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258)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258화(258/405)
지잉-
[자기야 나 선글라스 새로샀당(。•̀ᴗ-ღ) 자기덕이야 너무 고마워서 셀카 첨부해~]아침부터 백화점에 다녀온 재겸은 윤슬 덕에 새로 산 선글라스 사진을 보냈다.
“뭐라는겨.”
입력: 차단합니다; 이런거 보내지 마세요
[너무행 ㅠ̀ᴗㅠ ]윤슬은 오랜만에 사무실로 아침 출근을 했다. 모든 게 순조로웠다. 그간 유신사에는 인생필름 룸이 따로 생겼다. 로비 쪽에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 직원들이 늘어났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덕분에 인생필름 공식 계정에 업로드할 만한 사진들도 많았다.
[Youstagram]오늘의 유신사 인생필름 ♥ 찰칵 포토 (╹౪╹*)v 올블랙 코디 @nocxx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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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갈겨
-진짜 만화속에서 나온 퀸카 아닌지ㅠㅠㅠㅠ
인생필름 공식 계정으로 태그를 걸어 주길 바라서 더 열심히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야말로 팔로워의 선순환이었다.
인생필름은 공식 계정을 유스타뿐만이 아닌 인튜브까지 확대했다. 음악에 맞춰 가볍게 사진만 휙휙 지나가는 편집 방식. 이른바 틴톡 스타일 영상이었다.
[Intube] [유신사에서 뭐 살까? 고민될 때는 코디 보고가~]조회수 178,50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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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수는 아직 적었지만, 그에 비해 좋아요와 댓글수가 압도적이었다. 공유 수 역시도. 윤슬이 30초 웃짤 계정을 만들고, 모모가 짧은 영상을 업로드한 뒤로 이런 식의 숏츠 영상들을 올리는 계정들이 속속들이 생겨났다.
어느새 세로 영상은 인튜브의 새 트렌드가 되었다.
“뭐야!!! 왜 이렇게 오랜만이에요!!!”
“이거 내가 만든 복숭아젤리!!! 가져가!!!”
“그새 실력이 많이 느셨네요…?”
“그치??? 그 위에 놓은 로즈마리도 내가 키운 거예요.”
윤슬은 마주친 프리뉴 직원들에게서 또 간식을 얻었다. 셋은 사무실에 앉아 복숭아 젤리를 떠먹으며 회의를 시작했다.
“음, 하루네컷은 완전히 끝났어. 지난달에 사이트 내려갔고.”
“문제는…. 다른 회사들인데. 요즘 콜라보를 많이 하더라. 프레임을 새로 제작해서….”
윤슬이 기획에 잠시 손을 놓은 사이 다른 회사들은 노를 열심히 젓고 있었다. 재언과 백휘는 새롭게 컨택한 디자이너 목록을 정리했다. 콜라보에는 콜라보로 대응할 계획이었는지 준비한 캐릭터들이 제법 괜찮았다.
“재언아, 드디어 그 지옥 같은 지자체 캐릭터에서 벗어났구나….”
“…응.”
“하하. 그거 절반은 내가 쳐낸 거야.”
윤슬은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을 보고 있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
‘캐릭터 말고, 뭔가 좀 더 사람들을 확 끌어올 수 있을 만한 게….’
* * *
현수정 PD는 오랜만에 후배와의 약속에 나갔다. 요즘 잘 나가는 광고 감독이자 유일하게 말이 통하는 상대이기도 했다.
“누나!!! 아니 이 사람은 요즘 휴식기인데 이 다크서클 뭐야. 요즘도 커피 1리터씩 마셔요?”
“신경 꺼.”
“뭔 두루미도 아니고 커피를 그렇게 막 집채만 한 텀블러에 마셔 사람이.”
신선한 아이디어와 대중을 사로잡는 유쾌한 아이디어로 새롭게 광고계의 루키로 주목받고 있는 후배였다. 그 후배의 최근 광고는 바로.
“이거 한국우유에서 드디어!!! 나한테 하고 싶은 대로 만들어보라고 했다니까요?”
[Intube] [한국우유 요정이 찾아왔어요] 03:11조회수 1,003,876회
윤슬과 함께 찍은 한국우유 요구르트였다. 비하인드 영상은 SNS에서 공유되면서 드디어 백만 뷰를 넘어섰다.
