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285)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285화(285/405)
윤슬이 재겸 다음으로 전화를 건 것은 다름 아닌 소영 언니였다.
“언니. 저희 스토리 조금만 바꿔야 할 것 같아요.”
-어어 슬아. 왜? 무슨 문제 생겼어?
“그건 아니고…. 아무래도 조회수 크게 뽑아먹으려면 고구마 다음 사이다가 좋지 않겠어요? 지난번 건 너무 약한 고구마 같아서.”
지난번 흙수저 윤슬이 영상에 등장한 이후로 끝도 없이 구독자들의 댓글이 달렸었다.
-ㅠㅠㅠㅠ제발 또나와… 이대로 우리 고구마 먹이고 끝내지 마…
-반드시 행복한모습 보여줘야 우리가 성불할수 있다
-쾅코아쾅쾅!!! 나와보세요 택배왔다니까??? 택배라고!!! 문열어봐!!!
꿀알바 자리가 사라지고 다시 악덕 사장의 가게에서 알바를 하는 것으로 끝났던 영상은 현실적이라 더 고구마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사이다로 마무리를 하려고 했었다.
“제가 한 번 더 출연할게요. 이왕이면 광고 하나 더 물어 와야죠.”
-슬아….
소영 언니는 감동했다. 윤슬 정도의 파급력을 가진 인플루언서는 시간이 돈이었다. 윤슬을 썸네일에 넣고 안 넣고의 차이는 어마어마했다. 초반 뷰 수를 높이는 데에 윤슬은 치트키였다.
-한 번 더 출연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운데….
“언니. 우리 사이에 그런 말하지 마세요. 저 거의 언니가 키웠다니까요?”
부담 갖지 않도록 편하게 말해주는 윤슬에게 소영은 감동했다.
“그래서 이렇게…. 대본 수정 가능할까요?”
-그럼! 당연히 되지!
윤슬과 소영은 사이다 대본을 뜯어고쳤다. 구독자들이 답답해 죽을 것 같은 대왕 고구마를 먹이는 시나리오가 완성되었다.
* * *
다이아수저는 보고서를 받아들고 이마를 짚었다.
“아…. XX. 진짜. 더럽게 노네.”
윤슬과 손을 잡고 젬스톤 MCN에 광고를 끊은 지 3개월 차. 초반엔 젬스톤에서 눈치를 보며 라모레의 비위를 맞추려고 했었다. 하지만 시카 패드가 출시됨과 동시에 그들은 깨달았다. 대체 광고가 왜 끊겼었는지를.
‘정확히 말하자면 루비를 비롯해 젬스톤 직원들이 알았겠지….’
너넬 버리고 서윤슬 하나를 택했다.
라모레가 대놓고 드러낸 의도는 젬스톤의 모든 직원들을 적으로 돌리는 것과 같았다. 그 뒤로 젬스톤의 인플루언서들은 노선을 바꿨다.
[Intube] [이거 참 잘샀다 Vs 이거 진짜 왜샀지 템 소개합니다] 41:38조회수 372,001
―이거는 정말. 입소문도 입소문이지만 랭킹에 꾸준-히 있었잖아요? 근데 대체 왜 인기가 많은지…. 크흠…. 저 이거 쓰고 그때 피부 다 뒤집어져서. 와 왜 이렇게 독해?
타사 제품들을 올려 치면서 라모레를 후려쳤다. 그 영상들은 광고도 아니었으니 구독자들이 믿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22:10 여기 저랑 느낀거 존똑ㅠㅠㅠㅠㅋㅋ 각질 제거라는데 내 피부가 다 제거되는줄
˪아 진짴ㅋㅋㅋ 이거 절대 사지마세요 바이럴 미친줄알았음
바이럴을 풀어놓은 덕에 괜히 샀다고 후기를 남기고 있는 댓글들이 많아졌다.
“후…. 이것들을 XX진짜 한 번에. 확!!!”
‘여러분~ 이 새끼들 뒷광고 받아요~ 여러분 속이고 돈벌어서 한강뷰 아파트 살고 슈퍼카 사고 그렇게 살아요~!’ 다이아수저는 쩌렁쩌렁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미치겠네. 악!!! 미치겠어!!!”
…그야 당연히 윤슬이 말하기 전까지만 해도 다이아수저 역시 뒷광고로는 한패였기 때문이다.
“기다리라고 해서 기다리고는 있는데~!”
윤슬은 섣불리 뒷광고를 깠다가는 라모레도 함께 침몰한다며 다이아수저를 말렸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간 해먹은 게 많았다. 정말 아주 많았다….
“다른 브랜드는 아주 신났네. 신났어.”
유스타를 비롯해 SNS마다 인튜버들의 영상 캡처가 돌아다녔다.
[Youstagram]50만 인튜버가 솔직히 말하는 잘샀다 Vs 괜히샀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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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바이럴 쳐서, XX새끼들이….”
팔로워는 곧 신뢰와 직결된다. 1천 인튜버가 추천한다고 하면 ‘그게 뭔데?’ 싶은 사람들도 백만 인튜버가 추천한다고 하면 ‘오 나도 사볼까?’ 싶은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그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마케팅 업계 사람들을 이길 수가 없었다.
“마케팅 비용 줄이니까 또 이게 아주 미치겠네.”
옛날이었으면 바이럴엔 바이럴로 대응할 텐데, 윤슬과 손을 잡은 이후부터는 그럴 수 없었다.
“가만히 계세요. 때리면 때리는 대로 일단 맞아요.”
“하지만 난 먼저 때리면 죽여버리고 싶은데 어떻게 해 XX~!!!”
마케팅 비용은 있으나 쓰지를 못하는 답답함에 다이아수저는 미쳐 돌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때였다.
