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288)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288화(288/405)
―오드득-
윤슬이 가장 먼저 집은 건 딸기 탕후루였다. 먹음직스러운 딸기를 한 입 베어 물자 입 안에서 사그락대며 얇은 설탕 코팅막이 깨졌다. 바삭거리는 소리가 구독자들을 미치게 했다.
-제발한입주시면안될까요저요오직저만요ㅠㅠㅠㅠㅠㅠ
-줄서세요 제가 일등입니다
-윤슬아 탕후루가 너무 만ㅎ아보인다 먹다질리면 하나 던져 언니가주워ㅁㄱㅓㄱ을게
윤슬이 딸기 탕후루를 하나 다 먹는 동안 채팅창은 빠르게도 올라갔다. 잠시 힐링에 빠져 있던 구독자들은 너도나도 저 달콤한 맛이 궁금해 미칠 것만 같았다. 한마디 말없이 소리에 집중한 윤슬 덕에 고막 안에 설탕이 가득 찬 듯했다.
―오득, 오드득….
이번에 집어 든 건 샤인머스캣 탕후루였다. 빨간빛 다음에 오는 초록빛은 어쩐지 더 상큼해 보였다. 덧붙여 창문에서 들어오고 있는 햇빛은 탕후루를 더욱 반짝이게 만들었다. 그렇게 탕후루를 하나씩 먹은 윤슬은 천천히 영상을 종료했다.
[Intube] [빠삭달달 과일 디저트♥ 탕후루 만들기 ASMR] 16:47조회수 73,221
마음을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한 ASMR은 그렇게 강렬한 욕망 하나만을 던져둔 채로 끝났다.
나도 먹을래! 탕후루!
루비의 생각대로 지금은 마카롱의 시대. 대부분의 대중들에게 탕후루라는 건 익숙하지 않다. 눈으로 보기에도 더 예쁘고 화려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건 물론 마카롱이 압승인데다가 파는 곳도 훨씬 많지만 루비가 간과한 게 하나 있었다.
나도 만들어 볼까?
그것은 바로 회귀 이전 누구나 다 한다는 챌린지였다.
* * *
challenge.
1. (사람의 능력기술을 시험하는) 도전[시험대]
2. (경쟁시합 등을 제기하는) 도전
3. (무엇의 적법성 등에 의문을 제기하는) 도전[저항]
사전에 있는 의미는 그렇다. 하지만 현대 사회로 도래하면서 챌린지라는 뜻은 이렇게 바뀌었다.
challenge.
1. (팔로워의 좋아요 수를 시험하는) 도전[시험대]
2. (유행하는 춤이나 밈 등을 제기하는) 도전
3. (누가 제일 잘했나에 의문을 제기하는) 도전[저항]
그렇다. 똑같은 노래에 맞춰 똑같은 춤을 추거나, ‘이거 내가 더 잘하는데? 풉킥’. 혹은 ‘나도 한번 해봤지 뭐야~ 헤헷.’ 그것이 현대의 챌린지였다.
“마카롱을 누가 집에서 만들어? 아몬드 가루 있는 집이 어디 있다고.”
저기 혹시 여기 아몬드 가루 팔아요? 네? 미숫가루요? 아니요, 아몬드 가루요. 이게 바로 동네 마트의 현실이다. 그래서 마카롱은 예쁘고 비싼 가게로 먹으러 가거나, 혹은 택배 주문하는 게 끝이었지. 그래서 마카롱은 대부분 ‘먹는’ 콘텐츠로 끝이다.
“하지만 탕후루는 다르다고.”
내가 노리는 건 팔로워들이다. 탕후루의 유행이 아니고 탕후루의 유행을 시작한 서윤슬이거든. 그러려면 역시 직빵은 챌린지고, 그중에 가장 하기 쉬운 거지. 집 앞 편의점만 가도 있는 게 과일이다.
