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256)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256화(256/405)
로즈차는 끝도 없이 울리는 알람에 덜덜 떨리는 손으로 영상을 빠르게 삭제했다.
그러나 이미 사람들은 캡처를 마친 지 오래였다. 편집자의 폭로 영상은 요약본으로 돌고 있었다.
[화제톡톡/ 지금 논란중인 인튜버 로즈차 편집자 폭로영상]새벽에 로즈차 계정으로 올라온 편집자 폭로글 정리해봤음 ㅠㅠ
(폭로 영상 편집 캡처.jpg)
편집자는 원래 팬으로 시작해서 같이 커가자는 로즈차 말만 믿고 서울 올라온거라함…ㅠㅠ 사회생활 해본 적 없어서 그냥 이게 평균? 인 줄 알았대
그러다 나여닝이랑 친해져서 얘기하다 이게 잘못된거라고 깨닫긴 했는데 그래도 로즈차랑 워낙 같이 오래 있었고 쉽게 그만두겠다는 말은 못하고 있다가…ㅋㅋㅋ 또 로즈차 인성질에 한번 당하고 나니까 정신 번쩍 들어서 이직함
근데 로즈차가 그거 때문에 빡쳐서 나여닝이 자기 손민수라고 여론전 하려고 했는데ㅠ 편집자가 자기때문에 나여닝 피해받는거 원치 않아서 용기내 밝힌거래 원래 끝까지 묻고 가려 했다함ㅋㅋㅋ ㅠㅠㅈㄴ소름임
-다른건 다 그렇다 쳐도 외조모상 선넘었지 인간이냐?
-ㅋㅋㅋ와 지금 댓글창 살벌해짐 평소에 언니 예뻐요 하는 애들이 정신차린듯
-얘랑 같이 다니는 애들 다 끼리끼리 ㅇㅇ 인성 알만하다
각종 커뮤니티에 로즈차의 인성과 갑질이 드러났다. 유명인의 논란이 터지고 나면 그래도 마지막까지 편을 들어주는 몇이 있기 마련인데, 영상 마지막 부분에 있는 음성이 제대로 한몫했다.
―아 그냥 결제나 하지 질문 X나 많네~ 짜증나게 안 읽으면 바쁜가 하지 댓글로 언니 디엠 읽어주세요 개재촉해
―그런 애들이 꼭 안 산다니까?
―어 진짜! 질문만 하고 안 사. 얘 특히 그렇다. 프로필 사진 보면 알만하지?
자기들끼리 팔로워를 두고 낄낄대며 조롱하는 영상은 그대로 업로드되었고, 로즈차와 함께 있던 인플루언서들까지 SNS에 댓글 테러를 받게 되었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로즈차에 대한 찬양이 가득했던 댓글창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Youstagram]우리 잎사귀들이 제일 좋아하던 효소 ヽ(*´∀`)人(´∀`*)ノ 지인짜 까다롭게 고르고 고른 보람이 이따!♥질문 편하게 해주세요 하이라이트도 참고!
-ㅋㅋㅋㅋㅋ 질문 편하게 해달라며? 앞뒤가 왜이렇게 달라요
-호구취급하던 시녀들 정신차리길
-제 계정에 오면 그간 로즈차 만행 다 있어요 팔로워 해주세요~ㅎㅎ
심지어 로즈차의 까계정들이 속속들이 생겨났다. 그들은 로즈차에게 직접 물건을 구매했던 사람들이었다.
[Youstagram]결제 전이랑 후가 다른 우리 로즈차공주님♥
[;;;죄송한데 하이라이트 보면 다 나와있거든요ㅠ 자세히 봐주시겠어요?] [제가 질문이 너무 많아서 이런거 하나하나 답변드리기가 좀 어렵네요]다혈질에 기분파. 로즈차의 성격은 팬들에게도 적용되었다. 원래 돌아선 팬이 가장 무서운 법이다.
로즈차는 지금도 끊임없이 울리고 있는 알람에 그만 현기증이 일었다.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안 돼. 안 돼…!”
로즈차는 편집자에게 전화를 했지만 전화기는 꺼져 있었다. 로즈차는 편집자에게 카톡을 보냈다.
입력: 너 이게 지금 뭐하는 짓이야?
