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243)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243화(243/405)
인플루언서 광고는 제대로 물이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서윤슬의 광고가 전에 없는 히트를 치고 있기 때문이었다.
[Intube] [한국우유 요정이 찾아왔어요] 03:11조회수 632,102회
CF 비하인드 영상이 이토록 높은 조회수를 차지한다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아이돌이나 유명 배우를 기용했을 때도 내지 못한 효과를 인플루언서 한 명이 멱살을 잡고 끌고 가고 있었다.
“지금 서윤슬 대체할 만한 인플루언서 누구 없어? 생각나는 대로 다 말해봐!”
“…생각이 안 나는데 어떻게 말해요?”
“누구라도 대 봐!”
기업별로, 브랜드별로 서윤슬을 잡고 싶어 안달이 난 상태였다.
그도 그럴 것이, 윤슬의 광고는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았음에도 알아서 소비자들이 찾고 있었다. 비하인드 영상은 캡처로 커뮤니티에 퍼져 나갔고, 짧은 클립으로 SNS를 돌아다녔다. 그야말로 입소문이 대박 터졌다. 소비자들의 호의적인 태도는 곧 매출로 이어졌다.
[올 한해 상반기를 꽉 잡았다! 한국우유, 1200% 상승세…]지난 3월, 인튜브의 고연티비 채널에서부터 입소문을 낸 ‘한국우유 요구르트’를 아시나요? 무려 출시된 지 15년째인 터주대감 제품입니다. 최근 사과맛과 망고맛을 새로 출시했는데, CF가 1020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제대로 ‘인증샷 열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우유의 마스코트, 흰우유의 요정 ‘희누’가 바라본…
현재 어딜 가나 한국우유 요구르트는 가장 앞칸을 차지하게 되었다. 마트, 편의점 할 것 없이. 쇼핑 플랫폼에서는 항상 세일 품목에 한국우유 제품들이 놓여 있었다. 앱 푸시 알림으로도 윤슬의 얼굴이 종종 떴다.
“서윤슬은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돼!? 얘 회사 없어? 소속사!”
“현재 MCN 없는 걸로 확인됩니다. 연락을 할 수 있는 모든 방향으로 컨택해 보고 있는데….”
한국우유 광고를 찍은 서윤슬은 곧 다가올 기말고사에 집중하겠다며 또다시 사라졌다. 발을 동동 구르던 마케팅팀 직원들은 머리를 굴리고 또 굴렸다.
“그나마 하제인? 얘 GU2SS 광고 반응 나쁘지 않았는데요.”
“팩트는?”
“찾아보니까 매출 20% 이상 올렸댑니다. 베이직 라인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로는 괜찮지 않을까요?”
“지금 그 긍정적인 이미지 하나로만 푸시하기엔 부족해! 20%? 누구랑 장난쳐? 광고주들이 다 서윤슬 효과를 원한다니까?!”
서윤슬 효과.
윤슬이 가져온 효과는 그렇게 이름 붙었다.
* * *
“짜증나짜증나짜증나짜증나…!!!!!”
루비는 신경질적으로 회사의 블라인드를 모두 내렸다. 창문 너머 도산대로 길거리에는 윤슬의 얼굴이 붙은 버스들이 돌아다녔다. 뿐만 아니라 버스정류장에는 윤슬의 얼굴이 있는 화보가 걸리고, 지하철과 전광판에까지 윤슬의 얼굴이 보였다.
“왜 이렇게 잘 보여! 왜!!!”
루비는 열이 올랐다. GU2SS의 여름 시즌 화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 냈음에도 기준치에는 한참을 못 미쳤다. 어느새 루비의 기준이 서윤슬이 되어 있었다.
“저, 루비님. 이 근처에 한국우유 본사가 있어서 더 그런 것도 있지 않을까요-”
머쓱하게 분노한 루비의 비위를 맞추려던 젬스톤의 직원은 날카로운 시선에 눈길을 피했다.
“그걸 누가 몰라요!!! 마케팅한다는 사람이 이렇게 감이 없어서야!!! 지금 이게 단발성으로 끝날 것 같아요?”
루비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외쳤다. 루비의 등 뒤에 어지럽게 글씨가 적힌 화이트보드가 전부 엉망이 되어 있었다.
“나가요!!! 부를 때까지 들어오지 말고!!!”
루비는 제인을 단순 인플루언서로 끝나게 할 마음 따위 갖고 있지 않았다. 연예인과 인플루언서의 경계가 흐려지는 그때, 가장 먼저 치고 올라갈 것은 제인이었다.
이 밑 작업을 위해 인맥을 동원해 연예인들을 인튜브의 세계로 편집자까지 붙여가며 슬슬 끌어들이고 있던 루비였다.
‘서윤슬만 아니었어도….’
