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297)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297화(297/405)
우선 뒷광고를 제대로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시작이 필요했다.
지잉-
[Intube] [live/ 조별과제 D-1 밤샘 같이해요]새벽 한 시, 윤슬은 시험 기간도 아닌데 밤샘 라이브를 시작했다. 구독자 중 아직 잠에 들지 않았던 몇백 명이 빠르게 들어왔다.
▶시청자 수: 427명
-뭐ㅑ뭐야 시험기간도 아닌데ㅋㅋ
-1빠
평소처럼 잠옷용 트레이닝복을 입은 윤슬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피드를 내리다 썸네일에 있는 윤슬을 본 사람들도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시청자 수: 948명
-지나가다 홀린 듯이 클릭함ㅋㅋㅋ
-와 대학일기에서 잘봤어요ㅋㅋㅋ 이게 또 이렇게 알고리즘으로 뜨네
-언니 저도 밤샘공부할 예정이었는데 이건 혹시 운명…? 。゚(゚´Д`゚)゚。
새벽의 구독자들로 금세 채팅창이 활발하게 올라갔다. 그렇게 순식간에 천 명이란 숫자를 채운 윤슬은 준비해 둔 스케치북에 뭔가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
-러브X츄얼리 그거임?
그리고는 백록화 커피를 따고는 한 모금 마셨다. 아직 스케치북에 쓴 글자는 보여주지 않은 채였다.
―스륵-
종이 넘기는 소리와 함께 드러난 건 다름 아닌.
[커피의 효능: 인지 능력을 높이고 원기 회복에 좋다. 항산화 작용까지!]그렇다. 능이백숙집에 가면 벽에 화려하게 쓰여 있는 그놈의 효능이었다.
그렇게 말없이 협탁 위에 스케치북을 슬쩍 세워둔 윤슬은 과제를 하기 시작했다. 스케치북은 윤슬의 뒤편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뿜어냈다.
-집중이 안돼ㅋㅋㅋ큐ㅠㅠㅠㅋㅋㅋ
-대장.. 자기혼자 공부하려는 큰그림이었습니까…?
▶시청자 수: 1,781명
윤슬은 채팅창을 슬쩍 훑고는 제 할 일을 했다. 지난번 밤샘 시험 기간 때와 똑같았다. 윤슬은 말 한마디 없이 공부에 매진하고, 구독자들은 채팅창으로 서로 이야기했다.
한 시간이 지났다.
―스륵-
윤슬은 다시 스케치북을 집었다. 이번엔 뭘 적을지 구독자들이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 * *
라이브를 켜기 전 나는 생각했다.
‘유명 인플루언서 및 인튜버들의 광고 미기재 논란’
이렇게 말하면 너무 길다. 이 사건이 대충 어떤 일인지는 눈치채도 제대로 이름 붙지 않으면 확산력이 느린 법. 그래서 나는 일단 제대로 이름 붙이기로 마음먹었다.
[커피의 효능: 편식을 하지 않게 되며 독심술로 상대를 조종할 수 있다]이번에는 되는 대로 쓴 다음 다시 뒤편에 갖다 놓았다. 그리고는 백록화 커피를 마시며 혼잣말인 척 중얼거렸다.
“와. 텁텁함이 없는 백록화라 그런가…. 갑자기 아이큐가 올라가네.”
-그게 기분으로 느껴지는거냐곸ㅋㅋㅋㅋ
-어느새부터인가 점점 이상해지지만 이것마저도 귀여워보이니 청혼 갈기겟습니다
빠르게도 올라가는 댓글들 사이 내가 원한 댓글이 보이기 시작했다.
-뭐얔ㅋㅋ뒷광고를 하넼ㅋㅋㅋㅋㅋ
그래. 미리 이 시간에 심어 둔 사람들이다.
-뒷광고래 아ㅋㅋㅋ미쳤냐고
-뒷광고…? 이여자가 할 앞광고가 벌써 두려워진다
순서대로 나연이, 주현이, 그리고 다이아수저다.
“그, 말투가 좀…. 자연스러워야하는데…. 못하겠으면 그냥 ‘뒷광고’하고 키읔만 여러 개….”
“누굴 늙은이로 아나.”
다년간의 바이럴 짬이 있는 건 다이아수저도 마찬가지였다. 그 누구보다 인터넷 많이 한 사람의 말투를 잘 뽑아내는 걸 보니 안심이 되는군.
‘이제 댓글창에서도 뒷광고에 대해 얘기하며 웃기 시작했다.’
