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237)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237화(237/405)
모모는 윤슬의 조언을 그대로 따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계정을 만들어 영상 클립을 짧게 짧게 올렸더니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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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수는 본 계정에 비하자면 참 작고 귀여웠지만, 확실한 건 바로 댓글이었다. 영상의 댓글은 평균 7~8백 개를 웃돌았다. 고작 30초짜리 영상에.
‘진짜, 윤슬 씨 말이 맞네….’
이런 짧은 영상에도 댓글이 달릴까 걱정했던 모모에게 윤슬은 격려해 주었다.
“근데 다들 보고 그냥 나가기만 하는 거 아니에요? 너무 짧아서.”
“아니요. 사람들은 전체적인 맥락을 보기에는 인내심이 너무 없어졌어요. 삼사십 분짜리 영상 보다가 지쳐서 나가잖아요.”
“그렇지….”
“다들 그냥 웃고 떠들고 싶은 거니까 댓글 잘 달릴걸요. 그리고 짧은 영상이라 이건 뭐지? 하고 묻는 댓글들 있을 텐데 기존 구독자층이 아래 대댓글로 설명도 해 줄 거고.”
그 말대로였다. 그리고 짧은 영상이다 보니 공유 수가 굉장했다. 크리에이티브 어플로 확인한 결과, 본 계정의 공유 수를 따라잡고 있었다.
공유는 새로운 시청자를 부르고, 또 부른다. 이대로라면 부계정의 팔로워는 올해 안에 30만을 넘길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생각만 해도 흐뭇했다.
“좋아! 이대로 가자!!!”
모모는 오늘도 인튜브 어플을 켜 모니터링을 열심히 했다. 다음 영상 소재도 그렇고, 언제나 트렌디함에 발맞춰 나가야 했으니까. 스크롤을 내리던 모모는 한 계정을 발견했다.
“어? 근데 또 이렇게 짧게 올리는 계정이 생겼네?”
[쿨타임찼다 갓냥율 볼 때 됐다] [애교살 메이커 전후 비교] [한국대 정식 근황(feat. 암시장)]30초 웃짤 계정이었다.
* * *
시험 기간이 아니라 정말 다행이었다. 나는 이틀 사이에 백 개도 넘게 만들어 낸 영상을 보면서 졸린 눈을 매만졌다.
‘음, 역시 반응 좋군.’
구독자가 무서운 기세로 늘고 있었다. 고작 이틀밖에 되지 않았는데 알고리즘을 타고 구독자는 삼천 명. 회귀 전 앞으로 유행할 알고리즘 영상만 모아서 짧게 만들었으니 이럴 만도 하지.
모모에게 충고해 준 것에서 노선을 살짝 틀었다. 내 영상만 올리는 게 아니고 다른 사람들의 영상 중 잘된 건 모두 긁어왔다. 그리고 잘 될 것들도 모두 짧은 영상으로 만들어 버렸다. 30초짜리니까 저작권 침해로 짤릴 걱정도 없고.
‘나는 이걸로 내 계정을 홍보할 게 아니라 분위기를 만들 거니까.’
키키 게스트 때와 비슷하게. 그리고 앞으로 커뮤니티에 어떤 글을 쓰든 간에 ‘출처: 인튜브’ 라고 적을 수 있는 본진을 만든 셈이다. 출처를 제대로 쓰지 않지만 궁금한 사람들은 인튜브에 가서 검색해 볼 테고, 그렇게 되면 그 사람 하나하나가 모여서 대중적인 반응이 만들어지는 거지.
‘그리고 이런 영상을 백만 인튜버 모모가 했으니까 다른 인튜버들도 또 냉큼 파쿠리칠 거다.’
그렇게 30초 웃짤 계정은 다른 인튜버와 모모 사이에서 수월하게 알고리즘을 타게 되는 거지. 이런 영상 형식은 이미 아이돌 직캠 영상으로 대중들에게 어느 정도 친숙하니까, 보다 보면 나중엔 짧은 세로캠 영상만 보게 될걸. 숏 콘텐츠는 중독성이 강하거든.
‘틴톡 계정과 동시에 굴린다.’
@koreangirl 으로 한국 인튜브와 인플루언서, 유행하는 문화 등 꾸준히 올렸던 그 계정에는 앞으로 한국 이슈까지 더해질 예정이다. 이걸로 하루네컷을 보내버려야겠다.
