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239)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239화(239/405)
“와, 3일 만에 이렇게 정리가 되네.”
나는 생각보다 더 깔끔하게 마무리되어 버린 하루네컷 조지기에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단독보도> 새롭게 떠오른 신종 ‘코인사기’, 하루네컷을 아시나요?]골목마다 하나씩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필름 부스, 매장으로도 심심치 않게 만나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네 컷짜리 사진 기기가 코인 사기에 이용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면서 수많은 시민들에게 충격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사는 하루네컷을 중점으로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인터넷 기사 같은 경우는 클릭수가 중요하거든.
인터넷 방송 BJ들이 코인 사기를 쳤다! 팬들이 후원해 준 그 돈으로!
이건 뭐…. 그렇구나 싶어서 클릭하지 않고 슥 스크롤을 내려버린다. 아직 스트리머들도 그렇고 BJ들도 그렇고, 몇 년 뒤처럼 양지에 올라와 큰 인기를 끄는 정도가 아니니까.
하루네컷 사장이 코인 사기를 쳤다! 그것도 니가 사진 찍으면서 냈던 니 돈으로!
이건 이제 뭐 너나 할 것 없이 클릭하게 되는 거지. 일단 대중에게 친숙하고, 다들 이런 사진 한 번쯤은 찍어본 적 있을 테고, 그리고 무엇보다 이름값이 있잖아. 하루네컷이라는.
-평소에도 SNS보면 헛소리 참 많이 지껄이더니 이럴 줄 알았다
-이 형 옛날부터 건너건너 아는 사람이었는데 사업 꾸준히 말아먹다가 결국엔 딱 하나 성공한 사업도 말아먹네요…ㅋㅋ 이런거 보면 사람이 다 자기 그릇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도 망할 때 됐지ㅇㅇ 원래 이런 사업은 다 한때임 한때~
그리고 점점 BJ들이 누군가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보다는 하루네컷 사장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수요에 맞춰 공급이 와르르 생겨났고. 하루네컷 사장의 유스타에는 댓글이 몇백 개가 넘어갔다. 그리고 또 이걸 가만두고 볼 렉카 인튜버들이 아니지.
[Intube] [하루네컷 사장의 유스타에서 보이던 돈ㅈㄹ 모음] 12:38조회수 441,823회
유스타 댓글 캡처와 함께 열심히 조롱하더라. 아, 이로 인해 내가 낙수효과를 좀 받았다.
-이 사람이 만든게 원조였지ㅇㅇㅋㅋㅋ 아빠뻘인데 개추하다 쏠랑 베껴가지고 희대의 사업가인척
-억울할법도 한데 그런 티 일절 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는 더 잘될 것 같으네요..ㅎ
성.사.비 영상이 하루네컷 알고리즘에 같이 떴거든.
‘제작진이 좀 영리했다.’
제목을 슬쩍 변경했다. 바로 이렇게.
[Intube] [고등학생 때부터 백억?! 남다른 수완, ‘인생필름’ 사장님을 알아보다] [고등학생 때부터 네 컷 사진으로 백억?! 남다른 수완, ‘인생필름’ 사장님을 알아보다]‘네 컷 사진’이라는 키워드를 하나 추가함으로써 하루네컷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이 한 번씩은 클릭해보게 만들었다.
이것도 조만간 백만 뷰 찍겠군. 예상외의 수익이다.
“덕분에 내 인튜버랑 유스타 팔로워 좀 더 늘어났고.”
@seo_yoonseul
Youstagram
팔로워: 642,118명
서윤슬
Intube
팔로워: 410,112명
인튜브는 지난번 고연티비 출연 이후로 뭐 별다른 걸 올리지 않아서 그런지 구독자에 정체기가 좀 왔다. 큰 폭으로 늘어난 건 아니지만 이 정도도 만족할 만한 성과지.
그리고 또 하나의 낙수효과는 바로 이거다.
[Intube] [선크림 대충 바르고 파데 떡칠한 결과?]조회수 89만회
하루네컷으로 렉카 30초 영상을 여러 개 만들었더니 그걸 클릭한 사람들이 내 계정에 있는 다른 영상들도 클릭해보기 시작했거든. 그중에서 클릭률이 제일 높았던 게 운 좋게도 내가 원한 선크림 영상이 됐다.