“으!!! 나 진짜 너~무 행복해요, 누나. 이게 일하는 맛이구나 싶고! 이래서 누나가 그렇게 잠을 안 잤구나 싶고!”
“그치. 그럴 때가 있지.”
대중의 취향에 맞춰 무난하고 예쁜 화면을 뽑아내야 했었던 지난 광고들과 달리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게 된 후배의 눈이 초롱초롱했다.
“얘가 진짜. 얘 아니었으면 아주!”
“서윤슬?”
“누나도 아네요? 요즘 얘가 알아주지.”
“현장에서 어때. 걔.”
현수정 PD는 윤슬이 나온 영상들을 체크했다. 잘 모르는 사람들 눈에는 적당히 센스있다 정도로 비쳐질 만했지만, 현수정에게는 아니었다.
‘뭐야, 얘…?’
수시와 대학 합격, 그리고 입학과 수강신청까지 일련의 브이로그 흐름이 마치 시나리오처럼 매끄러웠다.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같이 성장하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건 물론이고, 그만한 관심을 받았으면 사람이 들뜨기 마련인데 과한 태도로 삐끗 한 번 하지 않았다.
‘묘하게 사람들 반응을 다 예상하고 있는 것처럼.’
게다가 고작 스무 살 주제에 PPL이 자연스러운 것은 물론, 편집까지 매끄러웠다. 음악에 맞춰 짧게 자르는 틴톡식 편집은 어느새 모두가 따라 하고 있었다. 심지어 서윤슬이 운영하는 인생필름 계정은 최소한의 시간을 들여 최대한의 효과를 뽑아내기까지.
‘이건 그냥 타고난 거다.’
현수정 PD는 윤슬을 그렇게 결론 내렸다.
“인사 잘하고, 털털하고 뭐 까탈스럽거나 그런 것도 없어요. 거기 보조출연자들도 엄청 좋아하던데? 대체적으로 선호도가 높다고 해야 되나. 그리고 보니까 구설수 그런 거 터질 기미도 안 보이드만. 그냥 딱 성실함이 보여.”
“음….”
현수정 PD는 또다시 머리가 아파옴을 느꼈다. 분명 어느 순간부터 윤슬이 제법 마음에 들었다. 인플루언서를 출연시켜야 한다면 아마 캐스팅 순위로는 한 손에 꼽힐 것이었다.
‘…근데 캐릭터성이 부족해.’
연예인과 다르게 인플루언서들은 본인의 캐릭터를 본인이 만든다. 촬영부터 편집까지 모두 스스로 하니까. 하지만 자극적이고 눈에 확 띄는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윤슬의 캐릭터성은 어쩐지 좀 약한 면이 있었다.
‘그리고 아직 주제도 잡기 전이라고.’
“듣고 있어요? 아무튼 비하인드 2를 만들 건데, 내가 이거 기획을 어떻게 했냐면-”
현수정 PD는 계속해서 윤슬의 얘기를 늘어놓는 후배의 이야기를 들으며 턱을 괴었다.
‘이걸, 어떻게….’
콕콕콕콕콕.
고민하는 현수정 PD의 머리 위에는 제비가 앉아 있었다. 윤슬을 떠올릴 때마다 현수정의 머리를 조그만 부리로 콕콕 쪼며.
* * *
“뭐야 이거!”
회의에 회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집이 뭔가 허전했다. 평소 같았으면 포르르 날아왔어야 할 제비가 없었다.
“어딜 간 거야?!”
아예 사라진 건가? 안 돼. 지난 제비와 달리 정이 많이 들었단 말이야! 걘 나오자마자 날아갔지만 이번 제비는 아니라고!
“안 돼….”
나는 털썩 주저앉아 제비와의 추억을 떠올렸다.
밤샘 공부할 때면 내 근처에 앉아 함께 밤을 새며 과자를 먹던 제비, 외출 준비할 때면 화장대 근처에서 나를 바라보며 과자를 먹던 제비, 피곤한 날 돌아오면 나를 마중 나와 과자를 먹던….
바삭.
현관문 앞에 떨어져 있던 과자 부스러기가 내 손바닥 아래에서 바스라지는 소리가 났다.
“이 새끼 또 현관 앞에서 과자 먹고 부스러기 치우지도 않고.”
