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279)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279화(279/405)
‘미쳤다….’
고연티비의 PD는 감탄했다. 그야말로 조회수가 미쳤다. 처음에 윤슬이 했던 제안을 들었을 때까지만 해도 이 정도 조회수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야 당연히…. 당일에 이렇게 나올 수가 없으니까!’
윤슬이 했던 말은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그, 고림대랑 연희대 영상은 일부공개로 해놓자고?”
“네. 한국대 영상으로 이어져야지만 들어갈 수 있게요.”
윤슬이 한 제안은 인튜브 시장에서 파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구나 검색해서 찾아볼 수 있게 하거나 알고리즘에 띄울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일부 공개 시스템은 링크를 받은 사람만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보다가 중간에 나가는 사람들은?”
“못 보는 거죠.”
심플한 답변에 고연티비 PD는 뒷목을 잡을 뻔했다. 갑자기 나타나서 재밌는 제안을 한 것까지는 좋았다. 며칠간 철야에 가깝게 일하는 스케줄을 짠 것도 좋았다. 촬영과 편집 사이에 틈조차 없이 일한 것도 좋았다. 하지만 이 방법은 모험 같았다.
“그, 그럼 어떻게 해. 조회수는? 그리고 고림대랑 연희대 쪽에서 반발이 있을 텐데.”
“맞아~. 가뜩이나 연희대가 제일 마지막이라고 조회수 뭐라고 할걸? 그쪽 총장님 은근 예민하시단 말야.”
“어. 우리 총장님 좀…. 아니 사실 많이….”
윤슬의 제안을 들었던 고연티비의 스태프들이 저마다 반발했다. 일단 공정성의 문제, 그리고 조회수와 파급력의 문제까지. 하지만 윤슬은 깔끔하게 정리했다.
“보다가 나갔어도 SNS에서 이 영상 한 번은 보게 될걸요? 클립으로 돌아다닐 테니까. 그럼 탈주한 사람들 중 몇몇은 다시 들어와서 보겠죠.”
이미 준비해 둔 게 있는 사람의 자신감이 엿보였다. 윤슬은 자신의 핸드폰을 흔들어 보였었다.
“시작과 동시에 함께 라이브 방송해 주는 인튜버도 있을 거거든요.”
백만 인튜버, 모모였다.
* * *
“아~ 뭐야뭐야뭐야. 나 진짜 미치겠는데? 셋 중 누구를 고르지?”
영상의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모모는 채팅창과 소통했다. 고연티비의 미총장 대학 시뮬레이션은 스트리밍 시스템이 아니었지만, 그걸 보고 있는 모모의 방송은 스트리밍이었다. 시청자들이 날뛰고 있었다.
-모모야 총장 MBTI상 연희대 가면 넌 파국이다;;ㅋㅋㅋㅋ
-위의분 ㅇㅈ ENFP가 저런 ISTJ 만나면 끝장이지ㅠㅠㅠㅠㅠ
-알못들아 반대가 맛있는 법이라고;
-대학인데 맛있어서 뭐해 엮어먹는 버릇 고쳐~!!!ㅋ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의 채팅창이 너무나 빨랐다. ‘ㅋㅋㅋㅋ’으로 도배된 만큼 훅훅 올라갔다. 모모는 점점 늘어나는 시청자 수에 기함했다.
▶시청자 수: 162,043명
어디서인가 이야기를 듣고 온 건지 점점 사람은 늘어났다. 모모의 인튜브 영상 업로드가 아닌데도 이 정도 인기라는 건 추후 끌고 올 조회수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윤슬 씨, 정말 고마워요…!’
이걸 또 짧게 30초 단위로 자른 영상으로 업로드한다면 알고리즘을 탈 수 있을 것이었다. 깜짝 스트리밍 치고는 지나치게 화력이 좋았다.
모모는 고민하던 척을 하다가 시청자들의 댓글 분위기를 보고 다시 정지를 풀었다.
-가자가자가자
-합격도 안시켜줬는데 고민하고 있는 우리 인생… 대체몰가…
-‘즐겨’
멈췄던 영상이 다시 재생되었다.
―[✧추하군, 자신이 없으니까 이렇게 따라온 모양이지?▼]
연희대 총장 선배가 날카롭게 말했다. 그 도발에 고림대 총장 선배와 한국대 총장 선배가 분노했다.
―[♬뭐라는 거야. 멋대로 껴들었던 주제에.▼]
―[✿그건 너도 마찬가지 아닌가, 고림대?▼]
김고삼을 두고 세 총장이 자존심 걸린 천재들의 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김고삼은 우물쭈물 그들을 바라봤다.
