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240)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240화(240/405)
제인의 라이브 방송에는 끝도 없이 사람이 들어왔다. 어느덧 시청자는 2천 5백 명을 넘겼다.
현란한 영어와 이모지가 섞인 외국인들의 댓글 사이에서도 계속해서 불쾌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 댓글이 나타났다.
‘후….’
제인은 작게 심호흡했다. 어차피 전부 예상했던 것이니까, 힘들 것 없었다. 눈썹을 살짝 아래로 내리깔아 유순한 표정을 만든 제인은 천천히 대답했다.
“아무래도 계속 댓글 다시는 분, 음…. 한 분 같으신데. 디엠으로도 계속 같은 질문 하셨었거든요.”
이렇게 그간 자신이 왜 유스타를 잘 안 했는지, 디엠에 답장을 잘 안 해줬는지 이유를 콕 짚어 넌지시 말하고.
“사실 그 친구와는, 주변 친구 관계가 어지럽게 얽혀 있다 보니까…. 참, 말을 꺼내기가 조심스러워요. 네.”
제인이 윤슬의 이야기를 꺼내자 갑자기 시청자가 삼천을 찍었다. 아무래도 어딘가에서 실시간으로 중계가 되고 있는 것 같았다. 댓글 속도 역시 비교하기 힘들 만큼 빨라졌다.
시청자 수: (3271)
-오 뭐야뭐야
-흥미진진ㅋㅋㅋㅋㅋ
-윤슬님 동의 없이 얘기하는거 좀..ㅋ 아니지않나요 평소 제인님 좋게 보고 있었는데 왜 굳이ㅠㅠ
“잘잘못을 떠나서 제가 의도하지 않게 상처를 준 점이 있다면,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고…. 정말 깊게 들어가서 다 터놓고 이야기하기엔, 음. 저와는…. 그렇게 관련이…. 제가 그 친구들 사이의 일을 정확히 듣지도 못했거든요. 아직도 잘 몰라요, 사실은.”
어차피 잠수를 타버린 고은하가 이제 와 입을 열 수도 없었을뿐더러, 고은하의 말은 그 누구도 믿어주지 않을 터였다. 제인은 뒤이어 올라오는 다른 댓글들에도 매끄럽게 대답해 주었다.
* * *
[HOT/ 오늘 라이브방송 하다 표정 굳은 하제인.jpg]유스타에서 라이브방송했는데 초반 분위기 분명 좋았는데ㅠㅠ 자꾸 ^0^팬? 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분탕쳐서…
(살짝 굳은 하제인의 표정.jpg)
남의 라이브방송에서 왜절애ㅠ 소리 절로나왔는데 절대 안멈추더라ㅋㅋㅋ대단 아무튼 하제인이 의외로 착했음 저걸 안무시하고 그대로 대답해줌
-너 고은하랑 그때 서윤슬 왕따시킨거 맞냐?
친구관계가 얽혀있어서 둘 다 그렇게까지 친하지는 않은 친구임; 까놓고 말하면 난 전해들은 이야기 없었음
=다들 같은반이나 동아리에 적당히 친한 친구 하나씩은 있지 않음? 고은하도 서윤슬도 하제인한테는 딱 그정도 사이였던 것 같은데…ㅋㅋㅋ 아직까지 해명무새들한테 시달리는거 진짜 안돼보였음ㅠㅠ
-너 그래서 지금은 서윤슬이랑 무슨 사이인데?
인사는 하고지냄 최근에 행사장에서 만나서 서로 인사했음
=이거보면 서윤슬이 하제인은 그 주동자 아니라고 인정한거나 다름없음ㅇㅇ 너넨 왕따 주동자랑 같이 인사하고 그럼?ㅋㅋㅋ 까놓고 서윤슬도 지금은 잘나가는데 싫었으면 인사 안했겠지;
-너 그래서 수능 몇? 점수 몇?
자꾸 그 친구랑 비교하면서 질문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친구만큼 잘 보지 않았으나 한국대 들어갈만큼은 됐다고 말함. 자세한 점수 밝혀봤자 피곤해질 것 같아서 안하겠다 함
=ㅋㅋㅋㅋ 하다하다 진짜 … ㅠㅠ 하제인 영어유치원 사립초 다녔고 중학생때 2년동안 미국유학다녀와서 영어 특기생으로라도 먹고 들어감…ㅋㅋㅋㅋㅋ 근데 꾸역꾸역 수능성적 묻는거 보니까 진짜 투명하고 알만하다;
요즘 ^0^한테 자아의탁해서 괜히 들쑤시는 사람들 너무 많아보임 하제인한테까지 그러는거 보몀ㄴㅋㅋㅋㅋ걍 웃기지만 앞으로는 귀한 라이브시간에 헛소리 하는 애들 없었으면 좋겠다ㅠㅠ 응응 너네가 그래봤자 다음주부터 하제인XGU2SS 시즌 시작돼요~~
제인의 라이브 방송 캡처글은 곧바로 커뮤니티에 퍼졌다. 일부러 윤슬이 언급되었던 장면을 제대로 캡처한 보람이 있었다.