“물~론 유행은 나 혼자 시키는 게 아니지.”
어제 업로드한 탕후루 ASMR 영상 조회수는 평소보다 낮은 편이지만, 조만간 급등하게 될 거다. 왜냐고? 기다려 보면 안다.
[Intube] [빠삭달달 과일 디저트♥ 탕후루 만들기 ASMR] 16:47조회수 102,308
* * *
유리는 진지한 표정으로 꼬치를 손에 들었다. 그리고 외쳤다.
“지인짜! 간단한데 맛있어요! 이거는 죽은 과일도 살린다니까요?”
“에이~. 유리 씨 뭘 하려고.”
“냅둬요. 어디까지 하나 봅시다….”
<별이 다섯 개> 프로그램에 다시 패널로 출연한 유리는 얼마 전 윤슬에게서 전수받은 레시피를 그대로 선보이고 있었다.
이른바 ‘죽은 과일도 살려내는 간단 레시피’.
“설탕을 젓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이렇-게. 파삭! 하는 식감을 살리려면요!”
지난번 <별이 다섯 개>에 출연해서 텅 빈 냉장고와 인스턴트 제품들을 선보이며 유리가 나온 클립은 조회수가 끝도 없이 올라갔다.
-사람 사는거 다똑같네ㅠㅠㅋㅋㅋㅋㅋㅋ
-샐러드 주문해놓고 안먹는건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정신차리면 햇반돌리고 있음
자취하는 젊은 층에 공감을 샀기 때문이다. 연달아서 유리가 좋아하는 라면으로 만드는 간단 레시피의 트러플 오일 짜장게티는 조회수 1위였다. 이후로 PPL을 받아 편의점에서 만나볼 수 있는 레시피를 선보였을 때도 반응이 좋았다. 이번에는 사놓고 안 먹은 과일들을 처리하는 주제였다.
“오! 진짜 맛있다. 이거 팔아도 되겠는데요?”
“와하하! 이오성 셰프님 리액션이 달라졌어요!”
달지 않은 과일 처리법은 보통 잼으로 만들지만 이건 훨씬 더 쉬운 방법이었다. 누구나 따라 하기 쉬운 데다가.
“이거 집들이 손님들한테 내놔도 좋을 것 같아요.”
“쓰읍. 손님한테 과일처리를….”
“자취생은 어쩔 수 없습니다. 과일 제때제때 처리해야 해요! 안 되면 냉장고…. 큰일나죠.”
무엇보다 예뻤다. 썸네일 각이 잡혔다. 유리의 얼굴과 아기자기 예쁜 탕후루가 한 번에 잡혔다.
[Intube] [자취생이 할 수 있는 간단한 과일처리! 안 달아도 좋아~] 1:50짧은 클립은 클릭을 불렀다! 연관 동영상에 윤슬의 ASMR이 함께 떴다.
[Intube] [빠삭달달 과일 디저트♥ 탕후루 만들기 ASMR] 16:47조회수 138,771회
* * *
뿐만이 아니었다. 윤슬은 또 다른 유명인을 이용했다.
―자자자!!! 오늘-은 제가 또 어디를 왔냐! 그래요. 사과농장에 왔습니다아!
바로 이제는 백 삼십만이 된 인튜버. 모모였다. 이제는 짧은 세로 클립으로 인해 유입이 더 많이 늘어났다. 탕후루라는 디저트에 더 많은 대중을 유입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다.
―여러분 다들 아시겠지만요. 과일은 비를 너무 많이 맞으면 안되그든~. 맛이 읎그든요! 근데 또 이걸 다 버려야 한단 말이야. 그럼…. 너무…. 마음이 아프잖아요…? 그간의 피땀눈물…. 이거 어쩔 거야….
지난번부터 윤슬의 말을 잘 듣는 모모는 이번 요청에도 흔쾌히 응했다. 오히려 윤슬이 준 콘텐츠를 덥석 물어 스케일을 키웠다.
