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280)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280화(280/405)
어느덧 두근두근 미총장 고르기 시뮬레이션이 업로드된 지 일주일 차였다. 여전히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고 있는 영상은 조회수가 백만에 가까워져 가고 있었다.
[Intube] [두근두근 대학 고르기!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대학은?♥ 신입생 연애 시뮬레이션] 11:20조회수 889,199
-진짜 미쳤나ㅠㅠㅠㅠ 고연티비 연출력 점점늘어
-재수생 눈물흘리며 보다 나감… 꼭 가고만다 스카이
-R=Vd 저도 김고삼처럼 스카이가 잡게 해주세요
인튜브 댓글은 특히 10대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왔다. 하루에 몇천 명씩 총장 프레임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10대게시판/ 요즘 유스타 특ㅋㅋㅋ]다들 인생필름 총장프레임 찍어서 스토리 올림
-ㅇㅈ 내주변에 안올린애 못봄
-근데 성적 안되는 애들은 왜하는건지?ㅋㅋㅋ 길티…ㅠ 원서도 못내볼 애들인데 돈낭비
˪싸물어ㅏ 니 보여줄려고 찍은거 아니니까
유스타에 업로드되는 사진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났다.
#인생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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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필름의 점포가 늘어난 점이 크게 한몫 거들었다. 인생필름을 마주하면 찍으러 들어가는 고객들 덕에 총장 프레임은 점점 인기를 끌었다.
[인생필름, 대체 ‘이 프레임’이 뭐길래? 너도나도 북적북적]│총장님과 함께 찍는 인생필름, 인기 폭발…
│합격증을 건네는 유머러스함에 너도나도 찰칵
최근 유행하고 있는 인생필름에 명문대학교 총장들이 떴다. 이슈의 주인공은 바로 SKY라 불리는 한국대, 연희대, 고림대의 총장들이다. 해당 행사는 인튜브 페이크 다큐 영상으로 첫 선보여 일주일 사이에 매출 일억원을 훌쩍 뛰어넘어…
인생필름의 매출 그래프는 최단 시간에 가장 높게 올라갔다. 화제성을 본 다른 학교들에서도 인생필름으로 콜라보 문의를 해왔다.
[E-Mail] [예화여대 교수중창단입니다. 교수 프레임 콜라보 문의드립니다.]이제 ‘한국대’를 검색하면 제일 상단에는 미총장 시뮬레이션이 떴다. 뿐만 아니었다. ‘고림대’와 ‘연희대’ 키워드도 이번 영상이 먹어 버렸다.
대학 키워드를 전부 잡아야겠다는 윤슬의 계획은 이제 시작이었다.
* * *
“아…. 죽것다….”
나는 강의실에 엎드려 작게 속삭였다. 이번 미총장 시뮬레이션이 잘될 거라 미리 예상했기에 다음 일정을 타이트하게 잡아 뒀거든.
오늘 올라갈 영상은 편집하는 데 시간이 정말 오래 걸렸다.
“그래. 자기 관악 말고 용인으로 가야겠다.”
“뭔 소리야.”
“판다 대신 거기 있어도 위화감 전혀 없겠어.”
차재겸이 내 옆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금은 10월, 마침 얼마 전 있었던 고연전 덕에 고연티비 업로드가 더욱 활발한 시기다.
‘한창 뽕 차기도 좋고….’
고림대와 연희대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두 학교의 축제니까. 뽑아먹을 콘텐츠도 진짜 무한하다.
[Intube] [고연전 or 연고전 준비! 현수막을 만들어볼까~] 41:27 [축제 때 뭐 입지? 레드와 블루 컬러 코디 하울] 21:44 [응원단을 만나보았습니다 feat. 열쩡있께!!!] 37:38뭘 올려도 조회수가 무난하게 나온다. 하지만 내가 고연티비를 노린 건 이것 때문만이 아니거든.
‘마침 하제인 말고 환승 시그널 출연자 중 하나가 고연티비 초창기 멤버다.’
환승 시그널은 다른 예능들과 달리 한 시즌에 전체 공개를 하거나, 일주일에 하나씩 공개하는 방식을 따르지 않았다.
List (3)
[환승 시그널 시즌1. Ep 1-3]환승 시그널은 처음 오픈 때 세 개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예고편으로 이미 출연자들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을 이용했다. 본격적으로 러브 라인이 시작하기 전, 환승하우스 입주와 첫 만남, 그리고 사전 인터뷰 영상으로만 가득 채웠으니 에피소드보다 출연자에게 더욱 관심이 쏠렸다.