생각해 보니까 매번 과자만 먹고 놀았잖아?
아련한 마음이 희미해지려 할 때였다.
“뀨…. 우….”
제비가 집으로 날아 들어왔다.
“야!!! 이놈의 새새끼 너 어디 갔다 이제 온 거야!!!”
“뀨…!”
“어디서 말대답이야! 나갔다 오면 나갔다 온다 쪽지라도 한 장 적어두고 갔어야지!!! 내가 너 그렇게 키웠어 임마!!!”
“뀨!!!”
“어어 뭘 잘했다고!!! 이거 아침에 먹은 과자도 부스러기 그대로!!! 치우는 사람 따로 있고 어지르는 제비 따로 있어?!”
억울해 보이는 제비는 어쩐지 피곤해 보이는 눈으로 나를 노려봤다.
“이거 맨날 집에만 있는 줄 알아서 내향형 제비구나 싶었는데 어!”
…어. 잠깐.
“내향형….”
좋은 아이템이 생각났다.
“엠비티아이를 섞자!!!”
전국민을 상대로 몇 년째 인기가 끊이지 않았던 그것.
* * *
재언과 백휘는 윤슬이 하룻밤 새에 준비해 온 걸 보며 한숨을 쉬었다.
“…밤샜어?”
“의미 없는 걸 뭐하러 물어. 샜겠지.”
시선을 피한 윤슬은 싱글벙글 웃어 보이며 컴퓨터를 켰다.
“자!!! 그럼 지금부터 들어가 봅시다~”
윤슬은 MBTI와 함께 온갖 성격 유형 검사를 이용하기로 했다.
[나는 과자로 말하자면?] [나는 어떤 음료일까?] [나를 표현하는 단어들 궁금해?]사이트에 한 번 들어와 MBTI 검사를 하고 나면 자연스레 클릭하게 될 다른 테스트들을. 윤슬은 빠르게 문항을 만들어갔다.
[나는 많은 사람들과 있는 것보다 혼자 있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나는 혼자 있을 때 가장 편안함을 느낀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음, 이거 다 똑같은 말 아니야?”
“백휘야. 넘어가.”
“…말풍선 디자인을 어떻게 좀 다르게 하면….”
“성장했구나 재언아. 그래! 바로 그거야!”
각 테스트마다 비슷비슷했지만 결과는 약간씩 달랐다.
“결과 페이지 진짜진짜진짜 귀엽게 만들어줘.”
달콤하고 귀여운 마시멜로 쿠키이자 부드럽고 톡 쏘는 메론소다 같은 사람이자 #자신만의 확고한 세계가 있음 #배려하는 성격 #내향형 #한번 손절하면 뒤 안돌아봄 으로 나올 INFP를 먼저 만들어 낸 윤슬은 흡족하게 박수를 쳤다.
* * *
며칠 뒤, 유스타스타들의 스토리에는 뭔가가 올라왔다.
[Youstastory]진짜 나 집순이 인증이다ㅠㅠㅋㅋㅋ
[단호한 부드러움, Milktea] [당신은 쌉쌀한 밀크티 같은 사람이군요! 부드러운 성격과 너그러운 표용력을 갖춰 주변에서 인기가 많지만, 혼자 있을 때 가장 편안한 타입입니다. 계획을 세우는 걸 좋아해 어그러지는 것을 쉽게 못 견딥니다.] [Youstastory]다들 하길래 나도 탑승ㅋㅋㅋㅋ 근데 이거 진짜 잘맞는 듯 (*^ω^*)
[눈에 띄는 시원함, Lemon soda] [당신은 청량한 레몬소다 같은 사람이군요! 쾌활한 성격으로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갑니다. 사람들은 당신과 함께 있으면 올라가는 텐션에 언제나 연락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친구의 친구마저 내 친구! 즉흥적인 하루를 보낼 때 가장 행복해해요.]사람들은 저 테스트가 뭔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귀엽고 재밌어 보이고, 무엇보다 새롭게 유행이 될 거라는 직감이 왔으니까.
입력: 저 테스트 어디에서 하는거예요?ㅠㅠㅠㅠ 저도 링크 부탁드릴게요
그렇게 새롭게 만든 윤슬의 사이트.
▶오늘 하루 접속자: 112,067명
하루 방문자가 십만을 넘기며 스타트를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