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298)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298화(298/405)
“진짜 사람들 어떻게 그러지? 못됐어 진짜.”
“인간이 돈 앞에서 어쩔 수 없는거야.”
“그래도!!! 나 이사람은 진짜 좋아했는데!”
나와 주현이는 옆에서 호들갑을 떠는 나연이를 귀엽게 바라봤다. 그래, 어제 댓글조작단을 맡겼더니 무슨 일인지 알아야겠다며 졸랐었다. 그래서 젬스톤이 나를 담그기 위해 뒷작업을 친 걸 가볍게 말해줬더니 곧장 오늘 우리 집에 쳐들어왔다.
“세상에 믿을 놈이 없다~. 믿을놈이 없어어~”
바닥에 앉아 바삭바삭 과자를 먹는 나연이 옆에서 신난 제비가 부스러기를 쪼아 먹었다. 우리는 셋이서 젬스톤을 욕하며 환승 시그널을 보는 중이다. 주현이는 심드렁하게 중얼거렸다.
“이런 건 대체 왜 하는 거야. 지들끼리 연락해서 알아서 하면 되잖아. 폰 없어?”
“그래도 다 같이 봐야 재밌잖아!”
“그러니까 그걸 왜 다 같이 보냐고. 개인사인데.”
두 사람의 끝도 없는 대화에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끝나면 얘네 얼른 재우고 작업쳐야지.’
오늘 환승 시그널이 끝나고 나면 또 젬스톤 소속 인플루언서들이 하제인을 캡처해 올릴 테니까.
‘그걸 가지고 누가 누가 젬스톤 소속인지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뒷광고와 하제인은 연관이 없어도 이미지가 망가지게 되지. 그리고 떡밥을 뿌려 주면 나중엔 네티즌 수사대가 알아서 찾게 돼 있다.
“슬이 너 뭐해? 이거 집중 안 하고 있지? 지금 소소커플 깨지게 생겼단 말이야!”
“뭔 커플이야. 그냥 애매한 남녀 1이구만.”
“최주현 넌 조용히 해!!!”
뒤에서 투닥거리는 두 사람의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나는 핸드폰을 켰다. 아니나 다를까 다들 또 스토리를 업로드했다. 나이스.
‘캡처. 이것도 캡처.’
그리고는 빠르게 글을 썼다.
[유머게시판/ 요즘 유스타 스토리 특징ㅋㅋㅋ.jpg](젬스톤 인플루언서들의 스토리 캡처.jpg)
다들 환승시그널 보면서 감탄하고 있음.
-찐임 나만 안보는거같음ㅜㅜ
˪ㄴㄷ안보는데 게시판에 하도 올라와서ㅋㅋㅋ 내용은 다 알아 이젠
-와 근데 저 사람들중에서도 건너건너 출연진이랑 맞팔인 사람 꽤 되더라ㅠㅠ…진심 그사세
˪어떻게 아는사이임??ㅋㅋㅋㅋㅋ
˪그건 나도 모르지… 걍 원래 아는 지인같던데?
내가 글을 쓰고 잠깐 댓글 반응을 보는 동안 주현이는 그새 인튜브로 관심을 돌렸다. 나연이는 굴하지 않고 누워서 핸드폰을 보는 주현이 옆에서 조잘거렸다.
‘이제 이다음, 슬슬….’
내가 다음 계획을 진행하려고 하던 때, 나연이가 의아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거 진짜 아닌데? 이거 뭐…. 슬이가 했던 그런 거야? 프랑스 귀족 브이로그?”
“무슨 소리야? 그냥 평범한 하울이잖아.”
“야, 최주현. 너야말로 무슨 소리야. 이거 가짜잖아.”
“…가짜?”
나는 주현이가 보고 있던 핸드폰 화면을 바라봤다. 방금 전 올린 말랑쫑의 영상이었다.
[Intube] [환승시그널 하제인 코디를 그대로 키작녀가 입어보았다 feat. 명품관 싹쓸이] 21:47―이거 진짜 구하기 너무 힘들었었는데! 딱 이 컬러, 이 사이즈가 국내에 몇 개 안 들어와서….
말랑쫑은 화려한 명품 백을 언박싱하고 있었다. 나연이는 화면을 터치해 몇십 초 전으로 돌아갔다.
“이거 백 금장 부분, 약간 가죽이…. 이렇게 번쩍거리지가 않아.”
“앞에 조명 켜둬서 그런 거 아니야?”
“그리고 손잡이가 미묘하게 좀 더 커. 저 백 딱 여기부터 여기까지. 이 정도거든.”
나는 나연이의 막힘 없는 설명을 들으며 눈을 빛냈다.