그런데 이 미친 기회를 윤슬이 낚아채려 하고 있었다. 1세대 인플루언서 겸 연예인, 그 타이틀을 아무 힘도 못 써보고 고스란히 빼앗길 수는 없었다.
루비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초콜릿을 크게 한 주먹 쥐어 신경질적으로 입 안에 집어넣었다.
“자, 머리를 굴려보자, 머리를….”
윤슬의 역바이럴 건은 차차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제아무리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이라도 작은 틈 하나를 만든다면 점차 미움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법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하나.
“역시 제인이를 올려치는 거지.”
루비는 화이트보드 저 구석에 써 둔 글자를 손으로 훑었다.
제인을 필두로 젬스톤 소속 인플루언서들에게 들이밀어진 프로그램 리스트가 줄줄이 써져 있었다. 물론 자존심이 상하지만 이 역시 서윤슬 효과였다. 서윤슬이 관련된 모든 것들이 줄줄이 히트치면서부터 연예인이 아닌 인플루언서들에게로 눈을 돌리는 관계자들이 더러 있었기 때문에.
입력: pd님 저 젬스톤 루비예요 🙂 지난번에 듣기로는 새로 준비하는 프로그램이 있으시다고요.
그래봤자 최후의 승리자는 제인이 될 것이었다.
루비가 그렇게 만들 것이었으므로.
* * *
“윤슬님 안녕하세요~”
“와! 어떡해~ 너무 반가워요.”
이곳은 종로구에 위치해 있는 한 카페. 한국우유에서 낸 우유 브랜드 카페였다.
신선하고 고소한 흰 우유가 커피의 본질을 좌우한다는 슬로건으로 1327년부터 이어진 브랜드 가치를 소개하는 곳이었다. 개화기 시대의 앤티크한 감성으로 꾸며 둔 ‘백록화 1327’ 카페의 제일 위층에는 윤슬을 버선발로 맞이하러 나온 직원들이 있었다.
“이거는 집에 가서 드셔보시라고 저희가 준비했어요. 캡슐 커피인데요. 여기에 저희 백록화 시럽을 같이 넣어주시면 진짜 맛있거든요.”
“와~ 감사합니다. 저 안 그래도 커피 진짜 필요했는데!”
윤슬의 광고가 업계에서 ‘서윤슬 효과’라는 이름까지 붙은 상태에서, 이 귀한 모델을 시장에 다시 풀어주는 건 바보나 하는 짓이었다. 한국우유는 윤슬을 꽉 잡기로 결심했다. 깨끗하고 상큼한 이미지인 한국우유 요구르트에 이어 전통적인 백록화 1327 이미지까지 윤슬만 있으면 해결될 것 같았다.
“이게 저희가 준비한 광고 방향성인데요. 살펴보시고. 아, 이런 점은 좀 개선이 필요하다-. 싶으시면 부담 없이 말씀해주세요!”
“진짜, 저희는 윤슬님이랑 같이 하게 된 것만으로도 너무 좋아서요.”
“하하하. 아이고 감사합니다.”
윤슬을 맞은편에 둔 백록화 1327 마케팅팀 직원들은 눈을 빛냈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그 서윤슬이었다. 백록화 1327은 아는 사람만 아는 브랜드로, 적자를 간신히 면하고 있는 커피 브랜드였다.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브랜드가 아닌 종로구에서 만날 수 있는 오프라인 카페와 커피 캡슐, 그리고 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더치 원액만으로 운영해 나가는 브랜드였다.
‘트렌디한 모델이 필요해!’
그래서 백록화 1327의 마케팅팀 직원들은 언제나 이 순간만을 꿈꿔왔다. 지금은 바야흐로 대 카페의 시대. 물 들어올 때 노만 잘 저어준다면 커피로 건물을 세우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했다. 한국우유 요구르트의 효과를 제대로 느낀 백록화 1327 직원들은 부푼 꿈을 가지고 있었다.
“한국우유 본사에서도 진짜 윤슬님, 윤슬님 이러거든요. 마침 이따 가시죠?”
“네. 팝업 스토어가 이 근처라서요.”
“아이궁…. 저희가 집으로 보내드릴 걸 그랬어요. 무거우실 텐데, 아! 그럼 저희가 따로 퀵으로 전달해드릴까요?”
“아니에요. 들고 가서 사진 몇 장 찍을게요.”
백록화 1327의 직원들은 벌써부터 말로만 듣던 윤슬의 세심함에 감동했다. 입을 막고 오열하려던 백록화 1327 직원들은 문득 생각난 듯 물었다.
“아, 저희도 팝업 스토어 진행하게 되면 이번에 리스트 전달해주신 그분들 같이 초대해드릴까요?”
“맞아. 윤슬님이랑 평소 친분 있으셨어요? 저도 그중 몇 명 구독 중인데-”
“아니요, 아니요. 저 그냥 뭐 좀 인사할 게 있어서 부탁드린 거예요. 백록화 팝업 스토어 때는 초대 안 해주셔도 괜찮아요.”
