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264)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264화(264/405)
일요일 밤 10시 30분, 월요일을 맞이하기 싫은 사람들이 모두 누워 슥슥 핸드폰 스크롤을 아래로 내리는 때였다.
“어? 이건 뭐야.”
제목은 프랑스 귀족의 브이로그라고 해 놓은 주제에 따릉따릉 자전거를 타고 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윤슬을 모르는 사람이어도 클릭해 보게 만들었다.
현재 스트리밍 중인 영상은, 실시간으로 썸네일이 뜨는 걸 적절히 이용한 것이었다. 앞으로 나올 장면들도 모두 제목과는 정반대되었으니 궁금증을 일으키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시청자 수: 72,117명
덕분에 스토리에 별다른 예고를 하지 않았음에도 윤슬의 브이로그 실시간 시청자 수는 늘어만 갔다.
-너무 덜컹거려서 화면으로 보는 나도 같이 타는것같다…
-ㄴㄷ 멀미날지경
어느새인가부터 이 프랑스 귀족 윤스르 드 피앙세 영애님이 어디까지 할지 구독자들은 흥미진진하게 지켜봤다. 곧이어 또다시 화면이 바뀌었다. 윤슬은 자전거에서 우아하게 내렸다.
―약속한 정원에 도착했습니다…. 아가씨.
―고맙구나. 덕구야.
―…별말씀을요.
-네???덕구라고요???진짜 별말씀을;;
-아 진짴ㅋㅋㅋㅋ지만 이쁜이름하고 양심도없넼ㅋㅋㅠㅠㅋㅋ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해주겠다 감히 우리 평민들을 상대로 이런 이름을 붙여대다니 귀족의 자질이 전혀없다
로판 세계관과는 전혀 다른 하인의 이름에 댓글창의 속도가 미친 듯이 빨라졌다. ‘ㅋㅋㅋ’으로 도배된 댓글창은 읽기도 힘들 정도였다.
―못 본 새에 승마 실력이 많이 늘었군요.
―영애야말로.
이제 드디어 나연 아가씨가 함께 화면에 나왔다. 두 사람은 어깨까지만 나오고 있었는데, 정말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무언가를 타고 있었다.
-??진짜 말 구해온거임?
-지금까지는 걍 장난이었던거고 이제부터 찐??
카메라 화면이 점점 줌 아웃되었다.
자막: [새마을어린이공원]
둘이 함께 타고 있는 것은 스프링 말이었다.
―후후! 품위가 떨어진다구요, 그렇게 빨리 가면!
신나게 띠용때용 스프링 말을 타고 있는 두 사람을 촬영하고 있는 건 재언…이 아닌 덕구와 나연의 편집자…가 아닌 나연 데 로즈르파르세타 아가씨의 메이드였다. 모시는 주인을 바라보며 하는 두 사람의 대화가 들려왔다.
―윤슬 아가씨가 저렇게 즐거워하시는 모습은 오랜만에 보네요. 메이드 덕구, 당신 다시 봤어요.
―네. 메이드 파이너르컷.
-???세계관이 이게머임?? 따라가기 힘들다
-내가 편견에 쩔어있었구나… 메이드였구나…
-아 하긴 로판에서 원래 영애님들 어디 외출할때마다 전담메이드 필수임;;
-그 전담?… 저분은 전X담X 메이드 아니냐고…ㅋㅋㅋㅋ
승마에 한창 빠져 있는 두 사람은 쉬지도 않고 장난감 말을 탔다. 어린이용 놀이기구에 몸을 억지로 구겨 넣은 탓에 무게감이 상당했다. 속도는 점점 빨라져만 갔다.
-부서지겠다 저거ㅠㅠㅠㅠㅠㅋㅋㅋㅋ
-부서지겠다니 무엄하다ㅋㅋㅋ 감히 우리 영애님께 막말을?
열심히 말을 타던 영상 속 윤슬은 좋은 승부였다는 듯 웃었다. 그리고는 나연을 바라보며 우아하게 말했다.
―이제 저희, 애프터눈 티 타임을 가져볼까요?
―반가운 말이군요, 윤스르 드 피앙세 영애님의 요리사는 아주 출중하다고 들었어요.
―그럼요. 그럼 이제 자리를 옮기죠.
* * *
“…이게 뭐야. 왜 나를 빼고!!!”
현재 그 시각, 홍콩에서 인튜브 영상을 보고 있던 차재겸은 슬픔에 가득 찼다. 종강하고 나서도 늘 일에 미쳐 살 것이라는 건 알았지만 윤슬이 이렇게 재미있는 일을 벌일 줄은 몰랐다. 재겸은 윤슬의 계정에 구독과 알림 설정을 해 둔 덕에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고 있었다.
