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296)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296화(296/405)
루비는 쏟아지는 기사에 숨길 수 없이 입꼬리가 올라갔다.
[인플루언서의 시대, 이제는 해외로 뻗어나가는 영향력… 환승 시그널 하제인]“후움-. 우리 제인이가 진짜…. 인기가 많긴 많다니까아?”
바이럴을 돌리지 않았음에도 이렇게 호의가 담긴 기사들이 셀 수 없이 나왔다. 사람들의 반응 역시 다를 것이 없었다.
제인에게 지금 쏟아지는 반응은 딱 두 가지. 동경과 질투.
[익명게시판/ ㅎㅈㅇ 어떻게 파리패션위크 간거임? 연예인도 아닌데…?ㅋㅋ]진짜 걍 궁금해서 물어보는거임 ㅎㅈㅇ이 뭐라고 파리 패션위크갔는지 인지부조화옴 무슨 자격? 으로 간건데…? 앰버서더나 그런것도 아닌데ㅋㅋㅋ
-원래 유명하거나 영향력 있는 셀럽이라고 생각되면 브랜드측에서 초청장 보냄
˪셀럽?ㅋㅋㅋ ㅎㅈㅇ이 셀럽정도인가
˪백만팔로워에 천만뷰 영상 갖고있는 사람이 그럼 일반인임?ㅋㅋㅋ 질투 작작해 추해
-진짜 인생 너무 부럽다… 하제인은 하루하루가 재미있겠지 눈뜰때마다ㅜ 내 인생이랑 너무 비교돼
“바~로~ 이거지이~”
루비는 오랜만에 느껴지는 승리감에 도취되었다. 서윤슬이 백날 날고 기어봐야 타고난 제인을 이기기란 쉽지 않을 것이었다.
“우린 수출용이라구우~”
그에 반해 윤슬은 딱 내수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jane_ag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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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7,898명
@seo_yoonseul
Youstagram
1,021,152명
다시 유스타를 확인해 봤다. 이제는 확연히 팔로워 수가 차이 났다.
“이대로라면~. 팔로워 산 거…. 그딴 거 하나도 티 안 나~”
루비는 오독오독 초콜릿 쿠키를 씹었다. 입 안이 너무나 달았다.
“지금 서윤슬 건 어떻게 처리되고 있어요? 반응은?”
“네. 현재 커뮤니티 익명게시판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고, 조만간 이슈 게시판에 따로 댓글 반응 모아 올릴 예정입니다.”
루비는 작게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들리는 바로는 조만간 인튜브 창업자가 한국에 들어온다는 소식이 있었다. 그때를 노리면 대중들에게 다시 한번 체급 차이를 느끼게 해줄 수 있을 것이었다.
“벌써 12월이 기대되네에-”
젬스톤 MCN 크리에이터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아 놓고 호텔 리셉션에서 벌일 파티가 12월에 열릴 예정이었다. 크리에이터들로 하여금 서로의 친목을 다지게 하며 콜라보 진행에도 좋았지만, 구독자들로부터 ‘내가 좋아하는 인튜버가 이 정도 급이다’로 뽕 차게 해주는 것에도 좋았다.
‘이때 딱! 제인이를 등장시켜야지이~’
루비가 여태 제인에게 다른 광고를 주지 않은 이유였다. 루비는 젬스톤을 곧 출시할 제인의 브랜드로 엮을 예정이었다.
MCN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이렇게 되면 제인의 급이 낮아 보이지 않는 데다가, 기존의 인플루언서들도 솔깃할 거다. 언제까지나 광고를 받아 생활하는 것보다는 크게 한탕 치고 싶을 테니까. 다들 자신의 브랜드를 창업하기 위해 젬스톤으로 찾아올 것이었다.
“좋아아-. 이대로 계속 진행해요오….”
루비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완벽했다.
* * *
“어후. 왜 이렇게 나대지.”
윤슬은 핸드폰 화면을 보며 중얼거렸다. 살짝 미간이 찌푸려져 있었다.