나는 보고 있던 인튜브를 끄고 다른 어플을 들어갔다.
“보자, 올리브일 랭킹 순위가-”
물론 아직 1위는 아니다. 1위는 엔지생건이 꽉 잡고 있었으니까. 엔지생건이 라모레보다 미묘하게 한 발짝 앞서 쿨링 선크림을 발표했었고, 엔지생건의 주 소재는 ‘빙하’였다. 히아루론산을 더 시원한 척 잘 포장한 거지.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업계 1위 하는 이유가 있다. 같은 말이어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거든.
“지금은…. 음, 5위.”
가격이 타제품에 비해 저렴한 것도 아니고, 1+1 행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유명인 광고를 때린 것도 아닌데 이만하면 선방했지. 다이아수저도 알고 있을 거다. 그러니까 더 욕심이 날 거고.
“곧 세일 기간 시작하면…. 3위 정도까지는 만들어 줄 수 있겠다.”
따로 내가 겟레디 위드 미 영상이라도 한 번 내 채널에 올린다면 세일 기간에 맞춰 단기간 1등은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은 그렇게까지 해 줄 마음은 없으니까 옛날처럼 다이아수저에게 살짝 떡밥만 뿌려주도록 하자.
이제 고연티비에서 나왔던 내 비포 애프터 영상을 캡처해서 커뮤니티에 글을 작성해야겠다. 그 전에 일단 분위기부터 살펴봐야겠지.
“어? 이것도 누가 먼저 올렸네.”
[이슈게시판/ 역대급으로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비포애프터 (feat.물결).jpg]누군가가 먼저 캡처해서 글을 썼다. 역시나 인터넷 고인물인지 사족이 적절히 달려 있어서 댓글 반응이 꽤 괜찮았다. 내가 노린 반응 그대로 있기도 하고.
-와 서윤슬은 선크림 바르고 별거 안 하는데도 물결이 해준거랑 큰 차이가 없네ㅋㅋㅋㅋ
-선크림 저거 좋아? 써본사람 있어?ㅠㅠ
˪나 쓰는데 괜찮아! 홍조있으면 ㅊㅊ
-다들 후가 훨씬 낫다ㅋㅋㅋ 먼가 시원시원해짐
이제 진짜 내가 자연스러운 트렌드의 흐름에 있긴한가보군. 캡처해서 글 써주는 사람이 알아서 생기고.
‘누군지는 몰라도 고맙다.’
그럼 나는 남은 시간 동안 다시 사업에 집중해 볼까.
“하루네컷 폐업하는 지점~ 인생필름이 먹어야지~”
공짜 상권 분석 고맙다.
* * *
제인은 눈두덩이 위를 가볍게 쓸고 지나가는 브러시의 감촉에 집중했다. 부드럽고 살랑거리는 이 촉감은 언제 느껴도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러다 제인 씨 진짜 연예인 되는 거 아니에요?”
“제가 무슨요. 저보다 예쁜 사람 널렸는데요.”
“누가 그래? 제인 씨만큼 예쁜 연예인 찾기도 힘들겠다.”
이곳은 본가가 아닌 제인의 자취방이었다. 오늘 있을 저녁 라이브 방송을 위해 스타일리스트를 부른 제인은 해야 할 말을 머릿속으로 필사적으로 정리했다. 단 한 마디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되니까.
“근데 하여튼, 완벽주의 알아줘야 돼. 제인 씨 팬들은 좋겠어요. 이렇게 잠깐이라도 확실하게 신경 써 주니까.”
“저도 참, 편하게 하고 싶은데…. 실은 이게 가장 편해서요.”
“자기관리 갑이야, 아주.”
루비가 적당히 준비해 준 대본과 제인의 평소 화법이라면 크게 어려울 것은 없을 터였다. 라이브 방송은 처음이었지만 크게 떨리지는 않았다.
“중간중간, 악플 물론 있을 건데-. 알지? 그런 애들 다 자기 인생이 너무너무 싫어서 제인 씨를 싫어하고 싶어 하는 거. 인생 바꾸자면 곧장 바꿀 애들이니까 신경 쓰지 말구. 나랑 우리 직원들도 보고 있을게요오?”