백록화 1327 직원들은 윤슬의 해사한 미소에 다시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윤슬이 마케팅 직원들에게 수많은 미담을 생성해 낸 건 ‘서윤슬 효과’도 있었지만 그 전에 성격이 한몫했다. 특별 대우를 바라며 이것저것 바라는 다른 인플루언서들과 달리 특수한 요구사항이 전혀 없었다.
그런 윤슬이 이번에 유일하게 하나 바란 게 있었으니, 바로 한국우유 팝업 스토어의 초대장 목록이었다.
[제가 말씀드리는 인플루언서들분 좀 초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윤슬의 그 말에 한국우유 팝업 팀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곧장 초대장을 날렸다.
윤슬은 백록화 1327팀과의 미팅을 마치고 근처에 위치한 한국우유의 새 팝업 스토어로 향했다. 새하얀 건물에 파스텔 톤으로 포인트를 주고, 온갖 인플루언서들을 불러 TPO에 맞는 차림새와 함께 사진을 업로드하는 날. 오늘의 주인공인 윤슬은 입장과 동시에 전 직원들이 입구로 마중 나왔다.
“윤슬님!!!”
“왜 이제 오세요~. 아침부터 윤슬님만 기다렸어요.”
“짐 여기 보관하실래요? 저희가 맡아 드릴게요.”
윤슬이 한 발자국 걷기가 무섭게 직원들이 집중 케어를 시작했다. 현장에 모여있던 인플루언서들도 윤슬이 등장하자 힐끔힐끔 곁눈질을 했다. 윤슬은 가볍게 고개를 젓고 손에 든 쇼핑백을 챙겼다.
“아이, 괜찮아요. 저 팝업 스토어 잠깐 설명 좀 해주실래요? 브이로그 넣게.”
“잠깐이 아니라 하루 종일도 괜찮죠~! 이리 오세요.”
윤슬은 작은 미러리스 카메라를 들고 현장을 찍으면서 본인에게 닿는 시선을 시야각으로 체크했다.
‘열한 시 방향, 두 시 방향, 그리고 뒤?’
윤슬은 오늘 백록화 1327과의 미팅을 일부러 한국우유 팝업 스토어 방문 전에 잡아놨다. 이유는 하나.
“저 윤슬님 안녕하세요! 너무 팬이에요~. 저 잠깐 브이로그, 브이로그 좀 찍어도 될까요?”
“아, 그럼요. 뭐 어떻게 찍을까요?”
“우와 감사합니다! 그럼 저기 포토존에서 같이 사진 한 번만 찍어주세요. 나 이것 좀 들어줘! 빨리빨리. 카메라 빨리! 윤슬님 왼쪽 얼굴 좋아하세요, 오른쪽 얼굴 좋아하세요?”
찰칵-!
“감사합니다! 근데 진짜 얼굴 너무 작으세요~”
“혹시 저도 같이 찍어도 될까요? 꺄 윤슬님~. 여러분 윤슬님 오셨어요! 대박이죠. 오늘 왠지 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내 촉이 맞았다니깐.”
심증에 확신을 담기 위해서.
* * *
[검색어: ㅅㅇㅅ] [검색어: ^0^] [검색어: 한국대]나는 요즘 커뮤니티마다 돌아다니며 순찰을 하고 있다. 한국우유 요구르트가 터진 이후로 커뮤니티에서 내 이름 언급 횟수가 웬만한 연예인 저리 가라 수준이거든.
‘그러다 보면 분명 나쁜 말들도 나오고.’
언제 루머가 기정사실화될지 모르니까 미리미리 체크해 두는 거지. 광고 한탕으로 끝낼 생각 전혀 없거든. 디엠으로 제보를 받고 나면 늦는 데다가 미묘하게 고소가 안 될 선 안에서만 이미지를 망쳐 놓는 고단수 악플러들도 꽤나 있으니까.
“이거 봐라…?”
그래. 바로 이렇게.
[익명게시판/ 근데 ^0^은 진짜 운 타고난듯ㅋㅋ 좀 과대포장? 하는것도 없지않아 있잖아]걔 팬들은 뭔 유행만 하면 걔가 먼저 했다고 헐레벌떡 와서 구구절절 늘어놓더라 제발 ㅠ 안물안궁인데 왜 자꾸 설명을하는거임ㅋㅋㅋㅋ 시녀들 키워드 설정해놓는건지 뭔지 자기들끼리 댓글로 ^0^ 이러고 노는것도 노잼이야 아 그냥 극성들 적당히 좀 나댔으면 좋겟다; ㅎㅈㅇ 팬들 극성이라고 몰아가는것도 누구 팬인지 다 보임… 진짜 개극성 누구게요~~~ㅠㅠ
요즘 들어 하제인 이름 옆에서 붙어있는 내 이름이 부쩍 자주 보인단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