[Intube creative]▶공유 수 (최근 일주일): 데이터 집계가 부족합니다
지금 가장 궁금한 건 바로 이거인데…. 가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군.
공유 수를 어플에서 집계해주는 날. 그날부터 나는 하루네컷을 보내 버릴 디데이를 셀 예정이다. 책상 위 캘린더를 바라보며 일정을 체크했다.
* * *
고연티비 스튜디오에는 촬영 전부터 들뜬 분위기가 감돌았다. 지난번 영상이 역대급 버즈량을 기록했기 때문에?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이번에도 서윤슬이 뭔가 해 줄 것 같다. 그런 느낌이 와….”
“걘 진짜 천재 같아요. 보니까 인튜브 영상 중에 화제 안 된 거 없던데. 그 룩북? 하울? 그 유신사 플리 마켓 영상도 그 편집기법 다른 인튜버들이 다 파쿠리쳤잖아요.”
“그니깐. 솔직히 이번 촬영은 솔직히 물결이랑 서윤슬만 있어도 되는데…. 안 그래요?
역대급 버즈량을 또다시 만들어 줄 서윤슬이 오기 때문이었다. 느슨했던 고연티비 계정에 긴장감을 제대로 불어넣어 줬던 윤슬 덕에 약간의 매너리즘에 빠져 있던 연출 팀은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정체되어 있던 구독자수도 순식간에 폭증했다.
“야. 그냥 하란 대로 하세요. 충무공 명령인데 말이 많아.”
“다른 애들 어차피 다 들러리 세울 건데….”
원래 고연티비에서 준비한 것은 오로지 서윤슬만을 위한 무대였다. 그도 그럴 것이 고연티비 출연 이후로 들어오는 모든 광고주가 서윤슬을 찾았다. 윤슬은 이미 한국우유와 CS25가 잡아갔지만 언제가 되어도 좋으니 자기들 제품을 서윤슬에게 한 번만 전해달라는 브랜드가 차고 넘쳤다.
‘이번에야말로…!’
이상하게도 윤슬은 아직 편의점 콜라보 외 광고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고연티비 연출 팀은 이번 영상 이후로 또다시 물밀듯 들어올 광고주들을 생각하며, 윤슬을 설득해 다시 한번 출연시킬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다들 오늘 잘하자! 지난번처럼 하지 말고. 어? 콘티 다시 한번 보고 외워~”
“…PD님이 괜히 찔리니까 그러시는 거잖아요. 저희는 원래 잘했는데요.”
“크흐흠!!! 굳이 짚고 넘어가야겠니. 그거를.”
지난번 윤슬을 우습게 봤다 탈탈 털린 PD는 머쓱하게 뒷머리를 매만졌다. 이미 저번 촬영 때 제대로 느낀 거였지만, 윤슬은 보통내기가 아니었다.
윤슬이 지시한 대로 준비되어 있는 촬영장을 둘러보며 PD는 콘티를 점검했다. 윤슬이 직접 보내온 스토리였다.
[새내기의 Before/After 비교!]고연티비에서는 물결을 모신다는 것만으로 감지덕지했지만, 윤슬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말했다. 윤슬은 확실하게 바뀌는 것을 보여줘야 지금 상승세를 이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이번 비포 애프터 영상은 메이크업에서 그치지 않고 헤어까지 전부 바뀔 예정이었다.
* * *
“윤슬니이임~!!!”
내가 고연티비 촬영장으로 들어가자 연출 팀이 곧장 달려왔다.
“너무 감사해요. 진짜 저희 이렇게 한 거 아무것도 없어도 되나 싶구. 막. 윤슬님한테 너무 큰 도움을 받아서…. 언젠가는 저희도 꼭꼭! 은혜 갚을게요. 헤어 디자이너도 윤슬님이 준비해 주시구~!”
고마워할 것 없다. 이 영상 내 부계정으로 30초 웃짤 만들 거거든. 엄밀히 말해서 너네만의 영상은 아니다….
나는 감동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연출 팀의 순진함에 조금 양심이 찔렸다.
“에이, 뭘요~. 진짜 제가 준비한 것도 아닌데요, 물결 쌤 아직 안 오셨죠?”
“네네. 다른 분들은 여기 계세요. 인사하세요~”
“윤슬님 안녕하세요! 저 인튜브 구독자예요!!! 사진 한 번만 같이 찍어도 될까요?”
“저도요…. 태그하고 싶어요…. 아 근데 이따가요. 지금은 너무. 으윽.”