입력: 나 이번 일 그냥 안 넘겨 나 너 고소할거야
입력: 명예훼손이 얼마나 큰 범죄인 줄 알지? 너때문에 손해 본 것들까지 전부 청구할거라고
하지만 1은 사라지지 않았다. 대체 어디서부터 손봐야 할 지 감도 잡히지 않을 만큼 일이 커지기 시작했다.
-ㅋㅋㅋ나 초반 로즈차한테 물건 몇개 구매한적 있는데 현금가랑 카드가 달랐었어…
˪엥 탈세 아님?
˪싱글벙글 국세청
이런 상황에서 편집자를 구해 준 나연은 빠르게 팔로워가 늘어났다.
나여닝
Intube
구독자: 279,281명
하룻밤 사이에 5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가 붙었다. 로즈차는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의 구독자는 3만 명이나 떨어져 있었다.
띠링-! 띠링-! 띠링-!
[엔지생건입니다. 지난주 업로드된 틴트 추천 영상 PPL삭제 요청드립니다.] [로즈차님 안녕하세요 🙂 레터링문입니다. 죄송하지만 저희 이번 광고는 취소 진행으로 도와드리겠습니다]브랜드에서도 현재 상황을 들었는지 이미 진행한 광고는 위약금을 물어달라 하지 않을 테니 빨리 삭제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고, 진행할 광고는 취소 요청이 쇄도했다.
“…루비, 루비한테 가야겠다. 응….”
로즈차는 멍하니 핸드폰을 바라보다 차 키를 챙겨 들었다. 이 상황을 벗어나게 도와줄 수 있는 건 오로지 루비 하나였다.
* * *
“아악!!!”
그 시각, 루비는 젬스톤의 사무실에서 발로 서류를 짓밟고 있었다.
[하반기 광고 목록]로즈차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인플루언서들은 대부분이 젬스톤 소속이었다. 특히 여행도 같이 가고 행사도 같이 가는 이른바 팸이 따로 있을 정도였다.
“미치겠네, 진짜!!!”
자신이 계획한 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늘 남들보다 한 수 앞서 나가던 루비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상실감이었다.
“라모레 광고 끊긴 것만으로도 이미…. 이미….”
젬스톤은 라모레의 광고가 끊긴 뒤 크게 휘청였다. 그 뒤로 더 많은 브랜드를 뚫기 위해 온갖 광고를 진행했던 루비였다.
그 덕에 젬스톤을 척지고 싶지 않은 건지 브랜드들은 광고 취소를 하지는 않았으나, 에둘러 논란이 된 인플루언서들은 피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30만, 40만 애들이 이렇게 타격을 입으면… 아래 애들 키우기가 힘들단 말이야…!”
인플루언서의 몸집을 키우는 것,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콜라보였다. 다른 인플루언서의 계정에서 슬쩍 얼굴을 비추며 서서히 대중들에게 익숙하게 만드는 방법이었다. 그런데 이번 사건으로 인해 ‘끼리끼리’라는 인식이 박히며 그 방법이 역효과가 나기 시작했다.
“지금 팔로워 떨어진 추이가 어떻게 되는지 보고해요.”
“…로즈차는 총 3만 8천, 클레르시엘은 2만 7천 명입니다. 유스타는 팔로워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거 비공개로 돌릴까 봐 그런 거예요. 그 팔로워는 전부 깡통이야. 인튜브가 진짜라고….”
루비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로즈차 사건에 함께 연루되어 있는 인플루언서들은 대부분 이번 다이어트 콤부차와 곤약 젤리, 그리고 쉐이크를 공구 중이었다.
“공구 중인 제품, 유통기한 얼마였죠.”
“1년 반… 이었습니다.”
지금은 여름이었다. 그 시즌에 맞춰 다이어트 제품 물량을 끌어온 젬스톤에게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여름 판매량과 가을, 겨울 판매량은 현저히 차이가 났으니.
“…일단 10만 단위 애들한테 공구 준비하라 해요. 이러다간 절반도 못 살려.”
시즌이 지나면 유통기한은 1년이 채 되지 않을 것이었다. 젬스톤의 플랜 곳곳에 빨간불이 켜졌다.
“업체한테는 사과 메일 보내고, 하… 내가 어쩌다가 이런….”