“아, 미친 진짜…. 개웃겼겠는데….”
최백휘가 다 낡은 수건을 팔에 걸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해외여행을 포기할 가치가 있었다.
재겸은 슬퍼하며 눈물을 닦고 남은 영상에 집중했다. 티타임 장소로 향하는 나연 영애는 X로로가 그려진 씽씽카를 타고 달렸다.
“저런 건 대체 어디서 구해온 거냐고.”
참고로 개인 소장품이었다.
자막: [윤스르 드 피앙세 영애의 초대장소]
어느새 두 사람은 목적지에 도착했다. 채팅창은 술렁였다.
-놀X 부대찌개 이런데 나올 줄 알아ㅆ는데ㅋㅋㅋㅋ
-아까전에 학교앞 컵볶이집 말한 사람 나와 여기 브런치 카페잖아요
-여기 거기 아님?? 청담에 있는 스퀴즈
예상외로 번듯한 장소였다. 여름을 맞이해 테라스는 예쁜 생화로 꾸며져 있어, 정문에서부터 돈이란 무엇인가 제대로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두 사람은 테이블에 앉았다.
―아가씨, 손님에게는 어떤 메뉴를 대접할까요?
스퀴즈 청담의 사장, 민준이 요리사로 등장했다.
“아! 얘가 끼는데 왜 내가 못 끼냐고!!!”
차재겸은 분노했다. 재언과 백휘, 나연까지는 이해할 수 있는 윤슬의 친한 친구 목록이었지만 저놈 정도야 자신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나연 영애에게 잘 어울리는, 어두운 빛깔의 요리와 와인으로 부탁할게. 겉은 밝아 보이지만 속으로는 아픔과 슬픔, 외로움을 모두 혼자 겪어내는…. ENFP거든.
-여기서도 엠비티아갘ㅋㅋㅋㅋ
-이제 그냥 되는대로 던지는구나ㅠㅠㅠㅋㅋㅋㅋㅋ
윤슬의 말에 냅킨으로 눈물을 훔치는 척하는 나연이었다. 아래에는 화려한 폰트로 나연의 엠비티아이가 적혔다.
자막: [남모를 외로움을 늘 간직한 채로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당신, 사랑할 수밖에 없는 ENFP입니다]
고개를 끄덕인 민준은 주방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잠시 후, 두 사람의 앞에 놓인 접시의 요리는.
―저희 주방장이 가장 자신 있는 메뉴랍니다. 그 어떤 손님을 갑자기 모시게 되더라도 빠르게 내올 수 있는 요리지요.
―어머, 과연…!
짜장게티였다.
-저걸 오래 끓이면 그게 더 문제잖아ㅋㅋㅋㅋㅋ
-아 얘네 진짜 너무 귀엽게논다ㅠㅠㅠㅠㅠ
뿌듯해하는 표정의 윤슬은 손을 들어 가볍게 핑거스냅을 했다. 딱 소리와 함께 민준이 뒤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귀한 분을 모셨으니, 가문 대대로의 비밀 레시피로.
―네 아가씨.
민준은 새하얀 천으로 병을 감싼 채 오일로 추정되는 무언가를 접시 위로 쪼르륵 따랐다. 앞에서 보기만 해서는 그 병에 들은 게 무엇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트러플 오일]그러자 카메라 화면은 뒤쪽을 잡았다. 선명히 써져 있는 트러플 오일의 정체를 알게 된 구독자들은 이제 물음표로 댓글창을 채웠다.
-저게 뭐임?
-트러플 오일… 나 첨듣는데
-비밀 레시피라면서 다 보여줘도 되냨ㅋㅋㅋㅋ
대부분이 생소하게 여겼다. 이때까지만 해도 트러플 오일이라는 건 대중화되지 않은 시기였으니. 하지만 그 중 몇몇은 댓글로 어떤 오일인지 설명할 수 있었다.
-어 이거 아까 별이 다섯 개에 나왔던건데ㅋㅋㅋㅋ 짜장게티 넣으면 거기 있는 오일보다 훨씬 맛있다고함ㅇㅇ
그렇다. 윤슬은 일부러 유리가 출연했던 그 요리 프로그램의 방영일까지 기다렸다. 타이밍을 한 번 잡게 되면 반응을 끌어오는 데는 무리가 없으니까.
나연 영애는 한입 맛을 보더니 감탄했고, 윤슬 영애는 기뻐했다. 그 둘의 리액션에 시청자들은 그 맛을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이걸 저희끼리만 먹으려니 아쉬움이 남네요. 이걸 보고 계시는 손님들께도 초청장을 드리겠어요.