“야, 최주현. 지금 영상 속도 두 배속 해 봐. 빨리. 아니 이럴 게 아니다.”
나는 방금 전까지 환승 시그널을 보던 빔프로젝터에 말랑쫑의 영상을 틀었다. 불길함을 직감한 나연이가 슬슬 딴청을 피웠다.
“내가 잘못 본 걸지도….”
“자, 지금부터 분석 들어간다. 나연이 눈 똑바로 떠!”
“뀨!”
제비도 내 옆에서 엄격하고 근엄하고 진지하게 짹짹거렸다. 나연이는 강제로 진품명품 감별사가 되었다.
* * *
[Intube] [환승시그널 하제인 코디를 그대로 키작녀가 입어보았다 feat. 명품관 싹쓸이] 21:47조회수 182,998회
“진짜 미쳤다~. 돈 쓴 보람 있어! 역시 내 새끼들!!!”
말랑쫑은 새벽 한 시 발을 동동거리며 기뻐했다. 구독자 느는 속도가 점점 주춤하다 못해 감소가 되고 있던 말랑쫑은 다시 하제인으로 떡상했다.
-wow korea gold rich♥♥♥(울면서 웃는 이모티콘)
하제인이 끌어 와준 해외 구독자들 덕에 말랑쫑이 원하는 금수저 이미지가 점점 견고해졌다. 심지어 몇십 분 전에는 누군가가 커뮤니티에 영업글을 써주기까지!
[Hot/ 진짜 영앤리치라는걸 제대로 보여주는 인튜버의 오늘자 하울.jpg]1세대 인튜버로 유명한 말랑쫑ㅋㅋ 오늘 3억짜리 언박싱 영상 찍음
(말랑쫑의 영상 캡처.jpg)
환승시그널 하제인 따라잡기 2탄인데 난 이게 찐 금수저같음 ㅜ 하제인은 집안 잘 타고난거지만 말랑쫑은 진짜 자기가 번 거잖아
(말랑쫑의 명품백 캡처.jpg)
진짜 핸드메이드 수저라고 말해도 됨 ㅇㅇ
말랑쫑은 하제인보다 자신이 낫다고 말해주는 것에 대해 진한 쾌감을 느꼈다. 아등바등 따라잡으려고 노력한 보람이 있었다.
지잉-
[업로드한 영상 봤어요 앞으로 당분간은 다른 컨텐츠에 집중하시는게 좋을것같습니다 방향은 다음주 미팅때 논의해보도록 해요]“엥. 뭐야…. 언제는 하제인 언급해보라며.”
말랑쫑은 루비의 급작스러운 연락에 미간을 찌푸렸다. 하제인과 콜라보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나오니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설마 이거 때문인가? 내가 하제인보다 낫다고 해서? 하. 참나!”
말랑쫑은 씩씩거리며 유튜브 조회수를 살폈다.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덕분인지 조회수가 훌쩍 늘어나 있었다.
-자기전에 인튜브 보지말걸… 인기 급상승이라 들어왔다가 현타만 맞고 나갑니다
“히엑! 인기동영상까지!”
말랑쫑은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한물간 뷰티 인튜버가 다시 인기급상승 영상에 올라간다는 건 재도약을 뜻했다.
“내일도 명품관 가야겠다! 안 되겠어. 라이브라도 한 번 해봐야지.”
말랑쫑은 내일 백화점 명품관에 가 다시 한번 콘텐츠를 뽑아먹기로 다짐했다. 루비의 말 따위 알 바 아니었다.
그리고 몇 시간 뒤인 새벽 네 시.
-와 인플루언서들 돈 진짜 많이 버는구나 한 영상에 3억을 태우네ㅋㅋㅋ
-말랑쫑이면 많이 벌만 하지
-근데 뭘로 돈번거임 저사람은?
˪광고랑 공구???
˪요즘 업로드하는 영상중에 광고 없던데ㅋㅋ.. 다 내돈내산이랬음
윤슬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Youstagram]―안녕하세요 쫑쫑이들! 오늘은 제가 어딜 왔게요? 어제 하울 반응이 너~무 좋아서. 원래 좋은 신발 신으면 좋은 곳으로 데려가준다고 하잖아요. 구두 하나 사러 왔어요.
-언니ㅠㅠㅠㅠㅠㅇ오랜만에 일상라이브
-효소 라이브 끝나고는 좀 뜸해서 슬펐는데.. 이렇게 다시 얼굴 뵈니까 좋네요 말랑쫑님^^
-오늘도 여신.. 흑흑 사랑해♥♥♥
말랑쫑은 사람으로 북적거리는 백화점에서 환히 웃으며 핸드폰 화면에 손을 흔들었다.
