 한국대 키워드는 굳히기에 완벽히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