웃지마 얘들아.
그거 진짜야.
지금 내 모습은 다이아수저가 고용한 바이럴 군단에 의해 캡처되어 커뮤니티에 업로드되어 있을 것이다.
▶시청자 수: 3,302명
시간은 점점 깊어가는데 시청자가 삼천을 뚫었다. 지금은 새벽 세 시 반.
그리고 몇 시간 뒤, 새벽반은 자러 가고 아침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슬슬 핸드폰을 바라볼 시간에.
[유머게시판/ 지금 열심히 뒷광고 중이라는 한 인튜버ㅋㅋㅋㅋ.jpg](스케치북을 뒤에 둔 윤슬의 캡처들.jpg)
뒤에 저거 써둔 채로 라이브 밤새서 함
-아 뭐얔ㅋㅋㅋㅋㅋ 초점 점점 스케치북에 맞춰놓네
-나도 상대방 조종할라고 커피마시잔아
˪ㅇㅈ 기억난다…
뒷광고라는 단어를 제대로 쓴 유머글이 올라갔다. 나는 이번 뒷광고 사건을 단순한 폭로로 끝낼 생각이 없었다.
“그간 인플루언서들이 얼마나 팔로워들을 속이고 쉽게 벌었는지. 그 금액이 얼마인지 제대로 보여줘야 불탈 거거든.”
금액을 어떻게 수면 위로 끌어 올리냐고?
* * *
“아, XX 개쫄리네. 진짜….”
“정말 하실 작정입니까?”
“네~에~. 할 작정입니다…. 이렇게 책임을 지는 자의 자세…. 역시 나야.”
다이아수저는 널따란 책상 위에 태블릿을 내려두었다. 그리고는 의자에 깊게 몸을 묻었다. 윤슬이 제안한 바는 이와 같다.
대기업의 양심선언
몇 년간 구독자들을 상대로 해 왔던 뒷광고를 밝힐 생각을 하려니 여간 떨리는 게 아니었다. 물론 이번 년도에야 나름 양심을 챙겨가며 일했다지만 그전까지만 해도 전혀 아니었다. 엔지생건과 라모레는 누가 누가 뒷광고를 열심히 하나 대결하는 것 같이 굴었다.
“반발이…. 아무래도 좀 규모가…. 쓰흡….”
“욕먹을 짓 했는데 좀 먹죠, 뭐.”
인튜버들에게 일 년에 사용한 돈이 얼마인지 밝히고, 그간 라모레가 한 짓을 밝히고, 그다음 다이아수저가 기용한 바이럴 군단이 X라인드에 침투해 가격표를 까발리기로 했다.
다 같이 죽자, 이른바 폭탄을 터뜨리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그래도 최후의 승자는 이쪽이…. 응. 그게 중요하지.”
다이아수저는 불안한 듯 다리를 덜덜 떨었다. 뒷광고라는 단어가 점차 수면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제대로 된 의혹은 바로 내일, 하제인이 출연하는 환승 시그널이 끝나는 시간에 맞출 예정이었다.
* * *
뒷광고 단어 보고 놀란 사람 나 하나 아니지?
라모레퍼시픽 i*****
18:27 조회수 208 댓글 5
평소처럼 커뮤니티 하다가 뒷광고라는 단어보고 철렁…ㅋㅋㅋㅋㅋㅋ근데 누군지 아니까 걍 귀엽네ㅋㅋㅋㅋ
-너도? 야나두ㅋㅋㅋ 성실기획
˪우리만 아는 그런게 있지ㅋㅋㅋㅋㅋ 라모레퍼시픽
˪괜히 말하지 말고 글삭해…ㅜㅜ 새회사
-왜 뭔데? 우리도 알려줘ㅠ 공무원
-스케치북 올려둔 그 인플루언서 뭐 있음? MC소프트
다이아수저가 고용한 바이럴 군단은 자연스레 움직이기 시작했다. 참고로 이 글은 나중에 성지글이 될 예정이다. 다른 계정으로 캡처해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새롭게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는 알람이 울리고 있었지만 더 이상 라모레퍼시픽 i*****는 나타나지 않았다.
[뒷광고 단어 보고 놀란 사람…] 댓글: 8X라인드 어플에서 이 정도는 어그로도 아니기 때문에 당장은 쉽게 묻혔다. 지금 당장은.
* * *
“조회수 엄~청 올라가겠지!”
말랑쫑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다시 한번 인튜브 크리에이티브 어플을 확인했다.