―[✿지, 지금 나를 두고 저 셋이 싸우는 거야…?
내신 1등급만 원서를 써 볼 수 있다던, 그 스카이가?
이렇게 평범한 나에게 집착… 한다고?▼]
-ㅋㅋㅋㅋㅋ아 미치겠네
-은근히 자기자랑하는거봐 김고삼 자아도취 오졌다;;
어느새 총장들은 다시 한번 대학 PR을 하기 시작했다.
―[✧김고삼, 널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건 나야.
올해 신입생을 위해 글로벌 지속 가능발전 포럼도 개최한다고!
이 기회를 놓칠 셈이야?
가장 번화한 곳에서 시작할 너의 대학생활을 떠올려 봐.
공강, 휴강 시간에 신촌 거리를 걷고 있는 너를!▼]
연희대 총장의 뒷배경이 달라졌다. 어느새 연희대 총장 선배의 뒤엔 화려한 신촌의 거리가 휙휙 지나갔다. 눈이 부실 정도로 세련된 대학 생활이 보이는 듯했다.
그리고서는 빠르게 연희대가 올해 했던 일들이 지나갔다. 지원금 행사와 온갖 포럼 개최들이 김고삼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오 그치 나라면 신촌간다ㅠㅠㅋㅋㅋ
-이게 뭐라고 사람을 이렇게 고민하게 만드냐고
-와… ㅠㅠㅠ연희대 원서넣었다가 광탈했는데 진짜 너무 부러워서 죽을거같음…
―[✿가서 크림빵이나 만들어!▼]
그때였다. 연희대 총장 선배가 파워포인트 아래로 내려가기 기능처럼 쑥 사라졌다. 그리고 이번에 나타난 건 한국대 총장 선배였다.
―[✿김고삼,
우린 너에게 최고의 미래를 선사할 거야. 한국대라는 이름 그 하나만으로도 너의 인생은 달라질 거라고. 해외에 나가고 싶어? 우린 다른 학교들과 온갖 결연을 맺었다고.
네가 원하는 방향으로 데려가 줄 거야. 조국의 미래는 너에게 달려 있어.▼]
보기만 해도 심장이 떨리는 한국대 정문이 뒷배경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었다. 뽕이 찰만한 한국대 로고가 새겨진 학생증이 총장 선배의 뒤로 지나갔다. 한국대와 결연을 맺은 해외의 명문 학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치 한국에서는 한국대지
-네임밸류 택하려면ㅋㅋ특히 문과면 무조건 한국대 가야지
-ㅇㅇㅋㅋㅋ 역시 서열1위시다 저게 바로 짱의 여유로움…?
―[♬가서 요구르트나 팔아!▼]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한국대 총장 선배가 옆으로 날아가기 되었다. 고림대 총장 선배가 호랑이의 포효와 함께 나왔다. 심지어 이번엔 음악까지 바뀌었다.
정의의 길을 달리고 진리의 샘을 지키나니
지축을 박차고 포효하거라
-ㅁㅊ 치트키 쓰네ㅋㅋㅋㅋ 여기서 아리아를 틀면 어떡하냨ㅋㅋㅋ
-고연전 가고싶어서라도 고림대 선택해야겠다…
-웅 올해 연희대가 이겼어요 그리고 고연전 아니야 연고전이라고
―[♬우린 국내 최초 네이처 포럼도 개최해!
김고삼, 나와의 프롬파티는 잊지 않았지? 고림대에서 하는 열정적인 대학 생활을 외면하지 마. 이 축제의 기억들은 너의 인생에서 아주 소중한 추억이 되어 줄 거야.▼]
모모의 구독자들은 채팅창에서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마음을 계속해서 옮겼다. 총장들의 대사가 나올 때마다 모모는 몸부림치며 괴로워했다.
“아 이걸 어떻게 골라아~!!! 1년씩 다니면 안 될까? 그러다가 4학년 때 딱 하나 고르고. 어? 그런 거 안 되나?!”
고림대 총장은 품 안에서 프롬파티 초대장을 꺼냈다. 한국대 총장도 질 수 없다는 듯이 품 안에서 합격증을 꺼냈다.
마지막 연희대 총장은 어깨 위 독수리를 팔로 옮겼다. 그리고는 김고삼에게 날려 보냈다.
―[✧마음이 가는 대로 따라가.
김고삼, 넌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수험생이니까.