[익명게시판/ 인튜브 ㄷㅎㅇㄱ 보는 애들아 이거나만 좀 그렇냐ㅋㅋㅋ]ㅅㅇㅅ 이 흙수저 역할 받은거 좀 어이없고 길티임; 기만? 같음… 진짜 얘는 제대로 된 알바 한번도 안해보고 협찬광고 받아서 고딩때도 이미 몇천 번거로 아는데ㅋㅋㅋ 성인되서는 인생필름으로 바로 사장님 소리 듣고..ㅋㅋ 근데 얘가뭐라고 흙수저 알바인생을 연기함 어이없어
-ㄱㄴㄲ 차라리 ㅅㅇㅅ이 김귤희 역할 받았어야함 애매한 은~동수저ㅋㅋ
-나도 기분나빴음 근데 사람들 반응 생각보다 유하더라ㅋㅋㅋㅋ 이래서 팬 많은게 권력임
-지난번에 나 댓글달았다가 서윤슬 초딩시녀들이 우르르 몰려오더라ㅜㅜㅋㅋㅋㅋ X나무서워 X발~
은은하게 바이럴의 향기가 났다. 윤슬은 잠시 눈을 감았다.
‘이럴 줄 알았다. XX 새끼들이 얌전하게 한두 달 있나 했더니….’
그런 윤슬의 주위로 쩌렁쩌렁 큰 소리가 울려 퍼졌다.
“윤슬 씨이~!!! 나 언제까지 참아~~!!! 더 이상은 못 참겠어 진짜!!!”
또각또각 정신없는 하이힐 소리를 내며 달려온 건 다이아수저였다. 이곳은 라모레의 신제품 촬영 현장이었다. 지난번 시카 패드의 미친 판매량으로 인해 금방 새로운 버전이 출시되었다. 이른바 ‘세라마이드 패드’.
“엔지생건 이 개X쓰레기들이 또 작업을 친다니까? 이거 키워드 보이지?”
라모레가 1위를 거머쥐자 엔지생건은 냅다 파쿠리를 쳤다. 기존의 ‘시카’ 패드에서 이쪽은 ‘민트’ 시카 패드로 한층 더 쿨링감을 강조했다.
[Intube] [솔직하게 패드 비교해보자! 민감성 아토피에게 맞는 패드는?] 18:21조회수 133,425회
-ㅁㅈ 확실히 민트 들어간게 훨씬 낫더라고요ㅠㅠ
-라모레 시카패드 판매량 높은거 왜인지 모를… 세상이 날 두고 몰카하는줄;;ㅋㅋ
“이거 보이지? 이거 보이지? 이~거~ 보이지~!!!”
다이아수저는 쉬는 시간에 때맞춰 등장한 다음 윤슬을 탈탈 털었다. 가만히 혼자 쉬고 있던 윤슬은 귀를 막았다.
“애 좀 쉬게 냅두지, 뭐하는 거야.”
“아니 언니 얘네 하는 짓이 개같아서 내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다이아수저가 내민 화면을 본 물결도 한숨을 쉬었다. 라모레의 시카 패드는 그야말로 업계의 혁명이었다. 따라한 브랜드가 엔지생건 하나가 아니라는 말이었다. 인튜브 광고에서 슬슬 발을 뺀 라모레는 좋은 비교군이 되었다.
“다 우리 패드랑 비교하면서 자기네꺼 올려치고 있잖아!!! 짭 주제에!!!”
판매량에 타격이 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다이아수저는 발을 동동 굴렀다. 이대로라면 연말이 위험했다.
“이제 슬슬 시작해요. 사실 뭐 다음 달 초쯤 생각하고 있었는데….”
“진짜? 진짜? 진짜지이?!!!”
“진짜로.”
윤슬은 때가 되었음을 직감했다. 라모레에서 세라마이드 패드가 출시되고 난다면 판매량은 올라갈 것이다, 그럼 다시 SNS에서 라모레 제품이 얼마나 별로고, 자기네 제품이 얼마나 좋은지 비교하며 광고하는 인플루언서들이 나온다.
-헐 @박재영 이ㅓㄱ봐 너가 사려했던거 별로래
˪미친ㅋㅋ 안사길 잘했다
-확실히 라모레가 광고 많이 돌리긴 하니까… 제품 질 믿을만한게 못되는 듯ㅜㅜ
소비자는 반응에 휩쓸리고, 그렇게 라모레의 매출이 주춤한 사이 타 브랜드가 앞질러 나가게 되는 수순일 것이었다.