[Intube] [환승 시그널 하제인 코디를 그대로 키작녀가 입어보았다 feat. 명품관 싹쓸이] 21:47―23:00에 예약되었습니다
이제 곧 환승 시그널이 끝날 시간이었다. 오늘도 커뮤니티의 불판은 모두가 하제인을 외치고 있었다.
-진짜 집한채를 입고다니네ㅠㅠㅠㅠ
-세상에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기분은 뭘까… 와 진짜 남출들 눈을 못떼네
-안절부절하는거 개존맛…
말랑쫑이 하제인을 콘텐츠로 삼았던 영상들은 모두 조회수가 백만에 가깝게 올라갔다. 유스타에 외국인 팔로워들이 늘더니, 곧 인튜브도 늘어났다.
“이번 달 조금 무리하긴 했는데…. 이대로라면 이번 달에 구독자 십만 정도는 늘 테니까. 광고비를….”
말랑쫑은 방구석에 가득 쌓여 있는 명품 박스들을 보며 왠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중에 절반은 짭이고, 절반은 찐이었다. 전부 진품을 사들일 수가 없어 선택한 것이었다.
“에이. 정 뭐하면 다른 브랜드 패드 광고 또 받지, 뭐어!”
말랑쫑은 얼마 전 라모레에서 새로 낸 세라마이드 패드 저격 영상을 올렸었다. 일부러 카메라 앞에서는 세라마이드 패드를 사용해 본 척한 뒤 끄고 난 다음 다른 제품을 발랐다. 그 결과는 한쪽 피부에 울긋불긋 트러블이 가득 올라왔고.
-와 진짜 이렇게 솔직하게 말해주셔서 감사해요ㅠㅠㅠㅠ
-옛날엔 말랑쫑님 광고 너무 심해서 구취했었는데… 다시봤어요 이번에는 구독버튼에 좋아요도 눌렀습니다ㅜㅜ
-엥 세라패드쓰고 저렇게 됐다고?…. 이상한데
˪저 이렇게 피부 망가진것도 속상한데 의심받으니까 진짜 심장이 쿵쿵 뛰어요 제가 멘탈이 너무 약해진 탓도 있겠ㄱ지만 이런식의 댓글 자제해주실수 없으실까요 정말 부탁드립니다…
그 결과 엔지생건 패드 올려치기는 확실히 효과적이었다. 그렇게 엔지생건에게 다음 달 입금받을 돈은 오천만 원이었다.
‘영상 하나에 오천! 개꿀이지!’
싱글벙글 웃으며 댓글을 확인하던 중 말랑쫑은 멈칫했다.
-확실히 비포 애프터 눈에 보이네요ㅠㅠㅋㅋㅋ 엔지패드 너무 좋아보여요 앗 혹시 이거 뒷광고~?
‘뭐야. 어떻게…?’
하지만 몇 년 차 인플루언서는 이런 것에 당황하지 않는 법이었다. 말랑쫑은 검색 플랫폼에 ‘뒷광고’를 검색했다.
‘아 씨. 그냥 드립이잖아…. 난 또.’
절대 들킬 리가 없을 것이다. 말랑쫑은 뻔뻔하게 답글을 달았다.
입력: ㅋㅋㅋㅋ 뒷광고라니ㅠㅠ 의심받는 줄 알고 깜짝 놀랐잔항요ㅠㅠㅠㅠㅠㅋㅋㅋㅋ 진짜 찐애정템인데~
하지만 그 시각, 말랑쫑만 뒷광고 댓글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자막 뚱뚱한거봐ㅠㅠ귀여워ㅠㅠㅋㅋㅋㅋ 뒷광고같애~!
-너무 찬양하니까 살짝 의심? 이 가네요? 뒷? 광고인가요?
마치 장난인 것처럼 뒷광고라는 밈을 쓰는 댓글들이 하나둘씩 생겨났다.
“오, 다들 장난인 줄 알고 같이 하네.”
그중 젬스톤 소속 인플루언서들에게 댓글을 달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윤슬이었다.
‘이럴수록 효과가 좋지. 진짜 구독자들이 나중에 느낄 배신감이 깊을 테니까.’
댓글로 뒷광고에 대해 이야기하면 자기는 안 한 척,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놀라는 척, 못 할 짓 하겠지.
‘독기 가득하게 돈 벌던 것도 이젠 끝이다….’
윤슬은 카운트를 셌다. 뒷광고 논란은 환승 시그널의 하제인을 스토리에 올린 젬스톤 인플루언서 위주로 족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