-ㅋㅋㅋ왜저래 내가 다 부끄럽다ㅠㅠ
-여기서도 그때 스슈 사건으로 말 많지 않았나? 하제인이 백퍼 주동자라고..ㅋㅋ 부끄러운줄 알아 뭐든 문제만 터지면 우르르
˪22 아… 사람 마녀사냥하는거 알아줘야함 하제인 2년동안 활동 안한거 다 억까였네
-이제라도 마음 단단히 먹은거같아서 다행이다ㅠㅠㅠㅠㅠ… 나였으면 그냥 앞뒤 생각 안하고 다 밝혔을텐데 태생이 사려깊은 사람같아
-고등학생때인데 억울해서 어떻게 견뎠지? 진짜 대단하다
루비의 예상대로였다. 사람들은 어느새 제인을 피해자로, 윤슬의 팬을 가해자로 분리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꺄~ 드디어~~~”
반응을 살펴보던 루비는 행복에 젖은 비명을 질렀다. 몇 달 내내 가만히 기다리기만 했던 일을 지금 팡! 터뜨리니 너무 재밌어 죽을 것 같았다. 루비는 테이블에 엎드려 발을 동동 굴렀다.
“지금은 많은 거 안 바라고! 응, 딱 윤슬이 팬은 극성이다. 그 인식이 사알짝만~ 박힐 정도. 그 정도로만~ 후으으음~”
익명게시판에는 어느새 제인 관련 글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 * *
“아-. 미치겠네 진짜.”
얘는 왜 라이브 방송으로 굳이 내 얘기를 꺼낸 거야?
나는 하제인에 대해서 이야기해달라는 디엠 수백 개가 쌓여 있는 걸 보고 기겁했다.
“이러려고 지난번에 인사하고 갔구나?!”
인사 정도는 하는 사이라고 말하려고. 야. 우리 그때 인사 딱 한 번 하지 않았냐. 누가 보면 대학에서 만났을 때도 계속 인사하는 줄 알겠다.
“말을 왜 이렇게 잘해. 이럴 거면 정치판에 가지 왜 인튜버를 해가지고….”
교묘하게 진짜 핵심은 쏙쏙 피해간 데다가 은근히 가련해 보이는 효과까지 챙겨가다니. 정말 보통이 아니군.
“하긴 진짜 따지고 보면 얘가 나한테 직접적으로 뭐 한 건 없다.”
매번 그 눈빛에, 그 태도에 내 기분만 나빠져서 그렇지. 직접적으로 한 거라고는 백만 원 든 봉투 주고 가기?
“근데 이거 남들이 들으면 미담이잖아.”
절대 안 돼. 나는 디엠을 전부 무시하고 책상을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기분이 더러운데 뭐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 와중에 하제인의 유스타는 어제 한 라이브 방송 덕분인지 팔로워가 또 미세하게 올라 있었다. 이대로라면 내 팔로워 앞지르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지도 않다.
“야, 제비야.”
“뀨?”
나는 책상 한구석에서 오늘도 쿠키나 까먹고 있는 제비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넌 대체 뭐냐? 나온 다음에 한 일이 없어. 그냥.”
“…뀨.”
“언니 뼈 빠져라 일하는 동안 넌 뭐해? 어? 체력 버프, 이런 거 하나 안 걸고. 내 말 맞아 틀려.”
“뀨….”
“과자 부스러기 맨날 흘리고 먹고 얼씨구 저거 봐라. 저 또 듣기 싫다고. 야! 등 돌리면 다야? 과자도 내가 사와 치우는 것도 내가 치워. 너도 가서 컴활이나 따~!”
저거 나온 지 몇 달째인데 도움도 안 되고 답답해 죽겠다, 아주. 어느 순간부터 상태창도 화끈한 보상이라고는 없이 그냥 냅다 일만 시키니까 짜증나네.