너의 마음에도 파랑새가 있어.▼]
점점 가까워지는 독수리가 희미해졌다. 그리고….
-???
-아 ㅅㅂ
-헐 머야 꿈임???
김고삼은 꿈에서 깼다. 깜박 잠든 건지 눈앞에는 수능완성 책이 펼쳐져 있었다.
―[✿…꿈이었구나▼]
책상에 엎드려 있다 일어난 김고삼은 달력을 확인했다.
수능 D-day
수능 디데이가 적혀 있었다. 김고삼은 허탈한 마음에 한숨을 쉬며 다시 보던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시무룩한 마음에 고개가 더 숙여졌다.
―[✿…어? 이게 뭐지?▼]
그때였다. 파자마를 입고 있는 김고삼의 가슴팍에 새 모양의 자수가 박혀 있었다.
―[✿내 잠옷에 웬 새가?▼]
김고삼이 어리둥절해할 때, 에코를 가득 넣은 음향이 나왔다.
―파랑새라고도 하지. 희망이랄까.
연희대 총장 선배의 말이었다. 그리고는 아까 전 나왔던 대학들의 풍경이 오퍼시티 70%로 화면에 떴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에 독수리를 날려 보낼 때 김고삼에게 했던 말도 너의 마음에도 파랑새가 있다고 했었다.
―[✿희망…▼]
중얼거린 김고삼은 다시 책상 위에 있던 샤프를 들었다. 사각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졌다.
―[✿그래. 난 어디든 갈 수 있어. 난 김고삼이니까!▼]
그렇게 영상은 점점 페이드아웃 되었다. 그리고는 반짝거리는 자막과 함께 마지막 선택지가 떴다.
자막: [▶한국대에 입학하기
▶고림대에 입학하기
▶연희대에 입학하기]
“아니…. 어떻게 이런 엔딩이….”
갑자기 찾아온 감동적인 엔딩에 모모는 말을 잃었다. 시청자들 역시 채팅창에 ‘ㅠㅠㅠ’로 가득 채웠다.
-아 갑자기 교훈주네 그래서 저거 클릭하면 뭐 나옴?
-그래 수능 30일의 전사 하면 뭐든 된다고 얘들아
-마지막까지 마지막이 아니라고~~!!!
모모는 제일 위에 있던 한국대에 입학하기 버튼을 클릭했다. 그러자 한국대 인튜브 채널의 제일 첫 번째 영상이 나왔다.
―모두들 고생 많았습니다. 오랜 수험기간 동안 결코 단단한 마음만이 아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끝없는 고민과 눈물, 그리고 나 자신을 의심하는 새벽이 있었겠지요. 하지만 우리 모두가 훌륭히 그 시간을 거쳐 여기까지 도달했습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역시 마찬가지였다. 각 학교의 인튜브 제일 첫 번째 영상이 나왔다. 몇 년 전 업로드 되었던 총장 선배들의 입학 축하 영상이었다.
―우리는 모두 하나입니다. 호랑이와 같은 열정으로! 정의로운 마음으로! 같은 이름을 새긴 동문들끼리 사회라는 파도 사이에서 서로 손을 잡고 그 어떠한 힘듦에도 좌초되지 않도록….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인재, 그것이 여러분입니다. 자랑스러운 우리의 입학생이 된 것을 축하합니다. 모두 나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세요. 새로운 인생의 한 페이지가 시작되었습니다.
고림대와 연희대의 학교 영상까지 본 모모는 그만 눈물을 흘렸다.
“너무…. 감동적이야….”
-모모야 너네 학교도 아닌데 왜 너가…
-아 T는 나가라고~!!!! F들 눈물바다 됐다고~!!!
-저 고3인데 진짜 지금부터도 늦지 않았을까요?ㅠㅠ 벌써 그냥 재수학원 알아보고 있어요…
이렇게 예상치 못한 결말과 모모의 스트리밍 덕에 고연티비의 조회수는 하루 사이에 미친 듯이 늘어났다.
조회수 387,142
* * *
‘좋아. 이제 다음 스텝으로 넘어간다.’
윤슬은 고연티비의 반응을 보고서는 자신의 다음 영상을 준비했다. 이 흐름을 놓칠 수 없었다. 반드시 알고리즘으로 같이 떠야만 했다.
[윤슬 씨, 방영일자 들어왔어. 7화부터 나올 거야.]하제인이 환승 시그널에 본격적으로 첫 출연을 하기 전에 백만 팔로워를 끌어와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