―진짜 요즘은 다들 플렉스 하니까 명품관 들어오기 너무 빡세다 힝. 그래도 저는 아는 셀러님이 먼저 들여보내주셨어요~
-한번에 몇억씩 쓰는 사람은 대접받는것도 다르구나…
-현타온다ㅋㅋ 나는 유신사에서 신발 하나 사는것도 손 떨면서 사는뎅 ㅜ
―저 컬러 둘 중에 뭐 할까요? 뭐가 더 예뻐요?
-님들이 왜 현타가 와요ㅋㅋ 말랑쫑님은 노력한 댓가로 정당하게 구매하시는건데ㅠㅠ 다른 금수저 인플루언서들처럼 편하게 사는것도 아니고
―음, 쪼끔 고민되는데…. 오른쪽? 왼쪽?
-무조건 오른쪽 언니 세상 화려해요ㅠㅠㅠ
-난ㄴ 왼쪽이 자주신기에 좋아보이는데.. 무난한거 사세요
―오른쪽이 확실히 제 취향이긴 한데. 그쵸. 왼쪽이 데일리로….
다년간의 인플루언서 생활로 다져진 댓글 읽기로 말랑쫑은 라이브 방송을 무난히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무시할 수 없는 댓글이 나타났다.
-ㅋㅋㅋ말랑쫑 다 짭사는 주제에 명품관 가서 찐인척 하는거 애잔 ㅜ
말랑쫑은 순간적으로 표정 관리에 실패했다.
―네? 뭔 짭이에요. 저 진짜 어이가 없어서…. 라이브 반응 안 좋아질까 봐 넘어가려 했는데 이건 아니네요. 저 여기에서 작년에 일억 가까이 써서 VIP고.
-올리는 영상마다 광고 아니라며? 효소는 남는거 없다며?ㅋㅋㅋㅋ 뭔돈으로 일억을 썼는데
말랑쫑의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이번엔 또 다른 계정이 댓글을 달았다.
-여러분 이거 보고오세요
-말랑쫑 지금 입고 있는 옷도 짭임ㅋㅋ
-[커뮤니티 링크] 말랑쫑 하울에서 뭔가 이상한 점…
윤슬이 쓴 글이었다.
[익명게시판/ 말랑쫑 하울에서 뭔가 이상한 점…]말랑쫑 구독자인데 어제 언박싱 하던 도중에 몇 개 이상? 한거 발견해서ㅜ 나만 이런가 싶어서 글써봄
(말랑쫑 하울 캡처.jpg)
여기 가방 금장 부분 빛나는 것도 그렇고 가죽 끝 부분도 그렇고. 진품은 안 저렇거든;;ㅋㅋ 그리고 무엇보다도 말랑쫑이 보여주는 가방 저 컬러가 한국에 딱 세 개 들어옴… ㅎㅈㅇ도 해외 나갔을 때 산걸로 알고있어
ㅎㅈㅇ도 못구하는 가방을 말랑쫑이 샀다?ㅋㅋ 여기까지도 ㅇㅋ함 근데 그 다음 가방도ㅠ 손잡이 크기가 애매하거든
(말랑쫑의 메이크업 영상 캡처.jpg )
이거 보면 말랑쫑이 뒤에 손바닥 댈 때 대충 손크기 나오잖아
근데 내가 내 가방 손잡이에 저 화장품 대봤음ㅋㅋㅋ눈치빠른 익순이들은 알겠지 진품보다 손잡이 크기가 크다는걸
차라리 하제인 따라잡기 저렴이 버전으로 하지 괜히 진품인척 짭가지고 나오니까 사람이 좀 쎄함… 나만 이런가
-히엑 부자다;;; 그 가방 있는 사람ㅁ이 아니고서야 어케알아ㅋㅋㅋ 혹시 익순이네 아버지 직업 뭔지 물어봐도댐?
-개소름이다 진짜 짭임 말랑쫑하울???
-ㄱㅊ 나도 이상하긴 했어 말랑쫑 요새 광고도 안받는데 무슨 돈으로 샀나 해서ㅋㅋㅋ
˪광고 안받는다는 말 믿네ㅋㅋㅋ순진하다
어느새 조회수는 몇십만을 찍고 있는 글이었다. 심지어 익명게시판에 있는 글은 누군가가 이슈게시판으로, 그리고 다른 커뮤니티로 나르기까지 했다.
댓글은 점점 늘어나고, 조회수는 계속해서 올라갔다.
-어제는 현타느꼈었는데 이거 보니까ㅋㅋㅋㅋ 걍 어이가 없다
윤슬은 불과 하루만에 말랑쫑을 높게 올린 뒤 나락으로 처박았다. 이제 시작이었다.