카메라로 시청자들과 시선을 맞춘 윤슬의 얼굴 위로 초청장이 띄워졌다.
자막:
[。*✧✿♥초 청 장♥✿✧*。]~윤스르 드 피앙세X스퀴즈 청담 콜라보~
장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청담동 90-19 스퀴즈 청담
트러플 오일 짜장게티를 주문한 뒤, 우아한 목소리와 몸짓으로
“늘 마시던 와인 한 잔 부탁할게요.”
라고 말하면 콜라 한 잔이 서비스로 나갑니다.
※이 초청장을 캡처해 보여준다면, 휘낭시에 1인 1개도 무료!
그렇게 영상은 끝이 났다.
시청자들은 실시간 스트리밍이 끝나자 모두 댓글창으로 달려왔다. 재겸 역시 댓글을 달았다.
-나도 트러플 짜장게티 잘먹는데 진짠데 (。•̀ᴗ´ㅠღ)
하지만 댓글을 단 보람도 없이 빠르게 쓸려나갔다.
-영애님 이렇게 초대를 해주시니 정말 감동입니다 저 엽떠르그 가문의 로제, 반드시 참석하도록 하겠어요
-윤스르 드 피앙세 영애님.. ✧*。슈메르 살롱입니다✧*。주문하신 옷이 당일배송 되었습니다✧*。구매확정 부탁드립니다✧*。
-벽의 꽃이었던 주제에 이렇게 많은 이들을 상대로 초청장을 보내다니! 정말 건방지군요!٩(๑`ȏ´๑)۶ 그래봤자 황자의 약혼녀는 나라고!
시청자들이 콘셉트에 맞춰 댓글을 달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윤슬을 구독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도 곧이어 찾아와 댓글을 달았다.
[유머게시판/ 진짜 금수저들의 하루… 박탈감주의]커뮤니티에 글이 올라오고.
@웃짤 아카이브
한국식 로판 세계관
리트윗 1,3만회 인용RT 2천회 마음에 들어요 8백회
SNS에서 공유가 시작되었다.
뿐만이 아니었다. <별이 다섯 개>는 미슐랭 셰프들이 출연하는, 지금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다. 누구나 손쉽게 집에서 할 수 있는 미슐랭 느낌의 음식, 간편하게 만날 수 있는 라면 레시피는 그간 방영한 회차 중 최고의 시청률을 올렸다.
[Intube] [짜장게티가 이런 맛이 난다고? 어렵지 않아! ooo오일만 있으면~ ] 02:45조회수 102,783회
-ㅋㅋㅋㅋ영애님 레시피 보고 왔습니다
˪그게 뭔가요? 댓글에서 다들 그 얘기를 하는데 저만 못알아듣는거 같아서요ㅠ
˪(윤슬의 브이로그 링크) 여기요!
그렇게 두 채널은 서로 시너지를 줬다. <별이 다섯 개> 프로를 보는 사람들이 윤슬의 채널에 유입되었고, 윤슬의 채널에 있던 사람들은 트러플 오일에 대해 알기 위해 별이 다섯 개 프로 클립에 유입되었다.
[Intube] [금수저 프랑스 귀족의 하루 vlog- 가문의 시크릿 레시피 공개] 21:30조회수 272,037회
그렇게 윤슬의 영상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20만회의 조회수를 올렸다.
* * *
심지어 콜라보는 예상외의 곳에서까지 영향을 만들어냈다.
“저어~, 캐르메르 마끼야또 가문인데요.”
“넵.”
“늘…. 마시던 걸로~. 한잔 부탁해요. 호호.”
스퀴즈 청담은 이제 웨이팅 없이 들어갈 수도 없는 핫플이 되었다. 핫플에는 필연적으로 유명인들이 몰리기 마련이다. 인튜버를 비롯한 인플루언서들 말이다. 그들은 찰나의 순간을 확실히 뽑아내는 데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프로였다.
그렇게.
[Teentok] [우아하게 주문하기 챌린지ㅋㅋㅋ]조회수 888,778회
윤슬의 주문이 본격적으로 밈이 되기 시작했다.
-이거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된건가요? 알려주실 분 안계신가용ㅠㅠ
˪인튜버 ‘서윤슬’ 님 영상입니다! 프랑스 귀족 브이로그 보시면 됩니다
˪우와 정말 감사합니다 (눈물흘리는 이모티콘)
새로운 플랫폼에서도 윤슬의 채널로 유입이 밀려오는 지금,
윤슬은 또다시 인튜브 실시간 인기 영상에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