“아 맞다~!!! 그럼 저도 이따 찍을래요.”
나는 맨얼굴로 부끄러워하는 출연자 셋을 바라봤다. 참고로 나도 맨얼굴이다.
오늘의 영상 콘셉트는 꾸미는 데 익숙하지 않은 새내기들을 위한 영상으로, 아마추어가 한 것과 전문가의 스킬을 비교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래서 이따가 일부러 안 어울리는 제품으로만 메이크업시킬 거고.’
우리 넷은 각각 어울리는 컬러가 다르다. 일부러 고연티비 연출팀에 퍼스널 컬러를 신경 써 달라고 말했거든.
오늘 내가 노리는 것은 세 개다.
하나는 물결에게 환심을 사기.
둘은 내 부계정, 30초 웃짤 영상으로 올릴 수 있는 클립을 따기.
셋은 며칠 전에 출시된 라모레의 선크림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기.
자, 그럼 시작해볼까.
* * *
“안녕하세요~. 고연티비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바로바로!”
“새내기의 비포 애프터! 오늘 모신 게스트들 자기소개 한번 부탁드릴게요.”
고연티비의 스튜디오에서는 촬영이 한창이었다. 각자 맨얼굴로 자기소개를 한 출연자들은 이윽고 모두 작은 룸 안으로 들어가 화장대에 앉았다. 음향이 겹치니 카메라 하나, 마이크 하나를 각각 배치한 진행이었다.
“저희가 올리브일 앱을 보고, 제일 판매량이 높은 것들만 쏙쏙 집어 왔거든요~. 아무래도 우리 구독자분들이 궁금해하실 제품들 아니겠어요?”
“맞아요! 특히나 고등학교 때는 주로 학업에 집중하니까. 막상 꾸밀 때 되면 뭐 사야지? 싶어서 일단 인기 있는 거 위주로 사게 되잖아요.”
촬영 전, 윤슬의 지시대로 각 출연자들에게 가장 안 어울리는 컬러의 제품들이 배치되었다. 연한 컬러가 어울리는 출연자에겐 아주 딥하고 탁한 컬러를, 진한 컬러가 어울리는 출연자에겐 흰 기가 가득 섞인 아주 연하고 맑은 컬러를.
따라서 오늘 완성본은 모두가 워스트일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윤슬마저도.
“안녕하세요~. 일단 저는 메이크업 시작 전에 선크림부터 발라줄게요.”
윤슬이 노리는 것은 오로지 피부 메이크업이었다. 색조가 워스트일 때 기초는 더 빛나는 법이었으니까.
“얼마 전에 새로 나왔다길래 산 건데, 제가 원래도 이런 풀 계열이 잘 맞았거든요. 특히 티트리! 티트리 좋아해요. 이거는 뭐였지…. 시카? 래요, 피부 열기를 낮춰준대서. 진짜 이거 바르니까 확 시원해서 좋더라구요. 아! 초록색이라 살짝 코렉터 기능도 있어요.”
초록빛의 선크림을 얼굴에 펴 바르는 윤슬은 오늘 아침 아이템을 하나 썼다.
「▼상세 설명▼
예쁜 게 죄야 (사용 시간 24시간)
: 최대한으로 컨디션을 올려주는 포션. 부기를 빼주고 피부 상태 최대치가 된다. 미묘하게 예뻐진 느낌으로 매력 스탯이 단기간에 +10~25% (확률 랜덤)으로 늘어난다.」
오늘의 피부 컨디션은 최상. 그야말로 뭘 바르건 잘 먹는 피부 결을 완성할 준비가 끝나있었다. 윤슬이 이번 선크림에 달아 줄 키워드는 다음과 같았다.
▶홍조를 잠재워 주는
▶쿨링 효과 가득
▶순해서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한
▶바르는 순간 화장이 뜨지 않는
▶끈적거리지 않아 지성에게도 추천!
선크림을 필수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선크림을 파는 방법, 그건 바로 ‘자외선 차단’에 포커스를 두는 것이 아닌 ‘피부 화장’에 포커스를 두는 것이었다.
자외선 차단은 곧 다이아수저가 엔지생건을 족치기 위해 판을 펼칠 테니.
“파운데이션은 엄청 콩알만큼만! 지난번에 물결 쌤한테 메이크업 받을 때 추천받았던 방법인데요-”
선크림을 발라 촉촉한 피부 위로 얇게 파운데이션을 발랐다. 하얗고 완벽한 피부결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