중간에 일어날 분탕 댓글들도 대충 예상이 가는 데다가, 루비와 직원들이 알아서 분위기를 만들어 줄 것이었으니 저마다 각자 맡은 일을 깔끔히 하면 될 것이었다.
“다 됐다~. 너무 예쁜데? 라이브 방송 백만 명이 보는 거 아니야?”
“에이, 저 너무 띄워주지 마세요~”
이번 라이브 방송은 여러 가지 목적이 있었다. 첫 번째로는 다음 달에 진행될 GU2SS 여름 시즌 화보 촬영과 그에 맞춘 홍보, 두 번째는 그놈의 서윤슬.
-얘는 수능 잘봄?ㅋㅋㅋ 성적 공개 안하나ㅜ
-고은하랑은 그래서 무슨 사이에요? 정확히 말좀; 이렇게 입꾹닫하고 활동하는거…ㅎ 아니다 말 아낄게요 근데 방관자도 가해자인거 알죠?ㅋㅋ
제인을 사랑하고 찬양하는 그 수백 수천 개의 댓글들 사이 뾰족하게 나온 몇 개의 댓글이 거슬렸다. 더 시간이 지나기 전에 깔끔히 잠재우고 가야 할 것들이었다.
제인은 거울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잠시 뒤 핸드폰 저 너머로 모두에게 보여줘도 자신 있을 만큼 예쁜 웃음이었다.
* * *
[Youstagram]▶jane_agnes님께서 라이브 방송을 시작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하제인입니다.
시청자 수: (301)
-허ㅏㄹ 하제인이다
-언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와 라이브방송고마워유ㅠㅠㅠㅠ
-와 뭐지? 진짜 얼굴뭐지?!
―네. 라이브 방송…. 제가 살짝 말주변이 없어서. 음, 일단 요즘 다들 많이 하는. 물어보면 답해주기 할게요. 저한테 뭐 궁금하신 거 있으세요?
시청자 수: (721)
-jane! 🙂 Soooo beautiful
-언니 한달 용돈 얼마에요?
-아버지 직업이 뭐에요….????
-전 재산 얼마인가요ㅠㅠㅠㅠ 대체 어떤 집안이면 이렇게 공주처럼 사는지 부러워요…
제인의 라이브 방송은 시작한 지 10초가 되지 않아 천 명을 채웠다. 그간 큰 소통이랄 게 없던 제인의 성격상 팔로워들의 반응은 불타올랐다.
시청자 수: (2,012)
-서윤슬이랑 무슨 사이야?
-서윤슬이랑 무슨 사이야?
-서윤슬이랑 무슨 사이야?
하지만 좋은 방향으로만 불타오르는 건 아니었다. 누구나 열렬히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열렬히 싫어하는 사람도 함께 있기 마련이었으니.
시청자 수: (2118)
-고은하 해명은?ㅋㅋㅋ
-아직도 고은하랑 친하게 지내요?
-고은하가 먼데… 우리언니 라이브 끄기전에 닥쳐 좀 ㅜ
-공주님 얼굴만 봐도 행복해~~
도배하다시피 질문을 던지는 몇 계정 때문에 제인은 살짝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 * *
“자! 서윤슬이랑 무슨 사이야? 댓글 몇 번 더 도배 가고, 자연스럽게 서윤슬 팬들이 극성이라는 이미지 제인이 팔로워들한테 심어줍시다~”
같은 시각, 루비는 직원들과 함께 제인의 라이브 방송을 시청 중이었다. 가계정을 여러 개 돌려가며 댓글창에 윤슬과 고은하의 이야기를 하는 건 젬스톤의 직원들이었다.
“원래 연기는 약간, 응? 감정을 끌~어 올려야 되는 거 알죠? 제인이 조금만 더 긁어보자구!”
루비의 눈이 기대감으로 반짝반짝 빛났다. 서윤슬이 대중픽이니, ‘극성 팔로워가 붙어있다’라는 편견을 갖게 만들 수 있었으니까.
‘역시 난 천재야….’
보란 듯이 댓글로 서윤슬의 팬인 척하며 제인을 몰아가고 있는 루비였다.
찰칵-
제인의 라이브 방송 화면은 이윽고 캡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