―그래서! 사과농장의 서글픈 사과들을 와장창창 사들이도록 하겠습니다!
자막: 모모★플렉스 파워
(무지갯빛 오로라 CG)
모모는 과일 농장에 방문했다. 탕후루라는 아이템으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 사과! 잼으로 만들어도 너~무 맛있겠지만. 또 우리가 누구냐. 엥.뿌.삐 아니야! 만들다가 금방 지루해지그든요. 그럼 어떻게 해? 빠르고 재밌게 만들어야 해! 여러분 혹쉬…. 탕후루…라는 걸 알고 계시는지? 모른다고? 그래 그래~ 그래서 모모가 알려주려고!
모모는 단맛이 나지 않는 아삭거리는 사과들을 훌륭히 재탄생시켰다. 설탕 코팅이 반지르르 입혀진 사과를 먹어 본 후에 리액션까지 확실히 했다.
―이거는!!! 이거는 진짜!!! 어쩌면 나 이걸로 강남에 빌딩 한 채 세울 수 있지 않을까?! 너무 맛있는데???!!!
모모는 괜히 백만을 모은 인튜버가 아니었다. 모모의 영상을 본 윤슬은 박수를 쳤다.
“잘한다!!!”
이번에도 역시 모모의 탕후루 연관 동영상에 윤슬이 떴다.
[Intube] [빠삭달달 과일 디저트♥ 탕후루 만들기 ASMR] 16:47조회수 177,771회
* * *
탕후루는 회귀 전 당뇨 유발 간식이라고 미친 듯이 까였다.
-보기만 해도 달아서 기분나쁨…
-혈당 스파이크 맞기 딱좋다 진짜ㅜㅜ 저거 진짜 건강에 안좋을텐데;;
하지만 지금, 마침 한국은 대 마카롱의 시대.
-그래 차라리 마카롱 말고 이런걸 먹어라
-크림 잔뜩 들어가고 시럽 쳐넣고 과일에 과자에ㅠㅠㅠㅠㅠ 마카롱 머리 아플정도로 단데 탕후루는 딱 괜찮더라
처맞는 것도 다 상대적인 거다. 크림이 가득 끼워져 있는 잼 듬뿍 마카롱 옆에 나타난 얇은 설탕 과일 탕후루는 순식간에 건강 간식으로 올려치기 당했다.
[Teentok]K_POP STAR fresh dessert recipe challenge!!!
간단한 다이어트 디저트로 만들어 버린 건 틴톡 계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윤슬은 자신의 @koreangirl 계정을 이용했다. 유리의 <별이 다섯 개> 클립과 그간 레전드짤로 불리는 사진들을 섞어 편집하자 반응이 빠르게 왔다.
“여기에 은근히 나를 끼워 넣는다.”
케이팝스타, 김유리, 그리고 서윤슬 Let’s go.
이거 좀 괜찮아 보이는데? 쉽고 예쁘고 슬슬 인기 있을 것 같고!
늘 콘텐츠에 목말라 있는 인튜버와 인플루언서들은 하나둘 탕후루 만들기를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서서히 너도나도 탕후루를 만들었다. 누군가는 설탕 코팅을 너무 두껍게 입혀 실패하고, 누군가는 탕후루 많이 먹기 챌린지를 했다. 자꾸만 눈에 보일수록 사람들은 탕후루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검색어: 탕후루
알고리즘에 따라 윤슬의 두 번째 영상은 실시간 인기 동영상에 갔다.
[빠삭달달 과일 디저트♥ 탕후루 만들기 ASMR] 16:47조회수 201,726회
@seo_yoonseol
Youstagram
891,892명
@jane_agnes
Youstagram
882,001명
“이거 진짜 왜 이렇게 바짝 쫓아오지…?”
하제인이 등장하기 전까지 D-7.
윤슬은 마지막 세 번째 실시간 인기 동영상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