“마침 이제 라모레 뒷광고 안 한 지도 좀 됐고-. 장학금 늘렸고, 다른 인튜버들이 하나씩 라모레 별로라고 언급한 영상들도 쌓여 있고.”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윤슬이 손을 대지 않고 있을 때 일어날 결과들이었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윤슬 씨! 이제 쉬는 시간 끝내죠!”
“네~. 갑니다~”
저 멀리서 카메라 감독이 소리쳤다. 윤슬은 방금 전까지 분노로 부들부들 떨리고 있던 다이아수저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고는 카메라 앞으로 갔다.
“좋~아~. 이건 아주 순하다! 나도 아주 순하다! 눈 착하게 뜨고 가볍게 웃어봅시다! 그래 그 표정!!!”
새하얀 니트를 입고 머리를 하나로 올려 묶은 윤슬이 크림색 패드를 들고 씨익 웃었다. 저 미묘한 웃음은 다이아수저가 익히 알고 있는 것이었다.
‘…시작됐구나!’
윤슬의 족치기가 발동되기 직전이었다.
* * *
입금 내역: 48,278,800원
이번 달에도 웬만한 직장인 연봉을 벌어들였다.
인튜버로 생활한 지 벌써 6년 차. 말랑쫑은 1세대 인튜버였다. 뷰티 블로거였다가 재빨리 인튜버로 갈아탄 그녀는 탄탄한 구독자층을 가지고 있었다.
띠링-!
[언니 저희 신제품 입고되었어요♥ 언제 오실 건가용~? 언니 깔 딱 한컬러 들어왔는데 혹시나 해서 미리 연락드려요 ू>△<ू ]“이러면 또 싹 쓸어 조야지이~!”
말랑쫑은 은행 어플을 끄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처음엔 분명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 말랑쫑은 메이크업을 좋아하고 정보를 나누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사람은 환경의 동물. 또래 친구들의 몇 배나 되는 수입을 벌어들이고 나니 점점 씀씀이가 커졌다.
-언니 진짜 너무 멋있어요..ㅜㅜ 제 워너비
-한번 사는 인생 말랑쫑처럼♥
-와 플렉스 장난 아니당… 저도 언니처럼 되고시퍼요 자수성가 금수저ㅠㅠㅠㅠ
시작은 분명 명품 한 개였다. 주저하며 사 본 명품 백 하나를 언박싱하는 영상이 떡상을 했고, 말랑쫑의 사고회로는 그날 이후로 완전히 바뀌었다.
조회수에 도움되는 건데 그게 비싸면 좀 뭐 어때!!!
몇백만 원이었던 생활비는 몇천만 원이 되고, 이렇게 벌기 위해서는 업로드하는 모든 영상에 광고를 끼워 넣어야 했다. 다만 구독자를 잃고 싶지는 않았다.
-요즘 언니 광고 너무 심해요ㅠㅠ…
-구독 취소합니다 처음이랑 너무 달라지신거 아닌지… 정말 실망이에요
이번 달은 광고를 줄여야지, 줄여야지 하면서도 말랑쫑은 갖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진짜 금수저 인튜버들이 하는 하울이며 언박싱 영상을 볼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같은 걸 사 버리고는 했다.
말랑쫑. 60만 인튜버인 그녀는 광고의 달인, 아니. 정확히 말하면 뒷광고의 달인이었다.
딸랑-
말랑쫑은 신나는 발걸음으로 청담동 지하에 있는 매장으로 들어갔다.
“언니! 저 왔어요~”
“말랑쫑니임~. 어머, 이거 뭐예요? 매번 이렇게 안 사다주셔도 되는데에~”
“히히. 그거 들어온 거 빨리 보여주세요!”
“이거 진짜 구하기 힘들었어요. 환승 시그널 하제인 있죠? 걔가 든 거라~. 플미가 플미가. 언니도 요즘 하제인 코디로 영상 올리시길래 바로 연락드렸어요! 제가 또 말랑쫑님 오랜 구독자잖아요?”
천장 위에 달려 있는 샹들리에가 반짝반짝 꿈처럼 빛나는 이곳.
“감쪽같죠?”
레플리카. 그러니까.
“진짜 SSS급이네!!!”
짭 매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