쾅-!!!
“지금 회의 중이시라니까요?”
“이거 놔요!!! 루비님!”
그때였다. 루비의 사무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 로즈차는 얼굴이 눈물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훌쩍거리며 목놓아 울기 시작한 로즈차를 바라보는 루비는 조용히 귀를 막았다.
“저 진짜요 억울해요! 으허어어엉… 저 지금 당장 고소 준비해 주시고요, 흑. 광고….”
“뭐라는 거야.”
루비의 낮은 목소리를 들은 로즈차는 멍하니 눈을 깜박였다. 항상 다정하고 느릿했던 루비의 목소리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지금 상황 파악 안 돼요?”
날카로운 분노를 머금은 루비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지금 손해가 얼마인데 고소? 고소??? 지금 뭐 더 터질 게 있을 줄 알고 고소를 해! 갖고 있는 영상이 그거 하나일까? 니가 저지른 실수가 거기서 끝일까? 자신 있어? 있냐고 묻잖아!!!”
사무실 안이 울릴 만큼 커다란 목소리였다. 그 누구도 루비가 저런 크기의 소리를 낼 수 있으리라 생각지도 못할 만큼.
“널 누가 만들었는데! 니 하루, 니 취향, 니 팔로워, 니 서사!!! 그게 다 누구 머리에서 나온 건데! 그걸 전부 망쳐?”
“루, 루비님….”
“팔로워 삼만일 때부터 널!!! 내가 키웠어! 근데 감히 은혜도 모르고!!! 머리가 나쁘면 최소한 가만히라도 있어야지! 뭘 하건 내 허락을 받고 했어야지!!!”
루비는 화를 이기지 못하고 팔을 크게 휘둘렀다.
쾅! 쾅! 쾅!
빈틈없던 루비의 책상 위가 순식간에 말끔해졌다. 떨어진 물건들이 바닥을 어지럽게 굴러다녔다.
“나가… 좋은 말할 때. 위약금 물라는 말 안 할 테니까 나가. 이 회사에서!!!”
책상 위의 모니터에서는 나연의 다음 영상이 흘러나왔다. 윤슬과 함께 웃고 있는 장면이 지나가고 있었다.
서윤슬과 관련된 이후로 되는 일이 없었다.
* * *
로즈차의 팔로워는 7만이 떨어졌다. 렉카 채널에서 폭로 영상을 재업로드해 버려 알 만한 사람들은 이번 사건을 모두 알게 되었다. 그만큼 나연이의 인기가 높아졌다. 인튜브는 물론이고 유스타 팔로워가 빠르게 늘어났다.
편집자 언니는 나에게 나중에 고맙다는 연락이 왔다. 딱히 내가 도움이 되진 않았지만 잘 지내는 것 같아 좋군.
“그럼 이제 슬슬 다음 단계 가야겠다.”
나는 지난번 얘기한 시카 패드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도 확인할 겸 다이아수저와 약속을 잡았다.
“안~녕~”
환하게 웃으며 걸어온 다이아수저는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머리 위로 올렸다. 드러난 두 눈이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다.
“혹시?”
“네.”
“역시~!!!”
젬스톤에 광고를 끊은 지 한 달이 되었다. 그간 젬스톤은 엔지생건을 비롯해 다른 브랜드 광고 위주로 돌아갔고, 이번 논란에서 살아남은 브랜드는 오로지 라모레 하나였다.
“담그기 위해 준비를 한 건가? 아니면 정말 운 좋게?”
“둘 다요.”
다이아수저는 스테이크를 썰며 콧노래를 불렀다. 그간 젬스톤의 인플루언서들에게 광고를 맡기지 않아 매출이 하락한 상태였다. 잘 나가고 있는 엔지생건을 바라보며 마음을 졸이던 것도 잠시, 그 수많은 광고비가 공중분해 되는 걸 보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번에 난리 난 거 보고 뭐 생각난 거 없으세요?”
“음 정말 잘됐다? 앞으로도 그렇게 망해라?”
“아니죠.”
윤슬은 냅킨으로 입을 닦다 씩 웃어 보였다.
“이러다 대중들이 뒷광고에 대해서 알게 되면 어쩌나. 그런 걱정 조금도 안 드세요?”
웃고 있던 다이아수저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