지잉- 지잉- 지잉-
윤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냉큼 받아 든 다이아수저는 빠르게 외쳤다.
“때가 온 거야?! 드디어?! 드디어 족칠 때가 온 건가?!”
-…뭔 때가 와요. 저 돈 좀 주세요. 마케팅 비용 이번 분기에 남은 거 많죠?
“윤슬 씨. 이번엔 또 무슨 깡패짓을 하려고 이러는 거예요….
다이아수저는 오늘도 뻔뻔히 삥을 뜯으러 온 윤슬에 한숨을 쉬었다. 마케팅 비용이야 작년의 예산보다 훨씬 더 많이 남아 있었다. 지금 시대 대부분의 크리에이터들은 뒷광고를 훨씬 선호했다. 구독자들의 호감은 그대로 사고 신뢰는 유지하되 통장은 불어나니까.
뒷광고를 맡기지 않는 라모레의 광고는 점점 뒷전이 되어 갔다.
-일단 나 빼고 다 나쁜 놈 만들기 빌드업에 집중해야 된다니까요. 지난번에 말씀해주셨던 거. 라모레 장학금 금액 더 늘리실 수 있으세요?
“그럴 수야 있지…. 얼마까지?”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요. 그리고 포스터 하나만 만들어주세요.
간단히 인튜브 영상에 쓸 거라 소개한 윤슬은 전화를 끊었다. 고개를 갸웃거리던 다이아수저는 한숨을 쉬었다.
“뭐. 해달란 대로 해줘야지.”
이번엔 또 윤슬이 어떤 일을 벌일까 기대되기 시작하는 다이아수저였다.
* * *
[Intube] [좀 견딜 만하면, 대학일기] 17:30금요일 10시. 대학일기가 업로드되었다. 내 스토리에 링크를 넣어 업로드하자 순식간에 천명이 들어왔다.
‘팔로워도 팔로워지만, 일단 한 달 안에 실시간 인기 동영상을 세 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소재를 생각하는 시간을 최소화해야지. 하나의 소재를 둘로 늘린다.
‘그리고 인튜브 급상승 인기 동영상의 조건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일단 초반 댓글이 많고, 조회수가 많고, 머무르는 시간이 많으면 안정적이겠지. 댓글을 가장 많이 뽑아 오는 방법은 역시 하나다.
‘사람들을 미치게 만들자.’
이번 영상은 댓글을 끌어 오기 위해 스트리밍을 하지 않았다. 그래야 답답한 마음과 욕을 한 번에 댓글로 써 주지. 분노한 사람들은 댓글 하나로 멈추지 않을 거거든.
나는 화면을 바라보았다. 평행세계의 흙수저 윤슬은 오늘도 알바 중이었다.
―여기 주문이요-!
―네! 갑니다!!!
악덕 사장의 가게에서 계속해서 알바 중인 윤슬은 피크 시간대에도 혼자서 모든 일을 커버했다. 누가 봐도 알바가 한 명일 수는 없는 가게 크기였다.
―저희 앞치마 갖다주세요~
―앞치마 카운터 옆에 셀프입니다~
여기저기서 윤슬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윤슬은 그중 앞치마를 갖다달라는 손님에게는 손짓으로 안내했다.
―여기 주문하신 메뉴 나왔습니다. 뜨거우니까 천천히….
―저기요.
―네?
무거운 그릇을 내려놓으며 생글생글 웃는 윤슬에게 앞치마를 가져다 달라고 했던 손님은 정색을 하고 말했다.
―제가 원래 이런 말 안 하는 사람인데요. 도저히 기분 나빠서 안 될 것 같아서요. 아까 말투? 좀 아니지 않아요? 원래 그러시는 거예요, 아니면 저한테만 그러시는 거예요?
―아…. 혹시 어떤 점이 불편하셨을까요?
―아니. 손님이 부르는데 한번 와보지도 않고 굳이 저기서 소리지르는 게…. 가까이 와서 말해도 됐잖아요. 여기까지 오기 싫어서 그런 거예요?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는 진상 손님이었다. 본인의 기분이 상했다며 팔짱을 끼고 틱틱거리는 손님에게 윤슬은 잠시 표정 관리를 했다.
―죄송합니다. 아까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아…. 그게 다예요?
손님은 윤슬을 올려다보는 눈빛에 언짢음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아니 뭐. 그냥 죄송하다. 딱 한 번 하면 다냐고요.
윤슬은 주먹을 꽉 쥐었다. 누가 봐도 서비스를 노리고 하는 말이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손님! 뭐가 불편하셨을까요?
근처에 있던 사장이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고 달려왔다. 윤슬은 입을 다물고 있었다.
―아니, 여기 알바분 태도가 좀…. 그러셔서요. 저 진짜 무안해서.
―오늘 얘가 몸이 좀 안 좋아서. 죄송합니다. 슬아. 너도 어서 사과드려!
―…죄송합니다.
이럴 때는 차라리 죄송하다고 하는 게 나았다. 윤슬은 순순히 사장이 시키는 대로 했다.
―여기 사이다 서비스로 한 병 드릴게요. 제가 아주 단단히! 교육시켜 놓겠습니다. 죄송해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사장과 손님 앞에서 죄인이 되어 버린 윤슬이었다. 낡은 앞치마를 하고 있는 윤슬을 흘겨본 손님은 혀를 한 번 찼다. 그리고는 숟가락을 들고 식사를 시작했다.
“자. 어때. 아주 가슴 꽉 막히지.”
그러니까 답답해 미치겠다고 빨리 욕하면서 댓글 좀 달아라. 나 실시간 인기 영상 가게!
[Intube] [좀 견딜 만하면, 대학일기] 17:30조회수 32,201회
업로드한 지 몇 분 되지 않아 조회수는 안정적으로 올라갔다. 고구마 파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