-와 진짜ㅋㅋㅋ 그냥 틀어놓고 멍하니 보기 좋다ㅠ 개꿀잼
-헐 민정우 나오네 반갑닼ㅋㅋㅋㅋ내 첫사랑 ㅠㅠ
˪너도 옛날에 고연티비 봤구나..ㅎ 나도 대학가면 민정우같은 남자만 있을줄ㅠㅠㅠㅠㅠㅋㅋㅋ
해당 출연자가 인기가 많을수록 사람들은 연관된 것을 찾아보기 마련이지. 그중 하나가 고연티비가 될 거다. 그러려고 자연스럽게 환승 시그널 출연자 학벌에 스포트라이트가 가도록 만들었다.
‘요 며칠 쓴 글만 해도 몇 개냐….’
환승 시그널 제작진이 원하는 ‘그사세’ 이미지를 만들기에도 적당했다. 사는 세계가 다른 금수저들의 연애 이야기니까. 환승 시그널의 바이럴 팀도 내가 썼던 글들을 보고 분위기를 타 더욱 열심히 부채질을 하더라.
‘딱 보면 알지.’
[Hot/ 지금 환승시그널 출연자들이 진짜 1%라고 불리는 이유ㄷㄷ]바이럴 탐지견 서윤슬은 이런 글들은 대충 읽어보기만 해도 감이 왔다. 앞으로 하제인을 한국대 금수저로 밀어줄 테니 앞으로는 대학 키워드를 더 열심히 쓸 거고.
하지만 초반 굳히기를 내가 해 두면 끝이지.
‘환승 시그널이 인기가 많아질수록 알고리즘에 내가 뜨게 될 거다.’
하제인이 궁금해? 그럼 서윤슬을 같이 볼 수밖에 없다고. 왜냐면 하제인은 인튜브 세계에서 엮여 있는 인물도 한정적인 데다가 신비주의를 유지하면서 업로드한 영상도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한국대를 검색하면 내가 나온다.
‘거기에 나중에 그 고연티비 초창기 남자 출연자랑 하제인을 엮기만 하면!’
고연티비 출연자를 검색하고, 고연티비를 보게 되고, 고연티비에 엮인 나를 보게 되고. 그렇게 하제인의 영향력을 조금씩 뺏어 오는 거지.
‘생각만 해도 정말…. 꿀 빠는 일이다….’
나는 책상에 엎드려서 웃었다. 옆에 있던 차재겸이 중얼거렸다.
“드디어 미쳤구나….”
“너 진짜 이번 영상 분량 다 없앤다.”
“아!!! 그런 게 어디 있어 자기야!!! 내가 없으면 얘기가 안 돌아가는데!!!”
이번 영상은 차재겸을 출연시켰다. 저만한 적임자가 없거든. 한국대 총장 시뮬레이션의 알고리즘을 함께 탈 작정으로 새로운 영상을 만들었다.
“그러고 보니까 자기야. 백록화 광고 찍는다고 하지 않았나?”
“어. 그거 이번 영상 업로드하고 난 다음에.”
키워드는 또다시 대학.
구독자가 지겹지 않겠냐고? 그럴 리가.
내가 바쁜 만큼 구독자들의 관심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테니까.
* * *
띠링-!
윤슬의 구독자는 요즘 들어 자주 울리는 업로드 알림에 반갑게 핸드폰을 들었다.
“이번엔 뭘까!”
이제 너도나도 인튜브 시장에 뛰어드는 시기였다. 연예인들도 슬슬 발을 담그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나 예상 가능한 선에서 주제를 잡고 영상을 올렸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옷, 즐겨 가는 가게, 관리하는 날의 운동과 촬영 현장 등. 나와 다른 세계 사람들의 삶을 보는 건 분명 재미있었지만 충격적일 정도의 영상은 없었다.
“근데 진짜 서윤슬은 다르지~”
윤슬은 다른 인플루언서들과는 달랐다. 예측할 수 없는 재미가 있었다. 윤슬의 구독자는 오래전부터 팔로우를 해두고 지켜본 만큼 윤슬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색깔 증명사진에서부터 유채린 사건, 인생필름까지 꾸준히 성장을 지켜본 구독자는 윤슬이 수시 면접을 망친 영상을 올렸을 때 참 많이 울고, 대학 합격 영상을 올렸을 때는 통곡했다.
“넌 서윤슬이 왜 그렇게 좋아?”