나는 컴퓨터 화면에 가득 들어차 있던 하제인을 껐다. 이제 하제인 팬들이 나한테 붙어서 그간 혼자 가엾게 모든 걸 감내해야 했던 제인이를 위해 제대로 해명해달라고 할 차례일 테니까.
“당분간은 디엠 읽지 말아야지.”
피곤하게 이게 뭐냐.
나는 침대로 가서 털썩 대자로 누워버렸다. 30초 웃짤 계정의 팔로워를 모으느라 그간 눈을 너무 혹사시켰더니 눈이 피곤하다. 살짝 눈을 감았는데 환하게 밝은 빛이 틈새로 들어왔다.
“밝은 빛?”
흠칫 불길한 느낌에 눈을 떠 보니 상태창이 떠 있었다.
지잉- 지잉-
그 와중에 옆에 있는 핸드폰에 진동이 울리며 전화가 오고 있었다. 급한 일인지 몇 번 울리다 끊기고, 또 곧장 다시 울렸다.
[고연티비 pd님]“여보세요?”
-윤슬 씨!!! 놀라지 말고 들어요!!!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사행성 슬롯머신만큼 놀라운 게 있을까요.
그래. 내가 좀 쉰다 했다. 미션 좀 안 나온다 했다고. 저 망할 사행성 슬롯머신은 잘도 돌아가더니.
-한국우유에서 윤슬 씨한테 정식으로 광고모델 맡기고 싶대!!! 디엠이랑 메일 안 본다고 나한테 전화왔더라! 연락 좀 달래!!! 대박이지! 그거 있잖아 한국우유!!!
빙빙빙 돌던 슬롯머신은 통화를 엿들은 것처럼 멈춰 섰다.
철컥.
철컥.
철컥.
「[먹방] [비추천] [공유 천]」
그리고 미션이 시작됐다.
「▶System
【미션: 메인】
▶당신의 취향으로 대중들의 공감을 끌어모아 봅시다!
[먹방]을 주제로, [비추천] 형식을 사용해 [공유 천 개]를 만들어 보세요!보상
○유명세 상승
○포인트 획득 (+1,000)
○매력 스탯 상승 (↑10)
수락하시겠습니까?
[ Yes ] [ No ]」-좋지, 응? 그 한국우유잖아! 그 한국우유!!!
…네. 좋네요.
* * *
한국우유 마케팅팀은 1위 굳히기에 여념이 없었다. 요구르트 판매량 그래프가 쭉쭉 나날이 늘어 가고 있었다. 이러다가 전 국민의 건강 간식으로 등극할지도 모른다는 꿈에 부풀어 있는 마케팅팀은 화기애애하게 회의했다.
“슬로건은 뭘로 하죠? 뭔가 딱! 귀에 꽂히게 귀여운 거.”
“유행어 같은 거 없나? 원래 인튜버들 하나씩 좀 유행어. 그런 거 있지 않나요?”
“그것도 영상이 좀 쌓인 애들이 있는 거지. 얘 영상 많이 업로드 안 했어요.”
“그렇네? 야. 파급력 진짜 세다.”
당연히 윤슬이 모델을 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난번 광고 일로 연락을 주고받을 때 분위기가 참 좋았으니까. 그리고 윤슬만 한 적임자가 없었으니 몸값 또한 나쁘지 않았다. 웬만한 신인 연예인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있었다.
“다들 그만하고, 밥 먹으러 가죠? 이 앞에 새로 샐러드 집 생겼던데.”
“…뭐야. 왜 점심으로 샐러드 먹으러 가자 그래요.”
“이번 알바생이-”
“오케이. 당장 가요.”
우르르 점심을 먹으러 빌딩을 내려온 한국우유 마케팅팀 직원들은 버스 정류장에 있는 광고판에 잠시 시선을 빼앗겼다.
“어? 저 사람 그 사람이네.”
“아~. 하제인이다.”
“하제인이요?”
“왜 있잖아요. 금수저 인튜버. 봄에도 화보 찍었었는데 이제 아예 메인 됐네? 가만. 주변 광고판 다 저거잖아?”
그 앞을 지나가는 버스의 광고판에도 하제인이 붙어 있었다. 그들은 입을 벌려 감탄했다.
“야~. 요즘은 진짜 연예인보다 인튜버구나. 우와아. 이 사람 유스타 뭐예요?”
“아, 저 팔로우해 놨어요. 여기.”
“히익! 칠십만!”
그들은 화면에 뜬 제인의 팔로워 수에 기겁했다.
@jane_agnes
Youstagram
팔로워 701,123명
제인이 윤슬의 팔로워 수를 앞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