구독자의 오랜 팬심을 알고 있는 친구들은 물었다. 그럴 때마다 구독자는 답했다.
“뭔가 같은 세계 같으면서도-. 다른 세계 사람 같기도 하고.”
윤슬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랬다. 기대하며 이번에 올라온 영상을 클릭한 구독자는 자신도 모르게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웠다.
“…엥?”
윤슬은 다른 세계 사람이 아니라 다른 차원 사람이 되어 있었다.
-????
-?이게머임
-ㅋㅋㅋㅋㅋㅋㅋ와 진짴ㅋㅋㅋㅋ
스트리밍이 시작되기 전부터 썸네일을 보고 들어온 사람들로 채팅창이 활발했다. 바보멈 프사인 구독자도 채팅을 남겼다.
입력: 이게…뭐임…?ㅋㅋㅋ
[Intube] [눈을 떠보니 시험 기간 대학생이 되었다?! 프랑스 귀족의 아카데미 입학기] 27:21윤슬은 프랑스 귀족 금수저 세계관과 미총장 시뮬레이션을 합쳐 버렸다!
* * *
―짹짹짹….
어두컴컴한 화면과 함께 새 소리가 들리더니 서서히 밝아졌다. 새하얀 시폰 커튼이 보였다.
―집사? 나 커피-
윤슬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인기척이 없었다.
―집사…? 집사?
윤슬이 재차 물었지만 짹짹거리는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삐삑-!!!삐삑-!!!삐삑-!!!
그때였다. 핸드폰의 요란한 알람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란 윤슬은 소리가 나는 곳으로 손을 뻗었다.
―이건. 대체 무슨 물건…?
천연덕스러운 표정 연기에 댓글이 불타올랐다.
-아 뻔뻔햌ㅋㅋㅋㅋㅋ
-이사람 컨셉에 잡아먹혔잖아;;
-저기요 그쪽이 방금 폰 비번도 푸셨는데요ㅠㅠㅋㅋㅋㅋ
알람이 울리던 핸드폰은 지잉거리며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아직도 안일어남?ㅠㅋㅋㅋㅋ 미쳤나봐] [시험기간에 뭐하는짓이야] [슬 학교 왜 안와ㅠㅠ]윤슬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체 무슨…. 그러고 보니 여긴 우리 집이 아니잖아? 국왕 폐하의 성과 맞먹는 규모와 화려함으로 모두를 압도하는 로코코 양식의 내 성이 아니야. 이건…. 내 방 거실보다도 작잖아…? 이 딱딱한 침대는 대체 뭐람….
윤슬의 뻔뻔함에 댓글창은 읽기도 힘들 정도의 속도로 올라갔다.
-ㅋㅋㅋㅋㅋ영애님 지난번 영상도 그 집에서 시작하셨는데요
-어디까지 하나 두고보는중ㅋㅋㅋㅋ
당황한 윤슬의 위로 자막이 떠올랐다. 지난번 총장 시뮬레이션 때의 그 자막이었다.
자막: 눈을 떠 보니 낯선 몸에 빙의했다!
[▶이 좁고 딱딱한 침대 위에 훌쩍거리며 가만히 누워 있기▶집사를 목 터질 때까지 불러 보기
▶*✧용기 있고 도도하게 품위를 지키며 밖을 나서기✧*]
자막까지 뻔뻔했다. 누가 봐도 세 번째를 골라야 한다는 듯이 폰트가 반짝거렸다.
-ㅋㅋㅋㅋㅋ뭐지 이것도 미총장처럼 고르는거임?
-222무조건 2222 지난번 집사 너무 분량 짧았어
-222222 ㅋㅋㅋ ㅇ ㅣ거고르면어케댐?ㅋㅋ
채팅창은 일부러 윤슬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갑자기 나온 상태창 같은 자막에 당황하던 윤슬은 마음을 굳게 먹은 듯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그리고는 결심했다.
―좋아. 나 윤스르 드 피앙세. 집안의 명예를 걸고 나가보겠어!
그러자 게임에서 나오는 것 같은 맵이 화려하게 떴다.
자막: [퀘스트: 한국대에 도달하라!]
-우리 의견도 수렴을 해달라곸ㅋㅋㅋㅋ
-아니 지멋대로야 왴ㅋㅋㅋㅋㅋ
-얘들아 목 날아가기 싫으면 영애님 선택 존중하거라
▶시청자 수: 89,112명
영상 시작 30초 만에 시청자는 10만에 가까워졌다. 구독자들은 이번 영상도 역대급일 거란 확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